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H] 시간 기록은 어떻게 할까?

지구상에 인류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일까? 아니면 지구가 생성한 순간부터일까? 어쩌면 그 보다 더 거슬러 올라가 우주가 탄생하는 순간부터 시간이 흐르기 시작한 것 아닐까? 그렇다면 우주는 언제 탄생했을까? 우주의 탄생이 언제인가는 천문학계의 큰 논쟁거리이지만 많은 천문학자들은 우주가 100억~150억 년 전 대폭발인 빅뱅(Big Bang)에 의해 탄생했다는데 동의하고 있으며, 2009년 2월 미국의 항공우주국(NASA)에서는 좀 더 정확하게 우주의 나이를 137억년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우주의 나이를 추정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허블의 법칙’이라고 하는 별들이 움직이는 속도와 거리로 추정하는 방법, 우주에서 가장 오래 된 별의 나이로 추정하는 방법, 방사성 동위원소의 반감기를 이용하는 방법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도 우주의 나이를 정확하게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천문학자들 사이에 논쟁거리로 남아있다. 하지만 천문학자들은 우주의 나이가 140억년 안팎이라고 비슷하게 추정하고 있으며 창세(創世, 처음으로 세계를 만듦)의 순간이 언제인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는 것에는 동의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에 따르면 지구의 나이는 약 45억 6천만년 쯤 된다고 한다.

■ 고대 인류가 시간 기록하는 법

시간을 기록하는 것은 처음에는 비교적 큰 시간인 하루나 한 달 또는 일 년을 기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고대 인류는 오늘날과 같이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언어가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손짓이나 얼굴 표정 그리고 몸짓으로 의사를 전달했다. 물론 오늘날의 언어와 같이 어떤 물건에 해당하는 특정한 소리를 내기도 했지만 의사전달의 대부분은 살아가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계절의 변화나 사냥감에 관한 내용이었다. 계절에 관한 지식은 견과류나 딸기와 같은 식량이 익는 시기를 알기 위해 필요했다. 또 사냥감이 계절에 따라 어디로 이동하는지와 그것들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냥할지에 관한 의견도 나누었다.

고대 인류는 밤하늘의 별을 보고 방향을 찾거나 계절의 변화를 읽는 방법을 익혔는데, 특히 별은 밤에 방향을 찾는 가장 좋은 실마리였다. 밤하늘의 별을 보며 시간을 보내던 그들은 별들이 일정한 패턴을 유지하며 움직이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어떤 별들은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으며, 어떤 별들은 마치 거인의 시계와 같이 천천히 움직이며 하늘을 가로질러 갔다가는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는 것처럼 보였다.

밤하늘의 별을 관찰하던 고대 인류는 어느 날 북쪽 하늘에서 매일 밤 같은 자리에 있는 별 하나를 발견했다. 다른 별들이 모두 움직여도 그 별만은 항상 같은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밤하늘의 모든 별들이 이 별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북극성이라고 하는 이 별은 하늘에 고정돼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밤에 길을 찾는 이정표가 됐다.

해와 달, 별은 인류 최초의 이정표였을 뿐만 아니라 시계이기도 했다. 주로 지구의 북반구에 살고 있던 고대 인류는 아침에 일어나면 자신의 그림자가 서쪽을 길게 향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림자는 해가 점점 하늘의 가운데를 향해 뜨면 북쪽을 향하며 점점 짧아졌다. 해가 하늘을 가로질러 서쪽으로 기울면 그림자는 동쪽을 향하여 점점 길어졌다. 결국 고대 인류는 그림자의 길이로 지금이 하루 가운데에서 어느 때인지 짐작할 수 있었고, 이런 시간의 측정은 사냥을 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고대 인류가 시간을 측정하기 위해 처음으로 만든 시계는 해시계였다. 그들은 해시계 이외에도 물시계, 모래시계, 기름시계와 같은 많은 종류의 시계를 고안해 시간을 측정했다. 그리고 그들은 하루보다 긴 시간을 측정하기 위해 달을 활용했다. 그들은 달이 은빛으로 빛나는 둥근 보름달에서 시작해 하루하루가 지나며 점점 작아져 초승달이 됐다가 완전히 사라지는 그믐이 되며, 어둠으로 가득 찬 며칠 밤이 지나고 나면 달은 다시 점점 커져서 둥근 보름달이 되는 것을 알았다.

