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 3호로 본 남북의 로켓기술

분류없음 2012.12.19 01:30 by 과학향기
은하 3호로 본 남북의 로켓기술

2012년 12월 12일, 북한이 쏘아올린 은하 3호에 의해 100kg의 소형위성 광명성 3호가 궤도에 진입한 소식은 세계적인 빅뉴스가 됐다. 이렇게 소형위성이 세계적인 뉴스거리가 된 것은 아마도 1957년 10월 4일 구소련이 발사한 84kg의 스푸트니크 1호 이후 처음일 것이다.

55년이라는 긴 간격을 가진 이 2가지 뉴스에는 공통점이 있다. 1957년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서 스푸트니크 발사를 충격으로 받아드린 것은 운반체 R -7 로켓이 위성뿐 아니라 핵폭탄을 미국으로 운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즉 R-7은 미국보다 먼저 구소련이 완성한 최초의 우주발사체이자 최초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이었다. 이점에서 북한의 은하 3호 또한 R-7과 마찬가지로 우주발사체이자 장거리 미사일의 양면성을 가진 로켓이기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장거리 미사일과 우주발사체 관련 로켓기술은 매우 큰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 가장 큰 유사점은 매우 빠른 속도를 요구한다는 점이다. ICBM급의 장거리 미사일은 7km/s의 속도를 요구하는데, 이에 1km/s만 더해준다면 탄두는 다시 지구로 떨어지지 않고 위성이 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한 나라들은 자연스럽게 미사일을 우주발사체로 개조해 미사일의 성능을 점검하고 하고 있다. 구소련, 미국, 중국, 이란, 이스라엘이 이런 국가들이다. 이와 달리 순수한 과학탐사 목적의 우주발사체를 개발한 나라는 영국, 프랑스, 일본 정도다.

로켓은 추진제의 특성에 따라 액체로켓과 고체로켓으로 나눌 수 있다. 미사일은 즉각적인 사용을 요구하기 때문에 고체로켓이, 우주발사체는 경제적인 성능을 요구하기 때문에 액체로켓이 적합하다. 미국의 경우 액체로켓 미사일은 모두 은퇴하고 지금은 단거리뿐 아니라 장거리 미사일이 모두 고체로켓으로 돼 있다. 북한은 1970년대부터 러시아의 액체 로켓인 스커드 미사일을 바탕으로 로켓기술을 쌓아와, 고체로켓 기술은 부족해 보인다.

북한과 달리 우리나라는 군사목적과 과학목적의 로켓개발을 분리해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미사일인 현무는 고체로켓이고, 우리가 자력으로 개발하고자 하는 한국형우주발사체(KSLV-2)는 3단형 액체로켓이다.

그런데 매우 흥미로운 점은 기술적으로 볼 때 은하 3호와 한국형우주발사체가 쌍둥이처럼 닮아 있다는 것이다. 은하 3호가 기존의 미사일을 개량한 것인 반면 한국형우주발사체는 완전히 새롭게 설계되고 있는 로켓이다. 이렇게 그 출발선은 다르지만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지는 비슷하다.

은하 3호의 목적지는 500km의 태양동기궤도이고 한국형우주발사체도 이와 비슷한 6~700km의 태양동기궤도이다. 태양동기궤도란 남북을 도는 극궤도와 비슷하지만 위성이 특정한 높이에서 특정한 경사각으로 비행할 경우, 태양에 대해 항상 같은 자세각을 가질 수 있다. 이 점은 태양전지로 만들어지는 전력이 일정하고 같은 일사 조건으로 지구를 관측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우리나라의 아리랑 위성을 비롯한 지구관측위성이 선호하는 궤도다. 이번 은하 3호의 경우 원궤도 500km에 궤도경사각 97.4도의 태양동기궤도에 광명성 3호를 진입시키려 했다. 하지만 3단 분리시점에서의 정밀성 부족으로 위성이 500km의 원궤도가 아닌 근지점 499km와 원지점 584km의 타원궤도에 진입하고 말았다.

그런데 북한의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위치한 서해위성발사장이나 우리의 고흥군 나로면에 위치한 나로우주센터에서는 태양동기궤도(97~98도)로 직접 로켓을 발사할 수 없다. 이들 발사장에는 로켓의 비행경로와 로켓단의 낙하 장소에 대한 인접 국가의 안전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발사각의 문제는 우리나라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거의 모든 나라가 비행경로의 안전문제 때문에 태양동기궤도로 직접 발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태양동기궤도로 가기 위해서는 로켓이 비행도중 방향을 바꾸어야만 한다.

