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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4.14 수족관 안의 돌고래가 위험하다
  2. 2012.05.02 돌고래 제돌이, 자연방류 성공하려면? (1)

수족관 안의 돌고래가 위험하다

2014년 3월 7일 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의 큰돌고래 장꽃분(15)이 낳은 새끼 ‘장생이’는 태어난 지 사흘 만에 폐사했다. 경북대 수의학과에서 부검한 결과 사인은 급성 폐렴이었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의 안용락 해양수산연구사는 “출산, 모유를 먹는 과정에서 폐에 물이 들어가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며 “장생이처럼 수족관에서 태어난 돌고래의 생존율은 10%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성체가 돼도 수명은 야생(30~50년)보다 훨씬 짧은 10년 미만에 그친다. 돌고래에게 수족관 생활은 무엇일까.

■ 수족관은 고독한 감옥

결론부터 말하면 수족관에 갇힌 돌고래의 삶은 재앙에 가깝다. 야생에서 돌고래는 하루 100㎞를 자유롭게 헤엄치며 살아있는 물고기 10~12㎏을 먹어 치운다. 두뇌가 인간보다 더 커 복잡한 감정을 느끼고 사회성도 매우 뛰어나 100여 마리의 직계 가족이 무리 지어 생활한다. 낳아준 부모를 평생 모시거나 갓 출산한 새끼 돌고래를 수면 위로 들어 올려 호흡을 돕는 이타적인 모습도 보인다.

그런 돌고래에게 10m 안팎의 수조는 운동조차 하기 힘든 ‘비좁고 외로운 감옥’이다. 돌고래는 친인척끼리 무리 지어 살기 때문에 각지에서 포획한 돌고래를 한 수조에 몰아넣는다고 해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거나 교류하지 않는다. 설령 말을 나누려 해도 대화의 수단인 초음파가 수m 앞의 콘크리트 벽에 부딪혀 되돌아온다.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장수진 연구원은 “방 안에서 메아리가 계속 맴도는 것과 같아 큰 혼란을 느끼기 때문에 수족관 돌고래는 소리의 세기, 지속 시간을 줄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새크라멘토대학 연구진이 2006년 발표한 ‘수족관 동물의 스트레스 요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족관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관람객의 환호ㆍ박수 같은 웅성거림, 환풍기와 수질정화기계 소리 등도 모두 돌고래에게 스트레스를 줬다.

■ 항생제ㆍ위장약 달고 살아

수족관 돌고래의 짧은 수명과 높은 폐사율은 자연의 삶을 박탈당한 결과다.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1995~2012년 제주 퍼시픽랜드 수족관에서 태어난 돌고래의 평균 수명은 4.32년에 그쳤다. 같은 기간 총 6마리가 출생했으나 2008년생 똘이를 제외한 5마리는 모두 5년 남짓 살고 폐사했다. 야생에서 돌고래의 수명은 30~50년이다. 안용락 해양수산연구사는 “수족관에서 임신한 암컷의 30%가 사산하고, 태어난 새끼의 절반 이상이 한 달 안에 죽는다”고 말했다.

서울대 수의학과 이항 교수는 “좁은 수조에서는 운동을 마음껏 할 수 없고 먹이도 한정돼 있어 수족관 돌고래의 면역력은 낮다”고 말한다. 그래서 수족관에선 돌고래에게 비타민, 항생제, 면역강화제 등을 자주 투약한다. 병에 걸리는 것을 예방한다는 차원에서다. 스트레스성 위장병을 달고 살아 소화제도 함께 준다. 하지만 항생제 과다 복용은 소화기능 장애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소화불량을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각종 배설물과 물이끼를 소독ㆍ청소하기 위해 첨가한 염소 등 화학 약품 탓에 돌고래의 피부가 벗겨지고, 심할 경우 시력도 잃는다.

■ 돌고래 수족관, 해외는 줄이는데 한국은 증가세

돌고래 수족관은 서식지 파괴와 동물학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 때문에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 중 14개국이 돌고래 수족관 운영을 금지하고 있다. 1970년대만 해도 36개 돌고래 수족관이 있던 영국에서는 그 수가 줄어 1993년 자취를 감췄다.

경제 논리가 많은 부분을 결정하는 개발 도상국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헝가리ㆍ슬로베이나는 수족관에서 고래류 사육을 금지했고, 인도는 지난해 돌고래 수족관의 추가 건립을 제한했다.

