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에도 어김없이 애완견과 산책에 나선 나향기 씨.
여유롭게 공원을 걷고 있는데 전봇대 옆에서 강아지가 멈춰 선다. 온몸에 잔뜩 힘을 주는 강아지. 잠시 후, 황금빛 물체가 그 자리를 빛내고 있다. 나향기 씨는 언제나처럼 미리 챙겨 온 봉지를 꺼내 물체를 담고는 공원 귀퉁이에 자리한 특수 장치로 향한다. 그곳에는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다들 한 손에는 애완동물 목줄을, 다른 한 손에는 나향기 씨와 같은 봉지를 들고 있다. 드디어 그녀 차례가 돌아왔다.

“오늘도 한 건 하셨군요, (강아지 머리를 쓰다듬으며 육포 한 봉지를 꺼내준다) 우리 멍멍이, 잘 싸줘서 고마워~!”

공원 관리자는 나향기 씨에게 봉지를 건네받아 내용물을 특수 장치에 넣는다. 그러자 가로등이 하나 더 켜지며 공원이 밝아진다.

사람들이 저마다 들고 있던 봉지에는 과연 무엇이 담겨 있었을까? 정답은 바로 애완동물의 ‘똥’. 쓸모없이 버려지는 애완동물의 배변이 공원을 밝히는 에너지원으로 사용된 것이다.

먼 미래의 이야기 같지만, 이미 미국의 한 공원에서는 애완동물의 배변으로 조명을 밝히고 있다. 2010년 9월 미국 뉴잉글랜드 매사추세츠주(州) 케임브리지 지역의 스파크 공원이 선보인 이색 친환경 프로젝트가 그것.

이 공원에 설치된 특수 장치는 프로젝트 예술가 매튜 모조타가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와 케임브리지 시의 도움을 받아 완성됐다. 애완동물의 배변을 특수 미생물 분해 봉지에 담은 후 이 장치 안에 넣으면 메탄 압축기와 무산소 박테리아를 통해 배변이 분해돼 메탄가스로 바뀌게 된다. 이렇게 생성된 메탄가스는 튜브를 타고 공원 램프로 올라가 불을 켜는데 사용된다.

이제 애완동물을 비롯한 가축의 분뇨는 예전처럼 비료로만 쓰이지 않는다.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메탄가스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가축분뇨를 메탄가스로 만들면 악취와 환경오염의 주범을 한 가지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비료와 전기에너지의 원료, 분뇨의 친환경적 처리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는 셈이다. 메탄가스는 생물체에 의해 만들어지는 가스로, 바이오가스라고도 불린다.

그렇다면 가축의 분뇨가 어떻게 바이오가스로 변하는 걸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미생물에 의한 발효 때문이다. 가축분뇨는 고농도의 유기물인데, 미생물이 이것을 분해하면서 메탄 등의 가스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가축분뇨를 밀폐형 탱크 한 군데에 모아두면 미생물의 분해작용을 거쳐 유기산이 만들어지고, 이것을 다시 한 번 발효시키면 메탄가스 등의 기체가 발생한다. 바로 이 기체혼합물이 전기를 만드는 원료가 된다.

바이오가스를 잘 만들기 위해서는 미생물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온도와 산성도(pH)를 조절하는 것이 바이오가스 생산 공정의 핵심이다. 일부 기업에서는 생성된 메탄가스를 고순도로 추출해내는 기술까지 개발해 바이오가스 생산설비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바이오가스는 천연가스처럼 가스보일러를 돌리거나 축사를 따뜻하게 만드는 데 사용된다. 또 원동기를 돌려 전기와 열을 동시에 얻는 열병합발전도 가능하다. 바이오가스를 정제하면 자동차, 기차 및 도시가스의 연료로도 이용할 수 있어, 바이오가스 연료전지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사실 독일 같은 선진국에서는 일찌감치 바이오가스 공장을 세우고 소나 돼지의 똥, 오줌으로 전기를 생산해 왔다. 바이오가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로는 액체비료도 만든다. 독일 북해 근처의 한 마을만 해도 매일 축산 분뇨 210톤과 음식물쓰레기 90톤을 발효시켜 시간당 2,524kW의 전기를 만들고 있다. 이는 1,555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하니, 실로 대단한 규모다.

