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Y] 백두산을 여덟 번이나 오른 김정호?!

프랑스의 대표적인 지도 제작자 당빌(DAnville)은 <황여전람도>를 참고해, <조선왕국전도>를 만들었다. 이것은 조선을 독립 국가로 인정한 최초의 유럽 지도다. 크기가 40cm×58cm로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보다 130여년 앞선 지도다. 당빌과 김정호의 공통점이 있다. 당빌은 프랑스에서 한 발자국 나가지도 않고, 당시로서는 가장 정확한 세계지도를 만들었고, 김정호는 각종 지도와 지리서를 연구해 대동여지도를 만들어냈다. 

■ 대량생산이 가능한 대동여지도 

조선의 지리학자 김정호가 만든 대동여지도(1861년)는 크기 6.7m×3.8m로 조선시대 지도학을 완성시킨 성과물이며, 지금의 지도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치밀하고 정확하다. 1985년 보물 제850호로 지정됐고, 2008년에는 대동여지도의 목판이 보물 제1581호로 지정됐다. 

대동여지도의 한 면은 가로 80리, 세로 120리로 총 227면으로 구성돼 있다. 대동여지도 전체로 보면 가로 1,520리, 세로 2,630리다. 두 개의 면이 한 판으로 제작돼 가로로는 19판, 세로는 22판으로 배열된다. 대동여지도는 세로 22개로 나뉘어 ‘첩’이라 불리는 책자 형태로 돼 있다. 한 개의 첩은 약 20cm×30cm 으로 휴대하기에도 용이하다. 총 22개의 첩은 표지에 각 첩에 담긴 주요 지역이나 지명을 표기해, 필요한 부분만 들고 다닐 수 있게 했다. 
 

보물 제850-3호 대동여지도(출처: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대동여지도는 오류를 최소화하고,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목판으로 제작됐다. 현재 남아 있는 목판은 총 12장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11장, 숭실대기독교박물관에 1장이 있다. 

■ 옛 지도를 근대화한 대동여지도 

대동여지도를 비롯한 김정호가 제작한 <동여도>, <청구도> 모두 100리를 1척(尺)으로, 10리를 1촌(寸)으로 한 백리척(百里尺) 축척(縮尺, 지도에서의 거리와 지표에서의 실제 거리와의 비율)의 지도다. 하지만 당시의 1촌 1보(步)가 지금의 몇 cm를 나타내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현재는 1리를 약 0.4km로 환산해서 계산하는데, 이것은 구한말 이후에 도입돼 정해진 것이다. 

현재의 계산법대로 하면 축척이 1:160,000이다. 하지만 <대동지지>나 <속대전>의 기록(주척(周尺)을 쓰되 6척은 1보이고 360보는 1리이며 3600보는 10리로 된다)을 토대로 계산하면 1:216,000으로 볼 수 있다. 후자의 계산법이 실제 대동여지도의 축척도와 비슷함을 알 수 있다. 

대동여지도에는 주요 도로를 표기하고 10리마다 점을 찍어 지역 간의 거리를 알 수 있게 했다. 도로는 직선으로 표시돼있는데. 곧은 길 점의 간격이 넓었고, 꼬불꼬불하거나 가파른 산악지형은 점 간격을 좁게 표현했다. 지도를 살펴보다 보면 곡선이 한 줄기로 돼 있는 것이 있고, 두 줄기로 돼 있는 것이 있다. 이것은 물길을 표현한 것으로 한 줄기는 배가 다닐 수 없는 길이고 두 줄기로 표시된 것은 배가 다닐 수 있는 길이다. 또한 지도상에서 글씨를 줄이고 기호를 사용해 능, 역, 산성 등을 표기했다. 산은 산줄기로 이어져서 표시했으며, 선의 굵기로 산의 높이를 짐작할 수 있게 했다. 

대동여지도는 다양한 표현 방법으로 내용을 간소화 했고, 옛 지도를 근대화 했다. 또한 여행할 때 길의 사정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했다. 전통적인 지도 제작법을 따르면서도 확대와 축소를 할 때는 서양의 과학기술을 가미해 정확성을 높이기도 했다. 

김정호는 세 개의 지도, 즉 대동여지도, 동여도, 청구도를 제작했다. 청구도는 필사본으로 제작됐고, 동여도는 대동여지도를 목판에 새기기 전에 제작한 선행지도로 현존하는 지도 가운데 가장 자세하다. 

■ 대동여지도를 만들기 위해 백두산을 여덟 번 오르다? 