하지만 지난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돌고래 제돌이를 방류한 한국은 역설적으로 돌고래 주요 수입국이다. 이미 전국에 돌고래 수족관 7곳이 있지만 돌고래 수족관의 증가는 끊이지 않고 있다. 2014년 4월 경남 거제 씨월드가 문을 여는데 해당 관련 업체는 2016년 개장을 목표로 동부산관광단지에도 해양 수족관을 지을 계획이다. 제주와 여수에서 수족관을 운영하는 업체 역시 2014년 4월 일산에 수족관을 개장하며, 추후 강원 속초에 돌고래 수족관을 더 건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통계청에 따르면 와카야마현의 타이지(太地)는 지난해 한국에 돌고래 6마리(거제 씨월드 4마리ㆍ제주 퍼시픽랜드 2마리)를 수출했다. 중국(32)ㆍ우크라이나(20)ㆍ러시아(15)에 이어 네 번째다. 타이지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돌고래를 수출하는 곳으로 매년 2만3,000여 마리의 돌고래가 포획 과정에서 희생돼 ‘핏빛 학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하지만 거제 씨월드는 이곳에서 큰돌고래 12마리를 올해 추가로 들여온다는 계획이다. 동물자유연대 이형주 팀장은 “유럽 등 돌고래의 수족관 전시를 금지하는 국가가 늘자 동물복지 인식이 낮은 국가 중심으로 수출이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처럼 수요가 있는 한 타이지의 무분별한 포획은 계속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생태관광으로 전환해야

수족관을 운영하는 측은 돌고래를 보호하면서 교육ㆍ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다수의 생태 전문가들은 “디즈니랜드의 미키 마우스를 보며 쥐의 생태를 공부하는 것과 같다”고 반발한다. 타이지의 돌고래 포획을 고발한 영화 ‘더 코브: 슬픈 돌고래의 진실’로 2010년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은 루이 시호요스 감독은 “수족관 돌고래가 아이들에게 교육적이라는 주장은 독방에 감금한 죄수를 보여주고서 인류에 대해 알아보자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일침을 놨다.

돌고래 관광은 자연에서 실제 모습을 관찰하는 생태 관광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호주와 노르웨이 등은 고래 생태 관광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지찬혁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자연 보호와 지역 경제 살리기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게 생태 관광”이라고 조언했다.

자연의 품으로 돌아간 제돌이와 달리 장생이는 수족관에서 생을 일찍 마감했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의 오만이 낳은 결과일지 모른다. 그 어린 죽음이 스쳐지나간 자리에 남은 전국의 돌고래 40마리는 항생제와 위장약으로 힘겨운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

글 : 변태섭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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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제돌이, 자연방류 성공하려면?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는 5월이면 손에 손을 잡고 동물원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늘어난다. 동물원의 수많은 동물들 중에서도 사람들의 눈길을 한 번에 사로잡는 동물은 바로 ‘돌고래’. 돌고래는 미소를 띠고 있는 특유의 얼굴표정과 인간과의 친화력 때문에 과거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서울대공원의 돌고래들 역시 1984년부터 수많은 어린이들의 사랑 속에 해양생물의 경이로움을 알려주는 전도사로 그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하지만 이들 돌고래 중 일부가 제주도 앞바다에서 불법적으로 포획된 ‘남방큰돌고래’라는 사실이 밝혀져 큰 이슈가 된 바 있다. 현행 법령상 살아있는 상태로 어구에 걸려있는 고래류는 방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다, 제돌이가 속해있는 우리나라의 남방큰돌고래는 제주도에서만 유일하게 발견되고 개체수는 약 114마리 가량으로 보존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하는 종이기 때문이다.

2012년 3월, 서울시가 불법 포획된 서울대공원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를 방류하기로 발표하면서 제돌이의 야생 생존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돌이는 2007년 11월 14일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해상에서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의 연구진들에 의해 최초로 발견됐다. 연구진은 제주도 남방큰돌고래 중 9번째로 관찰된 돌고래라는 뜻으로 JBD009라는 식별번호를 부여했다. 이후 제돌이는 한동안 종적을 감췄다가 2009년 5월 1일, 서귀포시 한경면 신창리 해상 정치망에 산채로 잡혀 불법으로 수족관에서 길들여지기 시작했다. 포획 당시 나이는 10살가량으로 추정됐다.


