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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9.19 촛불을 켜면 다이아몬드가 생긴다?
  2. 2009.04.15 2000억의 붉은빛 - 호프 다이아몬드 (1)

촛불을 켜면 다이아몬드가 생긴다?

탁자마다 촛불이 켜진 어느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젊은 연인들이 그윽한 눈길로 서로를 바라본다. 갑자기 남자가 조용히 일어나 한쪽 무릎을 꿇고는 반지를 내민다. 여자는 갑작스런 청혼에 당황했지만 이내 눈가에 기쁨의 눈물이 맺힌다. 그런데 반지를 집어든 여자의 얼굴에 실망한 표정이 잠깐 스친다. 다이아몬드 반지가 아니어서라나?

‘보석 중의 보석’이라 불리는 다이아몬드는 모스경도계 기준으로 최고 등급의 광물이다. 자연물질 중에서 가장 단단하다는 뜻이다. 빛 굴절률도 높아 제대로 가공하면 눈이 부실 정도로 반짝거린다. 덕분에 ‘변치 않는 사랑’의 의미가 더해져 청혼반지로 인기가 높다. 그러나 값비싼 반지를 선물 받지 못했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탁자 위 촛불 속에서는 초당 150만 개의 다이아몬드 입자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노랑, 빨강, 파랑 등 다양한 색깔을 내며 조용히 타오르는 촛불은 부위에 따라 온도 차이가 크다. 가장 바깥쪽은 섭씨 1,400도에 달하지만 심지 근처의 어두운 부분은 500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바로 이곳이 다이아몬드 입자를 쏟아내는 보석공장이다. 흑연, 풀러렌 등 다양한 종류의 탄소 입자도 만들어진다.

이 사실은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학교 화학과의 저우우종(周武宗) 교수가 밝혔다. 저우 교수는 동료교수와의 대화에서 이 연구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과학자들이 수백 년 동안 노력했지만 촛불의 원리에 대해 별로 알아낸 것이 없다”는 지적에 저우 교수는 “무엇이든 과학으로 설명 가능하다”고 반박하며 촛불 연구에 매달렸다.

수천 년 동안 인류와 함께 해오며 어둠을 밝혀온 촛불을 과학자의 시각으로 처음 바라본 사람은 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이었다. 1550년 어느 날, 베이컨은 화살촉을 촛불에 달구다가 놀라운 사실을 알아냈다. 심지 부근 불꽃 중심부의 온도가 생각보다 낮았던 것이다.

그로부터 300년 가까이 시간이 흐른 1860년, 영국의 과학자 마이클 패러데이가 촛불의 비밀에 다시 도전했다. 그는 점토로 만든 가느다란 관을 촛불에 집어넣어 내부의 성분을 추출했고, 녹은 파라핀이 심지 끝에서 연소되며 물과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패러데이는 크리스마스 때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불꽃의 화학적 원리에 대해 설명했다. 이후 6년의 강연은 ‘양초의 화학사’라는 한 권의 책으로 묶여졌다.

다시 90년이 지나 1954년이 돼서야 열전도율이 높은 석영을 이용해 촛불의 정확한 온도를 측정할 수 있었다. 또한 불꽃 중심의 어두운 부분에서 열분해 된 탄화수소가 연소에 의해 확산되면서 밝은 불꽃이 생겨난다는 원리도 밝혀졌다. 최근에는 우주공간의 무중력 상태에서 촛불이 어떻게 타오르는지 알아내는 실험도 있었다.

그러나 촛불 속에서 수십 억 분의 1mm 크기밖에 되지 않는 나노입자를 채취해 분석한 것은 2011년 8월 발표된 저우 교수의 실험이 처음이다. 뜨거운 불 속에서 나노 크기의 물질만을 골라내는 기술이 없었기 때문이다. 저우 교수는 알루미늄 양극산화물(AAO)을 재료로 10나노미터(nm, 10억분의 1미터) 두께의 극히 얇은 포일을 만들고 80nm 크기의 작은 구멍을 무수히 뚫었다. 그리고 40nm의 더 작은 구멍이 뚫린 포일을 위아래로 겹쳐서 촛불 하단부의 심지 근처에 1초 동안 넣었다가 얼른 빼냈다.

알루미늄 포일은 구멍이 많고 두께가 얇아 촛불이 타오르는 데 방해가 되지 않았고, 그을음 색깔을 띤 여러 크기의 나노입자들은 2단계의 구멍을 통과하면서 포일에 달라붙었다. 초음파 처리법으로 그을음을 분리해 고해상도 투과전자현미경(TEM)으로 관찰하자 4종류의 탄소물질이 발견됐다.

첫째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그래파이트(graphite)라고 불리는 흑연이다. 0.34nm의 흑연 조각들이 20nm 크기의 둥그런 공 모양으로 뭉친 뒤 쇠사슬처럼 길게 연결돼 있었다. 다음으로는 1nm 이하의 풀러렌(fullerene)이 발견됐다. 수많은 탄소 원자가 격자형으로 결합된 풀러렌은 온도와 열에 잘 견디며 표면이 매끄러워 신물질로 각광받는 소재다. 불꽃의 상층부나 외곽으로 갈수록 뚜렷한 형체 없이 덩어리처럼 뭉쳐진 무정형탄소(amorphous carbon)가 많아졌다.

