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의 고조할아버지, 다게르

유명한 과학자들의 일화를 보면 우연한 계기를 통해 과학사적으로 중대한 발견을 한 사례가 종종 있다. 뉴턴이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깨달은 이야기나,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탕에 들어갔다가 넘치는 물을 보고 부력의 원리를 알아낸 이야기는 이미 너무나 유명하다. 이런 것을 두고 ‘세렌디피티(serendipity)’ 또는 ‘세렌디피티적 사고’라고 한다.

1830년대 어느 날 저녁, 중대한 발명을 이끌어 낸 우연한 사건이 찾아왔다. 한 발명가가 여느 때처럼 실험을 하다가 망친 은판을 화학약품 보관소에 넣어두었다. 며칠 후에 그 판을 꺼내보니 무언가 선명한 영상이 나타나 있었다. 그는 연구 끝에 함께 들어있던 수은의 증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것은 세기의 대발명 ‘사진’이 탄생하게 된 계기가 됐다.

이 발명가 이름은 루이 자끄 망테 다게르(Louis Jacques Mandé Daguerre), 오늘날 ‘사진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가 아니었다면 아직도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 8시간 동안 카메라 앞에서 꼼짝 않고 있어야 했을지 모른다.



그림 1 ‘사진의 아버지’로 불리는 루이 다게르.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다게르는 1787년 11월 18일 프랑스 코르메유 장 파리지에서 태어났다. 그는 원래 극장의 무대배경을 그리는 화가로 ‘카메라 옵스큐라’를 사용해 자연풍경을 그렸다. 카메라 옵스큐라는 16세기 이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장치는 밀폐된 상자의 한쪽 면에 구멍을 뚫으면 바깥 경치가 다른 쪽 면 위에 거꾸로 비치는 원리를 이용해 만들어졌다. 당시 화가들은 옵스큐라를 사용해 경치나 사물을 그리곤 했다.

다게르는 이 작업을 하면서 카메라 옵스큐라 초점판에 비친 아름다운 풍경을 그대로 남기고 싶어했다. 1827년경부터 본격적인 사진 연구에 착수했지만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파리의 한 렌즈 가게에서 사진을 연구하던 니에프스를 알게 됐다. 프랑스의 공학자였던 조세프 니에프스는 이미 1년 전, 자신의 집 앞 정원에서 사진을 찍을 정도로 다게르보다 사진 연구에 앞서 있었다.

니에프스가 찍은 사진은 태양으로 그리는 그림이라는 뜻에서 ‘헬리오그래피(Heliograpy)라 불렸다. 하지만 그가 찍은 사진은 질이 좋지 않았고 사진 한 장을 얻기 위해 장장 8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빛에 노출시키는 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인물사진을 찍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1829년 다게르는 니에프스에게 공동연구를 제안하고 10년의 계약을 맺었지만 6년 만에 니에프스는 사망한다. 하지만 다게르는 혼자 연구를 계속 진행했다.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던 연구는 위에서 언급한 우연한 계기를 통해 해답을 찾게 됐다. 요오드화은판에 수은 증기를 쐬면 이미지가 드러나는 감광법을 발견한 것이다.

그는 니에프스가 발명한 헬리오그래피를 발전시켜 1837년 ‘다게레오타입(daguerreotype)’이라는 독자적인 사진현상 방법을 발명했다. 은판을 수은 증기에 쐬어 이미지가 드러나게 한 뒤 그 원판을 소금물에 담가서 이미지를 정착시키는 방법이었다. 이 방법은 니에프스의 사진보다 선명한 영상을 얻으면서도 촬영시간을 훨씬 단축할 수 있었다. 기존 8시간이었던 노출시간을 20분가량으로 줄인 획기적인 방법이었던 것이다.


