[keyword로 읽는 과학]차세대 전력망, 에너지저장시스템

2014년 KISTI의 과학향기에서는 [Keyword로 읽는 과학]이라는 코너를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과학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이와 관련된 과학계의 신조어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이에 [Keyword로 읽는 과학] 코너에서 최신과학기술용어나 신조어를 알기 쉽게 풀어서 서비스할 예정입니다.
독자 분들의 참여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내 독자참여-주제제안 란, 또는 댓글로 알고 싶은 키워드를 남겨 주시면 선정 후 기사로 제작할 예정입니다. 과학향기 독자 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신재생에너지와 스마트그리드가 회자되면서 덩달아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에너지저장시스템, ESS(Energy Storage System)다. 신재생 에너지는 스마트 그리드에서 중요하게 쓰이는데, ESS를 이용하면 원하는 시간에 전력을 생산하기 어려운 태양광, 풍력 등의 신재생 에너지를 미리 저장했다가 필요한 시간대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SS는 전력 인프라를 구성하는 요소이자, 스마트 그리드와 같은 차세대 전력망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 요소 중 하나가 될 것이다. ESS는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영역, 생성된 전기를 이송하는 송배전 영역, 그리고 전달된 전기를 실제 사용하는 수용가(소비자) 영역에 모두 적용된다.

보통 필요 발전량은 냉난방 수요가 급증하는 최고 수요 시점을 기준으로 설정돼 있는데, ESS는 피크 수요 시점의 전력 부하를 조절해 발전 설비에 대한 과잉 투자를 막아준다. 그리고 ESS는 돌발적인 정전 시에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ESS는 태양광, 풍력, 조력, 파력 등 신재생 에너지 또는 소규모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가 수시로 전력망에 공급되거나 전기자동차 충전소 등에서 높은 출력으로 갑자기 전기가 소비될 때 유용하다. ESS는 전기의 불규칙한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고 수시로 변화하는 주파수를 조정해 전력망의 신뢰도를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ESS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스마트 그리드에서의 핵심 설비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 ESS 설치 확대는 세계적 추세

일본은 2011년 도후쿠 대지진 이후 원자력 발전의 가동을 전면적으로 중단하는 한편, 전력 예비율을 높게 유지하고 비상 정전에 대비하기 위해 보조금 지원으로 ESS를 적극 지원한 바가 있다. 특히 가정용 ESS의 보급으로 전력 공급의 불안감을 잠재우는 데 효과를 봤다. 다수의 ESS업체와 건설사는 주택 구매 시 안정적인 전력 수급 차원에서 10kW급 미만의 ESS를 빌트인(built-in) 방식으로 공급하기도 한다.

미국은 이미 전력 계통형 대형 ESS와 주거용 ESS를 대상으로 다수의 실증 사업을 진행 중인데, 효과가 검증된 영역을 중심으로 ESS의 구체적인 수준까지 제도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 주는 2010년 9월 에너지 저장 시스템의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인 ‘캘리포니아 에너지저장 법안(AB 2514)’을 제정했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 주의 전력회사들은 2024년까지 1.3GW의 ESS를 설치 완료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는 2011년 지식경제부에서 ‘에너지저장 기술 개발 및 산업화 전략 K-ESS 2020’을 마련해 2020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30%를 목표로 총 6.4조 원 규모의 연구 개발 및 설비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촉진법을 통해 2022년까지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자 비율을 10%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을 발표하면서 ESS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2012년부터 리튬전지를 채택한 ESS 보급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2013년에는 보급화 사업에서 165억 원을 지원해 총 12MWh의 ESS를 설치했다. 또, 향후 ESS 설치량 증가에 대비해 각종 제도, 안전 규격 및 지원책이 논의되는 한편, 국내 사업화 및 수출 확대에 필요한 ESS용 리튬 이차전지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시험 평가 인증에 대한 정부 지원이 추진되고 있다.

■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

우리나라는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에서 ESS도 함께 실증했다. 한국은 2009년 7월 G8 선진 8개국 확대정상회의에서 이탈리아와 함께 스마트 그리드 선도국으로 지정됐고, 그해 12월 ‘MEF기후변화 주요국 회의 스마트그리드 로드맵’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확정된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은 제주도 구좌읍 일대에서 2009년 12월부터 2013년 5월까지 42개월간 진행됐다.

