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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0.07 동물원에 사는 동물의 진짜 집은 어디인가
  2. 2012.09.12 6번째 생물 대멸종, 진짜 올까?

동물원에 사는 동물의 진짜 집은 어디인가


동물원은 많은 이들에게 유년 시절의 따뜻한 기억으로 떠오른다. 여전히 어린이날의 관람객 인파나 새로 태어난 희귀한 아기 동물은 미디어가 담기 좋아하는 행복한 피사체다. 반면 동물원 뉴스는 잔혹한 극단으로도 치닫는다. 아기 기린과 사막여우 같은 희귀종의 탄생을 축하하는 뉴스가 있는 반면, 다른 한 편에선 수가 많고 번식력이 강해 ‘처치 곤란’인 전시동물을 도축농장에 매각하거나 멸종위기종을 불법 매각한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사기도 한다. 

또한 맹수의 탈출이나, 인간을 공격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사건도 심심치 않다. 지난 8월 과천 서울대공원 호랑이가 사육사 목을 물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나 2010년 미국 씨월드에서 ‘고래쇼’를 하던 범고래 틸리쿰이 조련사를 공격해 숨지게 한 일이 대표적이다. 

뉴스는 행복과 잔혹을 오가고,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릴지 몰라도 동물에게 동물원이란 뻔한 곳이 아닐까. 그저 ‘감옥’으로 말이다. 에버랜드의 북극곰 통키는 털이 녹색으로 변하고 같은 지점을 왔다 갔다 하거나 머리를 계속 흔드는 이상 행동을 보여 왔다. 국내외 동물보호단체들의 조사와 항의로 북극곰 사육장 실내에 에어컨을 추가로 설치하고, 외부에 차양막을 설치했지만, 북극곰의 생리에 맞는 환경을 만들기엔 역부족이다. 애초에 동물원이라는 좁은 공간과 우리나라 기후가 북극곰에게 맞지 않아서다. 

좁은 우리에 갇힌 동물들이 보이는 이상행동 사례는 많다. 한 자리를 맴돌거나 같은 지점을 계속 왔다 갔다 하는 반복 행동, 자신의 배설물을 먹거나 털을 뽑는 등의 자기 학대 행위, 하루 종일 누워서 잠만 자는 무기력한 행동은 야생의 동물에게선 찾아볼 수 없다. 동물원이라는 공간이 낳은 이상행동으로, ‘정형행동(stereotyped behaviour)’이라고 한다. 수명도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 야생의 아시아 코끼리와 아프리카 코끼리가 각각 42년, 56년을 사는데, 동물원 코끼리는 각 17년, 19년을 산다고 한다. 

동물원에 사는 동물은 어떤 존재일까? 동물은 야생동물, 가축, 애완동물, 실험동물의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물론, 동물원에는 야생동물이 산다.교통 정체에 인파를 감수하고 동물원에 가는 건 사자나 코뿔소, 코끼리, 기린 같이 흔히 보기 힘든 희귀한 야생동물을 보기 위해서다. 하지만 갇혀 사는 동물원 동물들의 처지를 ‘야생’이라 하긴 어렵다. 아프리카가 서식지라고 되어 있지만, 아프리카는커녕 동물원 정문 앞도 나가보지 못한 동물들도 상당수다. 지난 봄 메르스로 동물원 낙타들이 격리되던 때, 그 낙타들의 출생지는 과천이라고 떠들썩하게 보도되기도 하지 않았는가. 

관람용으로 수익을 낸다는 점에 비중을 두면 ‘가축’에 가깝고, 본래의 야성이 어떠하든 친근하게 느끼고 늘 보고 싶어 한다는 점에선 애완동물의 성격도 있다. 또 실험동물의 성격도 없지 않다. 영국의 런던동물원은 현대 동물원의 원조인 셈인데, 1829년 당대 동물학계가 뜻을 모아 만들며 설립 이유 중 하나로 ‘동물의 기관, 조직, 세포의 기능을 연구하는 동물 생리학’을 꼽았다. 멸종 위기종의 번식과 복원을 위한 동물원의 역할이 강조되는 지금은 이 성격이 더욱 강해졌다. 동물원의 연구 기능은 점점 더 부각되고 있는데, 자연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활용해 첨단 과학의 과제를 해결해가는 ‘생체모방(biomimicry)’ 연구 거점이 되기도 한다. 미국 샌디에고 동물원은 지난 2012년 동물원 중 최초로 생체모방연구소를 세웠다. 