그림 2 다게레오타입으로 찍은 사진들. 1837년(좌), 1838년 파리 거리에서 10분 이상 노출을 통해 얻은 사진(우).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이 기술은 1839년 8월 19일 프랑스 과학아카데미에 공개돼 공식적인 최초의 사진술로 인정받았다. 프랑스 정부는 이 기술을 즉시 사들여 전 인류가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다게레오타입에도 단점은 있었다. 렌즈가 어둡고 집광력(빛을 모으는 능력)이 약했기 때문에 노출시간이 많이 걸렸다. 게다가 촬영과 현상을 거쳐 단 한 장의 사진밖에 얻을 수 없었다. 하지만 사진술은 꾸준히 개발돼 1880년대 들어서며 롤 필름을 이용해 자유롭게 사진을 확대, 축소하거나 대량복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프랑스 과학아카데미는 다게레오타입을 최초의 사진술이라고 인정했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이견(異見)도 분분하다. 니에프스가 최초라는 의견도 있으며 영국에서는 자국의 수학·물리학자였던 톨벗을 사진술의 개척자로 내세운다. 니에프스의 공로를 덮어버린 다게르의 인간성에 대한 논란도 있다.

하지만 이런 논의를 차치하고서라도 다게르는 잠상이 현상에 의해 나타난다는 현대 사진술의 기초 원리를 확립한 인물이다. 또한 은판을 최종적으로 소금물에 담가 이미지를 정착시킨 방법은 현재의 정착 방법(광선에 의해 상이 파괴되는 것을 보호한다는)의 시초가 됐다.

오늘날은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으로 인해 이전의 복잡한 과정이 대폭 줄어들었다. 누구나 촬영을 할 수 있고 자신이 찍은 영상을 그 자리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으며 저장과 가공 역시 간편해졌다. 이같이 현대 카메라의 혜택은 19세기 사진술의 발견 덕택에 풍요로워 졌다.

글 : 유기현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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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큰마음 먹고 최신 DSLR 카메라를 구입한 직장인 김모 씨. 평소 사진에 대한 관심이 많았을 뿐 아니라 친구들 대부분이 DSLR 카메라를 구입한 터라 멋진 사진을 찍어서 자랑하려는 의욕이 대단하다.

그런데 사진을 찍다 보니 김 씨를 당황하게 만드는 고민거리가 한 둘이 아니다. 무엇보다 큰 고민거리는 카메라를 사고 보니 막상 찍을 거리가 안 보인다는 것. 일상에서 마주치는 풍경이나 정물들을 찍어보니 밋밋한 사진만 나올 뿐 주제도 소재도 명확하지 않아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런 사진을 사진동호회에 올리려니 부끄럽기도 하고 답답하다. 어떻게 무엇을 찍어야 할지 통 감이 안 오는데….

김씨 같은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촬영 대상이 있으니 바로 가을철의 자연과 생명이다. 사실 가을은 아마추어 사진가들에게 촬영하기 좋은 계절이다. 겨울을 대비해 생태계가 다양한 변신을 하기 때문이다. 뷰파인더를 통해 몰랐던 생물의 생김새를 관찰하다 보면 평소 관심이 없던 생태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생태사진 찍기가 생각보다 녹록치 않다.

종마다 다른 생물의 습성이나 행태를 알아야 하고, 오랜 촬영 시간을 견딜 수 있는 인내와 체력도 필요하다. 촬영 기술이나 장비 역시 다른 사진 분야에 비해 높은 수준을 요구한다. 곤충 같은 작은 생명체를 크게 찍기 위해서는 접사를 할 수 있는 매크로 렌즈가 필요하며, 새처럼 접근이 힘든 생명체를 찍을 때는 멀리서도 촬영이 가능한 망원렌즈가 필요하다.

시시각각 변하는 기후와 뱀, 독충 등 위협요소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옷과 신발도 갖춰야 하는 생태사진이야말로 수많은 사진의 영역 중 가장 찍기 힘든 분야일 것이다. 그런 만큼 좋은 생태 사진을 찍었을 때의 성취감도 크다. 더 추워지기 전에 야외로 나가 자연과의 조우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여기 생태사진 잘 찍는 5가지 노하우를 공개한다.

