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 전기신호를 소리로 바꾼다! 스피커 만들기

바야흐로 멀티미디어의 시대다. 우리는 TV와 라디오, PC는 물론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영상․음악 콘텐츠를 즐긴다. 멀티미디어의 필수품 중 하나는 바로 ‘스피커’다. 전자제품에서 나오는 전기신호를 우리의 귀가 들을 수 있는 건 스피커나 이어폰 덕분이다.

스피커(speaker)는 전기로 된 신호를 음성신호, 즉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소리로 변환해 주는 장치다. 우리말로 확성기라고도 부르며, 스피커를 휴대용으로 작게 만든 것이 이어폰이다.

오디오에서 만들어진 소리 정보는 전기신호 형태로 전선을 통해 스피커까지 전달된다. 스피커에 들어있는 코일에 소리의 전기신호가 흐르면 자기장의 작용에 의해 코일 사이에 있는 철 조각이 움직인다. 이 진동이 진동판에 전해져 소리가 발생한다. 소리 신호와 자기장, 전기, 진동판이 있다면 스피커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간단한 재료를 사용해 직접 스피커를 만들어 보자.


[교과과정]
초등 3-2 자석의 성질
초등 5-1 전기 회로
초등 6-2 자기장

[학습주제]
전기와 자기의 관계 이해하기
스피커의 원리 이해하기
자기장을 이용한 스피커 만들기

<실험 방법 및 원리>



<실험 동영상>



* 실험 참고사항 :
• 에나멜선, 네오디뮴 자석은 문구점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 에나멜선의 끝부분 코팅면을 벗기기 위해 라이터를 이용할 경우, 손을 데거나 다른 곳에 불이 옮겨 붙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 플라스틱 컵 대신 종이컵을 사용해도 됩니다.
• 오디오용 전선 대신 한쪽이 고장 난 이어폰을 잘라내어 사용해도 됩니다.

※오디오용 전선 표면의 피복을 벗겨내면 안에 전선이 3개가 있는 경우가 있는데(빨간색, 검은색, 니크롬선), 이 경우 빨간색과 검은색의 전선은 다시 벗겨 두 개를 꼬아 묶어준다. 두 개를 묶은 전선과 니크롬선에 각각 전선을 연결하면 된다.


플라스틱 컵에서 소리가 나오는 비밀

전류는 전자가 이동하면서 흐른다. 전자의 움직임은 자기장도 함께 만들어 내는데, 이 때문에 전류가 흐르는 전선 주변에는 자기장이 발생한다. 이와 반대로 원형 전선 안에서 자석을 움직이면 전선에 전류가 발생한다. 이처럼 전기와 자기는 늘 함께 존재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음악이나 음성신호는 디지털화 또는 아날로그화해 매체에 기록된다. 실험에서는 그 매체가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재생하면 디지털 또는 아날로그 신호가 추출돼 전기신호로 전송된다. 이 전기신호는 오디오용 전선과 에나멜선을 따라 흐르는데, 이때 생긴 전류의 변화가 자기장을 만들고, 이 자기장이 네오디뮴 자석의 자기장과 함께 작용해 플라스틱 컵을 진동시킨다. 이 진동이 소리를 만들어 우리 귀에 들리는 것이다. 소리의 높낮이와 크기는 전기신호의 주파수와 전류의 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다양한 스피커의 개발

앞에서 소리 신호와 자기장, 전기, 진동판이 있다면 스피커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원리를 이용해 독특한 형태의 스피커를 개발한 사례도 종종 발표된다. 2004년 일본에서는 꽃병 바닥에 도넛 모양의 자석과 코일을 부착한 ‘꽃잎 스피커’를 선보였다. 오디오에 연결하면 전기신호가 꽃줄기를 거쳐 꽃잎을 진동시키고, 이를 통해 소리를 듣게 되는 원리다. 일반 스피커가 한 방향으로만 소리를 전파한다면, 이 꽃잎 스피커는 사방으로 소리를 전파한다.

