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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2.30 동물과 인간, 모두가 행복한 과학을 위해 (1)
  2. 2012.02.13 우리집 몽몽이가 나를 무시하는 이유

동물과 인간, 모두가 행복한 과학을 위해

인간과 반려동물은 아주 오래전부터 함께 어울려 살고 있을 만큼 친숙하다. 고양이와 개, 소, 닭은 물론 너구리나 고슴도치, 스컹크 등 종류도 다양하다. 동물이라는 단어 앞에 ‘짝이 되는 동무’란 뜻의 ‘반려’가 붙은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과학도 마찬가지다. 동물은 과학의 발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존재다. 하지만 같은 동물이라고 해도 위의 예시와는 의미가 좀 다르게 느껴진다. 과학에서는 일방적으로 동물의 ‘희생’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에서 동물은 반려동물이 아닌 실험동물로 불릴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실험동물이란 병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한 약이나 새로 개발된 화장품의 안전성, 질병의 발생과정을 확인하는 것과 같은 다양한 연구나 실험에 사용되는 동물을 말한다. 야생 상태의 동물을 포획해 그대로 실험에 사용하지만, 정확한 실험을 위해 목적에 맞도록 특정 성질을 갖거나 특정 반응이 일어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동물을 생산하기도 한다. 

동물실험의 역사는 고대 그리스 시대에서부터 시작된다.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동물을 해부해 생식과 유전을 설명했고, 외과 의사였던 갈레노스는 원숭이와 돼지, 염소 등을 해부해 심장과 뼈, 근육, 뇌신경 등에 대한 의학적 사실을 규명했다. 16세기 베살리우스가 직접 사람 시체의 배를 가르고 몸을 탐구해 인체해부학을 발전시키기 전까지 동물 해부 연구는 의학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현재 과학에서 동물실험의 중요성은 두말할 것도 없을 정도다. 

일반적으로 동물실험에 쥐나 토끼, 원숭이, 초파리, 제브라피시 등이 주로 사용된다. 이밖에도 고양이와 개구리, 도롱뇽, 갑각류, 바퀴벌레, 진드기도 실험동물에 예외가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만 연간 200만 마리 이상의 동물들이 실험으로 희생되고 있다. ‘인간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어쩔 수 없는 희생’이라고 하기엔 절대 적지 않은 숫자다. 더 큰 문제는 동물실험을 걸친 의약품이나 화장품이라도 인간에게 100%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동물실험 문제는 1950년대 후반 유럽에서 처음 발생했다. 1953년 독일에서는 진정제 효과가 있는 ‘탈리도마이드’가 개발됐다. 임산부가 이 약을 복용하면 입덧이 완화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유럽은 물론 세계 50여 개 나라에 팔렸다. 특히 이 약이 인기가 있었던 이유는 개와 고양이, 쥐, 햄스터, 닭 등을 대상으로 동물실험을 진행했고, 이 실험에서 안전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부작용이 없는 기적의 약’으로 불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작용이 없다는 이 ‘기적의 약’은 사상 최악의 부작용 사태를 일으켰다. 이 약을 복용한 임산부들이 팔다리가 짧거나 발가락이 들러붙은 기형아를 출산한 것이다. 독일에서만 5천여 명, 세계 50여 개국 나라에서는 1만2천 명의 아이들이 이 약으로 인해 기형아로 태어났다. 4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나서야 기형아와 이 약의 상관관계가 밝혀졌고, 판매 금지가 됐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전문가들은 인간과 동물은 유전자 구조가 100% 같지 않기 때문에 동물에게 아무런 반응이 없는 물질도 인간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며 동물실험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또 다른 문제는 동물의 권리 침해 문제다. 최근 뉴질랜드 과학자들이 총을 쐈을 때 피가 어디로 어떻게 튀는지 알아보기 위해 살아 있는 돼지에게 총을 여러 발 쏴 보는 실험을 한 뒤 이를 ‘법과학 저널(Journal of Forensic Sciences)’에 발표해 논란이 됐다. 또한 ‘네이처(Nature)’에 게재된 논문에서는 실험용 쥐 몸에 암 종양을 일으키는 물질을 허용치보다 많이 사용해 문제가 됐다. 앞선 두 실험에서 동물을 생명체가 아닌, 일종의 실험 도구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동물보호단체의 비판을 받았다. 

