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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3.22 공부 잘하고 예쁜 ‘엄친딸’의 비밀 (1)
  2. 2009.08.28 살빼기 효율 6배 더 높이기
수란이 엄마, 수영은 아이 학교에 가는 길이었다. 일일교사 특강이 있는 날인데 담임선생님이 참석해달래서 빠질 수가 없었다. 하지만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오늘 일일교사가 고교동창 김미란이기 때문이다. 미란은 고교시절 수영이 한결같이 질투했던 대상이었다. 두 번이나 같은 반이었던 미란은 성적도 늘 상위권이었고 얼굴도 예뻐 선생님들의 사랑을 독차지했었다.

하지만 과거지사에 연연해 여태 미란에 대한 질투심이 남은 건 아니었다. 오히려 질투의 대상은 미란의 딸 현아였다. 학부모 간담회에서 한 학부형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현아를 쭉 지켜봤는데, 엄마를 닮아 예쁘고 똑똑하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수영은 아직 현아를 본 적이 없었다. 학교에 들어서며 내심 현아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아니나 다를까 교실로 들어서니 현아의 모습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훤칠한 키에 8등신 몸매의 아가씨 하나가 함빡 웃으며 참석한 학부모들을 맞고 있었다. 성격은 또 어찌나 밝고 쾌활한지! 게다가 엄마를 닮아 뽀얀 피부까지 가졌다. 소위 말하는 ‘엄친딸’이 따로 없었다.

그런데 수란이는 어떤가? 현아보다 키가 족히 10cm는 작아 제일 앞줄에 앉았고, 눈이 나빠 안경까지 썼다. 꾀 안 부리고 엄마가 시키는 대로 열심히 공부하는 편인데도 성적은 반에서 겨우 10등 정도였다. 책상에만 앉아 있어서인지 엉덩이와 허벅지살이 늘어 다이어트를 해야 할 지경이었다. 교실에 앉은 두 아이를 번갈아 보는 수영의 마음이 편치 않았다.

수영은 현아를 알고부터 수란의 공부를 더 다그쳤지만 수란의 성적은 점점 떨어지기만 했다. 최근 이런 수영의 마음을 더욱 옥죄는 말이 있었다.

“애들은 자기가 알아 커야지, 어른이 너무 간섭하면 안 되지 않을까?”

동창회 때 미란이가 했던 말이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아이가 스스로 공부를 잘 한다는 소린데, 정말 그 잘난 유전자는 운명인가 싶어 울화가 치밀었다. 이런 저런 생각에 휩싸여 있던 순간, 미란의 ‘우리 아이 튼튼하게 키우는 법’이라는 강의가 시작됐다.

“저기 앉은 제 아이 이야기부터 할까요? 사람들이 가끔 부러워들 해요, 어쩜 딸이 이렇게 예쁘고 건강하게 잘 자랐는지 하고요. 지금은 반에서 제일 크지만 사실 제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지만 해도 반에서 중간축에도 못 들 정도로 작았거든요. 아이 키로 고민하던 중에 아이 건강에 관한 공부를 많이 했어요.”

키 얘기를 하던 미란은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 환자들을 예로 들어 이야기를 계속했다.

“요즘 제 병원에도 아이 키가 잘 자라지 않아 데려오는 분이 많아요. 그럼 저는 맨 먼저 아이들이 대충 몇 시에 자는지 물어봐요. 많이들 아시겠지만 키를 자라게 하는 성장호르몬은 일찍 자야 더 활성화돼요. 우리 몸에는 수면을 좌우하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있는데, 이 호르몬은 아침 햇빛을 보고 생체활동을 시작한 지 14~16시간이 지나면 마치 타이머를 맞춰놓은 것처럼 알람이 울리거든요. 멜라토닌이 분비되면 서서히 잠이 오는데, 이렇게 잠이 들고 한 시간쯤 지나면 우리 몸에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 거에요. 성장호르몬은 면역력이나 근육을 튼튼하게 해주는 역할도 하니까 여러분들에게도 꼭 필요한 호르몬이겠죠?”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고개를 끄덕거리며 동의를 표했다. 강의가 이어졌다.

