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찜통더위 속에서 운동장을 열 바퀴나 뛰고 돌아온 태연이는 집에 오자마자 물 한 병을 다 마시고 바닥에 널브러진다. 몽몽이가 태연의 찝찌름한 얼굴을 맛깔스럽게 핥아대는데도 태연은 손가락 하나 까딱 못한다.

“에고, 여름엔 운동 강도를 평소보다 10~20% 낮춰야 해! 높은 기온 때문에 땀이 발산되기 어려워서 체온이 급상승하고, 심박수도 높아져 위험할 수 있다고! 운동을 끝낸 다음에도 그렇게 털썩 누워버리면 심장에 몰린 혈액이 근육 쪽으로 순환되지 못해 급격히 맥박이 떨어지고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도 있단다. 어서 정리운동이라도 좀 해!”

“아빠… 헥헥…. 삼복더위에 살 빼려다 장렬히 전사했다고 친구들에게 전해주세요.”

“태연아, 아무리 워터파크 비키니를 위한 초스피드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해도 이건 아니지. 왜냐! 결과적으로 살이 빠지지 않거든. 흔히 운동을 하면 바로 지방이 연소돼 살이 빠질 거라고 생각하지만, 우리 뇌의 뇌하수체에 있는 체중조절 중추가 그렇게 내버려 두질 않아요. 체중이 일정하게 유지(setting point)되도록 끊임없이 조절을 하거든. 굶어서 단시간에 살을 뺐다가도 곧바로 요요현상이 오는 것도, 체중조절 중추가 예전 체중으로 돌려놓아 버리기 때문이란다.”

“그럼 이렇게 운동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단 말씀이세요?”

“아니지! 운동을 하면 건강해지니까 당연히 좋고, 장기적으로 보면 다이어트 측면에서도 아주 도움이 많이 돼요. 운동을 하면 근육량이 많아지고, 그렇게 되면 기초대사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많이 먹어도 살이 덜 찌는 체질로 바뀌게 된단다. 다시 말 해 체온유지, 심장박동, 호흡, 근육의 긴장 등 생명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일들을 하는데 남들보다 훨씬 많은 칼로리를 소비하는 체질로 바뀔 수 있다는 말이야.”

“와, 그거 짱인데요? 얼마나 운동하면 기초대사량을 팍팍 늘릴 수 있어요?”

“그거야 근육 생성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일 년 정도 꾸준히 근육량을 늘리는 운동을 하면 확실히 기초대사량을 높일 수 있단다.

“네에? 아 진짜, 지금 농담하세요? 친구들이랑 워터파크 가기로 한 날이 딱 5일밖에 안 남았단 말이에요. 안되겠어요. 이젠 밥도 아주 쪼금, 병아리 눈물만큼만 먹을 거예요.”

“아이고, 그렇게 굶었다간 점점 더 살찌는 체질로 바뀌게 돼요. 우리 몸은 음식 섭취량이 크게 줄어들면 급격히 위기감을 느끼면서 지방 축적률을 높인단다. ‘어? 왜 밥을 조금만 주지? 큰일 났다. 최대한 지방으로 많이 축적해 두자! 그래야 버틸 수 있어!!’ 이러는 거지. 심지어는 기초대사량까지도 크게 떨어뜨려서 버린단다. 그래서 굶는 다이어트를 자주 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기초대사량은 낮고, 지방축적률은 높아요. 굶을수록 더 살찌는 체질로 바뀌어서 평생 살과의 전쟁을 벌여야만 하는 거지.

“그래도 아빠, 삼겹살 같은 지방 충만한 음식을 먹지 않으면 좀 낫지 않을까요?”

“아이고, 그렇지 않아요. 미국 보스턴아동병원의 카라 이벨링 박사팀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지방을 안 먹는 다이어트를 하면 저당(低糖) 또는 저단백질 다이어트를 할 때보다 평균 기초대사량이 220Cal나 줄어든다고 하는구나. 지방을 지나치게 적게 먹으면 기초대사량이 줄어 오히려 살찌는 체질이 된다는 거지.”

