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위한 시간, 잠

"나는 잠들어 있는가 깨어 있는가. 누구, 내가 누구인지 말해 줄 수 있는 자 있는가 없는가."
(셰익스피어, ‘리어왕’)

잠은 왜 잘까? 낮 동안 깨어 활동할 힘을 얻는 쉬는 시간일까?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잠은 단순히 몸을 쉬게 하는 소극적인 휴식이 아니다. 뇌를 일깨우고 다음 날 다시 새로운 기억을 저장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적극적인 정신 활동이기 때문이다.

잠은 뇌가 낮 동안 수집한 기억을 정리하는 시간이다. 잠은 크게 렘(REM) 수면과 비(非) 렘(non-REM) 수면으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깊은 수면을 의미하는 비렘 수면 중에는 느린 뇌파 수면 일명 ‘서파 수면(slow-wave sleep)’이라는 단계가 있다. 대뇌피질에서 약 1Hz 정도의 느린 뇌파가 뇌 전반에 흐르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흥미롭게도 잠을 자지 않고 깨어 있을 때 뇌가 어떤 활동을 하고 나면, 바로 그 부위에서 이 뇌파가 특히 늘어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이 뇌파가, 낮 동안 활동하면서 얻은 기억을 뇌가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고 본다. 즉 뇌는 낮에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해 새로운 기억을 얻고, 밤에는 이 기억을 편집하거나 기억 중추(해마)에 전달해 저장한다는 것이다.

낮 동안 어떤 사건의 동영상을 촬영했다고 생각해 보자. 촬영이 끝나면 용량이 큰 파일을 하나 얻겠지만, 그 안에는 온갖 불필요한 부분이 섞여 있고 내용도 뒤죽박죽이라 결코 제대로 된 영상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촬영 뒤에는 항상 불필요한 부분을 지우고 중요한 부분은 강조하는 편집 작업이 필요하다. 나중에 찾기 좋게 내용을 분류하고 저장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기억도 마찬가지인데, 뇌가 기억을 편집하고 저장하는 시간이 바로 잠을 자는 시간이다. 실제로 전체 수면 시간 중 서파 수면 시간 비중이 늘어나면 잠의 질이 높아지고 기억도 잘 하게 된다. 2013년 1월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실린 미국 UC버클리 브라이스 맨들러 박사팀의 연구 결과를 보면, 젊은이가 어른보다 기억력이 좋은 이유 중 하나도 서파 수면 때문이다. 이마 부분에 위치한 뇌의 전전두엽 부위가 서파 수면과 관련이 있는데, 나이가 들면 이 부위가 퇴화해 질 좋은 서파 수면을 누리지 못하고, 기억력도 줄어든다.

혹시 어른도 인공적으로 서파 수면 시간을 늘려 주면 기억력이 좋아질 수 있을까. 같은 달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실제로 뇌에 전극을 꽂아 인공 서파를 만들어 주는 연구가 있고, 그 중 일부는 기억력이 개선되는 효과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꼭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잠을 푹 깊이 잘 수만 있다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 켄 팔러 교수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전극을 쓰지 않더라도 운동 등 잠을 푹 잘 수 있게 할 방법은 많다."라고 했다. 기억력 감퇴가 의심스럽다면 먼저 잠을 편히 잘 잘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보자.

왜 잠을 잘 자야 기억력이 좋아지는지를 설명하는 또 다른 설명도 있다. ‘시냅스(뇌세포 사이의 연결) 항상성’이라는 가설은 잠을 칠판지우개와 같은 존재로 본다. 잠을 통해 시냅스가 새로운 기억을 받아들이도록 ‘리셋’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 의대 치아라 키렐리 교수팀은 2011년 6월, 초파리의 시냅스가 잠을 자면 더 작아진다는 사실을 밝혀내 그 결과를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시냅스는 낮에 활동을 하면 수가 늘어나고 크기도 커진다. 기억이 새로 만들어져 시냅스의 형태로 기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한정 커질 수는 없으므로, 적당한 시기에 불필요한 시냅스를 정리해 새로운 기억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 그게 바로 밤에 잠을 자는 이유라는 것이다. 키렐리 교수팀은 초파리에서 밤에 시냅스를 줄이는 역할을 하는 유전자까지 찾아내, 이 가설에 한층 힘을 실어줬다.