고대 인류에게 있어서 하루의 시간이나 날짜 또는 달을 세는 것은 죽은 사슴이나 곰 그리고 과일의 개수를 세는 것과는 다른 것이었다. 구체적인 사물을 세는 것은 손가락을 사용해 셀 수 있었지만 하루의 시간이나 날짜는 손가락으로는 셀 수 없기 때문이다. 고대 인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루가 지날 때마다 나무에 홈을 파거나 막대기 또는 돌멩이를 하나씩 옮겨 표시했다. 새김 눈 하나는 하루, 새김 눈 둘은 이틀과 같이 표시한 것이다. 그들은 달이 찼다가 지고 다시 차는데 거의 30일이 걸린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30일이 지날 때마다 하루를 표시하는 것보다 조금 더 큰 새김 눈으로 한 달을 표시했다. 큰 새김 눈 12개를 표시하고 나면 처음 새김 눈을 표시했을 때의 계절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이 12개의 큰 새김 눈은 360일로 거의 1년에 가까웠다. 이렇게 해서 봄에 시작된 큰 새김 눈 12개가 새겨지면 다시 봄이 됐는데, 이것이 처음 사용된 달력이었다.



■ 윤년(閏年)의 탄생

태양과 달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달력에서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30일을 한 달로 하는 것이 음력인데, 정확하게는 29.53일이다. 따라서 음력의 날짜와 달의 위상사이에는 시간 차이가 나게 되고 심한 경우 이틀 정도 차이가 난다. 이런 차이를 메우기 위한 것이 윤달이다. 윤달이 있는 해를 윤년이라고 하는데 특히 2006년과 같은 윤년을 쌍춘년이라고 한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것과 같은 형식의 달력은 로마의 황제였던 카이사르(Caesar, Gaius Julius, BC100-BC44)에 의해 고안된 것으로 1년을 12달로 나누고 각각의 달에 31일과 30일을 번갈아 사용했다. 1년이 12달인 이유는 1년에 달의 삭망(朔望, 음력 초하룻날과 보름날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 12번 일어나기 때문이었다. 옛날에도 1년은 365일로 계산했는데, 지금의 달력과 다른 점은 현재의 3월이 당시에는 1년을 시작하는 첫 달이었다. 3월이 1년을 시작하는 달이었던 흔적은 지금도 찾아볼 수 있는데, 현재의 10월이 당시에는 8월이었기 때문에 8을 나타내는 영어의 접두사 octo가 붙어서 October이라고 한다.

카이사르의 달력에 의하면 1년은 365와 1/4일이고, 이것은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이다. 여기에 나타나는 1/4일은 4년에 한번씩 2월이 29일이 되는 윤년으로 그 차이를 메우고 있다. 카이사르의 달력에 의하면 윤년을 사용해도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한 바퀴 도는 1년에 11분의 차이가 났다. 이것이 처음에는 별 차이가 없었지만 약 2000년이 지난 후에는 22000분 즉, 약 366.7시간의 차이가 난다. 이것은 약 15.3일이 된다. 이것을 교황 그레고리 13세(Gregorius XIII, 1502-1585)가 고쳤는데,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달력이 바로 1582년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가 제정한 ‘그레고리력’이다.

그러나 1년 365일은 태양이 황도상의 춘분점을 지나서 다시 춘분점까지 되돌아오는 1태양년인 약 365.2422일보다 짧다. 가톨릭교회에서는 가톨릭의 중요한 기념일인 부활절을 춘분 뒤, 첫 보름 다음 일요일로 정했기 때문에 춘분은 매우 중요하게 됐다. 하지만 325년 니케아 종교회의 당시 3월 21일이었던 춘분이 16세기 중엽이 됐을 때는 3월 11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교회에서는 부활절 날짜를 고정하는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됐다. 그래서 4년마다 윤년을 두되, 100으로 나누어지는 해에는 평년으로 하고 400의 배수인 1600년 2000년 등은 윤년으로 정하게 됐다. 그래서 2000년, 2004년, 2008년, 2012년에도 2월은 29일까지 있다. 물론 올해와 내년에는 2월이 28일까지 있지만 다가올 2016년에 2월은 29일까지 있다.