“지방만 안 먹으면 살이 빠지는 줄 알았는데, 오히려 살찌는 체질이 된다고요? 엄청 의외인걸요. 암튼 그래도 지방은 나쁜 거잖아요. 콜레스테롤이 있으니까.”

“콜레스테롤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야. 콜레스테롤은 체내에서 세포의 안정성과 막 투과성을 유지하는 일을 하고,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 담즙산 등 스테로이드 계열 호르몬을 합성하는 원료가 되는 매우 중요한 성분이란다. 그런데 콜레스테롤이 전혀 없는 식품만 먹으면 몸속의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크게 낮아질까? 그렇지 않단다. 적게 섭취하면 간에서 많이 합성하고, 많이 섭취하면 덜 합성하는 식으로 일정수준의 콜레스테롤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간이 활동을 하거든. 그래서 채식만 하는 스님들의 콜레스테롤도 일반인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란다.”

“엥? 지방을 많이 먹으면 그게 몸속에 쌓여서 살이 찌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아져서 심장병 같은 거에 걸리는 게 아니었어요?”

“이미 공식적으로 그렇지 않다는 게 밝혀졌어요. 지난 2010년 농촌진흥청은 “식품으로 섭취된 콜레스테롤은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발표했단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비슷한 얘기를 했고. 물론 지나치게 많은 지방을 섭취하면 당연히 문제가 되겠지만, 적당한 섭취는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는 얘기야.”

“아, 정말. 그럼 어쩌라고요! 운동은 일 년씩 해야 된다 그러고, 굶었다간 살찌는 체질로 변한다고 하고, 지방을 안 먹는 것도 소용없다 그러고. 그럼 어떡하란 말이에요! 아빠 닮아 두툼하게 늘어진 이 뱃살들을 커버할 수 있는 비키니 수영복은 그 어디에도 없다고욧!”

“방법이 없는 건 아냐. 당분 섭취를 줄이는 건 크게 도움이 되지. 당은 포만감을 거의 주지 않기 때문에 과식을 유도하는데다, 체내에서 지방으로 매우 쉽게 전환되거든. 그러니까 당이 많은 탄산음료나 흰쌀밥, 빵 같은 음식의 섭취를 확 줄이면 확실히 다이어트 효과를 볼 수 있지. 하지만 그것보다 비키니를 안심하고 입을 수 있는 훨씬 빠르고 정확한 방법이 있단다.”

“지, 진짜요? 그게 뭔데요? 빨랑 알려달라고요!!!”

“너처럼 푸짐한 배 둘레 타이어를 가진 여자가 이상형인 남자를 찾으면 된단다. 우리나라에서는 찾기 힘들 테고, 어디 케냐나 우간다 혹은 알레스카 쪽에는 있지 않을까? 물론 거기에도 있을지 확신이 서진 않지만 말이야.”
“아빠!! 증오해버릴테야요!!!!”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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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차(茶)로 다이어트 하는 법

“자연에서 멀어질수록 병에 가까워지고, 자연에 가까워질수록 병에서 멀어진다.”
― 지슨 박사(Dr. Marx Gurson)

추운 겨울, 기온이 내려가고 싸늘한 바람이 불어오면 따뜻한 차(茶)가 생각난다. 요즘은 커피에 밀려 그 수요가 줄었지만 차는 여전히 인기 있는 기호식품이다. 게다가 건강에도 좋다는 다수의 연구결과가 있을 만큼 차의 효능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차는 세계의 음료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중국의 당나라 육우(陸羽, 727~803)가 쓴 다경(茶經)에 따르면 기원전 2700년경의 신농(神農) 시대부터 차를 마셨다고 하니 그 역사가 5000년에 이른다. 차는 처음부터 기호음료로 마신 것이 아니다. 우연히 약용으로 발견된 후 점차 경험적으로 차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오랫동안 민간에서 널리 이용돼 왔다. 차에 함유된 성분으로는 카테킨과 카페인이 잘 알려져 있다.

