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1.19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돌린다? (3)
  2. 2009.09.25 냉동인간 살리는 법?! (4)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2005년 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는 26.7%를 차지한 암이다. 암은 사망원인 통계조사가 시작된 1983년 이후로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하루에 673명이 생을 마감하는데 그 중 179명이 암으로 사망한다. 또 매년 12만명이 새롭게 암환자가 된다. 세계적으로도 암은 심혈관 질병 다음으로 높은 사망원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암은 의학·과학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된 분야다. 웬만한 생명과학 연구과제는 암과 연관을 맺고 있다고 봐도 좋을 정도다. 이는 언론을 통해 발표되는 연구결과 중 상당수가 “암 치료하는 단백질” “나노로봇으로 암 치료”하는 식으로 암을 언급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인류가 암과의 전쟁을 시작한지는 이미 오래됐다. 과연 암을 감기처럼 쉽게 취급하게 될 날은 언제쯤 올까?

먼저 암에 대해 이해하자. 사실 암이란 하나의 질병을 지칭하는 단어가 아니다. 약 200개의 질병이 ‘암’이란 이름으로 통칭되고 있다. 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암세포’로 말미암아 생긴 질환이라는 점이다. 그럼 암세포란 무엇인가? 암세포는 성장을 멈출 줄 모르는 세포다. 정상세포가 특별한 이유로 바뀌어 암세포가 된다.

일반 세포는 성장을 엄격하게 조절 받기 때문에 수십 번 분열하고 나면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다. 일반 세포의 DNA에는 성장과 분열을 조절하는 부분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부분에 문제가 생기면 암세포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성장을 멈추게 하는 부분이 없어지거나, 성장을 빠르게 하는 부분이 여러 번 중복되면 세포의 성장은 브레이크를 없애고 액셀러레이터를 여러 개 붙인 자동차처럼 빨라진다.

그런 의미에서 일반 세포를 암세포로 바꾸는 물질을 ‘발암물질’이라고 부른다. 탄 음식에 많이 든 벤조피렌 같은 화학물질이나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같은 세균·바이러스가 발암물질이 될 수 있다.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자외선도 DNA를 변형해 암을 일으킬 수 있다. 물론 우리 몸에 방어기작이 있기 때문에 발암물질이 있다고 모두 암세포가 되는 건 아니며, 암세포가 있다고 해서 모두 암이 되는 것도 아니다.

일단 암세포가 되면 정상 세포와는 다른 특성을 보인다. 암세포는 혈관을 늘려 주변의 산소와 양분을 빨아들인다. 성장과 분열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원래 조직 세포의 모양과 임무는 잃어버리고 오직 성장만이 주된 관심사가 된다. 다른 세포의 경계를 침범하지 않는 일반 세포와 달리 주변 세포를 잠식하면서 성장·분열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암세포가 자기 영역을 넓혀 덩어리 모양으로 된 것이 ‘종양’이다. 암세포 하나가 눈에 띄는 지름 1cm 정도의 종양으로 자라려면 5~10년의 긴 시간이 필요하다. 이 안에는 보통 10억개의 암세포가 들어있다. 그리고 이런 종양 중에서 다른 조직으로 퍼지지 않는 것이 ‘양성종양’, 다른 조직으로 퍼지는 것이 ‘악성종양’, 즉 암이다.

그럼 암을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 기본 전략은 ‘암세포만 골라서 제거하는 것’이다. 세포는 약품, 방사선 등 여러 방법으로 죽일 수 있다. 문제는 이런 방법으로는 정상 세포까지 죽일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이때 일반 세포와 다른 암세포의 특징은 암을 정복하려는 과학자들에게 좋은 지표가 된다. 다른 곳에서는 녹지 않다가 암세포가 있는 곳에서만 녹아 안에 든 치료약이 흘러나오도록 하는 캡슐이라든지, 암세포만 태워 없애는 특정 주파수의 전자파 등이 암세포만 골라 죽이기 위해 개발된 방법이다.