■ 국제 원자시간에 1초를 더하다, 윤초(閏秒)

시간을 측정할 때 달력은 비교적 긴 시간에 필요하지만 작은 시간을 재는 데는 시계가 필요하다. 고대 인류에게는 해시계나 물시계 또는 모래시계를 사용해 단지 아침이나 점심 또는 저녁의 대강의 시간을 알면 됐다. 하지만 오늘날 시계의 정확성은 배나 비행기의 항해와 통신 그리고 지구 주위를 운행하는 위성과 위치 정보를 교환하는 GPS와 신호를 주고받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정확한 시간은 우주 비행사가 우주 공간을 여행하는 데도 매우 중요하며, 항공관제 시스템과 국제 경제와 같은 전 세계 컴퓨터 활동에 매우 중요하다. 여러 개의 시계가 동시에 가리키는 시간은 매우 빠른 통신 시스템에도 필요하다. 그래서 매우 정확하게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시계가 필요하게 됐다.

오늘날 시간의 측정은 두 가지 방법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물리적인 특성을 이용해 측정하는 원자 시간과 천문적인 특성을 이용해 측정하는 천문 시간이 그것이다. 휴대 전화기나 TV화면에 표시되는 시각은 원자시계를 이용해 측정하는 국제 원자 시간(International Atomic Time)이다. 원자 시간을 측정하는 원자시계는 원자 초에 의해 정확하게 계산되는데, 원자 초는 세슘133 원자가 9192631770번 진동하는 시간으로 정해졌다.

천문 시간(UT, Universal Time)은 지구의 자전에 기초하는 것으로, 1972년에 국제적 표준이 되는 1초를 1900년도의 평균 하루의 1/86400을 천문시간 1초로 정했다. 천문 시간 1초가 하루의 1/86400인 이유는 하루가 24시간이고, 1시간은 60분, 1분은 60초이므로 24×60×60=86400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달 때문에 생기는 조수간만의 차로 인해 지구의 자전 속도가 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차이는 100년에 24시간의 0.0015에서 0.002 정도이며, 시간으로 계산하면 약 0.9초이다. 그리고 이 차이는 세월이 지나며 점점 더 커지게 되므로 원자시간과 천문시간이 약간씩 차이가 나게 된다. 이와 같은 차이를 일치시키기 위해 둘 중 하나의 시간을 바꿔야 하는데, 지구의 자전 속도를 변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 원자시간을 바꿀 수밖에 없다. 이때 원자시계에 1초를 더하는 것을 윤초라고 한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국제지구자전국(IERS, International Earth Rotation Service)은 천문시간에 원자 시간을 맞춰 여러 나라와 국제기구에 윤초에 관한 정보를 공지해 주는 의무를 띄고 있다. IERS에서는 윤초를 12월이나 6월의 마지막 날에 더하는데, 필요하다면 3월과 9월의 마지막 날에 끼워 넣기도 한다. 이와 같은 시간 조정은 1972년 6월 30일에 공고된 이후에 현재까지 계속돼 왔으며 1972년 이후 1999년까지 27년 동안 6월이나 12월에 22번의 윤초가 더해졌다.

그런데 1999년 이후 2004년까지 5년 동안은 윤초가 없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달에 의해 만들어진 조수가 지구의 회전 속도를 느리게 만들고, 지구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커다란 지진, 지구온난화로 매년 남극과 북극에서 녹고 있는 빙하, 엘리뇨와 라니냐와 같은 지구 기후의 변화가 윤초를 필요 없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2005년 12월 31일 세계의 모든 시계에 1초를 더 늘리는 윤초가 실시됐다. 이때 시행된 윤초는 2005년 12월 31일 밤 23시 59초에서 0시0분0초로 넘어가기 직전 23시 59분 60초를 삽입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3년 후인 2009년 1월 1일 오전 8시 59분 59초에서 9시로 넘어갈 때 1초가 더 해져 8시 59분 60초라는 임시적인 시각이 만들어 졌고, 1초 뒤에 9시가 됐다. 앞으로도 약 5년을 주기로 윤초를 삽입해야하지만, 정확하게 다음 번이 언제일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한다.