채집된 나노입자 가운데 예상치 못한 물질도 발견됐는데, 다이아몬드 입자가 바로 그것이다.
크기는 2~5nm에 불과했지만 분명한 다이아몬드 구조를 이루고 있었다. 불꽃 하단부에서 상층부로 갈수록 다이아몬드 나노입자의 숫자가 많아지고 크기도 커졌다.


[그림 1] 촛불 속에서 생성되는 것으로 밝혀진 4가지 탄소물질.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나노다이아몬드 입자, 흑연 나노구, 무정형탄소 덩어리, 풀러렌. 사진 출처 : Chemical Communications
이를 바탕으로 촛불이 타오르는 원리를 화학적으로 정리해보자. 양초의 재료인 파라핀(CnH2n+2) 속 탄화수소가 심지에서 열분해되며 C2, C3, C2H2 등의 라디칼(radical)로 나뉜다. 이들은 불꽃 하단부에서 다시 수소와 결합해 흑연과 다이아몬드의 나노입자를 형성한다. 불꽃 중심부로 이동하면 입자의 크기가 커지면서 풀러렌 입자까지 생겨난다. 불꽃 상층부에서는 나노입자가 다시 분해돼 무정형탄소와 그을음이 돼 날아간다. 1분이면 1억 개 가까운 다이아몬드 입자가 생겼다가 공중으로 사라지는 셈이다.

다이아몬드가 사라지는 것은 아깝지만 촛불에 대한 시각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결과다. 저우 교수는 각종 산업에서 핵심재료로 쓰이는 공업용 다이아몬드를 더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제조하는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혼 중이던 연인에게로 되돌아가보자. 남자는 평범한 금반지를 내밀었지만 여자는 이제 실망하지 않는다. 그와 결혼한다면 저녁식사 때마다 식탁에 촛불이 켜질 것이고, 매일 밤 수십 억 개의 다이아몬드 입자들이 집안을 환하게 밝힐 것을 알기 때문이다.

글 : 임동욱 사이언스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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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들이 결혼 예물로 가장 받고 싶어하는 보석은 아마도 ‘영원’을 상징하는 다이아몬드일 것이다. 지금까지 ‘절대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다이아몬드의 명칭은 ‘정복할 수 없다’는 뜻의 그리스 어인 아다마스(Adamas)에서 유래되었다. 다이아몬드는 탄소 원자가 정팔면체 형태로 배열돼 만들어지는데, 경도가 10으로 모든 광물 중에서 가장 높다. 다이아몬드에 견줄 만한 경도를 가진 물질은 아직 없으므로 거의 영구불멸하지 않을까 싶다.

가격 또한 만만찮은 보석이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보석은 추정가가 약 2,000억 원이나 된다. 그 주인공은 비운의 전설로 유명한 호프 다이아몬드(Hope Diamond)다. 호프 다이아몬드는 45.52캐럿(9.1g)의 무게에 가로 2.56cm, 세로 2.58cm, 높이 1.2cm로 대단히 큰 블루(청색)다이아몬드다. 이 블루다이아몬드는 소장자였던 헨리 필립 호프(Henry Philip Hope)의 이름을 따서 호프 다이아몬드로 명명되었다.

호프 다이아몬드의 원석은 1600년대 중반 인도에서 처음 채굴되었는데, 당시는 112캐럿짜리의 청색 다이아몬드였다. 이것을 프랑스 국왕 루이 14세가 사들여 67캐럿짜리로 조각해 소유했다. 그런데 프랑스 혁명기에 사라졌다가 지금의 45.52캐럿짜리로 발견돼 현재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 특유의 매혹적인 빛과 광채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호프 다이아몬드만큼 비운의 전설적 역사를 가진 보석도 없을 것이다. 이 다이아몬드를 소유한 사람들은 모두 비극적 운명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루이 14세는 단 한 번 착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천연두로 사망했고, 이것을 이어받은 루이 16세도 프랑스 혁명 때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다. 1792년 9월에는 왕실의 이 호프 다이아몬드가 강탈당했다가 어느 날 다시 좀 작아진 크기로 런던 거리에 나타났다. 그것을 1830년 영국의 은행가인 헨리 호프가 구입했다. 하지만 런던의 부호였던 그 역시 몇 년 뒤에 파산하면서 가족이 모두 비극적 운명을 맞이했다. 불행이 너무나도 줄줄이 이어지자 1958년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보석상 해리 윈스턴이 구입하여 이것을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기증함으로써 영구 보관하게 되었다.

‘희망’이라는 뜻의 ‘호프’ 다이아몬드는 전설로 보면 ‘저주’와 더 친숙한 느낌이다. 하지만 비운의 전설은 이야기에 그칠 뿐, 실제 호프 다이아몬드 자체는 신비로움을 지닌 보석이다. 호프 다이아몬드는 어떤 보석도 가지지 못하는 자기만의 독특한 색의 빛을 낸다.