김정호는 본인에 대한 글을 남기지 않아 그의 생애는 증언과 기록으로 추측할 뿐이다. 김정호는 1804년 무렵 황해도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한양으로 이사한 후에는 남대문 밖 만리재에 살았다고 전해진다. 19세기 대표 실학자 최한기가 쓴 청구도의 머리말에 보면 김정호는 18세부터 지도와 지지(地誌)에 관심에 많았다고 한다. 또한 조선 말기의 문인 유재건의 <이향견문록>에 보면 김정호가 어렸을 때부터 지리학에 관심이 많았고 좋아해, 다양한 자료를 수집했다고 나와 있다. 그래서 김정호는 정확하지 않은 기존 지도들에 크게 실망했을 지도 모른다. 또한 본인이 직접 지도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을 것이다. 
 



“김정호는 팔도를 세 번이나 돌고, 백두산을 여덟 번이나 올랐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대동여지도다.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는 곧 흥선대원군에 전해졌고, 이것을 전달 받은 흥선대원군은 크게 노했다. 괜히 이런 것을 만들면 나라의 비밀이 노출됨을 우려한 것이다.” 

조선총독부가 1934년 발행한 <조선어독본>에 있는 내용으로 불과 몇 년 전까지 교과서에 실린 내용이다. 하지만 이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정호의 신분이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여러 가지 기록이나 증언으로 봤을 때, 중인 신분으로 추측된다. 당시 중인의 신분으로 팔도를 세 번이나 돌고, 백두산을 여덟 번을 올랐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조선어독본⟫에는 조선의 지도가 정확하지 않다고 하고 있으나, 사실 당시 지도학은 매우 발달해 있었다. 그래서 김정호는 기존에 있던 지도와 지리서들을 연구해 장점들을 모아 대동여지도를 만들 수 있었다. 최한기가 쓴 청구도의 머리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김정호는 어렸을 때부터 모은 지리서와 각종 지도의 장점을 모아 집대성 했을 것이다. 

■ 독도가 빠진 대동여지도 

아직 나오지는 않았지만 10만원권 화폐 뒷면에 대동여지도를 쓰려고 했던 적이 있다. 여러 가지 문제로 10만원권 화폐의 발행은 무기한 연기됐지만, 그 이유 중 하나가 대동여지도에 독도가 표기돼 있지 않아서였다. 독도를 그리겠다고 하는 의견도 있었으나 기존 대동여지도를 훼손한다는 의견도 있어 쉽지 않아 보인다. 대동여지도 이전에 제작한 청구도에는 독도가 표기돼 있는데, 대동여지도에는 빠져있다. 지도에서의 거리와 실제의 거리 비율에 맞는 곳에 독도를 표기하기가 어려웠으리라 짐작할 뿐이다. 

글 : 심우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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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화산 폭발, 백두산은 안전할까?

최근 일본은 지진과 토네이도, 화산 폭발까지 잇따른 자연재해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8월 18일 일본 가고시마현에 위치한 활화산 사쿠라지마에서 대규모 화산 폭발이 일어난 데 이어, 9월 7일에는 과학전문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일본 동쪽 해저에서 슈퍼화산이 발견됐다는 논문이 발표됐다. 다행히 이 슈퍼화산은 활화산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접국 일본의 화산 폭발 소식으로 인해 우리나라 국민들의 불안감은 한층 높아졌다. 몇 년 전부터 구체적으로 흘러나오는 백두산 폭발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도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게다가 천지에 쌓여 있는 만년설의 양이 지난 10여 년간 급격히 줄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를 두고 연구자들은 백두산 아래 150km에 걸쳐 분포하는 마그마의 활동이 활발해졌다는 증거로 보고 있다.