북한의 은하 3호는 2단을 분리한 후 추력방향조정기나 보조로켓을 이용해 3단의 방향을 틀어 태양동기궤도의 각도로 진입했다. 우리의 한국형우주발사체 또한 2단 분리 후 3단이 이런 요우(yaw) 기동을 하도록 계획하고 있다. 3단 로켓의 경우 위성과 함께 궤도에 진입해 우주쓰레기가 되거나 실패하는 경우에도 비교적 고도와 속도가 높아 대부분 추락할 때 타버리기 때문에 비행경로의 안전문제에는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로켓의 엔진과 구성도 닮아있다. 최근 서해에서 은하 3호의 산화제 탱크를 회수해 북한 로켓의 기술을 추정할 수 있게 됐지만 안타깝게도 가장 중요한 엔진 부분은 회수하지 못했다. 하지만 북한과 밀접하게 로켓기술을 교류하고 있는 이란의 로켓으로 볼 때, 은하 3호의 로켓엔진은 대형 로켓엔진 기본 방식인 ‘가스 발생기 사이클의 터보펌프 가압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가 개발 중인 한국형우주발사체의 엔진 또한 동일하다.

이 엔진 시스템은 구성이 간단하고 무게 효율면에서 우수하고 높은 신뢰성을 가지고 있어 많은 나라에서 초기에 개발하는 방식이다. 은하 3호나 한국형우주발사체는 이런 기본형 엔진을 1단에 4개를 묶어 추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택하고 있다. 이 방법은 개발기간이 길고 문제점이 많은 대형 단일 엔진을 개발하는 것보다 쉽게 추력을 높일 수 있어, 많은 나라가 채택한 바 있다. 이외에도 엔진을 움직이는 김벌형 추력방향조정, 단 분리 기술, 무중력에서 작동하는 액체로켓 기술 등 앞으로 우리의 과학자가 극복해야할 기술들을 북한 과학자들은 10년 정도 앞서 완성해냈다.

물론 남북 로켓의 차이점도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추진제의 구성이 다르다는 것이다. 은하 3호는 악마의 가스로 불리는 저장성 추진제(히드라진이나 질산)를 사용하고 있지만, 한국형우주발사체는 환경 친화적인(케로신과 액체산소) 추진제를 사용하고 있다. 성능 면에서도 한국형우주발사체는 1.5톤급의 상업위성도 발사할 수 있는 로켓이다. 이는 북한의 150배에 달하는 성능이다. 따라서 출발은 북한보다 늦었지만 2021년이 되면 북한을 단번에 따라잡을 뿐 아니라 역전도 가능하다. 하지만 40년 넘게 꾸준한 기술발전을 통해 북한의 로켓기술이 발전해 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위성과의 교신에서는 실패한 것으로 보여 완벽한 성공이라 할 수 없지만,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겸한 위성발사에서 4번 실패하고 5번째에 성공해냈다.

따라서 한-러 합작이란 꼬리표가 붙은 나로호를 넘어 자력으로 개발하는 한국형발사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성급한 결과주의보다는 꾸준한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 사실 최초의 한국형우주발사체의 개발목표가 너무 높은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도 있다. 이런 마당에 북한의 로켓에 자극을 받아 성급하게 발사체 개발기간을 앞당길 경우 사상누각이 될 수도 있다.

오랫동안 로켓을 개발한 외국의 어떤 과학자는 ‘로켓은 과학이 아니다’라는 말을 했다. 예측할 수 없는 실패가 너무나 많은 것이 로켓 개발임을 말하는 것이다. 즉 실패를 좌절로 생각하지 않고 전진해 나아갈 때에만 과학으로 모두 이해할 수 없는 로켓기술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글 : 정홍철 과학칼럼니스트(스페이스스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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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3호 발사! 인공위성에 대해 알려 주마

2012년 5월 18일 일본 다네가시마 우주 센터에서 우리나라의 ‘아리랑 3호’ 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이로써 한국은 세 번째 다목적실용위성을 갖게 됐으며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첫 지구관측위성을 갖게 됐다.

아리랑 3호는 70cm급 고해상도의 전자광학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 이는 대형 승용차와 소형 승용차를 구분할 수 있는 수준의 영상 촬영이 가능한 수준이다. 앞으로 4년간 685km 상공에서 공공안전, 국토ㆍ자원관리, 재난감시 등에 활용될 고해상도 영상정보를 수집할 예정이다.

우주 개발이 가져다 준 선물 중 생활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인공위성은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을까. 인공위성이란 지구 주위에 떠 있으면서 지상과 정보를 주고받는 기계를 말한다. 물론 떠 있다고 해서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다. 지구가 끌어당기는 중력에 맞서는 데 필요한 원심력을 가질 수 있게 매우 빠른 속도로 지구 주변을 빙글빙글 돌고 있다. 즉, 달과 같은 자연 위성이 아닌 사람이 만든 위성이기 때문에 인공위성이라 부르는 것이다.