스마트 그리드는 전기 및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전력망을 지능화 ‧ 고도화함으로써 고품질의 전력서비스를 제공하고 에너지 이용 효율을 극대화하는 차세대 전력망이다. 우리나라는 스마트 그리드를 통해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고 저탄소 녹색성장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스마트 그리드를 반도체, IT의 뒤를 잇는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자 했다.

ESS는 제주 스마트 그리드 실증사업에서 여러 분야에 관여됐다.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 전략계획팀 손종천 팀장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ESS는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 출력의 안정화에 기여합니다. 즉 ESS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출력을 평준화하는 것이죠. 그리고 송전 및 배전 단에 대용량 ESS가 들어가면 안정적 운영에 도움이 됩니다. 또한 ESS는 각 빌딩, 가정에도 접목할 수 있으며, 값싼 심야 전력을 저장했다가 낮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에는 풍력 보조용으로 35kW~1MW ESS가 다수 설치됐으며, 충전소 보조용으로 150kWh ESS가 운영됐다. 또 3kW~30kW급의 많은 ESS가 부하 평준화용, 피크 컷용으로 설치됐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ESS는 전력 수요의 피크를 이동시키거나 신재생에너지처럼 출력이 변동하는 발전의 출력을 안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유럽은 2020년까지 출력이 전체의 20%까지 변해도 이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은 중앙집중식과 분산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두 경우 모두 ESS의 역할이 크다. 중앙집중식의 경우 강원도 산악지대 풍력단지, 서해안 해상 풍력단지처럼 수십 MW의 발전소급 출력을 내는데, ESS가 발전과 송전 부문에 관여한다. 분산형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은 마이크로그리드처럼 태양광 설비, 소형 풍력 설비 등이 설치돼 수십 kW, 많아야 수 MW의 출력을 내며, ESS가 배전과 수용가 부문에 걸쳐 있다.

■ ESS의 미래, 그리고 확산사업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스마트그리드 확산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확산 사업은 에너지 소비 컨설팅, 전력 재판매, 수요 반응, 수요 측 발전자원 전력 거래(수용가에 설치된 태양광 시설, 풍력발전기, ESS 등), 전기차 기반 가상발전소 운영, 전기차 급 ‧ 완속 충전, 전기차 이동 충전, 전기차 대여, 신재생에너지 출력 안정화 및 품질 개선이라는 9개 실증사업 모델에 따라 예비사업자가 선정됐다. 2013년 10월 정부는 포스코ICT, 짐코, 현대오토에버, 현대중공업, KT, LS산전, 한국전력, SK텔레콤이 각각 주도하는 8개 컨소시엄을 예비 사업자로 선정한 것이다. 현재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확산 사업의 투자가 완료되는 시점인 2017년 기준으로 대상 지역에서 약 4억 758만kWh의 전력 사용량을 줄이며, 약 18만 7000톤의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물론 어느 확산 사업에서나 ESS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ESS는 차세대 스마트 그리드에서도 핵심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글 : 이충환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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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2040년경, 석유와 석탄 같은 화석에너지가 고갈된 지구. 인류는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 이 시점을 염두에 둔 다양한 영화들은 나름의 해석을 하고 있다. 지구에서는 더 이상 자원을 찾을 수 없어 달에 기지를 세우고 자원을 캐는 영화(더 문)도 있고, ‘아바타’처럼 행성 하나를 개척하기도 한다. 이보다 현실에 가까운 모습으로 묘사한 영화에서는 연료전지나 태양에너지 같은 대체에너지를 개발해 생활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하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아직 뾰족한 대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태양과 바람, 바닷물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들에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화석에너지를 대체할 ‘확실한’ 대안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과학자들이 있어 종종 좋은 소식이 들려오기도 한다. 최근 국내 과학자가 개발한 ‘수소 저장 물질’도 그들 중 하나다.

