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1.11 눈 위의 발자국, 너 누구니?
  2. 2009.12.04 한반도의 익룡은 어떻게 살았을까?
노랗고 붉게 물든 단풍의 색체 향연이 끝난 겨울 산의 모습은 황량하다. 메마른 풀과 앙상한 나뭇가지, 그리고 고요함만이 등산객을 맞이한다. 산허리에 올라 목을 축이고 한참을 둘러봐도 움직이는 것은 작은 새들뿐. 박새나 곤줄박이, 멧비둘기가 간혹 기웃거리다 사라진다. 새들은 작은 몸집에도 날아다녀 쉽게 눈에 띄지만 산짐승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다양한 동물들을 만날 수 있다.

노출된 흙이나 눈 쌓인 길가에서 야생동물의 발자국과 배설물은 어김없이 발견된다. 우연히 야생동물을 만날 때 그들이 왜 그 시각에 그 곳을 지나는지 알 수 없지만 흔적을 찾아 뒤쫓게 되면 책을 보지 않아도 그들의 생태적 특성을 이해할 수 있다. 동물을 제대로 구경하려면 동물원이 아닌 산이나 강가를 찾아야 하는 이유다.

덩치 큰 포유동물은 보호색이 강하고 울음소리를 내지 않을 뿐 아니라 대부분 밤에 활동한다. 그만큼 자기와 다른 생물종과는 대화의 여지를 남겨두지 않는다. 하지만 수컷과 암컷이 만나 사랑을 하거나 경쟁자와 영역다툼을 하기 위해서 야생동물은 반드시 자신의 흔적을 남길 필요가 있다. 우리도 그들의 흔적을 찾아낼 수만 있다면 야생동물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셈이다.

일반인이 가장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야생동물의 흔적은 바로 고양이 발자국이다. 시내 주택가뿐 아니라 인근 야산에도 많은 수의 고양이가 살고 있다. 동물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에겐 고양이의 발자국과 개의 발자국이 언뜻 비슷해 보일 것이다. 그렇다면 고양이와 개는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고양이의 발자국은 개에 비해 원형에 가깝고 발톱 자국이 없다. 물론 진흙땅을 밟거나 뛰어 내디딜 때는 고양이도 발자국에 발톱 자국이 남기도 한다. 하지만 평소에는 발톱을 숨기다 사냥하거나 경쟁자와 싸울 때 발톱을 사용한다. 또한 개 발자국이 좌우 대칭을 이루는 반면 고양이는 발자국이 비대칭이어서 자세히 살펴보면 왼발 자국인지 오른발 자국인지 알 수 있다.

관찰의 시선을 발자국에서 발걸음으로 넓히면 고양이의 성격도 추측해 볼 수 있다. 고양이는 발걸음 하나하나가 아주 까다롭고 조심스럽다. 그래서 눈이 많이 쌓인 곳에서도 발을 끌지 않고 또박또박 내딛는다. 즉 개들보다 발을 더 높이 들어 올려 걷는다는 얘기다.

나무 가지나 줄기 끝에서만 시작되고 사라지는 발자국을 본 적이 있는가. 바로 청설모의 발자국이다. 다람쥐의 발자국일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다람쥐는 겨울잠을 자기 때문에 겨울에는 만날 수 없다. 걷지 않고 주로 뛰어 다니는 청설모는 앞발 자국 2개와 뒷발 자국 2개가 규칙적으로 나란히 찍힌다. 또 청설모는 까치처럼 나뭇가지를 빼곡히 모아 침엽수나 땅바닥에 둥지를 튼다. 까치는 주로 활엽수에 둥지를 트는 것이 일반적이니 나무를 보면 청설모집과 까치집을 구별할 수 있다.



깊은 산 속이나 하천 등지에 가면 평소 보지 못한 ‘V’자 모양의 발자국을 발견할지 모른다. 바로 고라니다. 겨울철 철새 구경을 위해 철원 일대를 찾거나 한강변 김포습지, 상암동의 하늘공원에 가보면 쉽게 고라니를 발견할 수 있다. 물론 V자 모양의 발자국은 사슴이나 노루, 산양, 염소일 수도 있다. 이들은 배설물도 까만 구슬모양인 것도 비슷하다. 하지만 고라니나 노루의 배설물에선 은은한 계피향이 난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고라니와 노루를 구별할 수 있을까. 이럴 땐 발자국 주변의 나무줄기를 살펴라. 사슴과 동물들은 뿔을 날카롭게 유지하고 영역표시를 하기 위해 나무에 뿔을 간다. 나무를 긁은 자국이 땅바닥에서 30cm 아래면 사슴이나 노루나 또는 산양이고 40cm 위면 고라니다. 뿔을 비비는 사슴과 동물은 고개를 숙여야 하지만 송곳니로 긁는 고라니는 고개를 쳐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라니는 뿔이 없어 송곳니로 영역 표시를 한다.