잠을 통해 기억을 없앨 수 있다면, 혹시 나쁜 기억을 없애는 수면 처방에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잠의 편집 기능은 수면 의학자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기억력을 높이는 서파 수면은 나쁜 기억을 없애는 기억의 ‘청소부’ 역할도 해 중요한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 의대 카테리나 하우너 박사팀은 서파 수면 처방을 통해 나쁜 기억에 시달리는 환자의 기억을 지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2013년 9월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냄새가 기억과 관련이 깊다는 사실을 이용했다. 공포 기억을 지닌 사람에게 그 기억과 연관이 있는 냄새 자극을 주고 서파 수면 처방을 했더니, 서파 수면 처방을 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공포를 빨리 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해마와 같은 기억과 관련이 있는 뇌 영역의 활동에도 변화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뇌가 이 과정에 깊숙하게 관여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기억은 단순히 암기력에 관련되는 두뇌 능력이 아니다. 기억을 통해 우리는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가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 만약 기억이 사라진다면 극단적으로는 소설 <박사가 사랑한 수식> 속 박사처럼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잠 덕분에 우리는 늘 새로운 활동을 계획하고 기억을 받아들일 수 있다. 잠은 삶의 3분의 1을 잠식하는 불필요한 존재가 아니라, 남은 시간을 새로운 기억으로 충만하게 만드는 삶의 필수 요소다.

글 : 윤신영 과학동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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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어떻게 기억을 저장할까?

두부처럼 물컹물컹하고 호두 알맹이처럼 쭈글쭈글한 주름이 있는 분홍색의 물질. 무게는 체중의 2%에 불과하지만 심장에서 분출되는 피의 15%를 소비하며, 인간이 호흡하는 산소의 20~25%를 사용하는 인체 부위.

1천억 개 정도의 뉴런과 그것들이 서로 연결되는 1천조 개의 시냅스로 이뤄진 고도의 복잡한 통신망. 고작 냉장고 조명을 켜는 정도의 에너지로 방대한 외부의 정보를 인식해 기억으로 저장하고, 사고하며, 인간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곳. 이쯤 되면 이 신체 부위가 어디인지 눈치 채지 못할 사람은 없다. 바로 소우주라고 불릴 만큼 복잡한 인간의 뇌(腦)다.

최근 뇌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기억과 관련해 새로운 연구결과들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8월 서울대 생명과학부 강봉규 교수팀은 기억을 떠올리고 다시 저장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해 고통스러운 기억을 지울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살면서 겪는 천재지변이나 끔찍한 사고, 충격적인 경험들은 뇌 속 깊이 각인돼 일생동안 영향을 주기도 한다. 그런데 기억이 저장되는 부위인 ‘시냅스’의 단백질을 조절하면 기억을 제어할 수 있다는 원리다.

그렇다면 뇌는 어떻게 기억을 저장하는 걸까. 우리가 경험한 것들은 ‘저장, 유지, 회상’이라는 재구성 과정을 거쳐 기억으로 남는다. 그중에서도 수십 년 이상 지속되는 장기기억은 유전자 발현과 단백질 합성을 통해 시냅스의 구조가 단단해지는 경화(硬化) 과정을 거쳐야 한다. 기억에 정보가 추가되거나 수정될 때도 단백질 분해와 재합성이 일어난다.

연구팀은 신경체가 단순한 군소달팽이로 기억을 지우는데 성공했다. 군소달팽이의 꼬리를 여러 번 찔러 민감한 기억을 남긴 뒤 단백질이 재합성되는 것을 막았더니 기억이 저장되지 않고 지워지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단백질의 분해와 재합성이 동일한 시냅스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가능한 현상이었다. 즉 기억을 처음 저장하는 곳과 기억을 떠올리고 다시 저장하는 곳이 같다는 뜻이다.