야생동물을 보러 동물원에 간다고 하지만, 우리가 동물원에서 만나는 동물은 머나먼 태생이 ‘야생’일 뿐 가축과 애완동물, 실험동물이 뒤섞인 존재인 셈이다. 애초에 동물원은 동물이 아니라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더 자연에 가깝고, 야생다운 환경을 위해 공을 들인 이유도 관람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동물의 행복이 우선 목표는 아니다. 그만큼 동물원 동물들이 야생성을 잃어버렸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미래의 동물원은 어때야 할까? 여전히 인간의 흥미를 위해 동물이 희생해도 좋을까? 

최근 높아지는 동물 복지, 동물권에 대한 요구는 생물학계의 오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1960년대 후반 이후 생물학자들은 원숭이, 코끼리, 고래, 돌고래, 늑대 등 여러 종의 동물들을 대상으로 동물의 감정을 연구해 왔다. 그 결과 동물이 행복, 분노 등의 1차적 감정뿐 아니라 애도나 유머, 수치심 등을 느낀다는 결과를 얻었다. 감정을 처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의 방추세포는 한때 인간과 대형 유인원들만 가졌다고 여겨졌지만, 고래들은 인간보다 더 많은 방추세포를 지녔다고 밝혀졌다. 또 동물들도 즐거움을 느낄 때 인간처럼 뇌에서 도파민을 분비한다. 인간만 ‘마음을 가진’ 존재라고 더는 우길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동물원은 어떻게 인간을 위한 장소에서 동물을 위한 곳으로 변화할 수 있을까? 주목받는 동물원의 역할은 멸종위기종을 번식시키고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일이다. 세계 유수의 동물원들이 관람이 아니라 보전을 일차 기능으로 내세우고 있다. 미국의 브롱스 동물원과 오마하 동물원은 종보전센터를 표방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대공원의 동물원이 서울대 수의대와 공동으로 산양, 수달, 반달곰, 삵 등 야생동물들에 대한 유전자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전주동물원을 사자나 코끼리, 기린 같은 전 세계 동물원의 공통 인기 동물 전시가 아니라 토종 멸종 동물이나 멸종위기종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려는 시도도 있다. 

하지만 이런 동물원의 변신 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수백 년간 전시할 동물을 얻기 위해 야생을 파괴해온 동물원이 동물을 보전할 책임기관으로 변모하리란 기대는 환상일 뿐이라는 것이다. 번식 프로그램이나 연구는 동물원 동물을 더 생산하기 위한 방편이 되리란 지적이다. 

살아있는 동물이 없는 동물원은 어떨까? 일본의 오비 요코하마는 ‘대자연 체감 뮤지엄’이라 표방한다. 동물의 생태를 실물 크기의 영상으로 보면서 입체음향과 진동, 바람, 안개, 냄새, 온도 등을 실감나게 느끼도록 만든 곳이다. 이곳은 영국의 BBC 방송과 게임회사 세 곳이 협력해 만들었다.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신개념 동물원들의 등장이 기대된다. 

우리에 갇힌 동물이 안쓰러워도 동물원이 없는 삶을 선택하긴 망설여진다. 인간은 점점 자연과 멀어지고 있기 때문에 더 자연이 그립고, 더 동물을 보고 가까이 두고 싶어 하는 건 아닌가. 날 것 그대로의 자연이 필요한 건 동물원 동물만은 아닐지도. 

글 : 이소영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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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바람과 함께 드디어 나들이하기에 딱 좋은 계절, 가을이 돌아왔다. 가을에는 뭐니 뭐니 해도 동물원이 최고라는 태연의 근거 없는 주장에 따라 태연이네 가족은 오랜만에 동물원 나들이에 나섰다. 무척이나 따분해 보이는 엄마 아빠와는 달리 태연은 포유류, 조류, 파충류 우리를 정신없이 돌아다니며 동물들과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러니까 호돌이가 너 말고 저 바위 너머 호숙이를 좋아한다 이거지? 됐어, 모양 빠지게 매달리지 말고 포기해버려~. 세상에 수호랑이가 호돌이만 있는 건 아니잖아? 훨씬 더 멋진 호랑이들이 쌔고 쌨어. 자고로 여자의 생명은 도도함이라는 걸 명심하도록!”

“태연아, 그건 잘못된 충고인거 같다. 세상에 수호랑이가 많다는 착각은 버려. 호랑이는 벌써 오래전부터 멸종위기종이란 말이다. 저쪽에 있는 코끼리, 침팬지, 매, 독수리도 다 멸종위기종이고. 머지않아 사진에서만 볼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많이많이 봐두렴.”

“예에에에? 무슨 그런 무시무시한 농담을 하세요. 동물이 이렇게 많은데 멸종이라니, 우리아빠 오늘 쫌 오버하신다.”