우리나라도 ‘저탄소 녹색성장’에 맞춰 이 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이미 2009년 9월 경기도 수원 국립축산과학원에서 바이오가스 생산시설 준공식을 마쳤다. 또 축산과학원에서는 바이오가스 생산시설을 설치해 하루 10톤의 가축 분뇨로 300kW의 전기를 만들고 있다. 이는 농가 30곳이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010년부터 가축분뇨 에너지화 사업으로 하루에 100톤 규모의 바이오가스 시설 3개소를 시범적으로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정읍, 영광이 시범사업자로 선정돼 있고 나머지 한 곳은 현재 선정 중이다. 평가 결과에 따라 2013년까지 15개소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앞으로 시범 사업소에서는 가축분뇨와 음식 잔재물 등을 원료로 전기, 가스를 생산해 한전에 판매하고 일부는 축사, 원예시설, 농산물 건조장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가축분뇨 에너지화 사업은 축산농가의 골칫거리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한다는 장점도 있다. 일반적으로 가축분뇨를 처리하는 과정에는 메탄과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이들은 대표적인 온실기체인데, 바이오가스 생산기술을 이용하면 이들을 줄일 수 있다. 바이오가스를 만들고 남은 물질로는 퇴비 등 유기질비료와 액체비료도 만들고, 발전 과정에서 나오는 따뜻한 물로는 지역난방도 할 수 있다.

특히 2006년 발효된 런던협약에 포함된 ‘가축분뇨 해양투기 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런던협약에 따르면 2012년부터는 바다에 가축분뇨 등 폐기물을 버릴 수 없다. 그런데 2008년 한국이 바다에 버린 가축분뇨 총량이 146만 톤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바이오가스 생산설비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가축분뇨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하고 화학비료 사용과 연료비를 줄이는 기술, 온실가스 방출과 해양오염 등의 환경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귀한 기술이 바로 ‘가축분뇨 바이오가스 생산기술’이다. 앞으로 과학기술계에서는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는 속담 대신 ‘개똥도 에너지로 쓰려면 없다’는 속담이 유행하게 될는지 모른다.

글 : 과학향기 편집부

※ 과학향기 제1010호 ‘돼지 똥 함부로 보지 마라, 에너지 아니더냐!(2009년 11월 18일자)’에서 일부 내용을 발췌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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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남의 집을 방문해 화장실을 사용하면 가장 훌륭한 손님으로 대접하던 옛 풍습이 있습니다. 당시는 지금처럼 화학비료가 없고 오로지 사람이나 가축의 분뇨만을 비료로 썼기 때문에 똥이 그만큼 귀했던 것이죠. 그런데 산업이 발달하고 생활이 윤택해지면서 고마웠던 똥은 점차 애물단지로 변했습니다. 소나 돼지를 대량으로 길러서 나오는 분뇨는 나쁜 냄새를 냈고, 주변의 환경도 오염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똥이 다시 귀하게 대접 받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처럼 비료만으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바이오가스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가축분뇨를 바이오가스로 만들면 악취와 환경오염의 주범을 한 가지 줄일 수 있게 됩니다. 비료와 전기에너지의 원료, 분뇨의 친환경적 처리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셈입니다.

이런 이유로 독일같은 선진국에서는 일찌감치 바이오가스 공장을 세우고 소나 돼지의 똥과 오줌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바이오가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찌거기로는 액체비료도 만들고요. 독일 북해 근처의 한 마을만 해도 매일 축산 분뇨 210톤과 음식물쓰레기 90톤을 발효시켜 시간당 2.524MW의 전기를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이 양이면 1555가구가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대단한 규모지요.