고대 인류는 낮에는 해를 보며 밤에는 달을 보며 시간의 흐름을 알아냈고 그것을 생활에 활용했으며, 시간의 흐름을 기록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했을 것이다. 그들은 결국 달력과 시계를 만들어냈고 이와 같은 것들은 오늘날과 같은 인류의 문명을 만드는 초석이 됐다.

글 : 이광연 한서대 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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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역사]1월 1일이 새해 첫 날이 된 사연

1월 1일이 새해 첫날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이 날은 과연 누가, 언제 정한 것일까? 그 답을 찾기 위해 기원전 46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기원전 46년, 로마가 사용하던 달력은 1태양년의 길이가 부정확한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귀족들이 멋대로 달력을 운용해 일 년의 길이가 67일이나 어긋나는 일까지 생겼다. 당시 로마의 정권을 잡고 있던 율리우스 카이사르(Gaius Julius Caesar, BC 100년~BC 44년)는 혼란을 야기하는 달력을 고치기 위해 고대 이집트의 태양력을 도입하게 된다. 율리우스는 달력을 고칠 때 세계 학문의 중심지인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활동하던 유명한 천문학자 소시게네스(Sosigenes, ?~?)에게 자문을 받았다. 그는 이집트에서 사용되던 달력을 바탕으로 만든 태양력으로 달력을 고치도록 제안했다.

최종적으로 율리우스는 1년의 길이를 365.25일로, 춘분날을 3월 23일로 정했다. 매년 춘분날이 같도록 만들기 위해 4년마다 2월의 날수를 하루 더하는 윤년을 두었다. 이 달력을 ‘율리우스력’이라 하며 기원전 46년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고대 이집트에서 사용하던 태양력의 원조인 율리우스력은 로마를 통해 전 세계로 전파됐고, 현재의 달력인 태양력을 사용하게 된 계기가 됐다. 율리우스력은 1태양년 길이가 실제보다 11분 12초가 길기 때문에 128년이 지나면 하루의 차이가 생긴다.

율리우스 이전 로마 사람들은 한해의 시작 달이 3월이고 마지막 달이 2월이었다. 하지만 율리우스가 1월을 한 해의 시작 달로, 마지막 달을 12월로 고쳤다. 윤년 때 추가되는 하루는 두 번째 달인 2월에 넣었다. 또한 율리우스력 이전에는 1년이 355일이었기 때문에 365일로 늘어난 10일을 열두 달 안에 다시 배치해야 했다. 이때 한 달을 30일, 또는 31일로 재구성했는데, 그 기준으로 주먹이 사용됐다. 주먹을 쥐었을 때 검지 손가락 뼈를 1월로 기준을 잡고, 이를 시작으로 뼈가 튀어나온 달을 31일, 안으로 들어간 달을 30일로 오늘날처럼 배치했다.

하지만 율리우스력이라고 완벽한 달력은 아니었다. 1582년이 됐을 때 13일 정도의 차이가 생겨 춘분날이 3월 10일로 옮겨갔다. 당시 교황이었던 그레고리 13세는 종교적 행사로 지키는 부활절의 날짜가 제정 당시와 크게 달라졌기 때문에 달력을 개정하게 된다.