이에 지난 9월, 백두산이 폭발한다면 언제쯤일지, 또 어느 정도의 규모일지 예측하기 위해 우리나라 과학자들은 중국과 첫 공동 연구에 나섰다. 한․중 양국이 본격적으로 공동 연구를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렇듯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주시하고 있는 백두산은 천지 아래 2~3km 지점부터 용암이 끓고 있는 활화산이다. 지금까지 백두산 화산 활동 연구는 대부분 지진파 측정이나 화산재 관찰 등 지표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정확한 폭발 시기나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에 공동 연구팀은 지하로 접근하는 연구방법을 생각해 냈다. 백두산 지하 깊숙이 커다란 구멍을 뚫어 마그마에서 나오는 각종 신호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폭발 시기와 규모를 예측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이윤수 박사는 2016년까지 중국과학원(CAS)과 현장 조사를 벌여 최적의 시추 위치를 설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획대로라면 2020년부터는 마그마를 직접 시추해 분석할 예정이다. 마그마의 양은 얼마나 되는지, 가스의 압력은 어느 정도인지 종합적으로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하 관측은 지상의 관측보다 까다로운 작업이다. 땅 속의 엄청난 열과 압력, 습기 등의 극한 상황을 견딜 수 있는 첨단 기술과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세계적 시추 전문가들로 구성된 비영리단체인 ‘국제 대륙지각 시추 프로그램(ICDP)’에 인력과 기술 지원도 요청할 예정이다. 과학 시추 제안서를 제출해 검증을 받고 공동 연구팀은 한국 과학자 30여 명, 중국 과학자 수십여 명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백두산 화산 활동 예측을 위해 북한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13일 북한이 백두산 화산 움직임 관측을 위해 4명의 국제연구팀을 구성해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라는 뉴스가 보도됐다. 미국과 영국 과학자 3명, 독일 비영리단체 관계자 1명으로 구성된 국제연구팀은 8월에 북한을 방문해 화산 폭발 탐지용 광대역 지진계 6대를 설치했다. 이를 이용해 화산 폭발의 전조가 되는 땅속 움직임을 관측하게 된다.

또 미국과학진흥협회(AAAS)는 내년에 두 차례 이상 북한을 방문해 화산 활동 조사와 산림복원 학술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계획은 이미 2011년 북한 측이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화산 학자에게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 연구는 2000년대 나온 백두산 화산 재분화설과 관계가 깊다. 2002년 6월 중국 지린(吉林)성 왕청현(汪淸縣)에서 규모 7.3의 지진으로 백두산 일대의 지진 빈도가 10배로 증가하면서 주민들이 불안에 시달렸다. 2010년 2월에도 백두산 인근에서 규모 6.9의 강진이 발생해 지하 마그마를 자극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해몬드 교수는 “10여 년 전과는 달리 2000년대 중반부터는 백두산 화산 마그마의 활동 조짐이 보이지 않았다”며 “현재 백두산 화산의 재분화 시기를 예측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중국과 국내 일부 학자는 2015년경 백두산 화산이 다시 폭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물론 앞으로 10년간 백두산이 폭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발표도 나오는 등 폭발 시기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분분하다. 구체적인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예보의 역할은 막대하다. 우리나라와 북한이 함께는 아니지만 각자 여러 나라와 힘을 합쳐 공동연구팀을 꾸리고 체계적인 연구를 시작했다는 점은 분명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글 : 심우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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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화산폭발, 이젠 소리로 알아낸다!

2011년 3월 11일 일본 대지진 발생, 뒤이어 발생한 지진해일(쓰나미), 그로 인한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 방사성 물질의 방출…. 최근 잇따른 피해상황 보도에 인접국가인 우리나라 역시 자연재해로 인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010년부터 슬며시 고개를 들기 시작한 백두산 화산폭발 문제도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다.

3월 29일에는 ‘백두산 화산’을 주제로 남북 전문가 첫 회의를 가졌다. 북한이 우리나라 측에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와 현지답사, 학술토론회 등 협력사업을 위한 협의를 하자‘고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날 남북 대표단은 백두산 화산활동에 대해 남북 공동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으고 추가적인 협의를 마쳤다.

이렇듯 우리나라를 비롯한 북한, 중국 등 인접국이 주시하고 있는 백두산은 천지 아래 2~3km 지점부터 용암이 끓고 있는 활화산이다. 국민들은 ‘백두산이 정말 폭발할까’, ‘언제 폭발할까’로 불안해하지만 자연재해를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는 없다. 때문에 화산활동을 꾸준히 관찰해 폭발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제껏 백두산 분화(噴火)를 관찰 데 한계가 있었다. 지리적 요건 때문이다. 백두산 화산폭발을 예측하려면 백두산에 각종 관측장비를 설치해야 한다. 중국은 백두산 중턱에 화산지진관측소를 세우고 이곳에서 화산활동을 관측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국의 자료를 간접적으로 분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011년 국내에서도 백두산 화산폭발에 대비하기 위한 방편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 기상청은 3월 2일 ‘선제적 화산대응 종합대책’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먼 거리에서도 화산폭발을 감지할 수 있도록 ‘소리’를 이용한 음파관측소를 세우겠다는 것이다.