TIP 1. 삼각대를 꼭 지참하자!
삼각대는 사진 촬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주변장비 중 하나다. 삼각대를 쓰는 이유는 그냥 손으로 사진기를 잡고 사진을 찍을 때보다 흔들림이 적기 때문이다. 자주 움직이는 곤충, 바람에 흔들리는 꽃, 멀리 있는 새를 찍을 때 삼각대 없이 초점이 잘 맞은 사진을 찍기란 불가능하다. 비용이나 무게 때문에 삼각대 구입이 부담스럽다면 모래주머니나 콩주머니를 만들어 사진기를 고정시키는 받침대로 활용해도 된다. 단 초점거리가 긴 망원렌즈를 사용할 때 삼각대는 필수다.

<삼각대는 안정된 촬영을 위해 필수적인 장비다. 가능하면 짓조나 맨프로토 등 튼튼한 삼각대
를 쓰는 게 좋다.>

TIP 2. 물이나 태양 등 부피사체를 활용하자!
물기가 없는 꽃보다는 물방울이 아롱아롱 매달려있는 꽃이 더 생동감이 있다. 사진가들이 새벽에 꽃이나 식물을 촬영하는 이유도 바로 이슬이 맺히기 때문. 낮에 촬영을 한다면 의도적으로 물뿌리개를 지참해 찍으려는 대상에 물을 뿌려주면 된다. 식물뿐 아니라 청개구리 등의 양서류 촬영에도 유용한 기법이다. 새처럼 멀리 있는 큰 생명체를 찍을 땐 일출이나 일몰 때의 태양을 부피사체로 활용하면 좋다. 하늘을 불게 물들이는 태양을 배경으로 새의 실루엣을 표현해보자. 생명이 주는 신비함과 자연의 장엄함은 극대화할 수 있다.

<일출과 물안개를 배경으로 왜가리의 실루엣을 찍은 모습. 자연의 신비를 부각시킬 수 있다.>

TIP 3. 반사판, 배경지 등 소품을 활용하자!
생태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피사체는 당연히 살아있는 생물이다. 주피사체인 생물을 부각시키기 위해 반사판이나 배경지를 활용하면 좋다. 먼저 반사판의 사용법. 은색으로 된 반사판은 빛이 닿지 않는 그늘이나 역광 촬영시 빛을 반사시켜 찍고자 하는 대상에 비춰주면 유용하다. 빛이 닿는 각도를 잘 조절해 피사체를 부각시킬 수 있다.

반사판과 반대로 배경지는 배경을 어둡게 해서 피사체를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생태촬영은 배경이 단순할수록 좋다. 그러나 인공적인 촬영준비를 하기 어려운 야외에는 나뭇가지, 풀, 돌 등 시선을 분산시키는 저해 요소들이 많다. 이럴 때 검정색이나 어두운 톤의 배경지를 미리 준비해서 촬영 대상의 뒤편에 대고 촬영하면 촬영하려는 대상을 확실히 부각시킬 수 있다. 반사판과 배경지 둘 다 크기가 작으므로 휴대하기에도 불편함이 없다.

<배경이 어두울수록 피사체는 부각된다. 꿀벌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어두운 배경을 활용한 예.>

TIP 4. 초점거리보다는 심도에 신경을 쓰자!
생태사진은 다른 분야에 비해 렌즈의 기능이 중요하다. 곤충이나 꽃 같은 접사 영역은 매크로렌즈가, 새나 포유류처럼 멀리서 찍어야 하는 피사체는 망원 렌즈가 필요하다. 그러나 렌즈의 초점거리에만 신경 쓰다 보면 정작 더 중요한 심도를 놓치게 된다. 심도는 사진에서 초점이 맞은 영역을 뜻한다. 심도가 깊은 사진은 초점의 영역이 넓다는 의미이며, 심도가 얕은 사진은 초점의 영역이 좁다는 의미다. 보통 피사체를 부각시키기 위해 렌즈의 조리개를 확 개방해서 심도가 얕은 사진을 찍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특정 부위만 클로즈업된다. 생물의 전체적인 특징이나 생김새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조리개를 조여 심도를 확보하는 게 좋다.