카테킨은 차에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수용성 성분이다. 이 성분은 차의 독특한 떫은맛을 낸다. 카테킨은 구조상 수산화기(OH-)를 많이 포함하고 있어 여러 가지 물질과 잘 결합한다. 바로 이것이 독을 해독할 수 있는 비결이다. 약초의 주요 독성분과 카테킨이 결합해 해독 효과를 내는 것이다. 카테킨은 그밖에도 다양한 의학적 작용을 나타내는데 대표적으로 항산화 효과가 있다. 우리 몸의 지방 성분은 활성산소에 의해 산화돼 각종 과산화지질로 변성된다. 이것은 우리 몸의 세포를 공격해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찻잎이 다른 식물의 잎과 달리 갖는 성분으로 데아닌(theanin)이 있다. 데아닌은 녹차에 2~3% 함유된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흥분을 가라앉히는 진정작용이 있고 차의 감칠맛을 내는 성분이다. 데아닌은 심신을 안정시키며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의 뇌파 지표인 알파파를 낸다고 밝혀졌다. 데아닌은 카페인에 의한 뇌 내 신경전달물질(세로토닌)의 상승을 억제해 흥분을 억제하고 혈압을 떨어뜨리는 작용도 한다.

차를 많이 마시면 비만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미 우리 식탁은 각종 채소류가 많던 전통 한국식에서 기름진 서양식으로 상당히 변했다. 식사 후 우리 피 속에는 기름기가 급격히 많아져 이는 비만을 부르고 결국은 건강을 망치게 된다.

비만이 걱정된다면 녹차를 물처럼 마셔라. 그 순간부터 수분이 충분히 공급돼 피부가 촉촉해지며 독소는 배출되고 지방은 분해된다. 녹차를 자주 마시기 때문에 공복감도 줄어들어 음식을 가까이 하지 않게 된다. 녹차를 마시기만 해도 일석 삼조의 효과를 얻는 셈이다. 녹차의 탁월한 다이어트 효과를 증명하는 연구결과도 속속 발표되고 있으니 눈여겨보지 않을 수 없다.


[그림] 녹차의 효능은 다양하지만 그중 혈액 내 지질을 감소시켜 줘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사진 출처 : 동아일보
녹차를 마시면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왜, 어떤 이유로 그렇게 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녹차는 섭취한 지방이 체내에 흡수되는 것을 막아주고 우리 몸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증가시키며 체지방 형태로 몸에 저장되는 지방을 줄여 다이어트 효과를 내는 것이다.

먼저 녹차는 섭취된 지방이 위, 장관에서 분해돼 체내에 흡수되는 것을 억제한다. 그리고 소장에서의 콜레스테롤 흡수를 막고 배설을 촉진한다. 외부에서 섭취되는 콜레스테롤뿐만 아니라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콜레스테롤 합성도 막아주는 효과를 발휘한다.

현재까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들을 보면 녹차의 다이어트 효과는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2009년 ‘obesity’지에 발표된 논문에는 90일간 하루에 녹차 카테킨을 880mg 섭취한 사람들이 섭취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복부 내장지방면적이 5.6cm² 감소했고 허리둘레가 1.9cm, 체중은 1.2kg 감소했다고 보고됐다.

다이어트 효과를 얻으려면 하루에 카테킨 함량으로 500~600mg 정도를 마시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녹차로 환산하면 100% 녹차의 경우 하루 10잔 정도다. 약 2달 이상 꾸준히 마셨을 때 체중은 1~4kg, 체지방은 1~2kg 정도 감소된다는 보고가 있다. 이는 별도로 식이요법이나 운동을 하지 않고 평소대로 생활하면서 녹차만을 섭취했을 때의 결과다. 실제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 식이요법 및 운동과 함께 병행할 경우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녹차를 이용해 더 효과적으로 다이어트 효과를 보기 위해서 아래 방법을 제안한다.

