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품기엔 너무 벅찬 쓰레기

지난 3월 15일 오전, 인천과 백령도 사이를 운행하는 여객선 하모니 플라워호의 추진기에 이물질이 끼는 사고가 났다. 다행히 이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최근 들어 이런 이물질 관련 선박 사고가 자주 보고된다. 실제로 전체 해양 선박사고의 10% 정도가 이런 해양 쓰레기에 의한 사고이며, 이는 점차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고 한다. 이처럼 선박사고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바다를 오염시키고 생물체를 중독시키는 ‘바다의 불청객’ 해양쓰레기. ‘푸른 바다의 행성’이라는 아름다운 별칭에 걸맞지 않게 지구의 바다가 거대한 쓰레기 처리장이 돼 버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사람들이 바다에 쓰레기를 버린 역사는 꽤 오래됐다. 아마도 그건 먼 옛날, 배를 타고 육지를 등지고 떠나는 사람이 생겨난 바로 그 순간부터일 것이다. 배를 타고 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생활 쓰레기나 음식물 찌꺼기, 그리고 인간(혹은 가축)의 배설물은 모두 바다에 버려졌을 테니 말이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육지에서 가까운 섬을 오가는 단거리 여객선의 경우 선박 뒤쪽 끄트머리에 위치한 화장실로 들어가면 변기 아래로 푸른 물결이 넘실거리는 것을 보는 것도 어렵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대양(大洋)은 그 이름답게 넓은 아량으로 사람들이 버린 것들도 모두 보듬어 다시 생태계 안으로 순환시켰다. 근대화 이전 시대의 쓰레기들이란 대부분 자연물의 일부이거나 유기물이었기에, 너른 대양 속을 가득 메운 작은 생명체들은 이를 먹고 소화시켜 다시 지구 생태계의 자원으로 되돌려주는 순환 고리를 형성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점차 상황은 악화되기 시작했다. 세계화에 따른 잦은 장거리 이동으로 선박 운행에 따른 쓰레기 배출량 자체가 늘어난데다가, 늘어난 인구가 살 자리가 비좁아지자 육지에서 만들어진 쓰레기마저도 바다에 투기하는 사례가 많아진 것이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산업혁명 이후의 인류는 이전에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던 다양한 화학물질들을 만들어냈고, 이들은 곧 엄청난 쓰레기더미가 돼 바다로 버려졌다. 인류가 만들어낸 화학물질 중에서 메가 히트 상품은 ‘플라스틱’이었다. 가볍고 가격도 싼데다가 방수성과 절연성을 갖추었으면서도 색과 모양을 가공하기 편리한 플라스틱은 삽시간에 인간의 삶 전반에 끼어들었다. 현재 플라스틱의 사용량은 1인당 연간 42kg에 달할 정도로 늘어났다. 

모든 물건에는 사용 연한이 있기 마련이고, 제 역할을 다 한 뒤에는 버려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플라스틱의 경우에는 제품으로써의 수명은 짧은데 비해(심지어 제품 포장의 경우, 포장을 뜯는 순간부터 쓰레기가 된다!) 플라스틱이라는 성분 자체의 분해 주기는 반영구적일만큼 길다는 것이 문제다. 지구 역사에서 신출내기로 등장한 플라스틱은 지구의 분해자인 미생물들에게는 너무도 낯설어 이들을 분해시키는 능력을 지닌 분해자가 없는 탓이다. 자꾸만 쌓여가는 쓰레기 문제에서 골치 아픈 이들은 아주 손쉬운 해결책을 찾아낸다. 바로 아무도 모르는 곳, 아무도 살지 않는 곳인 바다에 버리는 것! 

보고에 따르면 인천 앞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만 해도 연간 19만㎥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10톤 트럭 1만 여 대에 달하는 쓰레기가 해마다 바다로 버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해양에서 발견된 쓰레기의 80%는 육지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이렇게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들 중 유기물은 해양미생물들에 의해 분해돼 문제를 덜 일으키지만(어디까지나 ‘덜’한 것이지 문제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유기물이 대량 방류되면 적조 현상과 같은 또 다른 환경 문제를 유발한다), 나머지들은 그대로 남게 된다. 

특히나 플라스틱의 경우, 썩지 않고 분해되지 않는 특성상 대부분이 그대로 남게 돼 해양 쓰레기의 90%를 차지하게 된다. 이렇게 버려진 플라스틱은 물결을 타고 떠돌다가 해류의 흐름에 떠밀려 특정 지역에 모여들고는 마치 그들만의 아틀란티스처럼 점점 세를 불린다. 