<작은 곤충을 조리개를 지나치게 열고 찍으면 눈이나 특정부위에만 초점이 맞게 된다. 4.5f 이
상의 조리개값을 확보하는 게 좋다. 위 파리매 사진은 심도 확보에 실패한 사례.>

TIP 5. 고성능 렌즈가 없다면 접사 기능을 이용하자!
앞서 언급했듯이 생태사진은 특수 기능이 있는 좋은 DSLR 바디와 렌즈가 필요하다. 당연히 수백 만 원이 넘는 고가의 렌즈가 허다하다. 전문적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이 아니라면 당연히 부담스러울 터. 그러나 꼭 비싼 DSLR 카메라가 없다 해도 멋진 생태사진을 찍기에는 무리가 없다. 요즘 나오는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에는 필수적으로 접사 기능이 있는데 제조사와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튤립 모양의 아이콘을 선택하고 촬영을 하면 꽃이나 곤충을 찍을 때 근접 촬영을 할 수 있다.

<저렴한 콤팩트카메라의 접사기능으로도 생태사진을 찍기 무리없다. 사진은 콤팩트카메라
인 니콘 쿨픽스5700의 접사기능을 이용해 찍었다.>

녹록치 않던 생태사진 찍기도 다섯 가지 팁을 알고 있다면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 자연의 신비가 살아 숨 쉬는 장소를 찾아 떠나자. 삼각대와 반사판, 배경지 정도만 챙겨도 훌륭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조금 더 욕심을 부려 심도 조절과 접사까지 시도한다면 전문가 못지 않은 사진을 찍게 될지도 모른다. 이 가을, 생태사진과 함께 자연의 신비를 만끽하는 것은 어떨까.

글,사진 : 김경우 동아사이언스 기자 ichufs@donga.com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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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추억의 계절이다. 일 년에 단 한번 뿐인 휴가를 맞아 산이나 바다로 여행을 갈 기회도 많고, 색다른 장소에서 보내는 시간은 두고두고 추억으로 남는다. 특히 여름은 별의 계절이다. 여행을 떠나기 쉬운 기후인 만큼, 평소 도심에서 보기 힘들었던 별을 손쉽게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호주머니에 든 작은 카메라로 휴가 때 바라본 빛나는 별을 영원히 간직할 수는 없을까? 방법은 있다. 제대로 된 천체사진을 찍으려면 고가의 장비와 많은 지식이 필요하지만, 여행지에서 별을 촬영하는 방법 정도는 조금만 노력하면 쉽게 배울 수 있다.

천체사진이 특별한 이유는 어두운 밤에 촬영한다는 점이다. 특히 카메라의 자동촬영 기능을 사용할 수 없는 점이 문제인데, 평상시처럼 디지털카메라로 하늘을 겨누고 셔터를 눌러봐야 별은 찍히지 않는다. 너무도 캄캄해 카메라가 어느 곳을 찍어야 할지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진이란 필름이나 디지털센서를 빛에 반응시켜 얻은 이미지이다.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촬영한다는 건 흐릿한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아서 또렷한 영상을 얻기 어렵다.

따라서 별 사진을 찍을 때는 일단 수동기능을 사용해 ‘오랫동안’ 찍어야 한다. 찰칵하는 소리를 내며 순식간에 사진을 찍는 일반적인 상황을 생각해서는 안 되며, 카메라를 고정시켜 두고 적어도 몇 초 이상은 사진을 찍어야 한다. 특수한 장비가 있다면 몇 시간씩 사진을 찍기도 한다. 따라서 삼각대가 반드시 필요하다.

<도심에서 다리를 배경으로 달과 밝은 행성을 찍은 사진. 카메라와 삼각대만 있으면 손쉽게
찍을 수 있다.>


요즘에는 소형 디지털카메라도 대부분 수동기능이 들어 있다. 설정 중에서 ‘셔터 스피드’를 찾아보자. 이 기능을 사용하여 셔터 스피드를 최대치인 30초 정도로 설정한다. 하늘의 밝기와 렌즈의 성능, 카메라의 기타 설정에 따라 밝기가 달라지지만 일단 30초로 사진을 찍어보자. 사진이 너무 밝게 나온다면 25초, 20초나 10초 정도로 바꾸어가며 사진을 찍으면 된다.