수소는 가장 가벼운 기체이면서 끓는점도 영하 252.9 ℃의 극저온이기 때문에 새어나가기 쉽다. 그래서 고압으로 수소를 압축하거나 LPG(액화석유가스)나 LNG(액화천연가스)처럼 액화시켜서 사용하려면 엄청난 비용 부담이 따르며, 폭발성에 따른 위험도 크다.

하지만 수소는 우주 질량의 75%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구상에서 가장 구하기 쉬운 원소다. 또 사용하고 난 뒤에 특별히 공해 물질을 배출하지 않아 미래 청정에너지원으로 꼽히고 있다.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저장할 수만 있다면 자원으로서 가치가 큰 셈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다양한 수소 저장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2010년 7월 4일자로 발표된 숭실대 김자헌 교수팀의 ‘나노 다공성 하이브리드 화합물(MOF, Metal-Organic Framework)’도 이런 아이디어 중 하나다.

다공성물질은 내부에 1~100nm 크기의 빈 공간을 가지는 물질을 말하는데 내부 공간에 기체 분자나 촉매를 잡아둘 수 있어 수소처럼 까다로운 물질을 저장하는 데 유용하다. 이번에 김 교수팀이 개발한 물질은 1g이 1만㎡(100m×100m) 크기의 운동장을 덮을 수 있어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표면적을 갖는 다공성물질로 알려졌다. 표면적이 큰 물질은 더 많은 양의 기체를 저장할 수 있으므로 이 물질을 사용하면 대량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을 활용해 수소를 저장하는 연구결과도 주목받고 있는 기술 중에 하나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 생명화학공학과 이흔 교수팀은 2005년 수소 분자를 얼음 입자 속에 저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 처음으로 밝혀냈다.

연구팀은 0℃ 부근에서 수소 분자가 얼음 입자 안에 만들어진 미세한 공간에 저장될 수 있다는 새로운 자연현상을 규명했는데, 순수한 물에 ‘테트라히드로푸란’이라는 유기물을 미량 첨가하여 얼음 입자를 만들었더니 무수히 많은 나노 크기의 축구공 같은 공간이 생기면서 수소가 안정적으로 저장됐다고 한다.

이렇게 수소가 저장된 얼음은 섭씨 3~4℃에서도 녹지 않을 정도로 안정화돼 있다. 또 물에서 생산된 수소를 얼음 입자에 저장했다가 에너지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가능성도 많아진다. 저장매체로 쓰는 얼음은 물을 얼리면 만들어지므로 어디서나 쉽게 얻을 수가 있고, 거대한 얼음 창고와 같은 공간에 수소를 대규모로 저장할 수도 있다. 게다가 앞으로 실용화 연구를 진전시키면, 수소 자동차나 수소 연료전지 등에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흔 교수팀은 2008년 서강대 강영수 교수팀과 공동으로 얼음에 수소를 저장하는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 수소 원자를 저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수소 분자를 두 개의 원자로 쪼개 얼음 안에 저장하면 다른 물질과 반응이 훨씬 더 잘 되고 결합력도 높아진다. 따라서 얼음 연료 전지를 비롯한 다양한 수소 에너지 분야에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 같은 ‘얼음 수소’가 실용화되기 위해서는 아직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얼음 대비 저장되는 수소의 비율을 높이는 문제다. 또 얼음 수소를 연료로 하는 자동차가 나오려면, 기존의 수소 자동차나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와는 다른 새로운 메커니즘을 개발해야 한다.

김자헌 교수팀의 다공성물질이나 이흔 교수팀의 얼음 수소 외에도 수소를 저장하는 기술 개발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새롭고 독특한 아이디어의 실용화가 큰 진전을 이뤄 우리나라도 수소 경제 시대의 원천기술을 가진 나라가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글 : 과학향기 편집부

※ 과학향기 제292호 ‘미래 수소 에너지 저장 우리에게 맡겨라’에서 일부 내용을 발췌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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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말 제주 북동부 구좌읍 일대에 국내 첫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실증단지를 구축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이달 13일부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09 IT융합국제전시회에도 스마트그리드가 한 꼭지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도 스마트그리드를 그린뉴딜의 핵심으로 보았고, 일본은 에너지 기술혁신 계획인 쿨어스(Cool Earth) 프로그램을 통해 스마트그리드를 구축하고 있다. EU 또한 2006년 스마트그리드 비전을 발표하면서 상용화 작업에 착수했고, 독일과 프랑스는 별도로 시범 도시를 통해 스마트그리드 구축작업을 하고 있다. 대체 스마트그리드가 무엇이기에 이처럼 세계가 주목하는 것일까?

