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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9.28 [LIGHT] 207색 무지개를 찾아서
  2. 2014.12.31 멍 때려야 뇌가 쌩쌩해진다?!

[LIGHT] 207색 무지개를 찾아서

 

세상은 빛과 함께 존재합니다. 세상을 밝고, 아름답고, 화려하고, 오묘하게 만들어주는 빛은 희망, 깨달음, 즐거움의 상징이기도 하죠. 그래서 거의 모든 종교의 창세기가 세상을 밝혀주는 빛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실제로 빛은 우리에게 온기를 주고 안전을 지켜줍니다. 빛을 이용한 녹색식물의 광합성이 없었더라면 지구는 지금도 아무것도 살지 않는 삭막한 행성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2015년은 UN이 지정한 "세계 빛의 해"입니다. 2015년 과학향기에서는 ‘빛’을 주제로 한 칼럼을 연 4회 기획하고 있습니다. 과학향기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최근 SNS 타임라인에 무지개 사진이 도배됐다. 하늘에 무지개가 뜬 것이다. 사람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한 여름 더위도 잊은 채, 연신 하늘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댔다. 그리고 너도나도 무지개 사진을 SNS에 올리며 한껏 동심을 발산했다. 

요즘 세대들에게 무지개는 책이나 사진 속의 그림이 더 익숙하다. 대기가 오염되면서 하늘에 뜬 무지개를 보는 일이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태어날 때부터 서울에 살고 있다는 30대 이 모 씨는 하늘에 뜬 무지개를 직접 본 일이 평생에 2~3번뿐이라 하니, SNS에 무지개가 도배되는 일은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닌 것 같다. 
 

사진 1. 2015년 7월 17일 서울에서 본 무지개(사진: 이윤선)



이렇게 현대인들에게 동심을 불러일으키는 무지개가 옛날 사람들에게도 특별한 존재였다. 무지개가 하늘과 땅, 양쪽에 걸쳐서 생기다보니 사람들은 신과 통할 수 있는 특별한 상징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과거 사람들이 표현한 무지개는 지금의 무지개와는 조금 다르다. 빨, 주, 노, 초, 파, 남, 보. 이렇게 일곱 가지 색이 아니다. 

■ 조선의 오색 무지개, 미국의 레인보우 식스!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무지개를 다섯 가지 색으로 표현해 ‘오색 무지개’라고 불렀다. 당시 색의 기본이었던 ‘흑백청홍황(黑白靑紅黃)’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무지개가 오색이었던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그 시대에 색체 학문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물론 다른 언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색에 대한 표현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한글에서 볼 수 있듯, 색을 표현하는 말에는 수십만 가지가 있었다. 하지만 빨강색을 빨갛다, 불그스름하다, 검붉다, 새빨갛다와 같은 서술식 표현처럼, 다섯 가지 색을 채도나 명도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부르는 수준에 불과했다. 이후 서양문물이 들어오면서, 무지개가 지금의 일곱 가지 색으로 표현되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 미국에서는 무지개를 6가지 색으로 표현한다. 빨주노초파남보에서 남색이 빠진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한 여러 가설이 있지만, 미주권에서는 파란색과 남색을 같은 색으로 보는 문화 때문이라는 가설이 가장 유력하다. 또 독일과 멕시코 원주민은 다섯 가지 색으로, 이슬람권에서는 빨강, 노랑, 초록, 파랑, 이렇게 네 가지 색으로 표현한다. 아프리카에서는 부족에 따라 두, 세 가지 또는 서른 가지 색으로 나타내기도 한다. 이렇게 무지개 색은 각 나라의 색을 바라보는 문화에 따라 다르게 표현된다. 
 

사진 2. 미국 알래스카의 쌍무지개(출처: Eric Rolph at English wikipedia)




■ 뉴턴이 재정비한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를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가지 색으로 처음 정한 사람은 뉴턴이다. 뉴턴이 빛의 성질을 연구하던 중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을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그 빛이 여러 가지 색으로 나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뉴턴이 이런 사실을 발견할 당시 사람들은 빛이 흰색이라고 생각했다. 물질이 띠는 색은 그것이 갖고 있는 고유한 색이기 때문에 빛과는 상관없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뉴턴은 다르게 생각했다. 보는 시각에 따라 물질의 색이 달라지는 이상한 현상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고, 그 이유가 빛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대표적인 현상이 무지개였다. 그 결과 프리즘 실험을 통해 빛에 대한 기존의 생각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그런데 왜 뉴턴은 무지개를 일곱 가지 색깔로 구분한 것일까? 그 이유는 숫자 7을 성스러운 숫자로 생각했던 당시의 문화 때문이라고 전해져 온다.성경에서 7은 완전수면서 성스러운 숫자다. 구약성서에서 신은 천지를 7일 만에 창조했고, 고대의 민족은 움직이는 별을 태양과 달, 화성, 수성, 목성, 금성, 토성 이렇게 7개로 간주했다. 음악의 음계도 도, 레, 미, 파, 솔, 라, 시로 정확히 7개다. 이렇게 많은 분야가 성스러운 7과 관련이 있는 만큼, 뉴턴도 무지개의 색을 7개로 맞췄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는 것이다. 

