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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4.09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선거 시대 열리다!
  2. 2010.05.31 당신의 뇌가 지지하는 후보는? (1)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선거 시대 열리다!

2012년은 우리나라와 미국 모두 중요한 선거가 있는 해다. 기존의 선거와 차이가 있다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선거가 더욱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점이다. 선거는 후보자와 유권자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서로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이 과정에서 데이터의 역할은 날로 중요해지고 있다. 오는 4월 11일, 곧 다가올 19대 국회의원선거를 시작으로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12월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나타나게 될 다양한 데이터 분석·시각화 사례는 올해 선거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우리는 통계학자, 예측 모델 전문가, 데이터 마이닝¹⁾ 전문가, 수학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일반 분석가와 기획자로 구성된 다분야 융합팀입니다. 우리와 함께 일할 예측 모델 전문가와 데이터 마이닝 과학자, 그리고 분석가를 찾고 있습니다.”

이것은 과학 기술 분야 연구소의 구인 공고가 아니다. 오는 2012년 11월에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며 준비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본부가 2011년 7월 내놓은 구인 공고의 일부다.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본부에서는 대체 무슨 일을 하기에 선거와 크게 관련 없어 보이는 이런 생소한 전문가들을 찾는 것일까?

현재 시카고에 차려진 오바마 대통령 선거본부에서는 완전히 공개되지 않은 두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프로젝트 이름이 재밌다. 각각 ‘드림캐쳐(dreamcatcher)’와 ‘외뿔고래(Narwhal)’다. ‘드림캐쳐’는 현재 오바마 정부의 정책이 유권자 자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자유롭게 기술한 텍스트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프로젝트다. 유권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기술한 이야기는 유권자 한 명 당 최소한 6만 개 이상의 단어로 구성된 텍스트이며, 오바마 선거본부에서는 현재 수백만 명 분량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선거본부 데이터팀에서는 이러한 방대한 분량의 텍스트 데이터를 모아 유권자의 기대와 소망을 데이터 마이닝 기술을 이용해 분석하고, 이를 유권자 개개인에게 최적화한 새로운 선거 전략을 반영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외뿔고래’는 유권자의 행동 특성을 분석하는 프로젝트다. 유권자의 온라인 활동, 과거의 투표 행동, 선거 자금 기부 행태, 선거 운동 자원봉사 패턴 데이터 등을 유기적으로 분석해 유권자들의 정보를 입체적으로 구성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생소한 구인 공고가 필요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바마 선거본부는 올해 재선을 노리며 이처럼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선거 전략을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던 것이다. 이러한 데이터 기반 선거 운동을 위해 공식 직함이 ‘수석 과학자’인 레이드 가니(Rayid Ghani)가 이 모든 작업을 총괄하고 있다.

데이터 기반 선거는 비단 선거를 준비하는 후보자 진영에만 국한된 주제는 아니다. 후보를 지지하고 표를 행사하는 유권자도 데이터 기반 선거에 주인공으로 참여하고 있다. Politilines 서비스(http://politilines.periscopic.com)가 바로 대표적인 예다.

Politilines은 CNN 방송 자료와 UC 산타바바라 대학교의 미 대통령 선거 관련 데이터베이스인 ‘The American Presidency Project’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2011년부터 2012년 2월까지 공화당의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경선 과정에 참여한 후보들의 토론 주제와 키워드를 쉽게 비교·분석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근 2년간 여러 후보가 토론 과정에서 말한 모든 문장을 일정한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후보와 주요 키워드 간의 상관관계가 명확히 드러나는 데이터 형태로 가공하고 조직화했다. 단순히 텍스트 형식의 테이터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데이터를 더 직관적이고 효율적으로 탐색할 수 있도록 인터랙티브 형태로 시각화했다. 이를 통해 유권자들은 언제, 어떤 후보가, 어떤 주제를 놓고, 어떤 단어를 중심으로 서로 토론을 벌이고 주장을 펼쳐 나갔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우리나라도 2012년 올해 19대 국회의원선거와 18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선거 흐름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데이터 기반 선거의 핵심인 과거 선거 데이터 분석 과정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데이터 시각화와 데이터 저널리즘 연구를 수행하는 연합뉴스 미디어랩에서 제작한 17·18대 국회의원선거

인터랙티브 데이터 지도(http://www.yonhapnews.co.kr/medialabs/elec2012/map_poll.html)가 그 대표적인 예 중 하나다.