보통 다이아몬드는 주성분인 탄소 속의 불순물 차이 때문에 다른 색깔을 띤다. 다이아몬드를 무색투명한 아름다움의 대명사라고 하는데, 사실 광산에서 채굴되는 다이아몬드는 대부분 옅은 노란색이나 갈색을 띤다. 다이아몬드가 노란색을 띠는 이유는 질소 때문이다. 다이아몬드는 99.95%의 탄소와 0.05%의 불순물로 이루어져 있다. 순수한 탄소로 이뤄진 다이아몬드는 빛을 100% 반사해 무색으로 보인다. 다이아몬드가 아름답게 보이는 이유는 다이아몬드로 들어온 빛이 모두 반사돼 그대로 나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0.05%의 이 미량의 불순물이 다이아몬드의 색상을 결정해 내보낸다. 즉, 탄소 대신 다른 원자가 섞여 있으면 다른 색이 나타난다는 얘기다. 미량의 불순물이 특정 파장의 색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다이아몬드는 대부분(98%) 불순물 중 질소를 함유하고 있다.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질 때 땅속에 풍부한 질소가 탄소와 자리바꿈을 하면서 결정 구조에 차이가 나타난다. 그리고 질소가 포함된 양에 따라 다이아몬드의 색이 바뀌어 노란색이나 갈색을 띠게 되는 것이다. 천연 다이아몬드는 지각 아래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성장하기 때문에 이물질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무색투명한 천연 다이아몬드는 그만큼 희소성이 높은 셈이다.

그런데 아름다운 청색을 나타내는 블루다이아몬드, 즉 호프 다이아몬드에는 질소가 아닌 붕소가 함유되어 있다. 붕소는 땅속에 적게 분포해 다이아몬드 결정에 드물게 포함된다. 결국 불순물이 컬러 다이아몬드를 만들어내는 비결인 셈이다. 대개 보석 속의 불순물은 특정 파장의 빛에 반응하여 색의 효과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루비는 루비에 섞여 들어간 크롬에 의해 붉은색을 띠게 된다. 사파이어는 철이나 티탄이 포함되어 황색, 녹색, 자청색 등의 여러 가지 색을 나타낸다. 에메랄드에 포함된 크롬은 루비와 달리 에메랄드를 녹색으로 빛나게 한다. 이는 루비와 에메랄드의 결정 구조 차이에 의해 크롬이 흡수하는 파장이 다른 데서 기인한다.




어둠 속에서 자외선을 비추면 원래는 아름다운 청색의 블루다이아몬드가 몇 분 동안 붉은 인광(phosphorescence)을 발한다. 이것은 다이아몬드 속의 전자가 자외선의 에너지를 흡수하여 가시광선으로서 그것을 방출하기 때문이다. 인광은 자극이 멎은 뒤에도 계속 빛을 내는 것이고, 형광은 자극이 작용하고 있는 사이에만 발광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청색의 호프 다이아몬드가 자외선을 쪼이면 선명한 붉은 인광을 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660nm(나노미터)의 빛이 훨씬 많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의 제프리 포스트 박사팀과 해군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45.52캐럿짜리 이 호프 다이아몬드에 백색광을 쪼이면 푸른빛을 내고 자외선을 쪼이면 붉은빛을 스스로 내는데, 붉은빛을 낼 경우에는 660nm 파장의 빛이 강했다고 한다. 블루다이아몬드에서 붉은 발광이 일어나는 현상은 아주 드문 일이다. 그래서 66개의 다른 블루다이아몬드에도 자외선을 쬐어 보았더니 미세하지만 저마다 다른 푸른빛이나 핑크빛을 나타냈는데, 이때는 500nm 파장의 빛이 더 강했다고 한다.

연구팀은 블루다이아몬드가 내는 이런 빛의 특성은 다이아몬드를 하나하나 구별하는 데 일종의 ‘지문’처럼 쓸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인공적으로 만든 가짜 다이아몬드를 찾아내는 데에도 한몫한다. 인공적으로 만든 블루다이아몬드는 인광과 같은 현상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컬러 다이아몬드는 비싸게 거래되기 때문에 다이아몬드에 인공적으로 색을 넣기도 한다. 천연 다이아몬드에 방사선을 쏘여 결정 구조를 조금이라도 뒤틀리게 하면 색을 띠게 된다. 이런 다이아몬드를 간혹 천연 컬러 다이아몬드로 착각하기도 한다.

숯과 다이아몬드는 그 원소가 탄소로 구성돼 원소기호(C)가 똑같다. 그 똑같은 원소가 하나는 아름다움의 상징인 다이아몬드가 되고, 다른 하나는 보잘 것 없는 검은 덩어리에 머물러 있다. 그 이유는 탄소 원자의 완전히 다른 배열과 결합 방식에 있다. 같은 원소를 가지고도 전혀 다른 물질을 만들어내는 과학 원리가 참 신기하면서도 우리의 삶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삶은 다이아몬드라는 아름다움을 통째로 선물하지 않는다. 단지 가꾸는 사람에 따라 다이아몬드가 될 수도 있고 숯이 될 수도 있는 씨앗을 선물할 뿐이니 말이다.

글 :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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