산 속에서 누구나 쉽게 발견하는 야생동물의 흔적은 여기저기 땅을 파헤쳐 놓는 자국이다. 바로 ‘반항아’처럼 거친 멧돼지의 흔적이다. 멧돼지는 봄나물이나 고사리, 칡 같은 식물의 뿌리를 즐겨 먹는데, 겨울에도 쥐가 굴에 저장해 놓은 도토리를 찾기 위해 주둥이로 땅을 뒤엎는다. 만약 두 개의 발굽과 함께 ‘며느리발톱’이 선명하게 찍힌 자국(그림 참조)을 발견했다면 멀지 않은 곳에 멧돼지가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사실 야생동물의 흔적을 이해하는 데 반드시 전문 지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큰 발자국은 몸집이 큰 동물이라는 뜻이고 선명한 발자국은 최근에 지나갔다는 얘기다. 똥에 풀이 섞여 있으면 초식동물의 것이고 뼈와 털이 섞여 있으면 육식동물의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숲에서 볼 수 있는 야생동물은 20종을 넘지 않는다. 추운 겨울 집안에 움츠리고 있지만 말고 자연에 나와 야생동물과 대화를 나눠보는 것이 어떨까. (글 : 서금영 과학칼럼니스트)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한국에서도 공룡화석이 발견되나요?”
“한국에서는 공룡발자국만 발견되지요?”
“익룡도 공룡인가요?”
“익룡의 흔적도 한반도에서 발견되나요?”

중생대에 살았던 공룡과 척추동물들을 연구하는 저는 특강을 할 때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룡수업을 할 때 종종 앞에서 나온 질문을 받습니다. 이 중에서도 ‘한반도에 살았던 익룡’의 정체를 설명할 때 가장 흥미진진한 표정을 짓더군요.

중생대 하늘의 지배자인 ‘익룡’은 공룡이라기보다 하늘을 날았던 파충류로 분류되는 동물입니다. 양 날개를 활짝 펴고 활강하듯이 날아다니는 모습 때문에 새나 박쥐와 비슷한 동물로 잘못 인식되기도 하지만 익룡의 날개구조는 새나 박쥐의 날개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새의 경우 깃털이 날개를 이루지만 익룡의 날개는 깃털이 아닌 막으로 구성됩니다. 익룡의 네 개의 손가락 가운데 네 번째 손가락만 길게 발달돼 날개막을 지탱하는데, 이러한 날개막은 익룡의 손가락과 몸통 사이를 연결해 커다란 날개를 구성하게 되는 것이죠.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후기에 처음으로 등장한 익룡. 이들은 쥐라기와 백악기에 이르는 1억 6000만년 동안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했습니다. 특히 쥐라기를 주름잡았던 익룡과 백악기에 살았던 익룡은 겉모습만 해도 많은 차이점을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쥐라기에 살았던 람포린쿠스(Rhamphorynchus)와 같은 ‘람포린코이드’ 익룡들은 양 날개를 편 길이가 주로 1~2m 정도고, 이빨을 지니고 있으며 꼬리가 긴 것이 특징입니다. 주로 물고기를 먹었을 것으로 추측되죠. 이에 비해 백악기 하늘에는 ‘프테로닥틸로이드’류 익룡들이 살았습니다. 이들은 커다란 몸집을 지니고 있습니다. 꼬리가 매우 짧거나 거의 없을 정도로 그 역할이 작아졌다는 것이 쥐라기 익룡들과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이런 익룡들은 한반도에도 살았을까요? 물론입니다. 그 흔적은 지금도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고, 최근에는 경상북도 군위에서 거대한 익룡 발자국이 발견돼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우선 2001년 경상남도 하동에서 발견된 익룡뼈부터 살펴볼까요?

하동군 진교면 방아섬의 중생대 백악기 초기지층에서 발견된 익룡의 날개뼈 화석은 한반도에서 발견된 최초의 익룡뼈입니다. 발견된 뼈의 길이는 약 247mm로 뼈의 너비가 26.5mm이고, 단면이 납작한 타원형입니다. 이것은 익룡의 날개뼈를 이루는 뼈들 가운데 첫 번째 날개뼈를 이루는 부위죠. 뼈 속이 비어있고, 뼈막의 두께가 매우 얇은 전형적인 익룡뼈의 특징을 보입니다.