[그림] 17·18대 국회의원선거 관련 대용량 데이터를 인터랙티브 형태로 시각화한 데이터 지도. 사용자는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위치공간 데이터와 상호 연동해 빠르고 직관적으로 탐색하고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자료 제공 : 연합뉴스 미디어랩


이 데이터 지도는 전국 1만 3,167곳(17대)과 1만 3,246곳(18대)의 투표소에서 2,158만 1,550명(17대), 1,741만 5,666명(18대)의 투표자가 만들어낸 선거 데이터를 지리정보시스템(GIS)과 연결해 실제 지도상에 입체적으로 시각화한 것이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다양한 조건을 조합해 17·18대 국회의원선거를 다각도로 조망할 수 있으며 다가오는 국회의원선거와 대통령선거의 기반 자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인터랙티브 데이터 시각화가 아니었다면 한 번에 대용량 데이터를 조망하고 분석하는 일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SNS와 모바일 환경을 기반으로 한 선거 관련 데이터도 그 어느 해 보다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때문에 이를 이용한 데이터 기반 선거 정보 서비스도 주요 언론사와 각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트위터나 페이스북, 미투데이와 같은 소셜미디어 상의 데이터를 대상으로 이뤄지는 사회관계망 분석(social network analysis)과 시각화는 이번 국회의원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중요한 선거 데이터 분석·시각화 사례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선거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1)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 대규모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데이터 안에 숨겨져 있는 통계적 규칙이나 패턴을 찾아내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규칙과 패턴을 바탕으로 과거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데이터 패턴과 특징을 찾을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의사 결정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글 : 한운희 연합뉴스 미디어랩 데이터 분석·시각화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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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2일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다. 각 지역의 대표가 되겠다고 나선 후보자들은 TV 토론, 선거 유세 등을 통해 자신을 알리는 중이다. 되도록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더 좋은 삶을 살게 해주겠다고 약속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권자는 후보자의 약속을 꼼꼼히 따져가며 후보자를 선택하는 것 같지 않다. 대체 유권자들은 무엇을 보고 투표하는 것일까? 2000년과 2004년 미국 대선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보면 그 답이 조금은 보인다.

2000년 당시 앨 고어 후보는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정책을 내세웠다. 부시 전 대통령을 반박하는 데도 같은 전략이었다. 가령 부시의 의료민영화를 반박하면서 ‘이 계획대로라면 18%의 의료보험비가 47%로 올라가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다. 하지만 미국의 유권자들은 ‘고어가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이 아니라 냉담한 정책전문가이며, 그에게 사람들은 통계 수치에 불과 하다’는 부시의 반격에 넘어갔다.

‘감성의 정치학(The Political Brain)’을 쓴 미국 애머리대의 드루 웨스턴(Drew Westen) 교수는 이는 ‘정치적인 뇌’의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정치적 뇌는 수치나 사실이 아니라 감정에 반응한다. 따라서 고어는 ‘부시의 계획에 따르면 의료보험료가 약 3배 오르므로 우리 부모를 힘들게 할 것’이라며 감성에 호소했어야 승리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우리 뇌는 어떻게 구성돼 있고, 정치적인 판단에는 어느 부분을 사용하기에 이런 결과가 나온다는 것일까?

인간의 뇌는 크게 3개의 층으로 이뤄져 있다. 흔히 파충류의 뇌, 포유류의 뇌, 인간의 뇌로 불리는 것이 그것이다.

가장 안쪽에 자리 잡은 파충류의 뇌는 뇌간(뇌줄기)과 소뇌로 이뤄져 있다. 이 부분은 척추 속의 신경인 척수가 약 5억 년 전에 윗부분으로 확대 팽창되면서 형성됐다. 주로 호흡이나 심장 박동, 혈압 조절 등의 생명체의 기본 기능을 담당한다.