1. 고기나 패스트푸드 등의 기름진 식사를 한 후에 꼭 녹차를 섭취할 것
(입안에 들어갔다고 해서 다 흡수 되는 것은 아님. 지방 소화를 막아줄 녹차를 챙길 것)
2. 열량 소모를 위한 유산소 운동을 할 때 녹차를 같이 마실 것
(자연스럽게 소모되는 열량이 증가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음)

혈관 속의 지방은 눈에 보이지 않고, 옷을 껴입으면 늘어나는 뱃살을 감출 수 있지만 우리 몸은 점점 자연에서 건강에서 멀어지게 된다. 남은 겨울, 느긋하게 차 한 잔 즐기면서 건강도 함께 챙겨보는 건 어떨까?

글 : 김영경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건강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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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눈이 퀭하니 쑥 들어간 태연이 체중계 앞에 선다. 얼마 전 수상스키를 배우러 갔다가 자신이 과체중임을 뼈저리게 느낀 이후 다이어트에 몰두해 있던 태연이다. 떨리는 가슴에 손을 얹고 체중계 위로 조심스럽게 올라간 태연. 곧이어 집안이 떠나갈 듯 고함을 지른다.

“악!!”
“아니, 태연아 왜 그래! 어디 다쳤니?”

“아빠, 몸무게가 2kg이나 늘었어요. 아침도 잘 안 먹고, 엊그제는 저녁도 굶은 데다, 잠을 줄여서 에너지를 더 많이 소모하려고 매일 새벽 1시에 잠들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살이 더 쪘어. 악!!”

태연이 하던 말을 듣고 있던 아빠, 하하 웃고 만다.

“태연아, 살찌는 짓만 골라했으니까 당연히 몸무게가 늘지.”“무슨 소리에요, 아빠. 에너지 많이 쓰고, 조금 먹으면 당연히 살이 빠져야죠.”

“자, 하나하나 짚어보자꾸나. 너처럼 무조건 밥을 굶으면 살이 빠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전혀 그렇지 않단다. 오히려 먹다 굶다가를 반복하면 더 살이 많이 찌지. 인체에는 ‘그렐린’이라는 호르몬이 있는데 바로 식욕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이야. 우리가 ‘배고프다’라는 생각을 한다는 건 피속에 그렐린 수치가 아주 높아졌다는 뜻이고, 반대로 배가 부르면 식욕을 줄이는 호르몬인 ‘랩틴’이 증가하면서 그렐린은 아주 적어진단다. 그래서 랩틴을 ‘다이어트 호르몬’이라고 부르기도 해.”

“흑, 난 랩틴만 사랑할거야. 그런데 굶어도 살이 찐다는 건 무슨 말씀이세요?”

“밥을 굶어 살을 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혈중 그렐린의 양이 늘어나기 때문에 더 자주 배고픔을 느끼게 된단다. 다시 말 해 살이 찌는 체질이 되는 거지. 또 한 끼를 굶으면 그렐린이 농축돼서 다음 끼니를 먹을 땐 훨씬 더 많이 배고픔을 느끼게 되고 당연히 폭식을 해서 살이 찔 수밖에 없어. 뿐만 아니라 먹다 굶다가를 반복하면 인체는 에너지 공급이 중단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껴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는 사람보다 매우 많은 지방을 축적한단다. 살이 안찔 수가 없지.”

“굶어서 살을 빼면 금방 다시 살이 쪄버리는 요요현상이 이제 이해가 돼요.”

<비만교실에서 참석한 어린이들이 수영을 이용한 체중 관리 지도를 받고 있다. 비만을 효과적
으로 관리하려면 운동도 필요하지만 적절한 식이요법과 칼슘섭취가 중요하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또 잠을 못자도 살이 찐단다. 보통 잠을 조금 자면서 일이나 운동을 하면 에너지를 많이 쓰니까 살이 빠질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오히려 수면이 부족하면 그렐린이 농축돼 다음 날 훨씬 배고픔을 많이 느끼게 된단다. 특히 새벽 1시경에는 그렐린 양이 최고에 달하기 때문에 그때까지 잠을 안자면 야식의 유혹을 견디기가 힘들어. 뭔가 생각나는 게 있지 태연아?”