2011년 하반기에 설치돼 2012년 본격 가동될 음파관측소는 백두산 화산폭발을 소리로 파악하게 된다. 백두산 화산이 폭발할 경우, 그 충격음은 초당 340m(15℃ 기준)로 퍼지게 된다. 이때 음파관측소가 음파로 인한 공기 중 압력 변화를 탐지한 뒤 긴급조치를 내리게 된다.

소리는 대기 중에서 공기를 통해 전파된다. 음파는 말 그대로 소리의 파동이다. 이 소리의 파동은 종파의 형태로 공기를 따라 퍼진다. 종파는 파가 나아가는 방향과 진동이 일어나는 방향이 나란한 파를 말한다. 용수철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용수철을 앞뒤로 흔들었다가 놓으면 용수철의 촘촘한 부분과 성긴 부분이 용수철을 따라 앞으로 이동한다. 대기의 온도가 일정하면 음파의 파면 역시 음원을 중심으로 둥근 원을 그리며 퍼져나간다.

음파는 파의 주기에 따라(파의 주파수에 따라) 고주파와 저주파로 나뉜다. 저주파는 보통 10kHz 이하를 말하며 고주파보다 멀리 나아간다. 때문에 거리가 먼 백두산에서 나는 소리를 감지하기 위해 저주파 에너지를 분석해 활용하게 된다.

하지만 음파관측소라고 음파만 관측하지는 않는다. 이번에 설치될 음파관측소에서는 음파는 물론 지진파도 동시에 분석할 예정이다. 백두산 화산 폭발 징후가 있거나 폭발이 실제로 일어날 때, 그 신호는 대기를 통해서도 전해지지만 지각을 통해서도 전해진다. 때문에 한 장소에서 지진파와 음파를 동시에 분석하는 것이다.

속도는 지진파가 빠르다. 지진파는 초당 8km 속도로 이동하고 음파는 초당 340m 속도로 이동한다. 때문에 지진파가 먼저 감지된 이후 음파가 감지된다. 음파관측소는 이 둘을 모두 사용해 백두산 화산활동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게 된다.

음파가 지진파보다 속도가 느림에도 불구하고 음파관측소를 세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앞서 언급한 거리의 문제가 있다. 둘째는 보다 정교한 관측 결과를 얻기 위해서다. 지진파와 음파를 함께 분석하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기상청 지진정책과 관계자는 “음파보다 빠른 지진파로 분화를 확인할 수 있지만 지진파는 백두산 폭발로 발생한 것인지, 일반 지진으로 발생한 것인지 구분이 힘들다”며 “음파는 화산이 분출해 공기 중 부딪쳐 발생하기 때문에 분화 여부를 정확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지진파의 한계를 음파가 보완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한 “실제 화산 분화가 임박했거나 발생했을 때 남한까지 그 여파가 미치는 시간을 계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음파관측소에는 음파를 감지하는 센서가 설치된다. 센서는 일정한 간격으로 여러 개를 배열해야 하기 때문에 설치를 위한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십자가 모양으로 위, 중심부, 아래, 왼쪽, 오른쪽 총 5개 부분에 설치되는 구조다. 한 부분에 음파 센서를 2개 이상 설치, 최소 10개 이상의 음파 센서가 설치된다.

음파센서를 이렇게 많이 설치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백두산에서 나는 소리만 듣고 싶지만 음파관측소로 오는 소리는 무궁무진하다. 때문에 여러 가지 다른 소리들을 걸러주어야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외국의 경우 센서를 원 모양으로 둘러 배열하는 등 센서를 많이 설치할수록 정밀도는 높아진다.

2011년 음파관측소를 설치할 후보지로는 강원도 화천군이 꼽히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총 세 곳에 음파관측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기상청은 중심부에 화천, 동쪽으로는 강원도 인제, 서쪽으로는 경기도 문산 지역을 계획하고 있다. 늦어도 2013년까지는 세 곳을 모두 완공할 계획이다.

음파관측소와 더불어 인공위성을 이용한 분석도 함께 진행한다. 기상청은 국가기상위성센터와 ‘천리안’을 연계해 백두산 관측 영상자료를 분석한 후 백두산 천지의 온도 변화를 주기적으로 관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천리안은 한국 최초의 기상·해양 관측위성으로 2011년 4월 1일부터 정규운영을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땅 속에서 나타나는 현상과 땅 위에서 나타나는 현상, 하늘 위에서 관측한 현상을 복합적으로 관찰하게 된다. 땅속, 땅 위, 하늘 세 부분에서 얻은 자료를 입체적으로 분석할 때 가장 정밀한 자료를 얻을 수 있다.