“특히 성장호르몬은 깊은 수면에 빠져 있을 때 가장 많이 분비돼요. 그러니까 잘 자야 키도 크고 더 튼튼해지는 거죠. 하지만 어떤 엄마들은 애들이 잘 거 다 자면 언제 공부하느냐며 묻곤 해요. 그런데 미국의 유명 대학에서 연구한 바에 따르면 충분한 수면을 취한 사람들이 밤새워 공부한 사람들보다 기억력도 훨씬 좋고 시험성적도 우수하다고 해요. 잠자는 동안 우리 뇌가 낮 동안 배운 내용을 머릿속에 하나씩 다시 기억시키기 때문이죠.

미란의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 수영은 부끄러워 얼굴이 화끈거렸다. 지난 몇 년 동안 잠도 재우지도 않고 억지로 공부시킨 것이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10시쯤 잠드는 우리 아이는 아침 6시가 되면 스스로 일어나요. 그럼 제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챙겨주는 게 있죠. 바로 아침밥이에요!”

아이가 공부를 잘 하게 하려면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여 아침밥을 꼭 먹게 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 뇌의 에너지인 혈당은 밥과 같은 탄수화물에서 만들어지는데 아침을 제대로 먹지 않으면, 뇌로 가는 에너지가 부족해 수업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고 끈기 있게 공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 몸에는 그렐린과 렙틴이라는 호르몬이 있어요. 그렐린은 배고픔을 알려 밥을 먹게 하고, 렙틴은 배부름을 알려 밥을 그만 먹게 하는 호르몬인데요. 두 호르몬은 규칙적인 걸 무척 좋아해요. 만약 아침을 굶으면 몸이 배고픈 위기상황으로 인지해 이후에 들어오는 음식들을 죄다 지방으로 저장하려고 하죠. 그러니 하루 음식섭취량이 똑같은 두 사람일지라도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사람에 비해, 한꺼번에 많이 먹는 사람은 비만이 되는 거예요. 활동할 수 있는 에너지가 아니라 살이 되니 당연히 기운도 없겠죠.”

수영은 또 아차 싶었다. 수란은 밤늦게 자니 당연히 늦잠을 잤고, 아직 잠에서 깨지 못한 상태에서 억지로 등교하니 아침밥은 고사하고 지각 안 하는 것도 다행이었다. 지난 1년 넘게 수란이가 아침밥을 먹고 등교한 건 손에 꼽을 정도였다.

수영은 다시 현아를 쳐다보았다. 현아가 키가 크고 유달리 활기찬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한편으로는 긴 터널의 탈출구가 보였다. 그동안 서로가 못할 짓을 하며 딸 수란이도 본인도 너무 힘들고 지쳤다. 일찍 잠을 재우고, 아침밥을 먹이는 게 해결책이라니 이보다 더 쉬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마음에 막혔던 앙금이 싹 사라지자 강의하는 미란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강의가 끝나자 수영이 먼저 종종 걸음으로 다가가 미소를 지으며 미란에게 손을 내밀었다.

글 : 박민수 ND케어클리닉 가정의학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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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눈이 퀭하니 쑥 들어간 태연이 체중계 앞에 선다. 얼마 전 수상스키를 배우러 갔다가 자신이 과체중임을 뼈저리게 느낀 이후 다이어트에 몰두해 있던 태연이다. 떨리는 가슴에 손을 얹고 체중계 위로 조심스럽게 올라간 태연. 곧이어 집안이 떠나갈 듯 고함을 지른다.

“악!!”
“아니, 태연아 왜 그래! 어디 다쳤니?”

“아빠, 몸무게가 2kg이나 늘었어요. 아침도 잘 안 먹고, 엊그제는 저녁도 굶은 데다, 잠을 줄여서 에너지를 더 많이 소모하려고 매일 새벽 1시에 잠들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살이 더 쪘어. 악!!”

태연이 하던 말을 듣고 있던 아빠, 하하 웃고 만다.

“태연아, 살찌는 짓만 골라했으니까 당연히 몸무게가 늘지.”“무슨 소리에요, 아빠. 에너지 많이 쓰고, 조금 먹으면 당연히 살이 빠져야죠.”