우선 1년의 길이를 실제의 길이와 거의 같게 365.2425일로 사용하기 위해 100년마다 윤년을 1회씩 줄여 400년간 97회의 윤년을 두었다. 또한 춘분날을 3월 10일에서 부활절 제정 당시의 날짜인 3월 21일로 돌아오게 했다. 이를 위해 1582년에는 10월 4일 다음날을 10월 15일로 정해 사용했다. 이 달력을 ‘그레고리력’이라 한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달력인 태양력의 근원은 고대 이집트에서 사용하던 달력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집트인들은 달력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이집트인들은 처음에는 달의 운행만을 고려해 만든 달력을 사용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달의 모양이 바뀌는 주기는 한 달의 길이 단위로 쓰였다. 이집트인들은 달을 관찰해 달의 모양이 완전히 바뀌는 주기가 약 29일 13시간 정도라는 것을 알아냈다.

그러다 시리우스의 움직임과 나일강의 범람 등을 관찰하며 태양력을 사용하게 됐다. 시리우스는 고대 이집트인들이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항상 관측하던 별들 중 행성을 제외한 가장 밝은 별이었다.

시리우스는 하루에 한 번씩 동쪽 지평선에 떠올라 서쪽으로 진다. 매일 떠오르는 시리우스가 ‘언제’ 떠오르느냐가 계절과 관련이 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태양이 떠오르기 직전에 시리우스가 동쪽 지평선에 나타나면 곧 나일강의 범람이 시작된다는 것을 알았다. 365일이 지나면 또 다시 똑같은 현상이 반복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당시 이집트인들은 한 달의 길이를 30일로 하고 1년의 길이를 365일로 하는 최초의 태양력을 사용했다. 이들은 1년의 길이를 3개의 계절로 나눴다. 나일강이 범람하는 시기를 ‘아케트(Akhet)’, 물이 빠져서 파종하는 시기를 ‘페레트(Peret)’, 곡식이 자라고 추수하는 시기인 여름철은 ‘쉐무(Shemu)’라 정했다. 각 계절을 30일이 한 달 단위로 된 네 달로 배열하고 한 달은 다시 1주에 10일씩 3주로 나눠서 구성했다.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달력과 비교하면 ‘아케트’는 ‘6월 15일~10월 15일 경’, ‘페레트’는 ‘10월 15일~2월 15일 경’, ‘쉐무’는 ‘2월 15일~6월 15경’에 해당한다. 한 계절은 4달, 일 년은 12달이며 일 년의 날짜 수는 360일이었다. 360일과는 별도로 5일은 당시 종교적 대상으로 믿던 ‘오시리스(Osiris)’, ‘이시스(Isis)’, ‘호루스(Horus)’, ‘네프티스(Nephthys)’, ‘세트(Seth)’ 라는 신의 생일을 축하하는 축제일로 정했다. 이와 같이 360일과 5일을 합쳐 1년의 길이를 총 365일로 정해 사용했고 오늘날과 같이 4년마다 별도로 윤년을 두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달력의 1년이 시작되는 날이 4년마다 하루씩 밀려나게 돼 고왕국 말기쯤(기원전 2,081년경)에는 무려 5개월이나 밀려났다.

이때 만들어진 이집트력이 율리우스력에서 그레고리력으로 두 번에 걸쳐 개정되며 지금의 달력에 이르게 됐다. 1월 1일이 새해의 시작이 된 것은 율리우스 덕분이지만, 현재 달력의 시초는 이집트인들이 나일강의 주기적인 범람과 시리우스의 이동을 관찰해 얻어낸 과학의 산물인 것이다.

글 : 이용복 서울교육대학교 과학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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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시계입니다. 그래요. 똑딱똑딱 하면서 움직이는 바로 그 시계죠. 매일 86,400초를 똑딱거리면 1,440분, 즉 24시간이 지나가고 24시간 365번 반복되면 1년이 지나갑니다. 365일 중간에 7일 단위의 주가 있고, 28~31일 사이의 월 단위도 있지만 총합은 365일, 31,536,000초로 같아요. 저는 아주 규칙적으로 똑.딱.똑.딱. 1초씩 세어 갑니다. 성실하고 절대 쉬지 않죠. 저처럼 털어서 먼지 하나 나오지 않을 정직한 존재는 없을 거예요. 그렇죠?