[그림 1] 지구관측이 주된 임무인 아리랑 3호에는 큰 카메라가 탑재돼 있다. 사진 제공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인공위성은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다. 예를 들어 기상 위성은 지구의 모습을 촬영하는 일을, 방송 위성은 방송 영상을 전달하는 일을, 천문 위성은 먼 은하나 블랙홀 등을 관측하는 일을 한다. 아리랑 3호는 지구관측위성 중 하나로 큰 카메라로 지구를 정밀하게 관측하는 것이다. 이들 인공위성의 모양은 맡은 임무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사진 촬영이 주된 임무인 아리랑 3호와 같은 지구관측 위성이나 기상 위성, 천문 위성 등에는 큰 카메라가, 방송 전파를 중계하는 방송 위성 등은 전파를 수신하고 송신하기 위한 큰 안테나가 달려 있다.

비록 임무가 다르지만 모든 인공위성에는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것이 몇 가지 있다. 비행기를 전투기, 수송기, 여객기로 나눈다고 해도 날개와 엔진, 연료 탱크, 조종석은 필수로 포함돼야 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모든 인공위성의 기본적인 부분은 서로 닮아 있으며 단지 임무에 따라 특별한 장치가 더해지는 것이다. 이렇게 인공위성에서 가장 기본적인 부분을 ‘버스(bus)부’라고 부르며, 임무에 따라 더해지는 부분을 ‘미션부(탑재체)’라고 한다.

인공위성의 핵심이 되는 버스부의 기능을 때로는 사람에 비유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버스부 중 구조계는 인공위성의 형체를 유지하고 충격에 견디는 역할로, 사람으로 말하면 뼈대가 된다. 인공위성과 지상의 무선 통신을 담당하는 통신계는 사람의 입과 귀 역할을 합니다.

인공위성이 지구나 천체 등을 향하도록 특별한 자세를 조정하는 자세 제어와 추진계는 눈과 팔, 다리에 해당된다. 또한 인공위성의 명령들을 처리하고 데이터를 받아 저장하는 명령 및 데이터 처리계는 우리 몸으로는 두뇌에 해당한다.

여기서 더욱 흥미로운 점은 우리 몸이 땀을 흘려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는 것처럼 인공위성도 적절한 범위 안에서 온도가 유지되도록 하는 열 제어계가 있다는 것이다. 인공위성의 뜨거운 부분에는 그늘막 같은 차폐막이, 차가운 부분에는 난로와 같은 히터가 사용된다. 위성이 움직일 때 필요한 전력을 만들고 분배하는 전력계는 사람으로 치면 심장이나 혈관과 같다. 위성에 필요한 전기는 흔히 태양 전지판으로 만들게 되는데, 지구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갈 경우에는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를 이용한다.

하지만 인공위성이 혼자 힘으로 우주에 안착할 수는 없다. 아리랑 3호는 일본의 ‘H-ⅡA’ 로켓에 실려 우주로 향했다. 그런데 H-ⅡA 안에는 아리랑 3호만 실린 것이 아니라 일본의 물방울 위성을 비롯한 4대의 위성이 함께 실렸다.

일반적으로 1대의 로켓에는 1대의 인공위성만 실리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물론 우주 개발 초기에는 1대의 로켓이 하나의 인공위성만 쏘아 올렸다. 미국의 첫 우주 로켓인 주노에는 익스플로러 1호가, 러시아 최초의 우주 로켓인 스푸트니크에는 스푸트니크 1호가 실렸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로켓의 성능 때문이다.

초기의 로켓은 겨우 1대 정도의 위성만 발사할 추진력을 가졌다. 그래서 위성의 무게도 현재에 비해 훨씬 가벼웠다(물론 무거운 위성은 무게가 1톤이나 되는 것도 있었지만). 그 뒤 로켓의 성능이 점차 좋아지면서 2대는 물론 6대까지도 한꺼번에 발사할 수 있게 됐다.

[그림 2]아리랑 3호가 탑재된 H-IIA 로켓. 사진 제공 : 미쓰비씨중공업

아리랑 3호를 발사한 H-ⅡA 로켓의 경우 지구 저궤도까지 4톤의 위성을 발사할 수 있다. 아리랑 3호의 무게가 겨우(?) 1톤이니, 3톤의 여유가 있는 셈이다. 때문에 무게가 2톤인 물 순환 변동을 관측하는 일본의 물방울 위성과 60kg쯤 되는 소형 실험 위성 2대가 더 실릴 수 있었다. 물론 대형 위성 2대와 소형 위성 2대의 안전을 위해 위성의 탑재부라 할 수 있는 페어링 길이는 16m로 길어졌다. 나로호의 페어링 길이보다 약 3배 길어진 것이다.