만약 30초 까지 사진을 찍었는데도 어둡게 나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약한 빛을 ‘최대한’ 증폭해 사진을 찍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디지털카메라의 촬영 메뉴를 찾아보면 ISO 세팅이 있다. 카메라에 따라 ASA 라고 적어 놓은 것도 있다.

이 기능은 카메라가 빛에 반응하는 정도(감도)를 맞추는 것으로, 셔터스피드와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감도를 가장 높여 본다. 일반적으로 소형 카메라의 경우 감도 설정은 400에서 1600, 요즘 나오는 최신형은 3400까지 설정이 가능하다. 감도가 높아질수록 화질은 거칠어지지만, 일단은 사진이 찍히는 것이 중요하니 최댓값으로 설정한다. 그리고 너무 밝다 싶을 때 조금씩 줄이면 된다.

<노출 20초 정도로 촬영한 사진. 배경사진과 함께 많은 별들을 찍을 수 있다.>


카메라 감도와 셔터스피드를 설정했다면 기본 설정은 끝났다. 또 고급형 디지털 카메라는 DSLR 카메라처럼 조리개도 세팅이 가능하다. 조리개는 렌즈가 빛을 받아들이는 정도를 설정하는 것으로, F라는 기호로 표시되며 보통 F 2.8 등과 같이 적는다. 숫자가 작을수록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최댓값은 카메라에 달린 렌즈마다 각각 다르다. 조리개 역시 허용하는 최댓값으로 열어 두자.

여기까지 마쳤으면 카메라를 최종적으로 점검해본다. 감도는 400에서 1600 사이, 조리개는 2.0에서 3.5 정도, 셔터스피드는 15초에서 30초 정도로 설정되어 있을 것이다.

이제 알고 있는 별자리나 흐릿한 은하수가 지나가는 곳 등을 겨눠 사진을 찍어보자. 주변에 인공조명이 없는 한적한 바닷가나 산 속이 별 사진을 촬영하기에 제격이다. 주위가 너무 밝으면 별이 화면에서 사라져 버리니 주의하도록 하자.

만약 사진이 너무 밝게 찍힌다면 최대치로 설정한 값 중 ISO, 셔터속도, 조리개 순서로 설정된 값을 조금씩 줄여보며 사진을 몇 장 찍어보자. 장소에 따라 적당한 밝기(노출)를 곧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꼭 한 가지 생각해야 하는 것이 있는데, 지구는 가만히 있지 않고 자전을 한다는 점이다. 하루 24시간 동안 360도를 회전하게 되니, 1시간에 15도 정도 움직인다. 따라서 어떤 별을 찍든 몇 십초 이상 촬영하면 별의 모습이 반짝반짝 빛나는 하늘의 ‘점’이 아니라. 쭉 늘어난 선 모습으로 사진이 찍힌다.

<별사진이 점으로 찍히는 시간. 사진 찍는 사람이 서 있는 지구상의 위도, 카메라에 설치한
렌즈의 초점거리에 따라 셔터속도가 각각 달라진다.실제로는 이 보다 조금 더 긴 시간동안
사진을 찍어도 큰 문제는 없다.>


일반적인 디지털 카메라로는 30초 정도 촬영할 경우 대개 큰 문제가 없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별의 모습이 ‘선’으로 찍힐 경우 셔터속도를 적당히 빠르게 해 보자.

카메라에서 셔터속도를 조절할 때, B(벌브)를 선택할 수 있다면 10분 이상의 노출을 주어서 별이 흐른 궤적을 살린 사진도 촬영할 수도 있으니 시도해 보자. 벌브는 필요한 만큼 긴 시간동안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메뉴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는 동안은 계속해서 사진이 찍히게 된다.

<산 속에서 새벽 동이 터올 무렵 약 3분간 촬영한 사진.짙푸른
하늘의 색이 별의 궤적과 어울려 보인다.>


별 사진은 다른 사진처럼 순간에 찍을 수는 없지만 몇 분의 시간을 기다리는 묘미가 색다르다. 휴가철 산이나 바다에서 추억과 함께 그곳의 별을 담아오는 것은 어떨까? 올해 여름에는 밤하늘을 담아와 자신의 블로그나 사진첩을 장식해보자.


글 : 조상호 천체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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