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가슴을 문 뱀이 죽었다고?

2011년 3월, 방송촬영 중이던 이스라엘 출신의 배우 겸 모델 오리트 폭스가 뱀에게 가슴을 물리는 아찔한 사고를 당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뱀에 물린 폭스는 멀쩡했고 오히려 뱀이 죽어버렸다. 뱀을 죽게 한 원인은 다름 아닌 실리콘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폭스는 이전에 아름다운 가슴을 위해 실리콘 보형물을 삽입하는 성형수술을 받았는데, 뱀은 그 실리콘 보형물을 물었던 것이다. 폭스가 무사한 것은 다행이지만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멀쩡한 뱀을 죽게 만든 실리콘 보형물을 체내에 삽입해도 괜찮은 걸까?

외모를 위한 성형수술은 이제 보편화 돼 있다.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는 그것을 ‘자신을 가꾸는 하나의 방법’이라 여기며 인정하고 있다. 물론 태어났을 때 물려받은 자연 상태가 아닌, 몸속에 인공물질을 삽입한 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찜찜한 일이다. 비단 기분뿐만이 아니라 이런 보형물들이 과연 체내에 들어와 평생을 함께해도 안전할지에 대한 불안감도 무시할 수 없다.

수술을 통해 체내에 삽입하는 보형물은 실리콘과 고어텍스가 대표적이다. 실리콘이 좀 더 많이 사용되지만 수술 부위 혹은 선호도 등에 따라 선택하게 된다. 체내 보형물로 사용되는 만큼 이 두 물질은 인체에 무해한 물질로 잘 알려져 있다.

실리콘은 아기 젖병 꼭지로 제작될 만큼 그 안전성이 입증돼 있는 물질이다. 고어텍스도 마찬가지다. 고분자화합물인 ‘폴리사플루오르에틸렌(PTFE)’을 가공해 만든 고어텍스는 실리콘처럼 다방면에서 이용된다. 수증기는 통과시키지만 물방울은 통과시키지 않는 미세한 구멍으로 이뤄져 기능성 의복 소재로 유명하다. 또한 고어텍스는 인공혈관으로 사용될 정도로 안전한 물질이다.

하지만 이 두 물질이 아무리 안전하다 한들 부작용을 피할 수는 없다. 우리 신체는 기본적으로 외부물질이 침투하면 거부반응을 보인다. 모기에 물렸을 때 벌겋게 부어오르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물론 이 두 물질이 다른 물질에 비해 거부반응이 현저히 낮아 체내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이지만 간혹 염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실리콘의 경우 표면이 매끄러워 체내에서 쉽게 움직인다. 이런 특성 때문에 마찰로 인한 염증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반면 고어텍스는 실리콘에 비해 표면이 울퉁불퉁하다. 울퉁불퉁한 틈 사이로 신체 조직이 자리를 잡으면서 비교적 고정되는 성질이 강하다. 이에 마찰에 의한 염증유발은 적다. 하지만 이 틈새는 세균이 침투하기도 쉽다. 때문에 체내에서 세균이 들어가 번식할 수도 있고 체내에 삽입되기 전에 보형물이 오염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겔 형태의 실리콘은 어떨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많다. 겔 실리콘은 보통 여성의 유방 성형 시 실제와 비슷한 촉감을 내기 위해 사용된다. 문제는 겔이 조금씩 흘러나와 인체에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엔 겔이 흘러나오지 않도록 여러 방법들이 개발돼 이전보다는 나아졌지만 흘러나온 겔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렇게만 보면 두 종류 모두 위험할 것 같지만 사실 보형물 삽입 수술을 받는 환자 중 부작용이 일어나는 경우는 5%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한 때 실리콘 성형시술을 받고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 환자들이 다수 발생한 일이 있었다. 대부분 자격이 없는 불법 시술자들이 액체 실리콘을 주사했기 때문이다. 고체 실리콘과는 달리 이물반응과 염증이 심각하게 일어났고 생체조직과 뒤엉켜 아름다움은커녕 흉측한 모습이 된 경우도 많았다. 문제는 이런 불법시술이 최근에도 일어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사를 이용한다고 모두 위험한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주사 성형시술에 사용되는 것은 보톡스와 필러다. 이들은 실리콘이나 고어텍스와 달리 몇 개월간 지속되는 효과를 주지만 시술이 간단하고 통증이 적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사실 보톡스는 상품화된 약제의 이름이며 정식 명칭은 ‘보톨리눔 독소’다. 이는 과도하게 긴장된 근육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본래 근육치료제로 사용됐다. 경련이 일어나거나 이상이 있는 근육의 신경을 마비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근육의 움직임으로 인해 발생하는 주름을 없애거나 예방하는 미용효과를 본 것이다.