일반 유리창에 진동 장치를 붙여 소리를 내는 특수한 스피커 ‘사운저볼’도 있다. 진동 장치에서 나오는 진동이 유리 표면을 흔들면 표면 진동이 공기를 울려 소리를 전달하는 원리다. 진동 장치를 붙일 수 있는 넓은 면만 있다면 어떤 물체라도 스피커로 사용할 수 있다.


글 : 유기현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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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기내식 맛없는 이유는 소음 탓? 소음의 역할

흔히 항공기의 기내식은 맛이 없다고 평가된다. 이용자들은 항공사에 맛있는 음식을 요구하지만, 항공사는 최고로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같은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바로 ‘소음’ 때문이다.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앤디 우드 교수는 2010년 10월 ‘음식품질과 선호(Food Quality and Preference)에 실린 논문에서 소음과 맛의 관계에 대해서 밝혔다. 그는 소음이 증가할수록 음식의 맛을 사람들이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앤디 우드 교수는 48명의 실험자의 눈을 가린 뒤 이들에게 비스킷과 감자 칩과 같은 맛있는 음식을 주고 헤드폰을 쓰게 하면서 소리에 따라서 맛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지 실험을 했다.

실험자들은 소리가 커질수록 단맛이나 짠맛을 느끼지 못했다. 그 이유는 주의가 분산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은 소음이 많은 식당에서는 사람들이 음식의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는 이유를 뒷받침해 준다. 통상적으로 조용한 가정집의 음식보다 시끌시끌한 식당의 음식이 단맛이나 짠맛이 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맛이 강하지 않으면 맛이 없다고 느낄 가능성이 많다.

이렇게 소음은 사람들에게 별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당장 일에 집중을 못하게 하며 두통이나 불안과 초조함, 불면증, 착란증을 일으키고 정신분열증이나 편집증은 물론 심혈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하지만 소음이 완전히 없어도 안 된다. 미국 미네소타 미네아폴리스의 실험실에 있는 ‘무향실(anechoic chamber, 외부의 소음을 완벽히 차단한 음향측정용 방)’에 사람들이 들어가면 45분을 넘기지 못한다고 한다. 아예 소음이 없으면 사람들은 감각의 혼란이 생겨 버리기 때문이다.

소음이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 2012년 6월 미국 컨슈머리서치 저널에 발표한 미국 일리노이대의 라비 메타 교수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조용한 공간보다 소음이 있는 공간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실험자들에게 세상에 없는 물건을 만들라거나 평소에 익숙한 물품을 새로운 방식으로 이용하라고 과제를 냈다. 상대적으로 조용한 환경(50dB)에 비해 소음이 있는 환경(70dB)에서 참가자들이 흥미로운 답변을 내놓았다.

70데시벨(dB)은 청소기나 TV, 커피숍에서 트는 음악 소리 정도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시끄러운 상황에서는 문제에 더 집중하게 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평소에 접근하던 방식이 방해를 받으면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면서 보통은 생각지도 못하는 아이디어가 나온다. 그러나 85dB 이상에선 창의력이 떨어졌다. 또한 음악이 있는 매장에서 신제품이 팔렸다. 이는 새로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창의성을 증가시킨 것이라는 맥락이다.

친환경적인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는 소음이 환경오염을 덜 시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내연기관이 아니라 모터를 사용하고 그 모터의 소리마저 흡음재가 흡수한다. 하지만 소음이 없어서 오히려 위험한 차가 돼 버렸다. 일반 보행자도 그렇지만 시각장애인이나 어린이들이 자동차가 접근하는지 판별을 못하는 지경에 이른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의 실험 결과, 일반 휘발유 자동차의 경우 8.5m 밖에서 차가 다가오는 것을 감지했지만 하이브리드차는 2.1m 앞에 올 때까지도 감지가 불가능 했다. 그래서 한 스포츠카 회사는 가짜 소음을 만드는가 하면 범퍼에 스피커를 달기도 했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고주파보다 저주파가 더 위험하다고 한다. 저주파는 잘 들리지 않기 때문에 그 존재감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두통과 불면증, 만성스트레스를 일으키고 위궤양, 고혈압, 당뇨병, 암까지도 발생시킨다. 소리 없이 사람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 저주파다. 더 시끄럽다면 사람들이 이를 피하거나 방지하려고 노력을 할 것이다.