[그림] 포획되기 전 제주도 앞바다에서 유영하고 있는 제돌이(2007년 11월 14일 촬영). 사진 제공 : 고래연구소


3년가량 수족관에서 생활한 제돌이가 제주도의 바다로 돌아가면 다시 예전처럼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또 야생에서 먹이 사냥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수족관의 사육환경에 길들어져 동료 돌고래들과 어울리는 것보다 사람을 더 따르고, 먹이를 잡는 수고로움을 잊고 사는 지금 당장은 힘들다. 야생 적응 훈련 없이 바다로 방류했다간 눈앞에 있는 멸치 한 마리도 잡지 못해 탈수증과 영양결핍으로 폐사할 가능성이 크다. 이제껏 돌고래 자연 방류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사례를 찾기 힘든 이유다.

제돌이의 성공적인 자연 방류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먹이를 직접 잡을 수 있는 능력을 배양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당장은 살아있는 먹이에 관심을 가지지 않겠지만 죽은 먹이와 함께 살아있는 먹이를 동시에 공급해 산 먹이 대한 이질감을 서서히 줄여나가야 한다. 수족관 사육 하에서는 돌고래쇼 훈련을 위해 먹이를 한 번에 매우 적은 양 주는데, 1일 급이량을 50회 이상으로 나눠 공급하기도 한다. 때문에 제돌이의 급이량을 늘리고 먹이의 종류와 크기도 다양화해야 한다. 또 인간과의 접촉을 점차 줄여 직접 사냥을 통해 먹이를 잡아야 함을 인지시켜 충분히 먹이사냥 능력을 갖추게 된다면 방류 준비가 됐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남방큰돌고래 무리가 자주 관찰되는 제주도 현지 바다에 순치장을 설치해 제주도 야생 남방큰돌고래 무리와의 상호작용에 대해서도 살펴야 한다. 군집생활을 하는 돌고래는 원래의 무리에 합류해 같이 살아가야 하므로 무리와의 잦은 만남을 통해 사회성을 길러주려는 것이다. 따라서 방류 이후에도 인공위성 추적장치를 이용해 적응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돌고래의 자연 방류로는 제돌이가 국내에서 첫 사례인데, 외국에서도 돌고래 자연 방류 사례는 많지 않다. 미국에서는 70마리 이상의 돌고래 방류가 이루어진 바 있으나 방류 이후 서식지 적응에 대한 후속연구가 거의 없었다. 고래연구 분야의 권위지인 ‘Marine Mammal Science’에는 포획된 지 2년이 지난 큰돌고래 2마리를 일정 기간의 순치를 거쳐 원래의 서식지에 방류한 결과, 성공적으로 다시 적응한 사례가 있다. 호주에서는 포획된 지 10년이 지난 개체들과 수족관에서 출생해 야생적응력이 거의 없는 큰돌고래 9마리를 무리하게 방류해 모든 개체가 서식지에 적응을 하지 못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를 비추어 볼 때 포획된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제돌이가 야생에서 생존하고 서식지에 적응할 확률은 그리 낮지는 않다.

그렇다고 방류된 돌고래의 생존율을 100% 보장할 수는 없다. 서식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주변의 인간에게 먹이를 구걸한 사례도 보고된 바 있고 서식지 주변의 소음공해, 급격한 수온변화, 선박, 어구 등의 사소한 외부 요인들이 고래들에게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방류로 인해 발생하는 잠재적인 문제점도 분명 존재한다. 육상에서 기인한 질병이 제돌이를 통해 다른 야생 개체에 전염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병원균에 대한 철저한 검사도 이루어져야 한다. 이렇듯 돌고래 한 마리를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일에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제돌이 방류를 계기로 우리사회에서 돌고래를 풀어주면 좋은 일이고, 계속 잡아두면 나쁜 일이라는 이분법적인 논란이 일어날까 우려가 되기도 한다. 아직 우리나라는 고래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다. 남방큰돌고래와 같이 멸종위기에 처한 돌고래를 불법으로 포획해 전시‧관람하는 것에는 반대하지만, 야생에 개체수가 많은 고래류는 전시‧관람을 통해 교육과 연구활동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 또한 사회적으로 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글 : 안두해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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