글자 그대로 ‘독소’지만 애초에 약품으로 사용됐기 때문에 인체에 큰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 다만 신경을 마비시키는 작용을 하는 만큼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잘못된 부위에 사용하면 필요한 근육마저 마비시켜 불편함을 느낄게 할 수 있다. 또 염증이나 어지럼증도 유발할 수 있다.

필러는 보형물 삽입과 마찬가지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역할을 한다. 흉터나 주름과 같이 패인 부위에 주사해 외형적으로 보완할 수 있으며 코를 높이거나 이마를 보기 좋게 하는 시술 등에 이용된다.

시술 재료로는 보통 ‘히알루론산’이란 고분자 화합물을 많이 사용한다. 이는 인체의 단백질 구성 성분과 동일해 인체 거부반응이 거의 없다. 게다가 사라지는 과정에서도 정상적인 대사과정을 거쳐 체내에 흡수되기 때문에 이물질이 남는 등의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이런 특성으로 인해 시술부위를 유지하려면 지속적으로 시술을 받아야 한다.

이를 악용해 인체에 주입하기 부적합한 값싼 물질을 사용하는 불법시술도 있다. 아름다워지는 것도 좋지만 우선 내가 받으려는 시술이 인체에 무해한 것인지, 나에게 알맞으며 부작용이 없을지, 싼 가격에 불법 시술을 받는 것은 아닌지 등을 따지며 건강을 우선시해야 한다.

또한 아무리 부작용이 적더라도 체내에 외부 물질을 삽입하는 만큼 100% 안전할리는 없다. 무분별하고 과도한 시술은 신체 조직을 약하게 하거나 면역력을 떨어뜨려 결국 큰 부작용을 초래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글 : 조재형 사이언스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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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찜통’이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길 없는 끔찍하게 더운 여름날. 태연과 아빠, 뙤약볕 아래 수건과 양동이를 하나씩 앞에 두고 가부좌를 튼 채 앉아 있다. 결의에 찬 표정들이다. 강아지 몽몽이도 덩달아 혓바닥을 길게 뺀 채 태연 옆에 붙어 앉았다.

“딱 한 시간만이다.”

“걱정 마세요. 신세대 어린이 ‘겨땀인’의 진가를 보여드릴 테니까요. 양동이에 제 땀이 더 많이 고이면 새로 나온 게임기 무조건 사주셔야 해요.”

“대용량 다한증으로 인해 여름마다 겨드랑이에 양동이를 대놓고 살았던 아빠의 ‘겨땀 인생’ 40년을 무시하는 게냐? 어쨌든 아빠 땀이 더 많으면 100일 동안 아빠 어깨를 주물러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도록 해라.”

“이럴 땐 제가 항온동물인 게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어요. 체온을 37℃로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땀을 분비하는 거잖아요. 사람 피부에는 땀샘이 무려 200만~400만 개나 있어서 하루에 최대 10ℓ, 다시 말해서 1.5ℓ 콜라병으로 7개 가까이나 되는 엄청난 양의 땀을 만들 수 있다고요. 이렇게 만든 땀을 피부 밖으로 내보내면 땀이 공기 중으로 날아가면서 몸의 열도 함께 가져가기 때문에 몸이 시원해지는 거죠. 제가 그 정도도 모를까 봐서요?”

“오호라, 오늘의 대결을 치르기 위해 공부까지 열심히 해뒀다 이거지? 그럼 땀을 너무 많이 흘려 탈수현상이 일어나면 근육이 서서히 경직되고, 우리 몸이 수분손실을 막기 위해 땀 분비량을 줄이면서 체온이 올라간다는 것도 잘 알고 있겠구나. 체온이 40℃ 이상 올라가면 의식을 잃을 수도 있어. 난 땀 시합 때문에 사랑하는 내 딸이 병원에 실려 가는 꼴은 보고 싶지 않구나. 그러니까 이쯤에서 기권하는 게 어때?”

“어머나! 그럼 오늘 저의 도전이 단순한 게임기 쟁취용이 아닌, 아버지에 대한 일종의 반항이라는 것도 알고 계셔요? 다한증, 즉 특정 신체부위에서 5분 동안 땀을 100mg 이상 흘리는 증상을 앓는 사람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00명 가운데 1명일 정도로 흔해요. 하지만 오로지 겨드랑이에서만 수도꼭지를 틀어 놓은 듯이 땀이 나는 겨땀인은 극히 드물죠. 그런데 다한증은 23~53%가 가족력이에요. 다시 말해서 이토록 저주받은 겨땀 체질을 물려주신 장본인이 바로 아빠라는 거죠. 그런 아빠가 불쌍한 딸에게 그깟 게임기 하나도 사주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반항을 하고 있는 거라고요!”