그런데 최근 KAIST 정종경 교수가 개발한 방법은 암을 정복하는 기본 전략과는 전혀 다른 개념의 연구다. 바로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돌려놓는 것이다. 정 교수는 당뇨병, 비만에 관련된 ‘AMPK’라는 효소를 활성화시키자 대장암세포가 변해 미세돌기가 생기는 등 정상 세포로 바뀌는 사실을 밝혀 ‘네이처’ 5월 8일자 표지논문으로 발표했다. AMPK 효소는 세포 구조와 염색체 개수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로 알려져 있다.

정 교수가 원래 연구하던 분야는 초파리였다. AMPK 효소가 없는 초파리에서 암세포가 생기는 것을 발견하고 연구 방향을 급전환했다. 그리고 사람의 암세포에 AMPK 효소의 역할을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놀라운 성과를 낸 것이다. 이는 효소가 대사에만 관여한다는 기존 생각을 깬 연구 결과로 앞으로 새로운 암 연구 분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더 나아가 암이 발생하기 전에 아예 싹을 없애는 연구도 활발하다. 암세포가 종양이 되기 전, 세포 단계에서 발견하고 없애겠다는 것이다. 가장 각광받는 방법은 CT/PET장비다. CT/PET장비는 컴퓨터단층촬영술(CT)과 양성자방출 단층촬영술(PET)이 결합된 장비다. 포도당유사체에 방사성동위원소를 붙여 몸에 주사하면 포도당 대사가 활발한 암세포에 포도당유사체가 집중적으로 모인다. 이때 전신을 CT/PET로 촬영해 암세포 위치를 추적하는 것이다. 포도당 대신 DNA의 원료인 티민에 방사성동위원소를 붙여도 된다. 암세포는 매우 활발하게 세포 분열을 하기 때문에 DNA 원료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암 정복은 어디까지 왔을까? 세계보건기구는 “암의 3분의 1은 예방이 가능하고, 3분의 1은 현대의학으로 완치할 수 있고, 3분의 1은 아직 정복되지 못했다”고 보고했다. 이 말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인간은 암을 66.6%나 정복한 셈이다. 그리고 나머지 3분의 1도 빠른 시간 안에 과학의 힘으로 정복할 수 있을 것이다. (글 : 김정훈 과학칼럼니스트)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아빠! 아빠! 드디어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는 법을 알아냈어요!!”

과학캠프에서 돌아온 태연. 집에 들어오자마자 벌겋게 흥분된 얼굴로 속사포 같은 말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캠프 선생님이 개구리를 액체질소 통에 넣으니까 냉동실 동태처럼 허옇게 얼어버렸는데요. 그 개구리를 미지근한 물에 넣어주니까 금방 폴짝 뛰어오르는 거에요. 그러니까 이제 사람도, 불치병에 걸리면 꽁꽁 얼렸다가 치료제가 개발되면 녹여서 치료하면 되니까 영원히 살 수 있게 되는 거라고요!”

아빠, 태연의 얘기를 들으며 신기해하기는커녕 답답하고 실망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그걸…, 이제 알았어?”
“네에? 그럼 아빠는 알고 있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왜 아직 냉동인간이 있다는 얘기는 뉴스에 안 나오는 거죠?”

“휴~ 제발 책 좀 읽어라. 냉동인간이 만들어진 지 벌써 40년이 넘었다고! 이미 세계적으로 수백 명의 냉동인간이 있고 말이야. 네가 좋아하는 백설공주, 곰돌이 푸를 만든 월트 디즈니도 현재 냉동인간으로 보관되어 있어. 심지어는 몸 전체를 냉동인간으로 만들면 돈이 너무 많이 드니까 머리만 냉동인간으로 보관하는 사람도 있는데, 의학기술이 엄청나게 발달하면 뇌세포만으로도 인간의 몸을 복제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는구나.”

“우... 머리만 꽁꽁 얼려서 보관하다니, 소름이 쫙 돋아요. 아빠.”

“네 말대로 개구리를 얼렸다가 다시 살려내듯 인간도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아마 병에 걸려 죽는 사람은 없을지도 모르겠다. 암 같은 난치병도 언젠가는 정복될 테니까 말이야. 하지만 개구리나 뱀은 변온동물이라 온도변화에 강한데다 크기도 작아서 한꺼번에 기능을 정지시켰다 살려내는 게 가능하지만, 인간처럼 커다란 항온동물을 그렇게 하기는 정말 힘든 일이란다.”