“소, 솔직히 야식 먹은 거 인정해요. 자정 넘으니까 도저히 배고파서 잠이 안 오는 걸 어떡해요…. 아빠, 다이어트도 과학을 알아야 잘 할 수 있다는 걸 이제 알겠어요. 그럼 과학을 이용해 좀 더 쉽게 살을 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물론 있지. 우선 좀 전에 얘기한 것처럼 그렐린의 특성을 잘 이해해야 하고, 칼슘을 꾸준하게 충분히 섭취하면 똑같이 다이어트를 해도 효과를 6배까지 끌어올릴 수 있어. 그리고 스트레칭과 마사지 등을 통해서 목덜미와 등 쪽에 분포되어 있는 갈색지방세포를 자극하면 지방분해효과가 훨씬 더 좋아진다는 점 등을 이용하면 되겠지.”

“그런데 궁금한 게 있어요. 아빠는 그렇게 과학상식도 풍부하시고, 식사도 규칙적으로 하시고, 칼슘보충제도 꼬박꼬박 드시는데 왜 과체중인 거예요?”

“아마 유전 때문일 거야. 비만은 80% 이상이 유전이거든. 네 할머니가 비만이신 건 너도 잘 알고 있지? 또 최근 연구결과를 보면 ‘Ad-36’이나 ‘SMAM-1’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비만 가능성이 월등히 높아진다고 하더구나. 그래서 혹시 주변의 누군가로부터 이런 바이러스를 옮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봤어.”

아빠의 말을 듣는 순간, 태연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바로 아빠가 범인이었어요! 내 과체중을 만든 범인! 내 비만은 아빠에게 옮은 바이러스 때문이었어! 아빠, 아무래도 오늘부터는 밖에서 주무셔야겠어요.”

“아, 아니 왜?”

“바이러스 차단을 위한 첫 번째 조치가 ‘격리’라는 건 아빠도 잘 알고 계시겠죠? 그리고 몽몽이 껴안고 주무셔도 안돼요. 몽몽이까지 비만강아지가 되면 안 되잖아요!!”

글 : 심우 과학칼럼니스트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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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과 아빠는 엄마의 심부름으로 대형 할인마트에서 장을 보던 중이다. 탄산음료를 좋아하는 태연은 오늘도 음료 코너를 쉽게 지나치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 따라 태연의 눈에 띈 것은 콜라에 표시된 이산화탄소(CO2)의 양.

태연은 ‘이젠 음료에 들어있는 탄산의 양도 표시를 하는 건가? 선택 기준이 무척 넓어지겠는 걸’이라고 생각했다.

“아빠, 이 표시 좀 보세요. 탄산음료의 톡 쏘는 맛이 표기됐어요. 이 콜라는 탄산 168g만큼 톡 쏘나 봐요.”

“흠…. 재미있는 생각이구나. 그렇다면 이 두부는 맛이 어떨까? ‘CO2 275g’이라고 적혀있으니… 콜라보다도 톡 쏘는 ‘탄산 두부’인 셈인데?”

“앗! 탄산 두부요? 젤리 탄산음료 같은 건가?”

“아니란다. 태연아. 이 표시는 ‘탄소발자국’을 뜻하는 거야.”

“탄소발자국이 뭐예요?”

“탄소발자국은 상품을 만들고 쓰고 버리는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뜻하는 말이야. 2006년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라는 말이 처음 올라왔고, 우리나라에서는 ‘탄소성적표지’라고 부르고 있어. 이 표지가 붙은 상품은 2009년 4월 15일부터 나오기 시작했지.”

<한 대형마트에서 4월 15일 ‘탄소성적표지’상품을 선보였다. 정부는 지속적으로 탄소성적표지
상품을 늘려 친환경 소비를 도모할 계획이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콜라 한 캔을 마실 때마다 이산화탄소 168g이 배출되는 셈이군요. 그런데 제품에 이걸 왜 표시해요? 칼로리 표시라면 다이어트 때문에라도 제가 눈여겨 볼 텐데….”

“탄소발자국은 지구가 ‘이산화탄소 다이어트’를 하는데 필요한 정보야.”

“지구가 다이어트를 한다고요?”