“흑... 네 말을 듣고 나니 갑자기 미안해지는구나. ‘겨땀’은 냄새까지 동반하기 때문에 사실 아주 힘들긴 해. 우리 몸에는 에크린(eccrine)샘과 아포크린(apocrinc)샘 이렇게 2가지 땀샘이 있지. 에크린샘은 피부 전체에 분포돼 있는데, 자체의 분비관을 통해 ‘약간 짠 물’ 수준의 땀만 내보내고 지질이나 단백질 등의 유기 분비물을 대부분 재흡수하기 때문에 냄새가 거의 안 난단다. 하지만 겨드랑이나 성기 부근에 많은 아포크린샘은 체모를 타고 땀을 배출시키기 때문에 유기물이 거의 재흡수 되지 않아 냄새가 많이 나거든. 여자아이인 네가 그동안 땀과 냄새 땜에 겪었을 고통을 생각하니 흑흑... 눈물이 나는구나.”

“그나마 우리 몽몽이는 다한증이 아니라서 다행이에요.”

“아니야. 몽몽이는 우리와 반대로 땀을 못 흘려서 슬픈 동물이야. 원래 개는 에크린샘이 없고, 아포크린샘만 조금 있거든. 땀샘은 적고 털은 많으니 얼마나 덥겠니. 저토록 처절하게 혓바닥만 쭉 내놓고 할딱거리며 체온 조절을 하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이 더욱 아프구나.”

“흑... 말이나 당나귀는 에크린샘이 발달돼 있어서 전신에서 땀을 흘릴 수 있다는데. 당나귀만도 못한 우리 몽몽이! 우린 모두 다 저주받은 ‘겨땀인’과 ‘겨땀견’인가 봐요!”

순간적으로 비애에 휩싸인 태연과 아빠, 양동이에 겨땀 젖은 수건을 한 번 짜내고, 다시 눈물 닦은 수건을 한 번 짜내며 꺼이꺼이 운다. 짧은 시간 안에 양동이를 다 채워가는 대단한 ‘겨땀 부녀’다.

“아니야. 이럴게 아니라 우리도 적극적으로 우리 운명을 극복하는 거야. 다한 극복 프로젝트, 하나! 땀이 많이 나는 부위에 발한억제제를 바르는 방법이 있는데, 이건 단순히 땀구멍을 막는 수준이라서 우리 같은 대용량 겨땀인들은 좀 힘들고. 둘! ‘이온영동치료법’이라는 게 있는데, 전류를 이용해 몸에 발한 억제물질을 주입하는 거야. 부작용은 없지만 자주 병원에 가야 하고 효과도 짧다는 단점이 있지.

셋! 겨드랑이에 보톡스를 맞는 방법도 있어. 보톡스가 썩은 통조림에서 생기는 독소라는 건 너도 알지? 그 독을 맞고 여자들은 근육을 마비시켜 젊음을 찾지만, 우리 같은 겨땀인들은 땀샘에 분포된 신경전달물질을 마비시켜 땀 분비를 차단할 수 있단다. 효과는 뛰어나지만 비싸다는 흠이 있어. 그리고 네 번째! 땀을 분비하는 교감신경을 제거하거나 절단해 버리는 방법이 있는데, 이건 좀... 아프긴 할 거야. 그치? 자, 이제 결정의 순간이다. 이 네 가지 방법 가운데 어떤 걸 선택하겠니!”

한껏 기대에 차 있던 태연, 방법이 하나같이 쉽지 않은 것을 듣고는 더욱 큰 소리로 서럽게 운다.

“아빠 미워, 정말 미워! 네 가지 모두 싫단 말야. 앙앙.”

“흑흑... 울지 마 태연아. 겨땀인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란다. 겨땀 냄새가 이성을 유혹하는 일종의 페로몬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아빠가 엄마처럼 멋진 여성을 아내로 맞은 걸 보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단다. 그러니까 너도 강력한 페로몬으로 장동건 같은 남자와 결혼할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울지 마. 뚝!!”

그때, 회심의 미소를 짓는 태연.

“으흐흐... 품절남 장동건보다 더 좋은 게 있죠. 양동이를 보세요. 아빠가 엉뚱한 얘기하시는 동안 제가 더 많은 땀을 모았어요. 이제 게임기를 내놓으실까요?”

“허걱! 그건 겨땀이 아니라 눈물이잖아! 이건 반칙이라고!”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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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은 힘이 없다.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다. 배는 아프지만 화장실에 가도 나올 것이 없으니 짜증만 난다. 아침부터 시작된 설사가 멎은 뒤 찾은 이곳은 병원이다.