우주 왕복기술이 개발되지 않은 과거에는, 우주 실험동물이 임무를 완수한 뒤 그대로 우주에 버려지는 일도 있었다. 우주 실험동물은 사람이 가기 전 미리 우주에 나가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지 특정 질병이 생기는지 알아보는 역할을 한다. ‘라이카’라는 이름의 개는 1957년 소련에서 발사한 인공위성을 통해 우주로 나간 최초의 우주 실험동물이다. 이 개는 실험 도중 온도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추정되는 스트레스와 과열로 생을 마감했다. 라이카는 지구로 돌아오지 못한 채 아직도 우주 어딘가에 떠돌고 있을 것이다. 

이에 세계 곳곳에서는 동물실험을 대체할 방법을 찾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화장품 안정성 평가 부분에 대해 동물실험 대신할 피부일차자극시험이나 안점막자극시험, 피부감작성시험 등의 방법을 마련해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동물실험 대안 중 가장 획기적인 방법으로 ‘오가노이드’가 꼽히고 있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나 장기세포에서 분리한 세포를 배양하거나 재조합해서 만든 미니장기를 뜻한다. 2009년 네덜란드 후브레히트 연구소의 한스 클레버스 박사가 생쥐의 직장에서 얻은 줄기세포를 배양해서 내장을 만드는 데 성공해 최초의 오가노이드를 선보였다. 

이후 2013년에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메들린 랭커스터 박사가 사람의 신경줄기세포를 이용해 뇌 오가노이드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과학자들은 이 오가노이드를 이용해 자폐증이나 조현병, 파킨슨병 등 다양한 뇌질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위와 신장, 갑상선, 간, 췌장 등도 오가노이드로 만들어져 실험에 쓰이고 있다. 하지만 오가노이드 연구도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오가노이드가 동물실험을 대체하기 위해선 오가노이드 배양에 관한 표준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동물실험이 아주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대안법에 대한 고민은 아직까지도 화장품 분야에서만 이뤄지고 있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1월 ‘화장품법 개정안’이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앞으로 동물실험을 시행한 화장품이나 원료를 사용해 만든 화장품이 판매될 수 없게 된 수준에 불과하다. 동물도 사람도 행복한 세상을 위해 생명체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제품의 안정성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확실한 대안이 필요하다. 

글 : 이윤선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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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몽몽이가 나를 무시하는 이유

평화로운 일요일 오후, 태연은 오늘따라 아빠가 너무 좋다. 쭉쭉 늘어나는 피부도 좋고, 세상 그 어떤 쿠션보다 푹신한 배는 살짝 기대기만 해도 콜콜 잠이 들 정도로 느낌이 좋다. 태연은 아빠 무릎을 베고 누워 떠날 줄을 모른다. 이때 멀찍이서 부녀를 바라보고 있던 강아지 몽몽이가 갑자기 뛰어들어 태연의 손가락을 깨무는 것이 아닌가!

“아야!! 저리가, 저리!”

태연은 깜짝 놀라 몽몽이를 떼어놓고는 발로 찬다. 그런데 상황이 뭔가 이상하다. 몽몽이는 겁도 먹지 않고 계속해서 태연에게 짖어대고, 몽몽이를 무섭게 때려줄 것이라고 기대했던 아빠는 몽몽이를 조용히 개집 안으로 넣어주는 게 아닌가! 태연은 어마어마한 배신감에 휩싸인다.

“아빠, 어쩜 이럴 수가 있어요. 몽몽이가 주인인 저를 물었는데 어떻게 때려주지도 않고 그냥 두시는 거예욧! 솔직히 말해 보세요. 저랑 몽몽이랑 바다에 빠지면 누구를 구해주실 거예요? 아빠는 내가 개만도 못한 거죠, 그렇죠?”

“쓸데없는 얘기 하지 말고 손이나 좀 보자. 다행히 살짝 물린 자국만 있고 상처는 나지 않았구나. 태연아, 개를 인간처럼 생각하고 교육하거나 체벌하면 안 돼요. 개의 심리를 과학적으로 파악해서 혼내야지. 아빠도 지금 너를 문 몽몽이에게 어마어마하게 화가 나 있지만 개의 심리상태를 판단해서 이성적으로 교육하려고 때려주지 않은 거야.”

“흥! 그 말이 정말이라면 증명을 해보세요!”