시동을 걸 때 나는 소리는 크지만 불쾌감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우렁차게 나야 사람들은 기분 좋게 느낀다. 길거리의 빗자루 소리도 경쾌해야 깨끗해진 듯싶고 청소기는 소음이 있어야 청소가 잘 되는 것 같다. 칫솔 역시 시원하게 소리가 나야 잘 닦이는 듯싶다. 변기에서 물 내려가는 소리가 들리지 않고 슬그머니 없어지기만 한다면 찜찜하다. 시장에서는 사람들이 왁자지껄해야 하고 홈 쇼핑 채널은 진행자가 호들갑을 떨어야, 쇼핑센터에서는 사람들이 웅성거려야 제 맛이다.

청량 음료수의 캔을 딸 때 소리가 없다면 시원한 맛이 덜할 것이다. 기름으로 튀겨낸 스낵 봉지를 열 때나 튀김에서 바스락 소리가 나지 않는다면 맛이 덜할 것이다. 맥주를 따랐을 때 시원하게 올라오는 거품의 소리는 술 마실 맛을 나게 한다. 폭포에는 폭포소리가 나야 하며, 도마에서는 칼과 도마가 부딪히는 소리가 나야 한다. 시끄러운 아이들의 소리는 잔칫집에서는 제 맛을 준다. 좌판에서 엿을 쪼개며 두드리는 가위 소리는 주택가에서는 짜증이지만 축제 행사장에서는 더욱 정겹다. 이런 곳에서는 조용한 클래식보다 시끄러운 트로트가 더 어울리고 기분도 낸다. 이른바 감성 소음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소음인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아름다운 음악이 되기도 한다. 특히 본인에게는 잘 들리는 음악이지만 거리감이 있는 사람에게는 하나의 노이즈에 불과하다. 사람에게 잘 들리는 주파수는 3500㎐ 대역인인데, 이보다 낮아지면 음량의 폭이 가늘어져 소리 크기는 작아지지만 훨씬 민감하고 자극적인 소음이 된다.

동물도 마찬가지다. 음악을 들려주면 소는 젖을 잘 만들어낸다. 일본의 연구에 따르면 젖이 2~3%늘고 젖의 질도 좋아졌다고 하는데 돼지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물론 완전한 공유가 이루어진다면 소음이라는 것은 없는지도 모른다. 미국 코넬대학 심리학과의 로렌 앰버에 따르면 옆 사람의 대화 내용이 짜증을 일으키는 이유는 대화 내용이 드문드문 들리기 때문에 무슨 내용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 뇌가 피로해지는 결과라고 했다. 큰소리로 말하지 않아도 옆 사람의 대화가 소음으로 들리는 이유다.

이렇듯 지나친 소음은 우리를 괴롭게 만들지만, 알고 보면 소음은 우리생활에 꼭 필요한 존재이기도 하다.

글 : 김헌식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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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톰 핸드폰이 울렸어.”
“저렇게 크게 울리는데도 루이스 선생님은 소리가 안 들리나봐. 혼자만 열심히 떠들고 계시네.”
“하하하하, 크크크크”
뉴욕시의 10대들의 학교에서는 고음의 벨소리를 다운받아 선생님 몰래 휴대전화를 쓰는 학생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업중 반 학생들 전원이 키득키득 웃고 있는데, 난 학생들이 무엇 때문에 웃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어요.” 맨해튼에 있는 ‘트리니티 스쿨’의 도나 루이스 교사의 말이다. 어른들이 들을 수 없는 벨소리가 있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지금도 믿어지지 않는다며 자신의 귀를 의심하기까지 한다.

요즘 미국과 영국에서는 ‘틴벨(Teen bell)’ 서비스가 10대 네티즌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틴벨서비스는 10대들만 들을 수 있는 1만7000㎐ 이상의 고주파음을 이용한 휴대전화 벨소리이다. 처음 이 소리를 발명하게 된 계기는 조용한 상점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젊은이들을 내쫓기 위함이었다. 40대, 50대 손님들은 유유히 카트를 끌고 다니며 쇼핑을 하지만, 10대들은 아주 신경질적인 소리가 나서 견디기 힘들게 만들어 매장을 빠져나가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미국의 10대 네티즌들이 이 기술을 휴대전화 벨소리에 응용함으로써 사태가 역전됐다.