스마트그리드를 설명하려면 우선 현재의 전력 시스템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는 실제 사용량보다 10% 정도 많이 생산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는 전력의 최대소비량에 맞춰진 양으로 혹시라도 더 많이 사용할 경우에 대비해 전기를 미리 확보해 놓은 것이다. 연료는 물론 각종 발전설비도 추가적으로 필요하고, 버리는 전기 또한 많아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다. 또 석탄, 석유, 가스 등을 태우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도 늘어난다.

꼭 필요한 만큼 전기를 생산하거나 생산량에 맞춰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면 전기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 지구온난화도 막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전력망에 IT기술을 융합해 전기사용량과 공급량, 전력선의 상태까지 알 수 있는 스마트그리드가 주목받는 이유다. 이미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2.0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 및 환경오염으로부터 인간을 구할 영웅 중 하나로 스마트그리드를 소개한 바 있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똑똑한 전력망인 스마트그리드의 핵심은 전력망에 IT기술을 합쳐 소비자와 전력회사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것이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소비자는 전기요금이 쌀 때 전기를 쓸 수 있고, 전자제품이 자동으로 전기요금이 싼 시간대에 작동하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력생산자 입장에서는 전력 사용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때문에 전력공급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전력 사용이 적은 시간대에 최대전력량을 유지하지 않아도 되므로 버리는 전기를 줄일 수 있고, 전기를 저장했다가 전력 사용이 많은 시간대에 공급하는 탄력적인 운영도 가능하다. 또 과부하로 인한 전력망의 고장도 예방할 수 있다.

결국 스마트그리드는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TV, 냉장고와 같은 전자제품뿐 아니라 공장에서 돌아가는 산업용 장비들까지 전기가 흐르는 모든 것을 묶어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신개념 시스템이다. 집, 사무실, 공장 어느 곳에서나 사용한 전기요금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전기요금이 비싼 낮 시간대를 피해 세탁기를 밤에 돌리는 등 가전제품을 선별해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제주도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의 개념도. 스마트그리드 시대에는 건물마다 스마트계량기가
설치돼 실시간으로 요금정보가 제공되고, 가전기기 등도 연결된다. 또 풍력, 태양광 등의 신재생
에너지로부터도 전원을 공급받을 수 있다. 사진제공. 동아일보>


스마트그리드 하부에는 마이크로그리드가 존재한다. 마이크로그리드란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소규모 네트워크를 말하는데 아파트라면 단지별로, 마을이라면 마을별로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송전 손실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고 발전소의 전력사용량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도 줄일 수 있다.

마이크로그리드 체제가 활성화된다면 지역에 맞춰 일조량이 높은 지역은 태양광을, 바람이 많이 부는 해안가에는 풍력으로 전기를 생산하면 된다. 이는 현재의 중앙집중형 대신 분산전원시스템을 가능하게 한다. 그래서 자연환경에 따라 발전량이 들쑥날쑥한 신재생에너지의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어 신재생 에너지를 확산시키는 필수 인프라로 인식되고 있다.

또 다양한 분산전원을 전력 규모에 따라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고, 각 계통에 센서를 달아 소비자의 요구에 실시간으로 반응하게 된다. 이러한 네트워크때문에 스마트그리드를 ‘에너지 분야의 인터넷’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가둘 수 있는 저장장치도 스마트그리드의 일환으로 개발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플라이휠인데, 이는 마찰이 최소화된 거대한 금속바퀴이다. 바람이나 햇볕이 풍부할 때 생산한 전기로 회전하고 바람이 안 불거나 햇볕이 가리더라도 관성 때문에 돌던 힘을 꾸준히 유지해 지속적으로 전기를 만들게 된다.

