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4.19 상상 그 이상의 ‘증강현실’
  2. 2010.01.19 아스피린이 항암제라구!?
2018년 우리의 미팅문화는 어떻게 바뀔까?
카페에 마주앉은 초식남 A군과 건어물녀 B양의 초면 대화를 상상해보자.

“인식 좀 해도 실례 안 될까요?”
“예. 원하시면.”

B양이 살짝 목례하고 스마트폰을 꺼내 상대방 얼굴을 비추자 화면에 바로 A군의 신상정보 이미지가 뜬다. 성명 이대박, 나이 32세, 2012년 한국대 경영학과 졸, SX 마케팅부 대리, 2016년 아프리카 마다카스카르 학교 지어주기 참가...정보인증 구글 퍼셉션.

“마다가스카르에 학교 지어주기? 음 훌륭하시네요. 저는 방콕 족인데. 초식남씨는 왜 절 인식안하세요? 제가 인식도 안 될 정도로 보이나요? 저도 구글 인식서비스 가족이라구요. 힝.”

이상은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이 만들어 낼 미래의 미팅문화를 그려 본 것이다. 증강현실은 1990년 보잉사의 톰 코델(Tom Caudell)이 항공기 내부 설계를 보여주기 위해 실제와 가상이미지를 동시에 보여준 기술에서 비롯됐다.

이런 시도들은 올드 미디어(old media)에서도 부분적으로 드러났다. 얼마 전 방영했던 TV드라마 ‘공부의 신’에서는 장면을 보강해주는 별도 컷이 삽입되거나, 실사 컷과 만화 컷을 병행하는 방법이 사용됐다. 이처럼 현실의 부족한 점을 보완, 증강하려는 다양한 시도 중의 하나가 증강현실이다.

2010년 현재 증강현실 기술은 건물의 밖에서 내부를 보여주거나, 잡지 표지에 나온 모델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여주는 정도다. 63빌딩 앞에 서서 스마트폰에 건물을 인식시키면 외부 모습뿐만 아니라 내부의 수족관, 아이맥스 등 고객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들이 영상메시지로 동시에 제공된다. 또 일부 글로벌 패션잡지들은 표지에 코드를 삽입해서 소비자가 입력장치에 그 코드를 인식시키면, 패션모델이 실제로 다양한 옷을 입고 말하고 걷는 모습을 볼 수 있게 했다.

증강현실은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의 한 종류지만 현실과 강하게 융합돼 그 영향력과 친화력이 크다. 증강현실은 플라톤이 말했던 이데아를 꿈꾸는 인간들이 만들어 낸 작은 이데아다. 그러므로 매력적이다. 그럼 또 한 번 증강현실의 가까운 미래로 가보자. 이번엔 기업마케팅과 산업현장으로.

2017년 2월 YTN에서 방송된 증강현실 내용은 이럴지도 모른다.

“증강현실 시리즈 1차 방송입니다. 미디어리서치에 의하면 증강현실이 일반화되면서 기업 AR광고비가 2016년 기준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총 광고비의 15%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가 2050년대로 가정한 현실이 35년이나 먼저 구현되는 셈입니다.

방송국, 신문들이 경쟁적으로 AR콘텐츠 사업에 뛰어들면서 현재 AR콘텐츠 등록업체만 100개를 넘고 있습니다. 시장의 23%를 점유한 모 결혼정보회사는 중국, 인도,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했는데, 그곳의 사회신뢰지수, 문화적 차이로 시장개척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중국 이용자의 거짓정보 제공이 30%에 달한다는 비공식자료가 입수되었고, 한 결혼정보회사는 현재 50억 수준의 피해배상 소송에 계류된 상태입니다. AR의 명암, 베이징 000특파원 연결합니다.”

● 인식의 확장, 증강현실

캐나다 미디어학자인 마샬 맥루한이 1964년에 쓴 ‘미디어의 이해-인간의 확장’에서 ‘기계는 인간의 확장이고 미디어는 마사지다’라고 지적했는데, 미디어의 마사지 효과는 증강현실에서 점점 더 강력해지고 있다.