“아니야. 얼마 전 세계 자연보전기구는 현존하는 동물들 가운데 포유류 22%, 양서류 43%, 파충류 29%가 멸종위기종이라고 발표했단다. 멸종위기종이란 개체수가 극단적으로 감소해서 확실히 멸종으로 가고 있다고 판단되는 동식물군을 말하는데, 그런 생물이 엄청나게 많다는 거야. 전문가들은 환경오염 때문에 옛날보다 멸종 속도가 천 배에서 심하게는 만 배까지 빨라졌다고 얘기하고 있어. 하루에 한 종 이상이 사라지고 있다는 거지.”

“이 사랑스러운 동물들이 다 사라질 수 있다고요? 아빠, 지난번에 들었던 식인종 얘기보다 더 무서워요. 으으으….”

생물종이 하나 없어지는 건 어쩌면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어. 하지만 사라진 그 생물 때문에 생태계의 고리가 끊어지면 연속적으로 다른 종까지 빠르게 파괴될 가능성이 있거든. 그래서 급격히 대멸종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주장도 커지고 있단다. 6,500만 년 전 공룡을 멸종시킨 중생대 대멸종처럼 말이야. 그래도 그 때는 전체 생물의 4분에 1이 살아남았으니까 완전한 대멸종이라고 보긴 힘들지.”

“그럼 그보다 더 많은 생물이 죽은 적도 있단 말이에요?”

“그렇단다. 지구가 탄생한 이래로 지금까지 모두 5번의 대멸종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약 2억 5,000만 년 전에 일어난 페름기 대멸종 때는 전체 생물의 95%가 멸종됐다는구나. 시베리아의 화산이 폭발하면서 지각 속 깊은 곳에 있던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됐고, 이 때문에 지구온난화현상이 일어나서 지구의 기온이 지금보다 섭씨 6도나 높아졌단다. 그렇게 되면서 거의 모든 생물이 멸종되고 말았다고 해.”

“휴, 그래도 다행이에요. 앞으로 시베리아처럼 넓은 땅덩어리가 갑자기 폭발을 일으킬 일은 없을 테니까요.”

“글쎄다. 안심할 일은 아니야. 전문가들은 페름기 대멸종 때와 같은 이유로 지구에 6번째 대멸종이 올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단다. 환경오염 때문에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건 너도 잘 알고 있을 거야. 지난 100년 동안 지구의 온도는 약 0.7도 올랐는데, 앞으로는 온도상승 속도가 점점 빨라져서 이번 세기 말쯤이 되면 지구 평균 온도가 6.4도나 오를 수도 있다는구나.(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 발표) 그럼 페름기 때보다도 온도가 더 높아지는 것이기 때문에 6번째 대멸종이 오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거지. 얼마 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안토니 바르노스키라는 교수가 현재 멸종위기에 놓인 동물들이 아예 사라질 경우, 인류는 300~2,200년 안에 대멸종이라는 큰 재앙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단다.

“생물종의 95%가 멸종된다면, 인간도 멸종될 수 있다는 거예요?”

“인간도 자연 생태계 측면에서 보면 하나의 생물종에 불과하니까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지.”

“아빠, 전요. 정말 오래, 오~~~래 살고 싶어요. 과학기술이 눈부시게 발달하고 있기 때문에 200년쯤은 너끈히 살 수 있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지구온난화라는 나쁜 녀석 때문에 장수의 꿈을 이룰 수 없을 수도 있다니, 이건 아니에요. 정말 말도 안 된다고요!! 아빠,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이 한 몸 불살라 지구온난화를 꼭 막아보겠어요!!”

“음…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 배출을 줄여야 하니까,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고, 일회용품은 사용하지 않고, 전기와 물을 아껴 쓰고…, 그리고 무엇보다 방귀를 좀 그만 뀌어야 한단다.”

“엥? 방귀요?”

“그래, 바로 바로 삼 만년 묵은 썩은 청국장 냄새가 나는 네 방귀 말이야! 젖소 한 마리는 소형차 한 대 분의 메탄가스를 배출해서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한다지만, 내가 짐작 컨데 넌 대형버스 열 대 분의 메탄가스를 배출하는 게 틀림없다고! 그러니까 지구온난화를 막아 오래 살고 싶다면 제발 방귀와 트림을 적당량만 배출하기를 바란다. 꼭꼭꼭!!!”

“흥! 아빠 배출량은 뭐 적은지 아세요? 내가 누굴 닮아서 초대용량 방귀를 뀌는 장트라블타가 됐는데요. 아빠, 미워!!”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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