우리나라도 ‘저탄소 녹색성장’에 맞춰 이 분야에 지속으로 투자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010년부터 가축분뇨 에너지화 사업으로 하루에 100톤 규모의 바이오가스 시설을 시범으로 실시한다고 밝혔고, 농촌진흥청도 지난 9월 23일 경기도 수원 국립축산과학원에서 바이오가스 생산시설의 준공식을 마쳤습니다. 축산과학원에 설치된 바이오가스 생산시설은 하루 10톤의 가축 분뇨로 300kW의 전기로 만들게 되는데요. 이는 30곳의 농가가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입니다.

이쯤에서 돼지똥이 바이오가스로 변하는 원리를 알아볼까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미생물에 의한 발효때문입니다. 가축분뇨는 고농도의 유기물인데 미생물이 이것을 분해하면서 메탄 등의 가스를 발생시킵니다. 가축분뇨를 밀폐형 탱크 한 군데에 모아두면 미생물의 분해작용을 거쳐 유기산이 만들어지고, 이것을 다시 한번 발효시키면 메탄가스 등의 기체가 발생합니다. 바로 이 기체혼합물이 전기를 만드는 원료가 됩니다.

바이오가스가 잘 만들려면 미생물의 활동이 활발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합나다. 그래서 온도와 산성도(pH)를 조절하는 것이 바이오가스 생산 공정의 핵심이 됩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만들어지는 메탄가스를 고순도로 추출하는 기술까지 개발해 바이오가스 생산설비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바이오가스 생산시설 사진제공. 한경대학교 바이오가스연구센터>


이렇게 만들어진 바이오가스는 천연가스처럼 가스보일러를 돌리거나 축사를 따뜻하게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또 원동기를 돌려 전기과 열을 동시에 얻는 열병합발전도 가능합니다. 바이오가스를 정제하면 자동차, 기차 및 도시가스의 연료로도 이용할 수 있고, 바이오가스 연료전지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스웨덴에서는 2006년에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열차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열차의 이름은 ‘아멘다’로 기존의 디젤 엔진을 가스 엔진으로 교환했다고 합니다. 한번 충전으로 600km를 달릴 수 있고 최고 속력은 시간당 130km입니다. 이렇게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일 수 있는 바이오가스는 녹색성장에 걸맞은 ‘저탄소 에너지’인 셈입니다.

축산농가의 골칫거리였던 가축분뇨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한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힙니다. 일반적으로 가축분뇨를 처리하는 과정에는 메탄과 이산화탄소가 발생합니다. 이들은 대표적인 온실기체인데 바이오가스 생산기술을 이용하면 줄일 수 있게 됩니다. 바이오가스를 만들고 남은 물질로는 퇴비 등 유기질비료와 액체비료도 만들고, 발전 과정에서 나오는 따뜻한 물로는 지역난방도 할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도랑치고 가재 잡는 셈입니다.

특히 주요 이슈로 떠오른 ‘가축분뇨 해양투기 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2006년 발효된 런던 협약 때문에 2012년부터는 바다에 가축분뇨 등 폐기물을 버릴 수 없게 되는데요. 지난해 우리나라가 바다에 버린 가축분뇨 총량이 146만톤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바이오가스 생산설비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친환경적으로 가축분뇨를 처리하고, 화학비료사용과 연료비를 줄이며, 온실가스 방출과 해양오염 등의 환경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귀한 기술이 바로 ‘가축분뇨 바이오가스 생산기술’입니다. 애물단지 취급받던 돼지똥이 대접받는 존재로 변하게 된거죠. 남의 집을 방문해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만으로 좋은 대우를 받던 그 옛날처럼 앞으로는 잘 싸는 가축이 귀하게 대접 받는 세상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글 : 김창현 한경대 바이오가스연구센터 소장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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