흔히 개는 모두 비슷한 특성을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 연구팀이 애완견 78마리를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개도 사람처럼 개성이 아주 뚜렷하단다. 연구팀에 따르면 애완견 각각을 부지런함·게으름, 우호적·공격적, 안정·불안정, 똑똑함·어리석음 등 4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유형화할 수 있다는구나. 이 기준으로 볼 때 우리 몽몽이는 게으르고, 공격적이며, 불안정하고, 어리석은 유형의 개가 아닐까 싶다. 그렇기 때문에 몽몽이에게는 훨씬 다양하고 고차원적인 교육이 필요해.”

“그러니까 어떤 교육이요!”

흔히 개의 조상은 무리를 짓고 살면서 강한 서열의식을 갖고 있던 늑대라는 것이 정설이란다. 아무리 집에서 인간에 의해 키워진다 해도 늑대의 본능을 가지고 있다는 거지. 그래서 개는 같은 개들 사이에서는 물론 사람들까지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지 낮은지를 끊임없이 가려내려고 하고, 자신과 서열이 비슷하다고 생각되면 공격해서 우열을 가리려고 한단다. 오늘 몽몽이가 너에게 덤빈 것도 네가 싫어서가 아니라 단지 서열을 가려보고 싶었던 거야. 사랑하는 아빠한테 태연이가 안겨 있으니까 샘이 났고, 자신의 서열이 더 높다는 것을 증명해서 아빠의 품을 몽몽이가 차지하고 싶었던 거지. 실제로 미국에서는 집에서 기르는 개에게 물린 사람이 매년 50여 만 명에 이를 정도로 애완견이 주인을 무는 것은 흔한 일이야.”

“뭐야, 그럼 몽몽이가 저를 동급으로 봤다는 거잖아요. 기막혀 정말. 내가 저를 얼마나 예뻐했는데!”

“바로 그거야. 너무 예뻐해 줬기 때문에 우습게 본 거지. 개가 명령에 복종할 때만 예뻐하는 게 아니라 시도 때도 없이 그냥 예뻐만 해주면 그 사람을 자신보다 낮은 존재로 인식한단다. 그러니까 오늘부터는 아빠가 아닌 태연이가 몽몽이에게 밥을 주는 게 좋겠어. 개는 밥 주는 사람을 가장 좋아하지만 또 가장 무서워하거든. 생명줄을 쥐고 있는 존재니까 말이야. 또 ‘앉아’, ‘일어서’ 같은 복종훈련을 시키면서 먹이를 주는 것도 몽몽이를 순종시키는 한 방법이란다. 그렇게 너에게 복종하게 되면 언젠가 벌러덩 뒤집어져서 너에게 배를 보여줄지도 몰라. 그건 최고의 복종심을 의미하는 행동이거든.”

“흥, 나를 그동안 아랫것으로 생각했다 이거지? 몽몽이 너 오늘부터 죽었어!”

“너무 미워하지 마라. 그래도 몽몽이 덕에 네가 사람 됐다는 생각에 아빠는 그저 고맙기만 할 때가 많아요. 여러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반려동물(伴侶動物)과 매일 대화를 나누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타인에게 친밀감을 훨씬 잘 표현할 수 있고, 애견 먹이주기와 목욕시키기 같은 일을 담당하면서 책임감 강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구나. 특히 애정이 결핍돼 있거나 오랜 질환으로 인해 우울증 등 정서적인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에게 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어. 심지어는 반려동물을 키워본 사람이 사회적으로 성공할 확률까지 높다고 해.”

“예에?? 몽몽이처럼 게으르고 머리 나쁜 강아지한테 뭐 배울게 있다고 성공을 한대요?”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포춘이 선정한 500대 기업인들 가운데 95%가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워 본 경험이 있고, 75%의 기업인들이 현재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단다. 이 같은 수치는 조사를 실시했던 1983년 당시 미국 가구 수의 반려동물 보유 평균인 53%보다 훨씬 높은 것이었어. 때문에 반려동물이 성공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을 통한 경험이 기업인들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열정과 감정훈련, 책임감 같은 특성을 개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인정하고 있단다.

“알겠어요. 저도 이제부터는 몽몽이를 현명하게 교육할게요. 그래서 미국 500대 기업인에 들 정도로 엄청나게 성공할 거예요. 그러니까 제발 아빠, 제 소원 한 번만 들어주세요. 몽몽이 한 대만 쥐어박을 수 있게 해주세요. 너무 억울해서 오늘밤 잠을 못잘 것 같단 말이에요!!”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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