증강현실은 하이패스처럼 전파를 통해 정보를 원격 인식하는 RFID(Radio-Frequency Identification)기술과 GPS기술 발전에 애플이 주도하는 스마트폰 앱스토어 서비스기능이 등장하면서 만들어낸 인식기능의 확장이다. 이 기술은 앞의 두 가지 예화에서 보여주듯 개인이나 집단정보에 대한 인식서비스, 광고, 교육 콘텐츠, 여행, 게임, 쇼 비즈니스, 방송 콘텐츠 등으로도 충분히 발전할 수 있으며 점점 더 확장될 것이다.

현재의 IT리더들은 앞으로 가장 유망한 앱스토어 사업 분야 중 하나로 이 증강현실 기술 및 서비스를 꼽고 있다. 기업에게는 위기면서 황금알을 잡을 수 있는 기회의 산업이다. 물론 긍정적인 것만이 있지는 않을 것이다. 이용자나 지성의 측면에서만 살펴보자.

● 증강현실의 부작용

기술은 본질적으로 중립적이다. 그걸 누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선이 되기도, 악이 되기도 한다. 앞으로 응용이 가능한 대인인식 증강현실은 성추행범, 흉악범 인식이나 습관적 사기전과자들을 가려내는 데는 전자 팔찌나 지문인식보다 탁월한 효과를 내겠지만 스팸메일처럼 프라이버시 침해나 거짓정보 범람 등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인간의 기억력이나 사고력, 상상력에도 영향은 불가피하리라 본다. 노래방이 나오면서 사람들의 가사암기와 음미능력을 심각하게 약화시켰고, 내비게이션은 사람들의 거리 인식과 방향 감각능력을 약화시켰다. 검색포탈이나 위키피디아가 지식의 넓이 확장에는 기여했지만 깊이 있는 지식은 아직 만들지 못하는 것을 보라. 요즘의 ‘모르면 포털에 물어 봐’처럼 증강현실은 ‘들이대면 다 나와’ 경향을 심화할 것이다.

그렇다고 현실이고 트렌드이고 경제의 밥줄이 될 증강현실을 마냥 거부할 수는 없다. 그것은 우리에게 거부의 대상이 아니라 도전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지식의 쇠퇴’에서 생각하는 힘을 상실해 가는 일본의 젊은층, 관료, 언론인들을 비판한 일본의 석학 오마에 겐이치. 그는 인터넷의 부작용에 대해서 언급하는 사람들에게 “그렇다고 인터넷 없이 살 수 있나? 부작용을 찾기보다는 집단지성이나 동시성, 소통 능력 같은 장점을 찾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고 말한다

다행히 인간에게는 균형을 잡는 능력과 집단지성이 있다. 집단지성이 기술에만 몰리는 이 불균형 현실을 다만 우리 스스로의 생각하는 지성으로 경계할 수 있다면. 증강현실은 세계 경제와 지성에 또 한 번의 도전이 될 것이다.

글 : 황인선 KT&G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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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이면 네 번째 ‘다이하드’ 시리즈가 개봉된다. 1편이 1988년 선보인 것을 생각하면 분명한 ‘스테디 셀러’인 셈이다. 비결이 뭘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존 맥클레인’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는 늘 밉살스러운 말을 골라 뱉으며 악당의 화를 돋운다. 말없이 입꼬리를 슬쩍 끌어올리며 흘리는 웃음은 상대를 긴장하게 한다. 신경질적이지만 카리스마가 있다. 그래서일까. 존 맥클레인은 두통을 끼고 산다. 그리고 그 옆엔 늘 진통제의 대명사인 ‘아스피린’이 있다.

그런데 두통약인 줄만 알았던 아스피린에 숨겨진 효능이 있다는 보도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 조금씩 장기 복용하면 혈관의 찌꺼기인 혈전 형성을 방지해 심혈관계 질환을 막는다는 것이다. 당뇨 합병증과 암,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소식까지 들린다. 심지어 ‘만병통치약’이라는 과장된 표현까지 눈에 띈다. 아스피린이 품고 있는 비밀을 차근차근 살펴보자.