1997년 하와이에서 열린 요트 경기에 참여해 LA로 향해가던 미국인 찰스 무어는 망망대해 북태평양의 한가운데에서 거대한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와 마주하게 된다. 일명 ‘플라스틱 아일랜드(plastic island)’의 발견이었다. 이후 이런 ‘섬’들은 추가로 발견돼, 현재 북태평양 지역의 거대한 쓰레기 밀집 지역은 적어도 세 군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라스틱 아일랜드를 이루는 조성물들은 그 이름에 걸맞게 90% 이상이 플라스틱 제품이다. 일설에는 인공위성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거대하고 두텁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바닷물에 많은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둥둥 떠 있는 형상이다. 사실 이들이 그냥 그대로 떠 있기만 한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플라스틱 아일랜드는 거대하기는 하지만 인간이 거주하지 않는 북태평양 한 가운데에 있으니, 근처를 지나가는 선박들만 주의한다면 괜찮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이들이 일으키는 가장 큰 문제는 생태계 교란이다. 종종 언론을 통해 그물을 먹고 죽은 고래나 플라스틱 조각을 삼켜서 괴로워하는 바다 새의 모습이 등장하곤 하는데, 더 심각한 것은 이렇게 큰 것보다는 오히려 작은 것이다. 플라스틱은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지는 않지만, 오랜 세월 바다에서 떠돌며 햇빛에 노출되면 물리적 충격에 의해 잘게 부스러지기 마련이다. 이렇게 잘게 부스러진 마이크로플라스틱은 많은 해양 생물들에게 먹잇감으로 오인되곤 한다. 

물속의 플랑크톤이나 작은 갑각류를 걸러 먹는 것은 많은 물고기들의 영양 섭취 방법이다. 이렇게 마이크로플라스틱을 먹이로 오인해 섭취하는 경우 이들은 소화되지 않고 몸속에 그대로 쌓이게 되고, 이들은 다시 먹이사슬을 따라 상위 단계의 포식자들에게 먹힘으로써 결국 생태계 전반으로 퍼져나간다. 즉, 내부로부터의 ‘플라스틱 중독’이 일어나는 셈으로 결국 이는 해양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는 해양 생태계가 교란되면 그 영향은 결국 전 지구적으로 확산될 것이고, 인간 역시도 그 파멸의 소용돌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금 이 시간도 북태평양 바다 위에는 또 하나의 플라스틱 더미가 더해지고 있다. 우리가 쉽게 사용하고 버리는 플라스틱 제품들이 그 속도를 더욱 가속화시킬지도 모른다. 

글 : 이은희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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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에도 어김없이 애완견과 산책에 나선 나향기 씨.
여유롭게 공원을 걷고 있는데 전봇대 옆에서 강아지가 멈춰 선다. 온몸에 잔뜩 힘을 주는 강아지. 잠시 후, 황금빛 물체가 그 자리를 빛내고 있다. 나향기 씨는 언제나처럼 미리 챙겨 온 봉지를 꺼내 물체를 담고는 공원 귀퉁이에 자리한 특수 장치로 향한다. 그곳에는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다들 한 손에는 애완동물 목줄을, 다른 한 손에는 나향기 씨와 같은 봉지를 들고 있다. 드디어 그녀 차례가 돌아왔다.

“오늘도 한 건 하셨군요, (강아지 머리를 쓰다듬으며 육포 한 봉지를 꺼내준다) 우리 멍멍이, 잘 싸줘서 고마워~!”

공원 관리자는 나향기 씨에게 봉지를 건네받아 내용물을 특수 장치에 넣는다. 그러자 가로등이 하나 더 켜지며 공원이 밝아진다.

사람들이 저마다 들고 있던 봉지에는 과연 무엇이 담겨 있었을까? 정답은 바로 애완동물의 ‘똥’. 쓸모없이 버려지는 애완동물의 배변이 공원을 밝히는 에너지원으로 사용된 것이다.

먼 미래의 이야기 같지만, 이미 미국의 한 공원에서는 애완동물의 배변으로 조명을 밝히고 있다. 2010년 9월 미국 뉴잉글랜드 매사추세츠주(州) 케임브리지 지역의 스파크 공원이 선보인 이색 친환경 프로젝트가 그것.