소리가 높다는 것은 음파의 진동수가 많다는 뜻으로 그 단위는 헤르츠(㎐)이다. 10대들만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연령에 따라 듣지 못하는 소리가 있으며, 나이에 따라 들을 수 있는 주파수 영역이 좁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20~2만㎐까지 들을 수 있고, 200~6100㎐의 소리로 대화를 나누며, 3000㎐ 부근의 소리를 가장 잘 듣는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청력이 약해져 50대는 1만2000㎐, 40대는 1만4000㎐, 30대는 1만6000㎐, 20대는 1만8000㎐ 이상을 거의 들을 수 없다.

왜 그럴까? 사람의 귀 고막에는 청신경전달계인 달팽이관이 연결돼 그 입구에서 고주파를 감지하고, 점차 안쪽으로 갈수록 저주파를 느끼게 되는데, 나이가 많거나 큰 소리를 많이 듣게 되면 달팽이관 입구의 신경세포가 손상돼 고주파 음부터 듣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최근 인터넷 상에서는 틴벨의 원리를 적용하여 청력나이를 측정하는 ‘청력나이 측정법’ 프로그램이 유행이다. ‘청력나이 측정법’은 10초 동안 일정한 소리를 들려주고 몇 차례 들리느냐에 따라 실제 청력나이를 알려주는 것이다. 음 높이가 다른 9개의 소리를 듣고 10에서 들은 횟수를 뺀 후 거기서 5를 곱하면 자신의 청력나이가 된다. 즉 ‘(10-들은 횟수)×5’가 청력나이다. 9번 이상이면 5~10세, 5번이면 26~30세, 2번이면 41~45세, 한번도 들리지 않으면 51세 이상이다. 또 들리는 소리가 미약하면 0.5회로 환산한다. 아직까지 자신의 쳥력나이가 몇 살쯤 되는지 경험하지 못했다면 한번 테스트해 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청력 나이 테스트 하러 가기>

청력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높게 나왔는가? 청력나이가 높아지는, 즉 청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지나치게 센 소리를 반복적으로 듣기 때문이다. 소리엔 높낮이뿐 아니라 세기가 있는데 그 단위는 데시벨(㏈)이다.

이를테면 1㏈는 마룻바닥 1m 위의 생쥐 오줌 한방울이 바닥에 부딪혀 나는 소리다. 가을날 나뭇잎이 살랑거리는 소리는 10㏈, 연인이 귀엣말을 속살일 때는 40㏈, 조용한 찻집에서 서로 대화를 나눌 때는 55~60㏈ 이다. 전자오락실과 PC방은 85㏈, 영화관 공사장 비행장 지하철역 등은 90㏈, 노래방 공장 체육관 등은 100㏈까지 올라간다. 나이트클럽이나 사격장의 소음은 115㏈나 되며 워크맨의 소리도 115㏈까지 올라간다. 귓전에서 쏜 총소리는 160㏈까지 되므로 한번에 청신경을 망가뜨릴 수도 있다.

사람의 귀는 6㏈ 높아질 때마다 소리가 2배 크게 들린다. 따라서 기준보다 6㏈이 높으면 소리는 2배, 12㏈이 높으면 4배, 18㏈이 높으면 8배 크게 들린다.

일반적으로 낙엽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등 자연의 소리는 사람에게 활력을 준다. 하지만 인위적 소리는 같은 세기라도 상당 부분 소음으로 작용한다. 아무리 좋은 소리라도 90㏈ 이상 되는 소리를 일정 시간 이상 들으면 불쾌하거나 귀에 무리가 올 수 있다. 또 90㏈ 이하의 소리라도 불쑥불쑥 들리는 소리는 소음으로 작용한다.