“자, 하나하나 짚어보자꾸나. 너처럼 무조건 밥을 굶으면 살이 빠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전혀 그렇지 않단다. 오히려 먹다 굶다가를 반복하면 더 살이 많이 찌지. 인체에는 ‘그렐린’이라는 호르몬이 있는데 바로 식욕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이야. 우리가 ‘배고프다’라는 생각을 한다는 건 피속에 그렐린 수치가 아주 높아졌다는 뜻이고, 반대로 배가 부르면 식욕을 줄이는 호르몬인 ‘랩틴’이 증가하면서 그렐린은 아주 적어진단다. 그래서 랩틴을 ‘다이어트 호르몬’이라고 부르기도 해.”

“흑, 난 랩틴만 사랑할거야. 그런데 굶어도 살이 찐다는 건 무슨 말씀이세요?”

“밥을 굶어 살을 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혈중 그렐린의 양이 늘어나기 때문에 더 자주 배고픔을 느끼게 된단다. 다시 말 해 살이 찌는 체질이 되는 거지. 또 한 끼를 굶으면 그렐린이 농축돼서 다음 끼니를 먹을 땐 훨씬 더 많이 배고픔을 느끼게 되고 당연히 폭식을 해서 살이 찔 수밖에 없어. 뿐만 아니라 먹다 굶다가를 반복하면 인체는 에너지 공급이 중단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껴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는 사람보다 매우 많은 지방을 축적한단다. 살이 안찔 수가 없지.”

“굶어서 살을 빼면 금방 다시 살이 쪄버리는 요요현상이 이제 이해가 돼요.”

<비만교실에서 참석한 어린이들이 수영을 이용한 체중 관리 지도를 받고 있다. 비만을 효과적
으로 관리하려면 운동도 필요하지만 적절한 식이요법과 칼슘섭취가 중요하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또 잠을 못자도 살이 찐단다. 보통 잠을 조금 자면서 일이나 운동을 하면 에너지를 많이 쓰니까 살이 빠질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오히려 수면이 부족하면 그렐린이 농축돼 다음 날 훨씬 배고픔을 많이 느끼게 된단다. 특히 새벽 1시경에는 그렐린 양이 최고에 달하기 때문에 그때까지 잠을 안자면 야식의 유혹을 견디기가 힘들어. 뭔가 생각나는 게 있지 태연아?”

“소, 솔직히 야식 먹은 거 인정해요. 자정 넘으니까 도저히 배고파서 잠이 안 오는 걸 어떡해요…. 아빠, 다이어트도 과학을 알아야 잘 할 수 있다는 걸 이제 알겠어요. 그럼 과학을 이용해 좀 더 쉽게 살을 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물론 있지. 우선 좀 전에 얘기한 것처럼 그렐린의 특성을 잘 이해해야 하고, 칼슘을 꾸준하게 충분히 섭취하면 똑같이 다이어트를 해도 효과를 6배까지 끌어올릴 수 있어. 그리고 스트레칭과 마사지 등을 통해서 목덜미와 등 쪽에 분포되어 있는 갈색지방세포를 자극하면 지방분해효과가 훨씬 더 좋아진다는 점 등을 이용하면 되겠지.”

“그런데 궁금한 게 있어요. 아빠는 그렇게 과학상식도 풍부하시고, 식사도 규칙적으로 하시고, 칼슘보충제도 꼬박꼬박 드시는데 왜 과체중인 거예요?”

“아마 유전 때문일 거야. 비만은 80% 이상이 유전이거든. 네 할머니가 비만이신 건 너도 잘 알고 있지? 또 최근 연구결과를 보면 ‘Ad-36’이나 ‘SMAM-1’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비만 가능성이 월등히 높아진다고 하더구나. 그래서 혹시 주변의 누군가로부터 이런 바이러스를 옮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봤어.”

아빠의 말을 듣는 순간, 태연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바로 아빠가 범인이었어요! 내 과체중을 만든 범인! 내 비만은 아빠에게 옮은 바이러스 때문이었어! 아빠, 아무래도 오늘부터는 밖에서 주무셔야겠어요.”

“아, 아니 왜?”

“바이러스 차단을 위한 첫 번째 조치가 ‘격리’라는 건 아빠도 잘 알고 계시겠죠? 그리고 몽몽이 껴안고 주무셔도 안돼요. 몽몽이까지 비만강아지가 되면 안 되잖아요!!”

글 : 심우 과학칼럼니스트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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