이 공원에 설치된 특수 장치는 프로젝트 예술가 매튜 모조타가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와 케임브리지 시의 도움을 받아 완성됐다. 애완동물의 배변을 특수 미생물 분해 봉지에 담은 후 이 장치 안에 넣으면 메탄 압축기와 무산소 박테리아를 통해 배변이 분해돼 메탄가스로 바뀌게 된다. 이렇게 생성된 메탄가스는 튜브를 타고 공원 램프로 올라가 불을 켜는데 사용된다.

이제 애완동물을 비롯한 가축의 분뇨는 예전처럼 비료로만 쓰이지 않는다.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메탄가스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가축분뇨를 메탄가스로 만들면 악취와 환경오염의 주범을 한 가지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비료와 전기에너지의 원료, 분뇨의 친환경적 처리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는 셈이다. 메탄가스는 생물체에 의해 만들어지는 가스로, 바이오가스라고도 불린다.

그렇다면 가축의 분뇨가 어떻게 바이오가스로 변하는 걸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미생물에 의한 발효 때문이다. 가축분뇨는 고농도의 유기물인데, 미생물이 이것을 분해하면서 메탄 등의 가스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가축분뇨를 밀폐형 탱크 한 군데에 모아두면 미생물의 분해작용을 거쳐 유기산이 만들어지고, 이것을 다시 한 번 발효시키면 메탄가스 등의 기체가 발생한다. 바로 이 기체혼합물이 전기를 만드는 원료가 된다.

바이오가스를 잘 만들기 위해서는 미생물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온도와 산성도(pH)를 조절하는 것이 바이오가스 생산 공정의 핵심이다. 일부 기업에서는 생성된 메탄가스를 고순도로 추출해내는 기술까지 개발해 바이오가스 생산설비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바이오가스는 천연가스처럼 가스보일러를 돌리거나 축사를 따뜻하게 만드는 데 사용된다. 또 원동기를 돌려 전기와 열을 동시에 얻는 열병합발전도 가능하다. 바이오가스를 정제하면 자동차, 기차 및 도시가스의 연료로도 이용할 수 있어, 바이오가스 연료전지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사실 독일 같은 선진국에서는 일찌감치 바이오가스 공장을 세우고 소나 돼지의 똥, 오줌으로 전기를 생산해 왔다. 바이오가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로는 액체비료도 만든다. 독일 북해 근처의 한 마을만 해도 매일 축산 분뇨 210톤과 음식물쓰레기 90톤을 발효시켜 시간당 2,524kW의 전기를 만들고 있다. 이는 1,555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하니, 실로 대단한 규모다.

우리나라도 ‘저탄소 녹색성장’에 맞춰 이 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이미 2009년 9월 경기도 수원 국립축산과학원에서 바이오가스 생산시설 준공식을 마쳤다. 또 축산과학원에서는 바이오가스 생산시설을 설치해 하루 10톤의 가축 분뇨로 300kW의 전기를 만들고 있다. 이는 농가 30곳이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010년부터 가축분뇨 에너지화 사업으로 하루에 100톤 규모의 바이오가스 시설 3개소를 시범적으로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정읍, 영광이 시범사업자로 선정돼 있고 나머지 한 곳은 현재 선정 중이다. 평가 결과에 따라 2013년까지 15개소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앞으로 시범 사업소에서는 가축분뇨와 음식 잔재물 등을 원료로 전기, 가스를 생산해 한전에 판매하고 일부는 축사, 원예시설, 농산물 건조장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가축분뇨 에너지화 사업은 축산농가의 골칫거리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한다는 장점도 있다. 일반적으로 가축분뇨를 처리하는 과정에는 메탄과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이들은 대표적인 온실기체인데, 바이오가스 생산기술을 이용하면 이들을 줄일 수 있다. 바이오가스를 만들고 남은 물질로는 퇴비 등 유기질비료와 액체비료도 만들고, 발전 과정에서 나오는 따뜻한 물로는 지역난방도 할 수 있다.

특히 2006년 발효된 런던협약에 포함된 ‘가축분뇨 해양투기 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런던협약에 따르면 2012년부터는 바다에 가축분뇨 등 폐기물을 버릴 수 없다. 그런데 2008년 한국이 바다에 버린 가축분뇨 총량이 146만 톤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바이오가스 생산설비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가축분뇨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하고 화학비료 사용과 연료비를 줄이는 기술, 온실가스 방출과 해양오염 등의 환경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귀한 기술이 바로 ‘가축분뇨 바이오가스 생산기술’이다. 앞으로 과학기술계에서는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는 속담 대신 ‘개똥도 에너지로 쓰려면 없다’는 속담이 유행하게 될는지 모른다.