중국과 국내 일부 학자는 2015년경 백두산 화산이 다시 폭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지만 폭발 시기에 대한 전문가 의견들은 분분하다. 하지만 백두산 화산폭발 가능성에는 대부분 동조하고 있다. 구체적인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예보의 역할은 막대하다. 물론 예보만으로 국민들의 불안감을 완전히 없앨 순 없지만 국내에서도 예보를 위한 준비를 체계적으로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업이 아닐 수 없다.

글 : 유기현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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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봄 아이슬란드의 한 화산이 수개월 동안 마그마를 뿜었다. 이 사건으로 유럽은 항공대란을 겪었고, 각국의 화산활동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우리나라의 백두산에 학자들의 시선이 몰린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사실 백두산은 불과 1,000년 전에 폭발해 남한 전체를 1m나 덮을 수 있는 분출물을 내놓았던 활화산이다. 당시 있었던 초대형급 폭발로 백두산은 약 100㎦의 분출량을 내놓았고, 이후에도 6번 이상의 소규모 폭발을 했다. 이 사실에 보태 백두산이 2015년 전후에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일각의 견해가 나오자 우리사회에는 불안감마저 감돌고 있다.

하지만 필자를 포함한 학계의 전문가들은 백두산 폭발 시기를 섣불리 예견하는 것을 우려한다. 백두산 화산의 폭발 시기를 단정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적기 때문이다. 백두산은 중국과 우리나라의 국경분쟁지역이라 중국 당국은 백두산에 관한 사소한 관측정보도 우리나라 과학자에게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백두산 폭발 시기를 예상하는 것은 과학적이지 못하다. 이에 우리나라의 백두산 활동 관련 부처와 전문가가 2010년 6월 28일에 이 문제에 관한 대책회의를 열기도 했다.

2002년 6월부터 무려 5년 간 빗발쳤던 화산지진은 백두산 폭발의 전조현상으로 의심된다. 당시 백두산 근처에는 심한 경우 한 달에 250회 정도의 화산지진이 일어났고, 이는 북한과 중국 당국을 긴장시켰다. 북한 당국은 2007년 남한 정부에 백두산화산 남북공동연구를 추진해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하기도 했다.


백두산1
<10세기 백두산 화산 폭발시 쌓인 화산재 분포와 두께를 나타낸 그림(Machida and Arai (1992)를 재편집). 당시 백두산 화산재가 멀리 일본 동북지방에 날려가 약 5cm의 두께로 쌓였다. 서기 915년에 일본 토와다 화산분화로 쌓인 화산재층위에 호수퇴적물이 덮여있고, 다시 그 위로 백두산 화산재가 덮여있다. 자료제공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만약 백두산 화산이 폭발해 1,000년 전 화산분출량의 20% 정도인 20 규모로 폭발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선 북한의 함경도 전역과 중국 길림성-흑룡강성 남부가 혹독한 화산재해지역이 된다.

화산의 폭발로 방출된 화산진(aerosol)과 화산재, 화산력, 화산암괴 등의 화산쇄설물이 기습하고 이 영향으로 산불과 화재, 홍수, 산사태가 일어나 가옥과 마을이 매몰될 것이다. 또 도로와 철도, 댐이나 송전시스템 등의 기간시설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화산가스에 섞여있는 유독물질이 대기와 물을 오염시켜 주민들이 호흡기질환 등의 질병을 앓게 될 수 있다.

또한 화산재해지역의 산림과 경작지의 파괴가 도미노 작용을 일으켜 북한은 오랫동안 극심한 식량수급난을 겪을 수 있다. 에너지 자원이 집중된 함경도 광산들의 공급이 차단될 가능성도 있어 설상가상 북한경제에 치명상을 초래할지 모른다. 결국 이러한 화산재해는 대량 탈북행렬로 이어지고, 마침내 동북아 일대까지 대혼란을 주게 되는 것이다.

백두산 화산의 분화 기간 중 북한 함경도와 중국 길림성-흑룡강성, 러시아 연해주와 동북일본-북해도 일원의 영역을 통과하는 항공로가 폐쇄되면서 동북아 경제권에도 혼란을 주게 될 것이다. 또 화산진은 성층권으로 솟아 2~3년간 대기 중에 머무는데, 태양광을 반사시켜 일사량을 감소시켜 지구촌의 농작물 작황도 떨어뜨릴 수 있다.