위성의 무게는 로켓 전체 무게와 비교하면 놀라울 정도로 작다. 아리랑 3호를 발사한 H-ⅡA 로켓의 경우 로켓의 전체 무게는 약 290톤인데, 운반할 수 있는 위성의 무게는 4톤 정도다. 다시 말해 운반 능력은 자신의 무게에 겨우 1.4%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화물용 항공기인 에어버스 380의 경우, 전체 590톤의 무게 중 25%에 이르는 150톤의 화물을 싣고 비행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유럽의 최신 로켓인 아리안 5호는 전체 무게의 2.5% 정도밖에 되지 않는 운반 능력을 갖고 있다.

달리 이야기하면 로켓은 위성을 운반한다기보다는 연료를 나르는 연료 탱크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H-ⅡA는 전체 무게 290톤 중 연료의 무게가 250톤으로 무려 86%나 차지하고 있다. 에어버스 380과 같은 비행기의 경우 전체 무게의 60%가 연료의 무게다.

로켓에 이렇게 많은 연료를 사용하는 이유는 지구 중력에 맞서기 위해 빠른 속도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로켓의 최종 속도는 자신의 몸무게에 비해 얼마나 많은 연료를 싣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로켓 엔진에서 나오는 분사 가스 정도의 속도를 내려면 63%, 분사 가스의 2배에 이르는 속도를 내려면 87% 정도의 연료를 실어야만 한다. 따라서 로켓 과학자들은 보통 13% 안팎의 로켓 자체 무게마저 줄여 더 무거운 위성을 싣기 위해 갖은 노력을 쏟고 있다.

아리랑 3호는 발사 976초 뒤 로켓에서 분리됐다. 로켓은 아리랑 3호와 약 16분 13초를 함께한 뒤 이별을 고하고 다른 위성을 분리하기 위해 나머지 비행을 했다. 아리랑 3호는 분리 직후 홀로 태양을 향해 자세를 잡은 뒤 태양전지판을 펼쳐 전기를 공급받는다. 지상에서 685km 떨어진 정상궤도에 오른 아리랑 3호는 향후 4년간 매일 지구 주변을 14바퀴 반 돌며 지상 관측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

글 : 정홍철 스페이스스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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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말 진수된 군함 ‘세종대왕함’에는 늘 세계최강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이런 평가를 받는 이유는 뛰어난 화력도 한 몫 했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압도적인 성능의 ‘이지스 레이더’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대왕함의 이지스 시스템은 반경 1,000km 밖에 있는 비행기 900여 대를 동시에 파악할 수 있고, 적의 탄도미사일 궤적까지 탐지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 이 레이더를 활용하면 기존 개념을 완전히 뒤 바꾼 전투를 벌일 수 있는데, 부산 앞바다에서 일본 후쿠오카 인근에 떠 있는 비행기나 군함을 명중시킬 수 있고, 울릉도 앞바다에서 평양에 있는 빌딩 하나를 선택해서 타격할 수 있다. 100대가 넘는 전투기가 한꺼번에 달려들어도 맞상대 할 수 있을 정도니 사실상 두려울 것이 없는 셈이다.

하지만 군사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런 세종대왕함도 약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곤 했는데, “잠수함과 싸우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뛰어난 레이더도 전파가 통용되지 않는 물속에서는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바닷속에서 살금살금 다가온 잠수함의 어뢰 1발에 격침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 국군도 약점을 내버려 둔 채 두 손 놓고 있지는 않다. 이런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 국방부와 국방과학연구소(ADD)는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약 1,000억 원을 들여 새로운 무기를 개발해 냈다. 이 무기에는 ‘홍상어’ 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로켓’의 일종으로 최고의 잠수함 공격성능을 갖추고 있다. 국군은 앞으로 세종대왕함을 비롯한 한국형 군함에 장착해 운용할 예정이다.

로켓은 연소 추진력을 얻어 하늘을 날아가는 물체를 뜻한다. 이 원리를 이용하면 미사일 같은 무기는 만들 수 있겠지만, 물속을 공격하긴 어렵다. 어떻게 해서 잠수함과 싸울 수 있다는 것일까?

답은 ‘변신기능’에 있다. 이 신무기는 분명한 로켓이지만 한 편으로는 바닷속을 헤엄쳐 적을 공격하는 ‘어뢰’이기도 하다. 이런 무기를 ‘대잠로켓’ 이라고 하는데, 미군에선 아스록(ASROC: Anti Submarine ROCket)이라고 부르며 현재 실전에 배치한 것도 미군이 유일하다. 다만 일본이 지난 해 유사한 형태의 무기를 개발해 실전배치를 준비 중이다.