이 뼈의 주인공을 알아내기 위해 중국과 일본의 백악기 지층에서 발견된 익룡 화석들을 비교, 분석한 결과 백악기 초기 중국에서 살았던 ‘쭝가립테루스’(Dsungaripterus)와 그 크기와 형태가 가장 가까운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쭝가립테루스는 양 날개를 모두 편 길이가 약 3~3.5m 정도이고, 두개골의 길이는 약 40~50cm입니다. 주로 어패류를 잡아먹었을 것으로 되는 추정되는 녀석이지요.

이밖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전라남도 해남, 경상남도 사천 등지에서 익룡발자국이 발견돼 학계에 보고된 바가 있습니다. 또 우리나라 백악기 지층에서도 다양한 익룡의 발자국화석이 확인됐고요. 그런데 지난 9월 세계에서 가장 큰 익룡 발자국화석이 경상북도 군위에서 발견됐습니다. 발자국의 길이가 354mm, 폭은 173mm로 크기로 볼 때 몸집이나 양 날개를 편 길이가 어마어마하게 컸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어요.

<케찰코아틀루스 두 마리가 먹잇감을 찾아 하늘 날아다니는 모습(위), 경북 군위 익룡발자국
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 크기의 익룡 복원 모습(아래). 사진제공. 임종덕>


지금까지 몸집이 가장 큰 익룡으로 알려진 것은 미국 백악기 후기지층에서 발견된 케찰코아틀루스(Quetzalcoatlus)입니다. 이 익룡은 양 날개를 편 길이가 12m나 되는데요, 이런 거대한 익룡들은 아마 길고 큰 주둥이를 이용해 먹기 편하고 사냥하기 쉬운 동물을 닥치는대로 잡아먹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주로 작은 파충류, 물고기, 그리고 공룡까지 공격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번에 군위에서 발견된 익룡발자국 화석은 거대한 익룡이 공룡을 공격했을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거대한 크기의 익룡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지점 바로 옆에 ‘작은 크기의 공룡발자국’ 화석이 여러 개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작은 공룡발자국의 주인공들이 당시 호숫가 주위에서 먹이를 찾거나 물을 먹기 위해 왔다가 발자국을 남겼고, 이들이 뛰어놀고 있던 순간에 거대한 익룡이 하늘을 날아다닌 것입니다. 익룡은 적당한 기회를 포착해 날렵하게 공격을 감행했을지도 모릅니다. 공룡들에게 그 곳이 ‘놀이터’였으나 익룡에겐 ‘먹이 사냥터’였던 셈입니다.

하지만 아직 위의 가설을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거대한 몸집의 익룡이 재빠르게 움직이고 도망가는 공룡을 사냥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분명 가까운 거리에 어미공룡이나 다른 무리의 공룡들이 함께 있었을테니 공격을 시도하기 위험했을 것입니다. 익룡은 자신의 먹잇감을 안전하게 잡기 위해 쉽고 편안한 상대를 신중하게 선택했지 않을까요?

아마 여러 마리의 공룡이 지나갈 때 아주 어린 새끼공룡이나 늙거나 병든 공룡을 하늘에서 지켜보다가 기회가 오면 한 마리만 집중공격해서 사냥하는 방식을 택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의 아프리카 늪지대에 사는 악어나 밀림의 제왕 사자들이 지나가는 초식동물을 사냥하는 방법과 똑같은 방식으로 말입니다.

사냥하는 것에 실패했다고 해서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힘든 사냥보다는 이미 죽어서 시체가 된 공룡을 찾아 천천히 땅위로 내려온 후, 만찬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테니까요. 이렇게 잠시 식사를 즐기기 위해 땅 위를 걸어다니던 발자국. 그렇습니다, 이들이 오늘날의 화석으로 발견된 것이지요.

해남, 하동, 사천, 거제에 이어 군위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익룡발자국 화석들이 계속 발견되고 있습니다. 혹시 중생대 한반도는 익룡들의 낙원이 아니었을까요? 익룡발자국의 크기와 발견된 장소의 특징을 살펴보며 과거 한반도의 익룡들은 어떤 모습일지 또 어떻게 살았을지 상상해보는 것도 참 즐거울 것 같습니다.

글 : 임종덕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 (척추고생물학)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글이 유익하셨다면 KISTI의 과학향기를 구독해 보세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1 
BLOG main image
생활에 밎줄 긋는 과학이야기♡ -KISTI의 과학향기-
by 과학향기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178)
과학향기 기사 (892)
과학향기 이벤트 (1)
과학향기 독자참여 (1)
이런주제 어때요? (1)

달력

«   2017/1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istory!get rss Tistory Tistory 가입하기!
Clicky Web Analytics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