그러니까 여러분은 제가 쉬지 않고 어떤 숫자도 건너뛰지 않고 똑 딱 똑 딱 1초 다음 2초 다음, 다음, 다음을 센다고 생각하시겠죠. 물론 전 수천, 수만, 수십만, 수백만의 초를 그런 식으로 일정하게 움직입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저에게도 예외라는 게 발생하곤 한답니다. 전 오늘 여러분께 제가 가진 비밀을 알려 드리려고 해요. 배신감을 느끼는 분도 있을지 몰라요. 하지만 제가 가진 모든 비밀이 우리, 그러니까 시계와 인간 사이의 약속으로 이뤄졌다는 걸 말씀 드려요.

그 일은 1971년 12월 31일에 처음 시작되었어요. 저는 매년 마지막날 86,400초를 세고 한 해를 마무리 합니다. 하지만 그 날은 말하자면 86,401번째 초가 있었어요. 인간 과학자들이 초를 인위적으로 삽입한 것이죠. 이른바 ‘윤초(閏秒)’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1972년 이후로 총 24회 윤초가 적용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마 당신은 눈치채지 못했겠지만 지난 2008년 12월 31일 11시 59분 59초에서 2009년 1월 1일 0시로 넘어가는 그 순간 그리니치 천문대에서 1초가 추가 되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얘기하기에 앞서 초의 개념에 대해서 질문을 던져볼게요. 1초란 어떤 시간일까요? 너무 어렵나요? 역으로 생각해보죠. 하루 24시간은 지구의 자전시간이고 일 년 365일은 지구의 공전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기준입니다. 24시간에서 1시간은 60분, 1분은 60초. 이렇게는 익숙하죠. 그러니까 1초란 하루의 8만 6400분의 1입니다. 그렇지만 하루가 24시간이라는 건, 1년이 365일이라는 건 정확할까요? 만약 24시간과 365일이 절대불변의 정확한 기준이 아니라면 1분, 1초라는 어떤 길이의 시간인지 절대 알 수 없을 거예요.

20세기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인간의 과학기술은 날로 발달했고, 지구의 자전에 대해 보다 정밀하게 이해하게 되었어요. 그 덕분에 지구의 공전은 물론 자전 시간도 항상 일정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지요. 과학자들은 더 정확한 기준을 가진 시간이 필요했어요. 보통사람들이라면 1초, 1분도 길게 느껴지지만, 우주선을 쏘아 보내는 과학자들에게는 1천분의 1초, 1만분의 1초도 오차가 있어서는 안 되었기 때문이죠.

1950년대 후반 하늘의 해와 달을 대신해 인간이 만들어낸 개념이 새로운 초의 기준으로 제시되었어요. 그리고 1967년 세계의 시간 표준(세계시)으로 공인되었죠. 그 새로운 시간의 기준은 바로 세슘 원자의 운동 속도입니다. 세슘 원자는 기저 상태에서 초미세 준위 사이를 91억 9,263만 1,770분의 1초 간격으로 진자 운동을 합니다. 그러니까 세슘 원자가 91억 9,263만 1,770번 진자 운동을 하는 시간이 지구 상의 인간이 공인한 1초가 된 것입니다. 이것을 원자시의 근간이 되는 원자초(atomic second)라고 부릅니다. 시간을 세밀한 단위로 나눌 때 사용하는 밀리 초, 마이크로 초, 피코 초, 팸토 초 같은 시간 단위는 모두 원자초를 근간으로 합니다.

문제는 이 원자시와 실제 시각 사이에 오차가 발생한다는 것이죠. 해서 1972년부터 인류는 전 세계에서 1초를 더하거나 빼는 보정행위, 즉 윤초를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국제지구자전사업(IERS: International Earth Rotation Service)이라는 기관에서 윤초 시행에 관해 결정을 내립니다. 지구의 자전이 느려져 1초를 삽입하는 것을 ‘양의 윤초’라고 하고, 지구의 자전이 빨라져 1초를 삭제하는 것을 ‘음의 윤초’라고 합니다. 1972년부터 1999년까지는 밀물과 썰물을 일으키는 달의 조석력 때문에 지구의 자전이 느려져, 매년 윤초를 삽입했죠. 윤초를 시행하는 날은 정해져 있습니다. 1월 1일과 7월 1일이 제1 우선 일이고, 4월 1일과 10월 1일이 제2 우선 일입니다. 해마다 1월 1일이나 7월 1일, 혹은 4월 1일이나 10월 1일 0시0분0초에 당신이 모르는 초가 더해지거나 당신이 아는 어떤 초가 사라질 수 있어요. 그리니치 천문대 기준이니까, 당신이 한국에 살고 있다면 초가 더해지거나 빠지는 시간은 09시 0분 0초가 되겠지요.