“지구의 평균온도가 점점 올라간다는 지구온난화라는 말은 들어봤지? 이 지구온난화의 원인으로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가 꼽히고 있어. 그런데 2007년 유엔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0년의 50% 이하로 줄이면 지구온도의 상승폭을 2.4℃ 안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해.”

“그렇다면 이산화탄소가 적게 나오는 제품을 사야 지구의 온실가스 다이어트를 돕는 셈이군요.”

“그렇지. 이산화탄소를 적게 발생시킨 제품을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을 소비자에게 주면, 기업들이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기술을 알아서 개발할 것이라는 거지.”

“에이, 근데 이산화탄소를 몇 g 적게 배출하는 제품을 산다고 지구 전체 온도가 떨어질까요? 저도 다이어트 때문에 칼로리 함량을 보고 음식을 먹어봤지만 살은 별로 안 빠지던데요?”

“사실 태연이처럼 의문을 가진 사람이 많았지. 그래서 미국의 한 과학자는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급격히 줄어들었을 때 온도가 어떻게 변하는지 연구했단다.”

“헐~. 숨쉬기 금지나 자동차 안타기 운동이라도 벌였나요?”

“비슷했어. 2001년 미국에서 9·11 테러가 일어난 뒤 미국연방항공청은 비슷한 테러가 또 일어날까봐 3일 동안 미국 전역의 항공기 운항을 금지시켰거든. 과학자들은 여기에 주목했지. 항공 분야는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나 차지하고 있었고 미국의 비행기들이 하루에 사용하는 기름만 해도 2억6,500만리터 였으니까.”

“오! 그래서요?”

“과학자는 미국 전역의 기상대 4,000여 곳의 기온 자료를 받아서 분석한 결과 3일 동안의 일교차가 평소보다 1℃ 커졌다는 사실을 발견했지.”

“에이. 결국 온도가 올라간 거네요.”

“하루의 온도는 그날의 날씨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렇게 해석할 수는 없어. 온실가스가 줄어들면서 항상 따뜻하게 유지되던 하루 기온의 변화폭이 커졌다는 해석이 적당하지. 중요한 것은 인간의 활동이 기온 변화에 영향을 줬다는 사실과 이를 통해 인간의 활동을 통해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한 거야.”

“그렇게 짧은 시간에도 인간이 지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군요. 저도 제 다이어트만 신경 쓰지 말고 지구의 탄소 다이어트를 도와야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두부보다 탄소 배출량이 적은 콜라를 많이 사둬야….”

“태연아. 원 위치~.”

글 : 안형준 과학칼럼니스트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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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새해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저마다 목표를 가지고 계획을 세운다. 새해 계획 중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은 담배를 끊겠다는 것과 영어공부 그리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계획들이 매년 등장하게 되는 것은 시행도중 포기하는 일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담배와 영어공부는 그래도 하다가 중도에 포기해도 한만큼 이득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른 두 가지와 달리 운동은 하다가 그만두면 오히려 역효과가 있다. 즉 뛰다가 그만두면 아니 뛴 만 못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운동은 하다가 그만두면 오히려 손해일까?

사람들이 운동을 하려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스포츠 스타들의 모습에 반해 수영이나 배드민턴, 스케이트를 배우려는 것일 수도 있다. 또는 다른 사람과 어울리기 위해 골프나 댄스를 배우거나, 헬스를 통해 탄탄한 근육질의 몸매를 가지고 싶어 운동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은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서 운동을 하기도 한다. 즉 ‘에이즈보다 무서운 비만(?)’과 싸우기 위해 운동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이유와 달리 단지 다이어트 때문에 운동을 한다면 정말 심사숙고한 후에 시행하는 것이 좋다.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은 한 가지 기억해 두어야 할 사항이 있다.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 위해서 무조건 먹지 않거나 아주 적은 양의 음식만 먹는 등의 식이요법에 의한 다이어트는 체중 감량 기간이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일정 기간 절식을 할 경우 체내 근육량이 감소함에 따라 기초대사량도 낮아진다. 몸은 낮아진 기초대사량에 맞춰 에너지를 소비하고 절식을 하다가 조금이라도 많은 양을 먹게 되면 잉여 에너지가 가장 축적되기 쉬운 형태인 지방으로 저장되기 때문에 체중 증가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식으로 근육량은 줄어들고 지방량은 증가하게 되어 몸이 쉽게 원래의 체중으로 복귀하는 현상을 흔히 요요현상(yo-yo effect)이라고 한다.