글 : 과학향기 편집부

※ 과학향기 제1010호 ‘돼지 똥 함부로 보지 마라, 에너지 아니더냐!(2009년 11월 18일자)’에서 일부 내용을 발췌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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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밤하늘을 보면서 과학 이야기를 해주시곤 했다. 엄마가 얘기해주는 과학 이야기는 정말 실감 나고 흥미진진했기 때문에 나는 얼른 밤이 오기를 기다린 적도 있다. 어느 날 엄마는 나에게 세상엔 눈으로 볼 수 없는 생물도 있다는 이야기를 말씀해 주셨다.

“요즘도 학교에서 우유 잘 먹고 있니?”
“응. 그런데 가끔 깜박하고 안 먹으면 다음 날 우유에 건더기가 생겨. 왜 그런 거야?”
“상해서 그렇단다. 바로 우유 속에 있는 세균 때문이지.”
“세균? 우유 속에? 난 못 봤는데… 막 꿈틀거려?”
“아니~ 세균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아. 그래서 미생물이라고 그러기도 해.”

“눈으로 볼 수 없는 생물?”
“그렇지. 눈으로 볼 수 없을 만큼 작은 생물.”
“어디에 있어? 지구에 있어?”
“지구에는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환경 외에도 다양한 자연환경이 존재한단다. 예를 들면 남극 기온은 영하 60도 이하로 내려가고 심해저 열수분화구 주변의 수온은 100도가 넘거든. 이렇게 춥고 뜨거운 곳에는 생명체가 살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생명이 없는 곳은 없어.”

“으아~ 생각만으로 춥고 뜨겁다! 그냥 안 춥고 안 뜨거운 곳에서 살면 안 돼?”
“그 생물들은 그들이 있는 환경이 최적이라고 느끼는 거겠지. 80도 이상 되는 고온 환경에서만 잘 자라는 초고온균 얘길 해줄까? 초고온균이 생산하는 단백질은 100℃에서도 변하지 않기 때문에 중온성 미생물이 고온에서 오염되는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단다. 그러면서도 중온균이 생산하는 효소와 동일한 기능을 가지고 있어. 하지만 중온균 효소들이 변성을 일으키는 극한 환경에서 안정하기 때문에 신기한 것이지.”

“음… 좀 신기한 균이네?! 다른 종류 또 있어?
“신기하지? 세균은 원래 중성(pH 7)에서 잘 자라는 성질이 있어. 그런데 호산성균이라는 세균은 산성 환경을 좋아하고, 호염균은 알칼리성 환경을 좋아해서 소금 농도가 아주 높은 곳에서 살아.”

“잠깐! 종류가 많으니까 헷갈려~”
“이렇게 생각하면 돼. 심해저에서 서식하는 호압균의 경우, 압력을 좋아하니까 호압균이라고 부르는 거야. 이 균은 수심 6,500m에서 650기압이 되는 높은 압력을 좋아하는데, 650기압이라면 1㎠ 크기에 650㎏의 무게가 실리는 것과 같거든. 정말 대단하지? 그럼 퀴즈 하나 내볼까? 암석에서 사는 균을 뭐라고 할까?

“암석에서 사는 균? 그럼 호암석균인가?
“으하하~ 반은 맞았다. 암석 안에서 자라는 암석균이 있고, 독성물질이 있어야 사는 내독성균도 있어. 건조내성균은 생명의 필수요건이라는 물이 거의 없는 곳에서만 사는 미생물이고. 다 외우려고 하면 어려워. 이해하는 게 중요하지. 지금도 계속 이런 미생물들이 발견되고 있거든.”

“그러면 이 생물들을 다 미생물이라고 부르는 거고 세균은 안에 포함되는 거야?
“천천히 설명해줄게. 이렇게 극한 환경에서 사는 미생물의 발견이 늘어나자 미생물의 분류방법도 바뀌게 되었단다. 즉 핵막과 기관이 없다는 점에서는 세균(박테리아)과 비슷하지만 세포막의 구조나 DNA와 단백질을 합성하는 방법은 진균류(곰팡이)와 비슷해. 그래서 극한미생물을 아키아(Archaea)로 따로 분류하게 되었어. 이제 미생물에는 세균, 아키아, 진균이라는 세 개의 도메인이 있는 것이라고 보면 돼.”