스웨덴 웁살라 대학의 연구팀은 두려운 기억이 뇌에 저장되기 전에 지울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했다. 우리의 뇌는 학습된 단기기억을 ‘응고화’라는 과정을 통해 장기기억으로 저장하는데, 이처럼 기억이 응고화되는 과정을 방해하면 기억의 형성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먼저 실험대상자들에게 별 의미 없는 사진 한 장을 보여줌과 동시에 전기쇼크를 가해 사진을 볼 때 두려움에 대한 기억이 형성되도록 했다. 그 후 실험대상자를 두 그룹으로 나눈 다음 한 그룹에게는 기억이 응고화 될 때까지 충분한 시간이 지난 다음 전기쇼크 없이 사진을 계속 보여주고, 다른 그룹에게는 기억이 응고화 되기 전에 전기쇼크 없이 사진을 계속 보여주며 응고화 되는 것을 방해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앞의 그룹은 사진에 관한 두려운 기억이 남아 있었지만, 기억의 응고화에 방해를 받은 그룹은 사진과 관련된 두려운 기억의 흔적들이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두려운 기억을 저장하는 뇌 부위인 편도체의 핵군을 자기공명영상으로 촬영한 결과에서도 증명됐다고 연구팀은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결과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공황장애, 고소공포증 등의 각종 공포증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잠자는 동안 외부에서 받아들인 정보를 뇌가 기억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이스라엘 와이즈만 과학연구소의 연구팀은 잠자는 동안 사람들이 기분 좋은 냄새를 맡도록 훈련할 경우, 깨어 있을 때와 같은 조건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는 연구결과를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게재했다.

먼저 연구팀은 55명의 건강한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잠을 자는 동안 샴푸나 탈취제와 같은 좋은 냄새와 썩은 생선이나 고기와 같이 나쁜 냄새에 노출시키고, 각 향기에 대해서 연관되는 특정한 소리를 들려줬다.

실험참가자들은 잠을 자면서도 좋은 냄새와 연관된 소리를 들을 때는 강하게 냄새를 맡았지만, 불쾌한 냄새와 연관된 소리에 대해서는 약하게 반응했다. 그런데 잠에서 깨어난 후 냄새가 없더라도 좋은 냄새와 연관된 소리를 들려주면 강하게 냄새를 맡고, 나쁜 냄새와 연관된 소리를 들려주면 약하게 냄새를 맡는 행동을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참가자들은 냄새와 소리 사이의 관계를 학습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이처럼 냄새를 맡는 강약의 반응은 램(REM, rapid eye movement) 수면단계에서 연관성을 학습한 참여자들에게 조금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동안 수면 중 학습 가능성에 대해 많은 연구들이 진행돼 왔지만 실제로 실험을 통해 이를 증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처럼 특정한 기억만 골라서 지우는 것은 아직까지 불가능하다. 인간의 뇌는 상당히 복잡한 체계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뇌에 대한 연구 역시 아직 상당 부분 미완의 상태로 남아 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뇌의 신비를 탐구하는 뇌과학을 인류 최후의 학문이자 노벨상의 보고라고 일컫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기억을 저장하는 메커니즘을 완벽히 밝힌다면 잊고 싶은 기억은 지우고, 기억하고 싶은 기억은 평생 간직할 수 있는 일에도 응용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이 인간의 뇌를 어디까지 제어할 수 있을지 궁금할 따름이다.

글 : 이성규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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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도 좋아하는 삼겹살이 불판에서 지글지글 익어가지만 태연은 영 먹고 싶지가 않다. 아니, 울고 싶다. 난생 처음으로 밤을 꼴딱 새워가며 시험공부를 했는데 성적은 지난 번과 변치 않은 하위 30%였던 것.

“괜찮아. 시험이야 잘 볼 때도 있고 못 볼 때도 있는 거지.”
“정말 열심히 공부했단 말이에요. 전 돌머리인가 봐요. 아빠를 닮은 걸까요?”
“무슨! 아빠는 학교 다닐 때 별명이 ‘일등신’이였어. 마치 신같이 매번 일등만 한다고 말야.”
“일등신? 별명이 등신? 와, 짱이다! 깔깔깔~”

아빠의 농담에 태연, 기분이 조금 나아진다.

“태연아, 너무 걱정 마. 언젠가 기억력이 좋아지는 약이 나올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저, 정말요?”
“뇌의 신경계는 신경세포(뉴런)들과 그 사이를 이어 다리 역할을 하는 시냅스로 이뤄져 있단다. 우리가 뭔가를 기억한다는 건, 어떤 자극을 감각기관이 받아들여서 신경세포가 그것을 전달할 때 시냅스의 연결이 강화됐다는 뜻이야.”