가전제품도 스마트그리드 시대를 맞아 똑똑해진다. 집안에서 폐쇄적으로 운영하던 가전제품이 인터넷을 통해 외부와 연결되는 것이다. 특히 조작버튼을 전력회사가 통제할 수 있다. 여름철 한낮에 전기료를 비싸게 매겨도 사용량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전력회사가 강제로 에어컨 온도를 높이는 등 비상조치를 취할 수 있다.

물론 이같은 일은 가전제품 소유자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또 인터넷과 연결되는 스마트그리드의 구조상 해킹에 노출될 수밖에 없어 보안 위협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되어야 한다.

이런 우려에도 스마트그리드에 거는 기대는 높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기 때문이다. 또한 싼 전기료는 소비자에게도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마트그리드를 통한 지구온난화 방지에 있다. 전 세계 온실가스의 3분의 1이 전력 생산을 위한 발전소에서 만들어지는 만큼 똑똑하게 전기를 만들고, 사용하는 기술은 지구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글 : 박태진 동아사이언스 기자


KISTI NDSL(과학기술정보통합서비스) 지식링크


○관련 논문 정보
Smart Grid 구축을 위한 기술 연구[바로가기]
배전자동화 계통의 루프 운전시 보호협조에 관한 연구[바로가기]
Smart Grids Need Even Smarter Governance[바로가기]

○관련 특허 정보
METHOD AND SYSTEM OF ROUTING IN A UTILITY SMART-GRID NETWORK(국제공개특허)[바로가기]
3D SMART POWER MODULE(미국공개특허)[바로가기]
격자 형태의 다중 스마트 노드 시스템 및 그 시스템에서의스마트 노드들의 위치 자동 인식 방법 (한국등록특허)[바로가기]

○해외 동향분석 자료
미국, 스마트 그리드 정책 - 2009년 [바로가기]
스마트 그리드 단체, 에너지 효율분에 대한 세금 감면 방안 찾다 - 2008년 [바로가기]
그린 에너지 - 어떻게 전력2.0이 웹 2.0보다 더 발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 - 2008년 [바로가기]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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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랍에미리트의 마스다르 시티가 선진 기술을 도입해 탄소제로 도시로 조성 중이다. 석유부국에서 만들고 있는 도시에서 에너지는 물론이고 교통수단까지 화석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세계 각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저탄소 친환경 도시 만들기’는 이미 세계적인 추세로 유럽에서는 1990년대 말부터 제로에너지 주택을 보급하여 새롭게 조성된 저탄소 친환경 단지가 이미 여럿 있다. 이렇게 이산화탄소 배출의 원흉인 화석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고 도시녹화나 자원재활용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거의 없게 만든 도시를 ‘탄소제로 도시’라고 부르며, ‘제로에너지 타운’이라는 말과 혼용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이런 국제적 흐름과 환경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저탄소 녹색성장을 선언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녹색기술과 녹색산업을 신(新)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고 했다. 후속대책으로 녹색성장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녹색뉴딜 정책도 올 초에 발표했으니 국내에서도 저탄소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 총 에너지 소비량의 28%를 쓰는 건물 분야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여 저탄소 주거공간을 만들겠다는 에너지 절약형 그린 홈ㆍ오피스 및 그린스쿨 확산과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가 핵심사업 중 하나로 꼽혔다.

제로에너지 타운을 만드는 원칙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여러 가지 에너지 절감기술을 동원해 건물을 지을 때부터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제로에너지타운을 건설하려면 ‘절약형 건물’의 토대부터 올린 뒤 지붕에 태양열 및 태양광 판을 설치하고, 주변에 풍력발전기를 연결하는 등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를 공급해야 한다.

아쉽게도 국내 신축 건물은 지금까지 이런 원칙이 무시되어 왔다. 아이러니하게도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정부의 각종 지원제도 때문인데, 태양열과 태양광, 지열 시스템 등을 설치할 경우 설치비의 50~60%를 정부에서 지원하고 있어 ‘일단’ 설치부터 하자는 식이 많았다.