<백두산 천지 직하부 약 5km에서 관측된 천부지진 횟수. 천지 아래 약 10km 하부에 위치한 백두산 마그마가 요동치면서 천부지진을 일으켰다고 해석된다. 2002년 6월 28일 규모 7.3의 심부지진(적색 별) 직후부터 지진의 횟수가 급증하는 것으로 미루어, 심부지진이 백두산 마그마를 요동시켰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자료제공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화산이 폭발하기 직전에는 보통 화산지진이 빈발하고, 화구가 급격히 부풀어 오르는 등의 전조현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화산지표를 꾸준히 관측하는 것만으로는 극히 단주기적인 예측확률을 높일 뿐이다. 최근에는 IODP(국제통합해양시추프로그램)와 ICDP(국제대륙과학시추프로그램)와 같은 국제과학시추연구의 눈부신 성과에 힘입어 화산이나 지진 같은 지질재해예측분야에 발전을 이뤘다.

그렇다고 해도 화산 폭발 규모와 시기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특히 백두산의 경우에는 마그마의 양과 마그마 내 가스압 변동, 천지화구 아래의 취약한 암반과 단층-균열구조, 20억톤의 천지 담수와 마그마의 물리화학적 연동, 태평양판의 섭입에 따른 심부지진(심도 약 500~600km) 트리거(방아쇠) 효과 등의 요인이 복잡하게 연계돼 있다.

그래서 백두산 화산 폭발을 예측하고 대비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사전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 우선 최적의 배열을 갖는 지표관측 지역과 지하심부시추공으로 관측할 지역을 찾아내야 한다. 심부시추공은 지하심부에서 일어나는 물리화학적 현상을 지속적으로 관측하기 위한 것으로, 실제에 가까운 다양한 물리화학 변화량을 관측할 수 있다.

정확한 과학적 근거에 의해 만든 백두산 화산 수치모델에 이런 자료를 지속적으로 입력하고, 설계한 모델을 끊임없이 개선해 나가면 화산분화 예측 성공률을 훨씬 높일 수 있다. 정부와 민간차원의 종합 대책(법령관계, 예산확보, 부처별 단계별 대응안, 유사시 방재책 등)은 이 연구에서 얻은 유력한 재해시나리오와 재해도를 근거로 꼼꼼히 세워져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1973년부터 2010(가로축)까지 백두산 동측에서 규모 4.5이상 심부지진에 의해 발생한 에너지(세로축)로써, 37년동안 규모7 이상의 심부지진이 4번 일어났음을 알고 있다. 황색 막대의 길이는 1945년 히로시마 원폭의 1,000배에 해당하는 에너지로서, 지난 2002년 6월 28일(적색 별) 발생한 지진은 히로시마 원폭의 수백 배에 해당한다. 자료제공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백두산 화산폭발은 그 규모에 따라 우리민족에 엄청난 파국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화산폭발의 확률 문제가 아니라 우리에게 직면할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하고자 하는 인식이 필요하다. 백두산 화산폭발 재해대비에 대해 ‘설마’하는 안이한 태도는 물론이지만, 정확한 과학적인 근거 없이 지나친 공포심을 갖는 것도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현대과학은 화산 재해를 막을 수도 없고, 이에 대비한 완벽한 해결책을 만들 수도 없다. 하지만 화산 재해로 인한 인류의 피해를 가장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백두산 연구의 성공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국내 전문가와 관련 분야의 경험이 많은 해외 전문석학들의 지속적인 협력을 얻어내야 할 것이다.

글 : 이윤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

*(주1)중국은 우리역사의 동북공정과 함께, 중국 단독으로 백두산(중국명 장백산)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더욱이 실시간 화산관측시스템을 갖춘 1990년대 후반부터, 중국 과학자들의 왕성한 연구로 국제사회에서 장백산이란 명칭이 백두산보다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동해물과 장백산이...’로 시작되는 애국가를 후손들에게 물려준 부끄러운 세대로 기록될지 모른다.

*(주2)서기 63년 베수비오스산 화구로 화염이 솟구쳐 올랐으나 당시 그 경고는 마치 신들이 선물한 불꽃놀이처럼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다. 그로부터 16년 후인 서기 79년 화산이 큰 폭발(분출량 약 8㎦)을 일으켜, 폼페이-헤르클라네움 일원에 적어도 2만의 인명이 한순간에 화몰(火沒)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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