설사, 복통, 구토. 전형적인 식중독 증상입니다. 설사는 독소를 밖으로 내보내기 위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니까 일단은 그냥 지켜보고요. 두 끼 정도 금식하면서 단 음료로 칼로리를 보충하면 금방 회복될 겁니다. 그런데 도대체 뭘 먹은 거예요?”

의사의 질문에 태연은 한참을 머뭇거리다 간신히 실토한다.

“사실 식빵에 파란색 곰팡이가 슬었는데… 예전에 선생님이 푸른곰팡이가 페니실린이라는 약품의 원료가 됐다고 하셔서 먹어도 되는 줄 알고….”

‘허걱!’

태연의 대답을 들은 의사와 아빠는 동시에 다리에 힘이 쭉 풀린다.

“태연아, 곰팡이에서 이로운 성분만 빼내야 약이 되지…. 곰팡이를 먹으면 어떻게 하니?”

“그래, 아빠 말씀이 맞다. 균 때문에 걸리는 식중독은 간단한 병이 아니야.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어.”

“정말요? 그럼 전….”

“아냐, 태연이가 걸린 식중독은 심하지 않아. 푸른곰팡이를 먹었다고 했지? 곰팡이는 실처럼 길고 가는 모양의 균사로 되어 있는 사상균이란다. 또 식중독균 중 가장 대표적인 포도상구균은 고기나 우유처럼 단백질이 많은 음식 중 상한 것을 먹으면 걸려. 이런 식중독들은 대개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2~3일이면 낫는단다.”

“그럼 식중독 걱정하지 말고 아무거나 잘 먹는 게 좋을까요?”

“안 돼! 식중독 균은 수백종류가 넘고, 치명적인 것도 많으니까. 특히 여름철엔 음식을 조심해야 해. 살모넬라균에 중독될 수도 있기 때문에 달걀을 완전히 익혀먹고 금이 간 달걀은 절대 먹지 말아야 해. 또 날생선이나 덜 익은 조개류를 먹고 비브리오 식중독에 걸릴 수 있으니 더욱 조심해야 하지.

“식중독균이 그렇게 많아요? 왜 그렇게 식중독균이 많아요? 사람을 아프게 하는 것 외에 아무런 쓸모도 없으면서….”

<포도상구균은 식중독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세균이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꼭 그렇지도 않단다. 요즘은 죽음에 이르게 할 만큼 강력한 식중독균이 의료 분야에 사용되기도 하거든.”

“의료요? 병원에서 쓴다는 말씀이세요?”

“그래. 주름을 없애기 위해 맞는 보톡스 주사가 사실은 식중독균으로 만든 거란다. 썩은 소시지나 통조림에서 자주 발견되는 ‘클로스트리디움 보톨리눔’이라는 균인데, 근육을 마비시켜 심하면 죽을 수도 있어.

“어? 그 주사가 그렇게 위험한 주사였어요?”

“보톡스 주사를 맞는다고 식중독에 걸리는 건 아니란다. 1970년대에 보톨리눔 균을 아주 조금만 주입하면 특정 부위의 근육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근육질환 환자의 치료제로 쓰이기 시작했지. 최근에는 얼굴에 주름을 만드는 표정근육을 마비시킬 수 있어 주름 제거용 시술에 쓰이게 됐고.”

“그럼 비싼 보톡스 주사가 겨우 식중독균이고 주름을 없애는 게 아니라 근육을 마비시키는 것이라고요? 식중독과 보톡스가 패밀리라니 좀 이상한데요….”

재밌는 얘기로 생기를 되찾은 태연은 의사선생님 대머리의 주름을 보자 불현듯 몇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주름… 보톡스… 식중독… 세균…. 아, 그러고 보니 대머리와 식중독도 패밀리에요! 장마철에는 세균이 식중독만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대머리도 만든다고 배웠거든요. 특히 살모넬라균이나 대장균 같은 균들은 염증을 일으켜서 대머리 만들기에 딱 좋다고 하더라고요. 장마철엔 두피에 습기가 많이 차서 세균이 번식하기 쉽기 때문에 외출하거나 잠자리에 들 때 두피까지 완전히 말려야 대머리가 안 된다고 했어요. 의사선생님은 머리 감고 그냥 주무셨구나요?”

태연의 말에 아빠는 황급히 태연의 입을 막았고 의사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눈가에 보톡스 주사를 맞은 듯 경미한 마비가 스쳐 지나갔다.

“하하하하하하! 그럴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전 유전입니다. 일단 약을 하루치 지어줄테니 내일 또 오시고… 오늘은 될 수 있으면 아무 것도 먹지 마시고… 크흠. 주사 한 대 맞을까요? 간호사!”

그의 손에는 평소보다 유달리 큰 주사기가 들려있었다.

글: 심우 과학칼럼니스트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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