또한 에너지 자립형 제로에너지 건물을 지으려면 여러 가지 요소기술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안타깝게도 이런 통합 기술은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건물마다 에너지 사용 패턴이 천차만별인데다 다양한 건물의 용도에 맞게 에너지 절감 요소기술을 사용하는 설계 기술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주거건물은 열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월등히 크지만 상업용 건물은 전기에너지 비중도 크며, 상업건물에 비해 주거건물이 단열 효과가 일반적으로 더 크다.

고층건물이나 도시 전체의 에너지를 100% 자립하기란 쉽지 않다. 고층건물은 단독주택에 비해 에너지 부하가 많고, 절감요소기술이나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을 적용하기도 쉽지 않다. 현재 기술론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보통 에너지 자립도를 60~70%만 달성해도 제로에너지 타운 또는 제로에너지 건물로 부르고 있다. 결국 건물 에너지 절감 요소기술과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을 함께 활용하는 것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에너지 자립을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이다. 지금까지 한국 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는 2채의 제로에너지하우스를 지었는데, 현재 연구원들이 이 집에서 살고 있으며 에너지 자립도는 85%에 달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건설한 에너지제로하우스의 개념도.>


제로에너지타운에 필요한 신재생에너지는 크게 열에너지와 전기에너지의 두 가지이다.

열에너지를 얻는 기술을 신재생 히팅(Heating) 시스템이라고 부르며, 에너지원의 종류에 따라 다시 두 가지로 구분된다. 태양열과 같이 햇볕의 유무 또는 강도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양이 변하는 ‘외기조건 의존 기술’, 지열 같이 언제든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외기조건 무관 기술’이 그것이다.

외기조건 의존 기술은 에너지를 공짜로 얻을 수 있지만, 흐린 날이나 바람이 없는 날은 생산이 어렵다. 지열이나 우드펠렛(버려지는 목재를 이용해 만든 보일러용 나무연료) 등은 언제든지 필요할 때 열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원료 공급에 지속적으로 비용이 든다.

이상적인 신재생 히팅 시스템은 외기조건 의존 기술과 무관 기술을 효과적으로 조합해야 한다. 태양열과 지열난방 시스템을 함께 사용하도록 설계하는 등 복합시스템으로 구성돼야 하고, 모든 설비와 전기기기를 지능적으로 제어하고 관리하는 스마트 제어기술도 중요하다.


<유치원생들이 태양광 전지판을 통해 불이 들어
오고 선풍기가 돌아가는 모습을 확인하고 있다. >


전기에너지는 풍력, 태양광, 소(小)수력 등을 이용해 도시 차원에서도 공급할 수 있다.

먼저 도시의 주택이나 건물에서 전기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단독 주택 등에 풍력 발전기를 설치하고, 지붕에는 태양광 전지판을 설치해 전기를 생산한다. 최근에는 유리창을 태양광 전지판으로 이용하는 기술도 개발되었다.

생산도 중요하지만, 도심으로 전송해 필요한 곳에 효과적으로 공급하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이런 것을 스마트 마이크로 그리드 시스템이라고 한다. 이 개념은 가정집에서도 전기가 남을 때는 공급도 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가정집이 전기의 소비자이자 생산자, 공급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각 가정이나 빌딩에서 만들어진 전기는 한국전력의 일반적인 전선을 통해 다른 곳으로 공급되고, 전기가 부족할 때는 한전을 통해 전기를 추가로 공급받는다. 물론 집집마다 생산되고 사용되는 전기를 일일이 계측하고 제어해야 하니 실제로는 굉장히 어려운 기술이지만 최근에 이를 효율적으로 제어하려는 연구가 기획되고 있다. 가정이나 건물에서 만든 전기를 다른 곳에 보내면 그만큼 전기료를 줄여주거나 추가로 돈을 받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11개 혁신도시와 신도시가 새로 조성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중에 단 한곳이라도 저탄소 녹색도시로 만들어 지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축적된 기술을 활용해 미래의 모델이자 해외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는 탄소제로 도시로 태어났으면 한다. 이것이 이 분야 기술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 지름길이 아닐까.

글 : 백남춘 한국에너지연구원 책임연구원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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