이를 둘러싸고 있는 부분이 포유류의 뇌인데, 이는 위아래로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며 감정 기능을 담당한다. 포유류가 꼬리를 흔들며 애정을 나타내거나 겁에 질려 울부짖거나 움츠리는 등의 감정적 행동을 하는 이유도 이 부분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인간 뇌의 변연계 부분에서 이런 감정이 일어난다. 우리는 출생 직후부터 5세 사이에 주로 어머니와의 관계를 통해서 따뜻한 정과 사랑, 강한 유대감을 얻는데 이를 통해 변연계를 발달시킨다. 덕분에 우리 뇌는 가족을 돌보고 공동체 이익을 추구하도록 발달된다.

포유류의 뇌를 둘러싸고 있는 부위는 대뇌피질부가 있는 인간의 뇌다. 이는 세 부분의 뇌 중 가장 나중에 진화한 것으로 이성과 추상적 사고 등을 관장한다. 인간이 학습하고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은 모두 이 부분이 발달했기 때문에 가능하다. 오늘날 우리가 문명을 이루고 과학을 발전시키고 있는 것도 모두 인간의 뇌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웨스턴 교수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성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선거에서 영향을 발휘하는 것은 인간의 뇌인 대뇌피질부가 아니라 감정을 관장하는 포유류의 뇌, 변연계다. 사람들은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자신을 설득하는 후보가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후보를 선택한다는 말이다.

그가 2004년 미국 대선 기간에 했던 실험은 이 내용을 뒷받침한다. 그는 당시 존 케리 후보를 지지하던 사람 15명과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을 지지하던 사람 15명에게 두 후보의 모순된 공약을 보여줬다. 그 뒤 그 내용에 모순이 있는지 찾아보라고 주문하며 그들의 뇌를 자기공명영상장치(fMRI)로 관찰했다.

실험 결과 참가자들은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후보자의 결함은 쉽게 파악했지만, 지지하는 후보의 모순은 파악하지 못했다. 이때 뇌 영상은 감정을 관장하는 부분만 적극적으로 활성화돼 있었다. 결국 정치적인 판단을 내릴 때 사용하는 뇌는 이성을 관장하는 대뇌피질 부분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런 내용을 근거로 웨스턴 교수는 “유권자의 표를 얻기 위해서는 감정에 호소해야 하며, 그들이 공감해야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정신분석학자 클로테르 라파이유(Clotaire Rapaille)는 자기 책, ‘컬처코드(Culture Code)’에서 선거에서 중요한 것은 파충류의 뇌라고 주장한다. 인간에게는 올바로 이해하는 것이나 좋은 감정을 느끼는 것보다 ‘살아남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고, 그 부분을 지배하는 것이 바로 생존과 관계있는 파충류의 뇌이기 때문이다.

파충류의 뇌는 생존에 유리한 선택을 하도록 설계돼 있는데, 이것이 ‘문화’라는 게 라파이유의 생각이다. 문화는 인류가 세대를 이어가는데 필요한 생존수단 중 하나기 때문에 각 문화가 생존을 위해 어떤 대표자를 원하는지 알고, 그에 따른 모습을 보여주면 득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인들은 신대륙으로 건너와 새로운 문화를 개척했다. 이 과정에서 그들에게 중요했던 것은 어려움을 이길 수 있는 용기와 강한 생존 본능을 가진 지도자였다. 결국 미국인들은 이성적으로 공약을 따지기보다는 자신들의 무의식에 각인된 지도자와 가까운 후보를 선택하게 됐다. 고어와 캐리는 모두 이런 모습과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부시에게 패했다는 게 라파이유의 설명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유권자의 무의식에 각인된 ‘대표자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결국 선거를 할 때 우리 뇌는 인간의 뇌인 대뇌피질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웨스턴 교수의 말처럼 감정으로 후보를 선택하거나, 라파이유의 주장처럼 무의식 속에 각인된 대표자와 맞는 사람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합리적인 선거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이유다. 그렇지만 대뇌피질도 우리가 사용하고자 마음만 먹으면 쓸 수 있는 뇌의 한 부분이다. 이번 선거에는 포유류의 뇌나 파충류의 뇌 대신 인간의 뇌를 사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글 : 박태진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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