다이어트의 최대 걸림돌이자 다이어트를 비생산적인 일로 만들어버리는 요요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사냥꾼이었던 구석기 시대 조상들의 삶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들이 뛰어난 사냥꾼이라고 하더라도 사냥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영화 <10000 BC>에서와 같이 매머드 사냥이라도 성공하면 부족은 풍족하게 먹을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몇 날 며칠이고 굶을 수밖에 없었고 겨울에는 추위와도 싸워야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챙길 수 있을 때 최대한 챙기기’였다.

즉 식량이 생기면 최대한 먹어서 몸에 저장하는 방식이었는데, 그러한 몸의 저장고가 바로 지방세포였다. 불규칙한 양분 공급에 적응하기 위해 혈액 속의 과다한 당분을 인슐린을 이용해 간과 근육에 글리코겐으로 저장하거나 지방으로 전환시킨 뒤 지방세포에 차곡차곡 저장하는 전략을 구사했던 것이다.

지방조직은 임신 6~7개월부터 생기기 시작하여 출산 직후 수개월 동안 활발하게 생성되어 아기를 추위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또한 사춘기에도 활발하게 지방세포가 생성되기 때문에 이때에도 체중조절에 주의를 해야 된다. 지방세포는 항상 세포 수와 크기를 증가시키는 방법을 통해 더 많은 지방을 저장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다이어트를 할 때는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비교적 효과적이다. 적절한 근육운동을 통해 축적된 지방을 소비하고 근육량을 증가시켜 기초대사량의 감소를 막아준다. 하지만 운동 역시 하다가 중단하거나 불규칙적으로 하면 시작하지 않은 것보다 못하다.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 연구소의 폴 윌리엄 박사는 운동을 평소에 안 했을 때보다 운동을 하다가 중단했을 때 몸무게가 더 많이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게 무슨 청천벽력 같은 소리인가. 식이요법으로 다이어트를 하느라 먹고 싶은 걸 참기도 어려운데 요요현상 때문에 운동을 병행해야 하고, 거기에다가 운동을 멈추면 살이 더 찌게 된다니. 하지만 윌리엄 박사는 1991년부터 미국 전국 조깅 주자의 건강 연구 프로젝트의 수집 자료를 근거로 조깅을 중단했을 때 체중이 더 불어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는 운동을 쉬었다가 이를 만회하려면 운동 강도를 이전보다 훨씬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깅 운동을 쉬었다가 다시 시작한 사람들 중 남성은 매주 2마일(약 3km), 여성은 매주 1마일(약 1.5km)을 더 뛰어야 원래 체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체중 감량을 위해 운동을 한다면 불규칙적으로 하거나 중단하면 운동 효과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아무리 다이어트가 성공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해도 살과의 전쟁을 쉽게 포기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적고 도중에 포기해도 부담되지 않는 방법은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밖에 없다. 배부르게 먹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채소와 과일 몇 조각으로 버티며, 천근만근 느껴지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새벽에 약수터에 가는 다이어트는 실패하기 마련이다. 그것보다는 단지 고열량 식단을 조금씩 줄이고, 생활 중에서 활동량을 조금씩 늘려도 우리 몸은 훨씬 가벼워질 수 있다. 즉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조금 더 멀리 주차하고, 마트 갈 때 걸어가는 것이 훨씬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비만이 꼭 게으름과 연관된 것은 아니다. 흔히 잠을 많이 자면 비만이 되기 쉽다고 생각하겠지만 정반대로 잠을 적게 잘수록 비만이 될 확률이 높다. 그 이유는 깨어 있는 시간 동안 음식을 먹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더 많은 에너지가 비축될 가능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글 : 최원석 과학칼럼니스트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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