1초가 쌓여서 1분이 되고, 분이 쌓여서 다시 시간이 되고 날짜가 되기 때문에 1초 단위의 오차는 뒤에 큰 차이를 낳게 됩니다. 보통 중국과 우리나라의 설날은 거의 같아요. 하지만 우리나라와 중국은 사실 1시간의 시차가 있습니다. 딱 1시간일 뿐이죠. 하지만 그 1시간이 쌓이다 보면 중국이 하루 늦게 설날을 맞기도 합니다. 지난 1997년은 2월 8일 0시6분이 삭(朔)이어서 한국은 그 해 2월 8일이 설날이었어요. 그러나 중국 시각으로는 2월 7일 23시6분이므로 중국은 2월 7일이 설이었습니다. 대단치 않아 보이는 1시간 때문에 1914년부터 2099년까지 한국과 중국의 음력 설날과 추석이 다른 해는 열다섯 번이나 됩니다. 길게 보면 정말 큰 차이가 생기죠?

고작 1초쯤, 더하거나 빼거나 상관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답니다. 첨단 기술과학에서는 1초란 어마어마하게 큰 단위입니다. 통신, 항해, 항공, 국제 금융시장 등에서 큰 영향을 미쳐요. 1초를 기준으로 날짜의 경계선이 달라져 버린다고 생각해보세요. 인터넷에서 자동으로 이뤄지는 금융거래에서 1초 차이로 송금 일이 달라진다면? 결제일을 지키지 못해 곤란을 겪는 사람들이 생기겠죠. 1초, 1분, 1시간의 차이로 날의 경계가 달라지면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상상해보세요. 사람마다 다른 시간 개념을 기준으로 한다면 국가 공휴일이나 명절의 요일을 제 각각으로 생각해 큰 혼란이 올 수 있어요. 실제로 지난 2006년에 일부 휴대전화, 컴퓨터 등 전산장치의 달력이 그 해 설날을 1월 30일로 잘못 표기해서 기차표를 잘못 예매하는 사람이 생기는 등 혼란이 있었습니다. 실제 설날은 1월 29일이었죠.

사람들이 달력을 조정하는 건 물론 아주 오래된 일입니다. 하루의 기준을 태양으로 삼을 것이냐 별을 기준으로 할 것이냐에 따라 하루의 길이는 달라집니다. 양력을 쓸 것이냐 음력을 쓸 것이냐에 따라 달의 길이도 모양도 달라지겠죠. 게다가 하루나 달, 1년은 정확하게 떨어지는 숫자가 아닙니다. 만일 지구의 공전 시간이 일정하다고 해도 1년은 365일이 아니라 365일 5시간 48분 45.2초 입니다. 정확히 365일로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400년에 97일의 윤일을 두었습니다. 그러니까 대략 4년에 한번씩 윤일이 있는 윤년이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 달을 기준으로 하는 음력에서는 12달이 354.36일로 그레고리력보다 11일 가량 짧습니다. 그래서 대략 19년에 7번의 윤달이 생기지요.

이제 시간과 달력이란 것도 본래부터 정해진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개념이고 기술의 발전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개념이라는 걸 아셨을 거예요. 물론 저는 지금도 쉬지 않고 똑딱똑딱 움직이고 있어요. 하지만 당신이 멍하게 있는 동안에 언제 몇 초를 뚝딱 건너뛸지도 몰라요. 그러니 쫑긋 귀를 세우고 제가 하는 일을 지켜봐 주세요.

글 : 이소영 과학칼럼니스트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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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달력, 윤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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