DMB와 PMP, MP3 등 개인 휴대기기의 발달로 틈만 나면 이어폰을 귀에 꽂는 청소년들이 지하철이나 버스처럼 시끄러운 곳에 있다 보면 소리의 볼륨을 높이기 마련이다. 지하철의 심한 소음은 70~80dB에 이르기 때문에 이보다 10dB 정도 큰 소리로 듣게 된다. 특히 옆 사람이 가사를 알아들을 정도라면 비행기가 이륙할 때 나는 130dB 정도가 되어 청력 손실의 주원인이 된다.

청각 세포는 손상되면 재생이 안 돼 치료가 불가능하다. 그 문제를 인식했을 땐 이미 늦다. 그러나 소리를 듣는 귀 건강은 사람들의 관심권 밖이다. 이제부터라도 디지털기기에서 그만 탈피하여 청력저하에 신경을 쓰면 어떨까. (글 :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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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수질 오염, 미세 먼지의 증가 등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가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소음 공해는 인체에 직접적인 해를 끼치는 중요한 공해요인 중의 하나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어린이 1백 명 중 12명이 소음성 난청을 겪고 있다는 충격적인 보고를 내놓은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소음으로 인한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1억 2천만 명이 넘는다.

현대사회에서는 아파트 주거가 보편화되면서 층간 소음은 이제 이웃 간에 분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었고, 휴대전화, MP3 플레이어, DMB 등 휴대용 전자 기기가 널리 보급되면서 거리에서도 공공장소에서도 타인 혹은 자기 자신이 만들어내는 소리에 더 많이 시달리게 되었다. 귀를 눈처럼 감을 수도 없는 일. 그러니 우리의 귀는 듣지 않아도 될 소리를 듣느라 피곤하고, 들어야 할 소리를 듣기 위해 더욱 애를 써야 하는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

우리의 귀를 못살게 구는 대부분의 기기는 과학 기술의 발전 덕분에 나온 것이다. 휴대전화, MP3 모두 집어던지고, 사람과 문명의 이기가 없는 숲 속으로 들어간다면 귀는 새들이 재잘거리는 기분 좋은 소리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도시에서 지하철을 타고, 거리를 걷고, 휴대전화도 사용해야 한다면 우리의 귀를 편히 쉬게 해줄 대안 역시 과학 기술에 있다.

과학자들은 각종 전자 기기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발생하는 소음을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게’ 하기 위해서도 애써왔다. 이미 발생한 소음을 어떻게 없앤다는 것인가? 발생한 소음을 소음으로 덮는 방법을 쓸 수 있다. 이는 능동소음제거(액티브 노이즈 캔슬러 Active Noise Canceler) 기술이라 불리는데, 소음에 대항하는 반 소음 신호를 생성해 소음을 없애는 방법으로 소리의 간섭현상을 이용한 것이다. 소음으로 소음을 제거한다니 더 시끄러워지지 않을까 생각하기 쉽지만 능동소음제거 기술은 이미 생활 곳곳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엔진에서 엄청난 소음이 발생하는 항공기가 이 기술을 이용해 소음을 줄이고, 조용한 승차감을 강조하는 고급 승용차도 엔진이나 바퀴와 지면 사이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 이 기술을 쓴다. 최근 출시되는 냉장고는 확실히 이전 세대의 것보다 조용하다. 윙~하고 가동되는 특유의 소리가 아주 없진 않지만, 거슬릴 정도로 크진 않다. 가전제품 중 능동소음제거 기술이 사용되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 밖에 공사 현장, 공업 현장, 발파 작업 등 소음 발생이 많은 악조건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무수한 소음 속에서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파로 가득한 명동 한복판에 있어도 또렷한 통화음, 술집에서도 도서관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잡음 제거 능력을 자랑하는 휴대전화들이 출시되고 있다. 과장된 광고인가, 가능한 일인가? 최근 출시된 휴대전화에 장착된 잡음 제거 기능은 컴퓨터가 자동차 진동소리, 열차 지나가는 소리 등 규칙적인 잡음을 자동으로 분리해 통화하는 사람의 목소리만 부각시키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능을 가진 국내 출시된 ‘알리바이폰’ ‘허시폰’ 등은 미 벤처기업 오디언스가 개발한 기술을 사용한 제품이다.