“시냅스끼리 더 쫀쫀하게 연결이 된다는 뜻이에요?”

“그래 맞아. 그런데 최근 그 연결을 강하게 하는 세포접착단백질(CAM)이라는 것이 있고, 그 안에 기억의 강도를 더욱 높여주는 CAMAP라는 단백질이 또 들어있다는 사실이 발견됐지. 다시 말해, 인류가 이 CAMAP라는 단백질을 맘대로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면 기억력을 높이는 건 별로 어렵지 않게 된다는 뜻이야.”

“와~ 정말 감동적인 과학기술이에요!”

“단순히 기억력만 좋게 하는 게 아니라, 나이가 들어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예방하거나 치매 같은 기억장애를 치료할 수도 있지. 반대로 지워버리고 싶은 끔찍한 기억을 갖고 있는 사람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도 있고.”

“도대체 그 사랑스러운 약이 언제쯤 나올까요? 제 전 재산을 털어서라도 꼭 사먹을래요.”

“글쎄. 네 전 재산인 3500원으로 살 수 있을까 그건 잘 모르겠다. 그리고 더 큰 문제가 있어. 최근 이 연구는 대부분 2만 여개의 신경세포를 가진 바다달팽이를 통해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천억 개가 넘는 신경세포를 가진 인간의 뇌가 똑같은 결과를 낼 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거지.”

“뭐야~ 잔뜩 기대만 하게 해 놓고선. 결국 머리가 좋게 태어나는 거 밖에는 방법이 없단 말이잖아요!”
“아냐, 절대 그렇지 않아. 기억력이 좋아지는 방법이 있어.”
“왔다 갔다 하지 마시고 빨리 좀 말씀해 달라구요!”

“인간의 기억은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으로 나뉜단다. 사람은 보통 24시간이 지나면 기억했던 것의 80%를 잊어버리는데, 이 80%를 단기기억이라고 보면 돼. 이건 기억이라기보다는 일시적인 잔상에 가깝지. 그런데 이 가운데 일부가 노력을 하면 장기기억으로 바뀌게 된단다.”

“어떤 노력이요?”

“바로 ‘반복’이지.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바뀔 때 뇌세포 속에서 새로운 신경 회로망이 생겨. 그런데 계속해서 자극을 주면 즉, 반복학습을 하면 새로운 회로망이 자꾸 생겨나서 구구단처럼 머리에 콕 박혀서 잊히지 않는 장기기억이 많아진단다. 반면에 자극을 주지 않으면 있던 회로망도 사라져버린다고 해. 제아무리 머리가 좋은 사람도 노력하는 사람을 절대 따라잡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단다. 어때, 반성되는 게 있지?”

“그렇게 꼭 집어서 얘기 안 하셔도 반성하고 있어요. 밤새워 공부를 하긴 했지만 여러 차례 반복해서 공부한 적은 없으니까요. 그런데 아빠, 지금 이 상황에서 예전에 할머니가 주신 쪽지 하나가 기억나는 이유는 뭘까요?”

태연, 무척이나 음흉하면서도 희열에 찬 미소를 머금으며 색 바랜 쪽지 하나를 내민다. 그건 바로 아빠의 초등학교 때 성적표! ‘김태돌’이라는 아빠의 이름 옆으로 양양양가가가로 도배된 성적과 4학년 6반 45명 가운데 45등을 했다는 잔인한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아까 그 일등신이라는 별명. 혹시, 마치 신같이 매번 끝에서 일등만 한다고 지어진 건 아니겠죠?”

아빠, 얼굴이 벌개져서 태연이 들고 있는 성적표를 낚아채듯 빼앗고는 어색하게 웃는다.

“아, 아빠랑 이름이 똑같은 녀석이 있었네! 흔한 이름도 아닌데 말야. 하하하하… 아빤 반복학습을 통해 엄청나게 좋은 성적을 항상 유지했었다고. 믿어줘 제발!!”
“아빠, 선생님이 거짓말은 나쁜 거라고 하셨어요!”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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