ADD는 홍상어를 개발하기 이전에도 두 종류의 최신형 어뢰를 개발했다. 아군 잠수함에서 사용하며 적의 군함이나 잠수함을 공격할 때 쓰는, 파괴력이 높은 중어뢰 ‘백상어’와 헬리콥터나 군함에서 물속으로 쏘아 넣어 적 잠수함을 공격하는 가볍고 날렵한 경어뢰 ‘청상어’가 그것이다.

두 가지 어뢰 모두 뛰어난 성능을 인정받고 있지만 어뢰라는 무기의 단점은 그대로 가지고 있다. 어뢰는 바닷속을 헤엄쳐 가야 하니 공격속도가 50노트(1노트는 약 시속 1.8Km) 정도밖에 되지 않아 달리고 있는 자동차보다 느리다. 적이 어뢰를 발사했다는 사실만 일찍 눈치 챈다면 배나 잠수함을 돌려 회피할 수 있을 정도이다. 전쟁영화에 군함이나 잠수함 승무원들이 어뢰를 피하려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해군 순양함에서 솟아오르고 있는 홍상어. 홍상어는
군함 갑판에서 수직으로 발사된 뒤 적 잠수함 가까운
곳으로 날아든다. 사진제공 국방과학연구소>

홍상어는 로켓에서 어뢰로 변신하는 기능을 추가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백상어나 청상어는 처음부터 물속을 헤엄쳐 적을 공격하지만, 홍상어는 일단 적 잠수함 근처까지 하늘로 날아간다. 그리고 어느 순간 몸체를 쪼개며 로켓 머리 부분에 감추어 두었던 어뢰를 낙하산에 매달아 물속으로 던져 넣는다.

물속에 들어온 순간부터 홍상어는 로켓이 아닌, 국산 경어뢰 청상어와 똑같아진다. 청상어 역시 보통 어뢰는 어니어서 액티브(능동)소나 유도 기능을 갖추고 있는데, 스스로 삐이~ 삐이~ 하는 소리를 내고, 그 반사음을 분석해 적이 어디에 숨어있는지를 찾아낸다. 이 때문에 적 잠수함이 꼼짝 않고 숨어있더라도 청상어를 피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로켓의 효율성을 빌려온 ‘신개념 어뢰’가 이 첨단무기의 정체인 셈이다.

홍상어의 또 다른 장점은 길어진 사정거리이다. 보통 어뢰의 사정거리는 길어봐야 수 km 정도다. 더구나 이렇게 먼 곳에서 어뢰를 쏘면 적 잠수함도 쉽게 눈치를 채고 숨어버리기 일쑤다. 명중시키려면 결국 위험을 무릅쓰고 적 잠수함 근처까지 다가가 공격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하지만 홍상어의 사정거리는 19km를 넘어서 적의 사정거리 밖에서도 공격할 수 있다. 적 잠수함은 세종대왕함을 공격할 수 없지만, 우리는 적의 머리위에 어뢰를 떨어뜨릴 수 있으니 승패의 결과는 불 보듯 뻔한 셈이다.

<홍상어의 운영 개념도. 하늘을 날아 적 잠수함을 공격하는 홍상어의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자료 제공 국방과학연구소>

물론 실제 전투가 이렇게 쉽게 풀리지는 않는다. 홍상어가 새로운 개념의 무기이긴 하지만, 잠수함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 자신과 똑같은 소리를 내는 교란용 어뢰(기만장치)를 쏘아 적의 공격용 어뢰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등, 다양한 회피 방법들이 연구되고 있다. 고성능 잠수함이라면 바닷속 깊이 숨어 있다가 수면에서 부터 달려드는 홍상어의 공격을 피할 시간을 벌 수도 있다.

홍상어 1발의 가격은 20억원 가량. 한 발이라도 함부로 낭비할 수는 없는 일이어서 ADD는 첨단 어뢰 유도기술을 추가로 연구해 냈다. 바로 적 잠수함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하게 찾아내, 끝까지 추적하도록 돕는 기술이다.

어떤 최신형 잠수함도 물속에서 움직인다는 점은 변함이 없어서, 헤엄쳐 지나간 곳에 불규칙한 물의 흐름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 흐름은 결국 파도가 번지듯 수면까지 전달되는데 연구진은 이 파동을 감지해 물체의 형태와 위치를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해 냈다. 잠수함이 지나간 흔적을 쫓는 새로운 어뢰용 유도 기술을 세계에서도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실험 결과로도 새로운 유도기술을 적용한 어뢰가 기존의 어뢰보다 높은 명중률을 나타낸 만큼 국군은 이 기술을 홍상어를 비롯한 국산 어뢰에 장착해 실전에 적용할 방법을 검토 하고 있다.