아스피린의 역사는 대단히 길다. 히포크라테스가 아스피린을 쓴 기록이 있고 기원전 1550년에 만들어진 파피루스에도 아스피린에 관한 언급이 있을 정도. 까마득한 옛날부터 쓰였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 아스피린은 본래 천연 의약품이었다. 바로 버드나무 껍질이 아스피린의 원료였다.

1830년대에 버드나무 껍질에 있는 ‘살리실산’이라는 물질이 약효를 낸다는 점이 밝혀졌다. 그러나 살리실산은 먹으면 구역질이 날만큼 맛이 고약했고 위에 부담을 줬다. 살리실산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1897년 펠릭스 호프만이 아세트산과 살리실산을 섞은 것이 최초의 ‘아스피린’이다. 이때까지 아스피린은 장티푸스나 류머티즘에 효과가 있다는 점이 밝혀지긴 했으나 역시 주된 기능은 진통, 해열, 소염이었다.

‘두통약’ 아스피린의 지위가 높아진 건 아스피린이 혈관 내 찌꺼기인 혈전 형성을 방지한다는 점이 밝혀지면서부터다. 1978년 캐나다 연구팀이 “아스피린이 뇌졸중 위험을 31%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것. 실제로 최근 미국과 유럽 연구팀의 발표에 따르면 아스피린이 혈전 형성의 주범인 혈소판 응집을 억제해 심근경색과 뇌졸중 같은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소판 응집억제 효과는 당뇨 합병증도 지연시킨다. 당뇨병 환자의 혈소판은 생존 기간이 짧아 응집이 빠르다. 혈전을 만들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때문에 아스피린을 먹으면 혈관이 막혀 생기는 합병증을 늦출 수 있다. 의학계는 당뇨 환자에게 복부비만, 고혈압, 이상지혈증이 있거나 경부 초음파 검사에서 경동맥경화증이 발견되면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게 좋다고 충고한다. 심근경색, 뇌경색, 하지 동맥 폐쇄증을 앓았던 적이 있을 때에도 효과가 있다.

아스피린의 효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암 예방 효과도 밝혀지고 있다. 최근 대장암, 전립선암, 난소암 등에서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발병률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염증이 생긴 세포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암세포가 발생하는데, 아스피린이 염증 자체를 막는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뇌혈관의 염증과 손상 때문에 생기는 치매도 아스피린 복용으로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의학계는 말한다.

이렇게 아스피린의 효과가 속속 드러나면서 일부에서는 ‘만병통치약’으로 확대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스피린은 적지 않은 부작용을 갖고 있다. 우선 위 점막을 손상시켜 출혈이 일어날 수 있다. 또 지혈 작용을 방해하므로 월경 중이거나 출산을 앞둔 여성, 혈우병 환자도 복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드물지만 어린이의 경우 뇌와 간에 손상을 받아 의식불명에 빠지는 ‘라이 증후군’에 걸릴 수도 있다. 일부 연구는 심혈관계 질환 고위험군에서의 예방효과와는 달리 저위험군에서는 오히려 위장관 출혈이나 뇌출혈 빈도가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때문에 아스피린을 장기 복용할 경우 의사와의 상담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 가지 팁으로 국내 시판되는 진통제를 잠깐 비교해보자. 먼저 타이레놀은 아세트아미노펜이 주성분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진통과 해열작용이 있는 약물이다. 게보린, 펜잘, 암씨롱, 사리돈은 아세트아미노펜과 함께 역시 진통과 해열작용을 하는 이소프로필앤티피린, 중추에 작용해 통증을 완화시켜 주는 무수카페인이 주성분이다.

따라서 통증이 심한 사람은 복합 처방제인 게보린, 펜잘, 암씨롱, 사리돈을 쓰면 되고, 카페인에 민감하거나 위장 장애가 있는 사람은 통증 감소 효과는 좀 덜해도 타이레놀을 쓰는 것이 낫다. 통증완화와 함께 소염작용이 필요한 사람은 아스피린이 좋다.

모든 약이 그렇듯 아스피린은 마음대로 먹어도 좋은 ‘건강식품’이 아니라 엄연한 의약품이다. 순기능과 역기능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뜻이다. 여러 보도에 현혹되지 말고 자기 몸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한 뒤에 약을 쓰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글 : 이정호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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