“그럼 어떻게 냉동인간을 만들었는데요?”

“일단 냉동인간을 원하는 사람의 심장이 멈추면, 재빨리 심폐소생기로 호흡을 되살려서 산소 부족으로 뇌가 손상되는 것을 막아야 해. 그런 다음 혈액을 모두 제거하고 신체 각 기관의 손상을 막는 특수 액체를 넣지. 그리고 영하 197도의 액체질소로 급속냉동 시켜 보관하는 거야. 되살려낼 때는 이 과정을 거꾸로 반복한 다음 전기 충격으로 심장을 소생시키면 되고 말이다.”

“엥? 생각보다 그렇게 복잡하지는 않은데요? 그런데 왜 아직 깨어난 사람이 없는 거예요?”
“음... 그건 말야. 너, 얼렸다가 녹인 딸기 본 적 있지?”
“예. 허옇게 흐물흐물 거리는 게 징그러워요.”

“딸기 세포가 파괴됐기 때문에 그렇단다. 세포는 약 85%가 물로 구성되어 있어. 그런데 생물을 냉동시키면 이 세포 속의 물이 팽창하면서 마치 바늘이 풍선을 터뜨리듯 주변의 세포막을 손상시켜 버리지. 인체도 마찬가지여서 냉동을 하게 되면 녹인 딸기처럼은 아니더라도 상당히 많은 세포들이 손상돼 버린단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냉동인간을 깨어나게 할 때 세포들, 특히 뇌세포를 완벽하게 소생시키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어.”

<현재 기술로는 냉동인간을 해동시킬 때 신체 세포가 파괴되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
사진은 영화 ‘데몰리션 맨’에서 주인공이 냉동 상태에서 깨어나는 모습. 사진 제공. 동아사이언스>

“그게 정말 가능할까요?”

“과학자들은 세포수복 나노 로봇을 만들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 바이러스 크기의 나노로봇이 세포막 안팎을 들락거리면서 손상된 세포들을 수리하는 거지. 현재의 나노 기술 발달 속도라면 2040년경에는 나노로봇 덕분에 냉동인간의 부활이 가능하게 될 거라고 과학자들은 예상하고 있단다. 하지만 그런 방법으로 인간의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어.”

아빠의 얘기를 듣고 있던 태연의 눈에서 갑자기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이런 기술이 좀 더 빨리 발전됐다면, 작년 봄에 죽은 병아리 두 마리와 지난주에 죽은 달팽이 여섯 마리도 살려낼 수 있었을 텐데. 너무 속상해요.”

눈물을 훔치며 급히 밖으로 나간 태연. 잠시 후 목에 구렁이를 두르고 개구리가 가득 들어있는 커다란 유리병을 들고 나타난다. 경악스럽기 그지없다.

“태연아! 이게 다 뭐야!?”

“요 앞 건강원에 좀 다녀왔어요. 변온동물이 아주 많더라고요. 아까 아빠가 변온동물이 냉동상태를 잘 견딘다고 하셨잖아요. 이 동물들로 열심히 연구해서 제 손으로 꼭 냉동인간을 부활시키겠어요. 아빠에게도 영원한 생명을 선물로 드리죠.”

“그런데 태연아, 영원한 생명 대신에 구렁이를 푹 고아서 뱀탕을 해먹는 게 낫지 않을까? 내가 요즘 늙는지 기운이 없어서 다리가 후덜덜 떨리고….”

“아빠!!!”

글 : 심우 과학칼럼니스트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글이 유익하셨다면 KISTI의 과학향기를 구독해 보세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1 
BLOG main image
생활에 밎줄 긋는 과학이야기♡ -KISTI의 과학향기-
by 과학향기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178)
과학향기 기사 (892)
과학향기 이벤트 (1)
과학향기 독자참여 (1)
이런주제 어때요? (1)

달력

«   2017/06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istory!get rss Tistory Tistory 가입하기!
Clicky Web Analytics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