현대전은 정보전이라고 한다. 적의 위치와 행동을 먼저 알고 타격하는 자가 승리한다는 뜻이다. 빛이나 전파가 전달되지 않는 물속에서는 음파가 가장 좋은 탐지도구이다. 짙고 어두운 심해, 어뢰와 잠수함이 벌이는 소리의 싸움은 서로의 위치를 추적하는 치밀한 심리전이기도 하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해군력의 절대적인 우위를 확보하지 않으면 안보를 유지하기 어렵다. 첨단 음향과학기술로 만들어 내고 있는 우리의 무기, 홍상어가 한국의 바다를 든든하게 지켜 주기를 기대한다.

글 :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과학전문기자


<홍상어 운용개념 동영상. 영상 제공 국방과학 연구소>



KISTI NDSL(과학기술정보통합서비스) 지식링크


○관련 논문 정보
교전수준 어뢰체계 표준모델 개발 방안 연구 [바로가기]
잠수함의 어뢰회피 성능 분석 시뮬레이션 [바로가기]
기동함정의 소음분석 및 유사 방사음 발생기의 설계 [바로가기]

○관련 특허 정보
어뢰 발사 시스템(한국공개특허) [바로가기]
잠수함 내에 어뢰를 저장, 발사하기 위한 장치(한국공개특허) [바로가기]
수상함용 경어뢰 낙하산 조립체(한국공개특허) [바로가기]

○해외 동향분석 자료
인도, 8월에 핵잠수함 진수 - 2009년 [바로가기]
중국, 완벽한 미사일 연구 개발 체계 구축 - 2006년 [바로가기]
새로운 수중 음파탐지 장치 개발 - 2005년 [바로가기]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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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기전>은 한국의 신무기를 막아야 하는 명나라와 지켜내야 하는 조선을 소재로 삼아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수많은 로켓포가 하늘을 뒤덮고 명과 여진족의 연합군은 세상에서 처음 보는 신무기에 속수무책이다. 영화 속 통쾌한 반전을 이룬 최첨단 무기는 바로 조선시대 실재했던 신기전이다. 세계우주학회 IAF가 인정한 세계 1호 로켓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신기전은 당시 우리 과학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역사다.

신기전 이후 600여 년 잠자고 있던 한국형 로켓이 이제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전남 고흥반도 외나로도의 나로우주센터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위성발사체 KSLV(Korea Space Launch Vehicle)-1을 타고 과학기술위성 STSAT-2호가 발사된다. 이는 곧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위성을 쏘아 올리는 능력을 갖춘 우주선진국의 모임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하는 폭죽이다. 비교적 열악한 환경을 가진 한국의 현실에서 스페이스 클럽 가입은 월드컵 4강만큼이나 벅찬 감동이 될 것이다.

한국과 러시아가 공동연구로 만드는 우리 국가대표 KSLV-1은 어떻게 구성될까. 1단과 2단으로 짜이고 2단의 윗부분에 과학기술위성 2호를 탑재해 우주궤도에 오르는 역할을 한다. 1단은 러시아 흐루니체프사가 현지에서 개발해 한국의 발사장인 나로우주센터로 배달해오고, 킥 모터라고 부르는 2단 부분은 항공우주연구원이 설계하고 국내 한 기업에서 국산화한 것이다. 무려 5천여억 원이 투입되는 이 로켓은 과연 수명이 얼마나 될까? 간단히 말하면 채 10분이 되지 않는다. 발사 후 238초 만에 1단이 분리돼 태평양에 떨어져 나가고 관성에 의해 300km까지 날다가 2단 부분이 580초 만에 위성만을 남겨두고 임무를 마치고 생을 마감한다.

위성이나 우주선의 발사체를 흔히 로켓이라고 부르는데 로켓과 미사일은 무엇이 다를까? 크게 다르지 않다. 러시아는 냉전시대 그 많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폐기하는 대신 우주발사체로 전용시켰다. 2006년 아리랑 2호를 쏘아준 발사체 ‘로콧(ROCOT)’도 원래 군사용 미사일이었다. 북한의 대포동도 마찬가지이다. 2002년 대포동 2호가 올랐을 때 일본은 미사일을 쐈다고 호들갑을 떨었고 북한은 광명성이라는 위성을 탑재한 위성발사체라고 주장했다. 쉽게 말하자면 로켓의 상층부에 탄두가 실리면 미사일, 특히 핵을 실으면 핵미사일이 되고, 위성을 올리면 우주발사체, 즉 로켓으로 봐도 크게 틀리지 않다.