“응. 세 개의 도메인이라…”
나는 밤하늘을 쳐다보면서 머릿속으로 분류해 보았다.
“새로 발견된 다른 미생물이 있는지 인터넷에서 같이 찾아볼까?”
엄마는 냉장고에서 간식을 가져오시면서 나를 컴퓨터 앞으로 부르셨다. 나는 미생물에 대해 점점 관심이 깊어졌다. 엄마는 미생물에 대한 기사를 검색하시다가 나를 향해 반갑게 소리치셨다.

“이것 봐. 미국 로스앤젤레스 도심 한복판에 있는 2만 8천 년 된 타르에서 박테리아가 발견됐대!”
“엄마. 타르가 뭐야?”
“타르란 물질을 태울 때 발생되는 모든 형태의 점액질을 지칭하는 대명사야. 목재에서 휘발성 물질을 제거하고 남은 물질을 나무 타르라고 하고 담배가 탈 때 생기는 점액물질을 담배 타르라고 하지. 그리고 석유나 석탄에서 휘발성 물질을 제거하고 남은 찌꺼기를 콜타르(Coal Tar)라고 하는데 이것이 아스팔트로서 도로포장에 사용되거든. 로스앤젤레스 도심에 있는 타르는 바로 도로포장에 쓰이는 아스팔트야. 그동안 이 거대한 타르에서 무수히 많은 동식물 화석이 발견되었단다.

“어떻게 발견한 거야? 지나가는 사람들이 발견했나?”
“하하. 도심이라고 하니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이 중유 찌꺼기인 타르에서 거품이 일어나는 것을 몇몇 과학자들이 관찰했대. 기사에 따르면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 대학의 환경과학자 데이비트 크롤리 교수와 그 연구팀에서 박사 후 과정을 밟고 있는 한국인 김종식 박사가 함께 관찰했다고 하는구나. 연구팀이 거품의 정체를 추적한 결과, 거품은 아스팔트를 먹고사는 박테리아가 배출하는 메탄가스임이 밝혀졌지. 타르 구덩이에서 박테리아 수백 종을 발견한 거고.

“우웩, 아스팔트가 맛있을까? 그걸 먹고살게~”
“덕분에 우린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잖아. 이 아스팔트를 먹는 박테리아의 DNA 염기서열까지 해독하게 되었으니 말이야. 연구팀은 아스팔트를 먹는 박테리아에서 석유를 분해하는 효소 세 가지를 발견했대. 이 효소들을 이용해 토양이나 해양에 유출된 기름으로 인한 오염을 제거할 수 있어. 그리고 신약을 발명하고 바이오연료를 제조하고 석유 회수율을 높이는 등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을 거야.

“음… 그렇게 사람들이 앞으로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면 다른 박테리아도 더 많이 발견됐으면 좋겠다!”
“맞아. 이 박테리아와 마찬가지로 다른 극한미생물들도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어. 어쩌면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르지.
“엄마, 앞으로는 어떤 신기한 박테리아가 우리 앞에 나타날까? 생각만으로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렇지?”
“응, 나도 그래.”

글 : 이정모 과학칼럼니스트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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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망망대해 동해 바다 위에 배처럼 떠있는 듯 보이는 두 개의 작은 섬이다. 주변에는 크고 작은 89개 부속 섬들이 펼쳐져 있다. 그러나, 독도는 단순히 작은 섬으로 그치지 않는다. 바닷속에서 들여다보면 독도의 높이는 2,000m가 넘는 거대한 화산체 중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바닷속에 잠겨 있는 부분까지 포함하면 독도 전체 높이는 2,300m에 이르고 상부 대지 면적이 여의도의 10배나 된다. 또 독도 주변은 차가운 물과 따뜻한 물이 서로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독도 구조 및 환경 특성 때문에 독도 주변 해양 환경 및 생태계는 동해의 다른 지역과 판이하게 차별화된다.

독도의 생태계는 크게 동·서도를 중심으로 하는 육상생태계와 그 주변의 광활한 해역을 무대로 하는 해양생태계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육상생태계를 보면, 독도를 번식지와 중간 휴식지로 이용하는 다양한 조류들과 독도를 뒤덮고 있는 식물들, 곤충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간 여러 연구팀에 의해 시기별로 각각 다르게 조사되어 다소의 차이점들이 있지만 최근의 보고에 의하면, 현재까지 독도에서 관찰된 조류는 모두 129종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많은 개체 수를 보이는 바닷새인 괭이갈매기를 비롯해 바다제비, 슴새, 매, 물수리, 고니, 흑두루미와 세계적 멸종위기종의 하나인 뿔쇠오리 등 수많은 철새들이 번식하거나 이동 중에 중간 기착지로 이용하고 있다.