뿐만 아니라 이미 녹음된 소리에서 듣고 싶은 소리만을 골라 들을 수도 있다. 독립영화 최고의 흥행을 일으킨 ‘워낭소리’, 이 영화를 보면 때로는 소에 매달린 워낭소리가 크게 들리고, 때로는 라디오 소리가 크게 들린다. 어떤 방식으로 녹음한 것일까? 녹음 기술이 아니라 녹음한 것을 지우는 기술이다. 녹음한 소리는 소음이 차단된 스튜디오 세트에서 녹음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동차 소리, 바람 소리, 사람들의 말소리 등 여러 가지 소리가 섞여 있다. 따라서 녹음한 소리에서 필요한 것은 키우고 잡음이 섞인 부분은 반대로 줄이거나 지우게 되는데 이는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소리 주파수인 20∼2만 헤르츠(Hz)의 소리만 편집하면 된다. 예를 들어 영화의 특정 장면에서 소의 목에 매단 방울(워낭)의 소리를 크게 만들고 싶다면, 그 소리가 포함된 1000헤르츠(Hz) 부분만 볼륨을 높여주는 것이다. 이렇게 특정 주파수 대역을 빼는 방법은 영화 음향 편집에서 흔히 쓰이는 소음 처리 기술로 노이즈 리덕션(Noise Reduction)이라 한다. 단, 균일하지 않은 소리일 경우 처리하기 어렵다.

이런 방식으로 최근에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누드 MP3’를 만들 수 있다. 누드 MP3는 가수들의 노래에서 반주 부분인 MR을 제거한 것. 목소리에 해당하는 헤르츠(Hz)를 제외한 나머지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동영상 플레이어를 이용해 만들 수 있다. 직접 제작하는 것이 번거롭다면, 클릭 한번으로 비슷한 효과를 낼 수도 있다. 오디오 플레이어 중 사람의 음성만을 강조해서 들을 수 있는 메뉴를 제공하는 것들도 있기 때문이다. 이 메뉴를 선택해서 음원을 들으면 반주 음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지만 가수의 목소리 부분만을 강조해서 들을 수 있다. 반주와 노래가 합쳐진 음원에서 반주를 분리하려는 시도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MR 파일만을 필요로 하는 수요 위주였다. 노래방 반주기에 없는 곡을 찾으려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MR 파일을 자체적으로 만드는 일들이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듣고 싶은 소리만 듣게 하는 기술은 의학계에서도 유용하게 쓰인다. 휴대전화 잡음제거기술을 보유한 국내 업체인 비손에이엔씨는 본래 의료기기인 청진기를 만드는 회사였다. 청진기로 신체 내부 기관의 소리를 제대로 들으려면 폐와 심장, 간 등 각 기관의 소리를 구별해서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폐의 소리를 들을 때는 주변 기관의 소리를 낮추는 기술이 필요했다. 또한 심장의 부위별 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있으면 심장의 기형이나 종양의 위치 등도 파악할 수 있다. 이런 기술을 개발하는 중에 휴대전화에 사용 가능한 잡음 제거 기술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한 번에 섞여서 들리는 여러 가지 소리를 구별해서 들을 수 있게 되면 효용 가치가 높아진다.

과학과 소리의 만남은 어떤 식으로 전개될까? 어쩌면 듣고 싶지 않은 소리만 쏙 골라서 지워주는 기기가 탄생할지도 모른다. 아기의 울음소리는 아빠보다 엄마 귀에 더 자극적으로 들린다. 생존을 위한 본능적인 장치다. 만약 아기 울음소리가 아빠 귀에 더 자극적으로 들리도록 소리의 파장을 바꾸는 장치를 개발한다면, 갓난아기를 둔 엄마들은 잠을 깨지 않고 더 편안한 밤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미래에는 교실에서 수업하는 선생님에게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하는 ‘모두가 모범생’ 소리 세트나, 아내가 잔소리할 때만 소리를 제거해 묵음 상태로 만들어 주는 기기가 탄생할지도 모르겠다.

과학으로 현대인의 생활은 점점 더 시끄러워지고, 점점 더 조용해지기도 한다. 귀 입장에서 보자면 그야말로 병 주고 약 주는 셈이다.

글 : 이소영 과학칼럼리스트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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