과거에는 고체추진제를 사용했으나 KSLV-1은 액체추진제를 사용했다. 고체추진기관은 흔히 미사일의 엔진으로 사용하는데, 공장에서 한 번 고체추진제를 넣으면 10년은 보관이 가능해 다량으로 보관하고 아무 때나 쓸 수가 있다. 그러나 액체추진로켓은 추진제와 연료를 발사 직전에 넣어야 하고 폭발의 위험도 크지만 대형 로켓을 쏘기에는 적합한 구조다.

발사체는 인공위성을 우주궤도에 올려주는 로켓이다. 로켓이 위성을 궤도에 밀어 넣어주는 힘, 즉 추력에 따라 위성의 성패가 결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자국 로켓이 없으면 늘 외국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 아무리 좋은 위성이 있어도 다른 나라에서 쏘아주지 않겠다고 하면 위성은 고철덩이에 불과하다. 그리고 외국 로켓을 이용할 때 한국위성의 제원과 특징 등의 첨단정보가 자연스럽게 로켓 보유국에 전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자국 로켓이 없어서 쓰라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지난 2006년 발사한 아리랑 2호라는 해상도 1m급의 세계 최고 정밀도를 갖춘 관측위성을 개발하고도 로켓이 없어 당시 러시아제 ‘로콧’이라는 로켓에 발사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

미래를 따지면 자국 로켓은 매우 경제적이다. 만약 위성발사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세계 최고 성능을 가진 아리안 5호 로켓을 이용한다면 대략 500억 원의 발사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러시아제 ‘로콧’과는 가격 면에서 차원이 다른데 위성 한 번 쏘려고 그 많은 비용을 지불할 수는 없다. 따라서 KSLV-1의 성공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이번에는 비록 100kg급 소형위성이지만 10년 뒤 1톤급 상용위성을 무사히 쏜다면 우리도 다른 나라 위성을 우리 발사체로 대신 쏴주겠노라고 세계 위성시장에 당당히 명함을 내밀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술 소국의 설움을 떨쳐버리고 우리의 독자적인 하늘을 갖는 첫 걸음이 되는 것이다.

지난 92년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가 첫 한국위성 우리별 1호를 만든 이후, 지금까지 우리별 시리즈와 아리랑 1, 2호, 고체로켓 KSR-3까지 모두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우주개발작품은 모두 현실화됐다. 한국 우주개발 역사에 있어서 가장 주목할 점은 아직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대덕연구단지에서 시작된 KSLV-1이라는 작지만 큰 뜻을 가진 배는 이제 곧 닻을 올리고 국민에게 희망을 전해주는 항해를 시작할 것이다.

글 : 강진원 기자(TJB 대전방송)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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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여행만큼 이국적이고 모험적인 여행이 또 있을까? 지난 2001년 미국의 억만장자 데니스 티토가 소유스 우주선을 타고 ISS를 다녀오면서 시작된 민간인 우주여행은 여러 민간업체가 진출을 시도하고 있어 관련업계는 2020년이 되면 우주여행객이 연1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마크 셔틀워스는 우주여행을 마치고 지구로 돌아오면서 "우주에서 본 지구처럼 아름다운 것을 나는 한번도 본 적이 없다. 그 아름다움을 넘어서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고 도착 소감을 말했었다. 이렇듯 일반인의 우주여행은 영화속 이야기만이 아니다. 우주 여행에 필요한 경비가 좀 더 내려갈 경우 머지않아 자가용 로켓을 타고 우주를 여행하는 시대가 찾아오지 않을까.

1996년 미국의 피터 다이어맨디스 박사가 만든 X-Prize라는 단체는 민간에 의한 우주개발을 목표로 총 1,000만 불(약 110억 원)의 상금을 제시하였다. 이에 8개국 27개 팀이 도전, 결국 2004년 10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폴 알렌과 회사 스케일드 컴포지츠의 버트 루탄이 만든 SpaceShipOne이 비행 시험에 성공하였다. 이것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민간 우주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현재 미국에는 약 40여 개의 벤처기업이 우주비행체 개발 중이고, 약 5~7개의 업체가 재사용 가능한 로켓 엔진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1980년대 전후 불붙기 시작한 인터넷, IT, 컴퓨터 산업과 마찬가지로 21세기 초반부터 우주도 하나의 사업 영역으로 간주되기 시작한 것이다.