과학향기링크독도에 서식하는 식물은 울릉도 특산식물인 섬장대를 포함, 도깨비쇠고비 등 59종으로 보고되었으며, 각종 단체들이 그간 심어온 보리장, 동백, 섬괴불, 향나무, 사철나무, 후박나무 등의 울릉도 향토수종을 포함하여 현재 약 80여 종의 식물들의 보금자리가 되어 있다. 육지에서 200km 이상 떨어져 있는 독도는 그 면적의 제한성으로 인해 자생하는 육상포유류는 없는 것으로 보고되나, 무척추동물인 곤충류는 딱정벌레 목 22종, 나비 목 17종, 파리 목 17종, 노린재 목 10종, 매미 목 10종, 벌 목 9종의 서식이 보고되었다.

한편, 육상생태계에 비하여 눈으로 쉽게 볼 수 없는 해양생태계는 크게 바닷물을 서식공간으로 살아가는 표영생태계와 해저면 혹은 암반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저서생태계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다시 크기와 생태적 지위에 따라 미생물, 동·식물 플랑크톤, 어란 및 치자어, 어류, 유용성 저서동물, 대형저서동물, 중형저서동물, 해조류 등의 범주로 나뉘어 각각의 전문가들에 의해 연구되고 있다.

최근 한국해양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독도 연안의 수산자원 생물은 어류가 총 104종이며, 무척추동물, 해조류를 포함해서 전체 137종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수산 생물은 혹돔, 돌돔, 벵에돔, 개볼락, 조피볼락, 볼락, 불롤락, 자리돔, 연어병치, 말쥐치, 달고기, 소라, 해삼 등이다. 이런 유용성 자원 생물 이외에도 독도의 해양생물상은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암반생태계를 중심으로 다양한 게류, 해조류, 고둥류, 절지동물류가 순차적으로 보고되었는데, 1990년대 후반에 들어 독도에 서식하는 연체동물 중에만 밝혀진 종은 총 91종이었으며, 새우류, 집게류, 게류 등의 십각류가 33종, 갯지렁이류 32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도 주변 해역은 계절별로 한류와 난류의 복합적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게 된다. 따라서 비교적 영양분이 풍부한 저층수가 잘 혼합되어 다량의 영양분을 선호하는 다양한 종류의 플랑크톤이 번성한다. 다양한 어종의 먹이가 되는 이러한 플랑크톤의 번성은 독도 주변 해역이 회유성 어종이 풍부한 어장이 되게 한다. 또한 수심 2,000m 이하의 심해에 둘러싸여 급경사를 이루는 독도의 해저면은 천해에서 심해에 이르는 광범위한 수심별 저서생물 분포 특성을 직접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국내에서의 유일한 장소이기도 하다.

이런 독특하고 다양한 서식환경은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보고된 바가 없는 생물들을 발굴할 수 있는 중요한 조건이 되기도 한다. 2006년 동계 독도 생태계 조사에서 모래 틈에 서식하는 중형저서동물 중 선형동물에 속하는 2종의 신종을 발견하여 이를 각각 Prochaetosoma dokdoense n. sp., Paradraconema coreense n. sp.로 독도와 한국이라는 명칭이 포함된 종명을 명명했다. 이는 곧 국제논문에 보고될 예정이다.

또한 최근 들어 각종 매스컴을 통해 알려진 대로 미생물 분야에서도 지난 2005년부터 현재까지 약 40여 종 이상의 신종 미생물 박테리아가 발견되어 독도란 이름을 붙여 국제학회에 보고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독도는 미지의 생물자원의 보고(寶庫)로 가치가 매우 높다.

새로운 생물을 찾고 생태계의 특성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유지되어 온 자연 그대로의 독도의 생태계를 보전하고 관리하는 것도 독도를 사랑하는 과학자들의 큰 바람이다. 독도를 지키자는 목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무분별한 개발이 이루어진다면 오히려 독도가 훼손될 수도 있다. 장기적인 판단으로 독도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및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도록 추진하는 등의 대책을 함께 모색해 봄이 어떨까. 바로 이러한 국민들의 노력이 전 세계에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명백한 사실을 알리면서 동시에 생태계를 보전하는 현명한 독도 수호 방법일 것이다.

글 : 박찬홍(한국해양연구원 동해연구소장, 독도전문연구사업단장 겸임), 김창환(연구원), 민원기(연구원)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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