한편 여기에는 하나의 결정적인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즉, 발사체, 비행체 개발은 이루어졌지만 추진시스템인 로켓 엔진은 기존의 일회성 로켓을 사용하는 데 그쳐 본격적인 재사용 로켓엔진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이는 바로 경제성의 문제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간단한 계산을 해보면, 중소형 로켓 엔진의 시장 가격은 대략 100억 원 전후이다. 나 혼자 사용한다면 일회성이기에 로켓 가격 100억 원에 비행체 가격 50억 원을 합쳐 총 150억 원의 비용이 있어야 로켓을 운용할 수 있다. 반면 최대 50회 정도 재사용이 가능한 로켓과 비행체가 있다고 가정하면, 3억 원(150억 원/50회=3억 원)의 비용만 있으면 우주 비행체를 사용할 수 있다. 즉, 기존의 소모성, 일회성 우주비행체 비해 약 2%의 비용으로 저렴해짐을 의미한다.

로켓 엔진을 재사용하기 위해서는 연료의 완전연소 후 재충전이 가능해야 한다. 그러나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고체 로켓이나 하이브리드 로켓은 완전연소 후 재충전이 불가능하므로 재사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현재까지 재사용이 가능한 로켓 엔진은 액체 연료를 사용하는 액체 로켓 엔진이 유일하다. 자동차 엔진, 항공기 엔진이 모두 액체 연료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로켓은 공기가 없는 우주공간을 운행하기에 연료뿐만 아니라 산화제도 같이 저장되어야 한다. 따라서 사용하는 추진제 종류에 따라 다양한 산화제와 연료의 조합이 가능하다. 그러나 산화제로는 현재 거의 액체산소(Lox)를 사용하기에, 연료 종류에 따라 로켓엔진의 이름을 붙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연료로는 액체수소(LH2), 케로신, 액체메탄 등이 주로 사용된다.

액체수소 엔진은 고성능화가 가능하기에 우주왕복선에 주로 사용되고 있으나, 그 물성 때문에 엄청난 크기의 저장탱크가 필요하다. 한편 케로신 엔진은 연소 때 생기는 검댕으로 인해 내부 관 유로의 막힘 현상 등이 생겨 재사용하기에 상당히 곤란하다. 트럭 등 화물 자동차에 사용되는 디젤 엔진의 특성과 비슷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액체메탄을 미래의 로켓용 추진제로 판단하여 많은 연구를 시작하였다.

메탄 로켓엔진의 가장 큰 장점은 액체산소와 액체메탄의 특징에 기인한다. 즉, 산소와 메탄이 만나 연소하면 이산화탄소와 물이 생성된다. 기존의 로켓엔진이 매연을 발생시킨 것에 비해 소량의 이산화탄소와 물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있고, 매연이 발생되지 않아 로켓엔진의 내부가 깨끗하므로 재사용에 따른 문제가 없다. 액체수소 엔진의 경우 산소와 수소 물성의 차이가 커서 크기가 큰 저장탱크가 필요했으나 액체메탄 엔진의 경우 산소와 메탄 물성이 유사하여 저장탱크를 소형화할 수 있다. 또한 메탄 연료는 현재 많이 사용되고 있는 케로신이나 액체수소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해 기존 엔진 비용의 10% 정도로 운용이 가능하다.

기존 로켓엔진과 달리 재사용이 가능하고 비용도 저렴한 최첨단의 메탄 로켓엔진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2006년 초도품 형태의 개발 성공에 이어, 2008년 2월 비행용 형태로 개발 시험에 성공하였다. 로켓 엔진의 이름은 체이스-10(CHASE-10)으로, 엔진 자체의 무게는 성인 2명 정도인 164kg, 추력이 10톤급인 소형 로켓 엔진이다. 기술적으로 본다면 총무게 8톤 정도의 우주비행체에 500kg 정도의 중소형 위성을 싣고, 지상 300km 상공까지 올라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한반도에서 이루어진 액체메탄 로켓엔진 CHASE-10의 개발로 한국은 이 분야에서 로켓 강국인 미국보다 3~5년 정도 앞선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메탄 로켓엔진은 앞으로 달, 화성 탐사에 활용될 예정이다. 기존 로켓엔진은 달이나 화성에서 지구로 귀환할 때 연료를 보충할 수 없었으나 메탄 로켓엔진은 달과 화성에 매장돼 있는 메탄을 추출해 귀환 연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NASA, 일본의 JAXA, 유럽의 ESA 등이 이러한 장점을 가진 메탄 로켓엔진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번 메탄 로켓엔진의 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꾸준한 연구를 통해 우주기술 강국으로 발돋움하기를 바란다. 우리가 로켓 개발을 위한 노력으로 소중한 성과를 하나씩 하나씩 이룰 때마다 우리 후손들은 더욱 편리하고 선진화된 로켓 기술을 이어받게 될 것이다.

글 : 김경호 과학칼럼니스트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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