■ 실제 무지개는 최대 207색! 

무지개는 지구로 들어온 태양빛이 공기 중에 떠 있는 물방울을 만나 반사되고 꺾이는 현상이다. 물방울이 뉴턴의 실험에 사용된 프리즘 역할을 해 빛이 분해되도록 한 것이다. 그렇다면 뉴턴이 정한 무지개 색이 일곱 가지인 것처럼 빛의 색도 일곱 가지일까? 

그렇지 않다. 사실 빛은 7개 보다 훨씬 많은 색을 갖고 있고, 뉴턴의 실험처럼 빛을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최대 207색까지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색이 있다. 사람이 정해 놓은 노란색 하나에도 엄청나게 많은 색이 있지 않은가. 우리가 이렇게 물체의 색을 볼 수 있는 것은 물체가 자신의 색과 같은 색의 빛을 반사하기 때문이다. 빨간색 물체는 빨간색 빛을 반사하고, 파란색 물체는 파란색 빛을 반사한다. 빨간색 물체에 파란색 빛을 쐬면 반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검게 보인다. 만약 빛이 7가지의 색만 갖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럼 우리 주변에는 빨, 주, 노, 초, 파, 남, 보 이외에 물체는 온통 검정색으로 보일 것이다. 

사람의 눈으로 색을 구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우리가 특정 색의 이름을 ‘노란색’이라고 불렀을 때, 그 색이 우리에게 노란색으로 인지될 뿐이다. 어쩌면 무지개는 207개 보다 더 많은, 무한 가지의 색을 갖고 있다고 표현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글 : 이윤선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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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때려야 뇌가 쌩쌩해진다?!

수업 시간에 먼산바라기를 하다 선생님께 지적을 당한 경험이 누구나 한두 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먼산바라기를 누가 잘하는지를 겨루는 대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014년 10월 27일 서울시청 앞 잔디밭에서 열린 ‘제1회 멍 때리기 대회’가 그 시초였다. 심박동수를 측정하고 관람하는 시민의 투표수에 따라 누가 더 멍 때리기를 잘하는지를 평가해 우승자를 뽑았다. 서울 대회가 끝난 후 전국에서 대회 개최 요구가 밀려들었다고 한다. 이 대회의 인기는 중국으로까지 이어져 11월 18일에는 중국 청두시에서 중국 최초의 멍 때리기 대회가 열렸으며, 12월 21일에는 상하이에서도 대회가 열렸다.

멍 때리기는 흔히 정신이 나간 것처럼 한눈을 팔거나 넋을 잃은 상태를 말한다. 지금까지 멍하게 있는 것은 비생산적이라는 시각 때문에 다소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멍 때리는 행동에서 세상을 바꾼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나온 때가 많다.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아르키메데스는 헤론 왕으로부터 자신의 왕관이 정말 순금으로 만들어졌는지 조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그러다 머리를 식히기 위해 들어간 목욕탕에서 우연히 부력의 원리를 발견하곤 너무 기쁜 나머지 옷도 입지 않은 채 ‘유레카’라고 외치며 집으로 달려갔다.

뉴턴은 사과나무 밑에서 멍하니 있다가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알아냈다. 또한 아인슈타인도 바이올린과 보트 타기를 하며 휴식을 즐겼으며, 비판 철학의 창시자인 칸트는 산책을 좋아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금세기 최고의 전설적인 경영인으로 불리는 잭 웰치도 GE 회장 시절 매일 1시간씩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보통 사람의 경우에도 책상 앞에서 머리를 쥐어짤 때보다는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멍하니 있을 때 불현듯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때가 많다. 실제로 미국의 발명 관련 연구기관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미국 성인의 약 20%는 자동차에서 가장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린다고 한다. 뉴스위크는 IQ를 쑥쑥 올리는 생활 속 실천 31가지 요령 중 하나로 ‘멍하게 지내라’를 꼽기도 했다.

그럼 멍 때리기처럼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을 때 오히려 문제의 해답을 찾는 경우가 많은 것은 과연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일일까. 미국의 뇌과학자 마커스 라이클 박사는 지난 2001년 뇌영상 장비를 통해 사람이 아무런 인지 활동을 하지 않을 때 활성화되는 뇌의 특정 부위를 알아낸 후 논문으로 발표했다. 그 특정 부위는 생각에 골몰할 경우 오히려 활동이 줄어들기까지 했다. 뇌의 안쪽 전전두엽과 바깥쪽 측두엽, 그리고 두정엽이 바로 그 특정 부위에 해당한다.

라이클 박사는 뇌가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을 때 작동하는 이 특정 부위를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 ; DMN)라고 명명했다. 마치 컴퓨터를 리셋하게 되면 초기 설정(default)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할 때 바로 뇌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활성화된다는 의미다.

DMN은 하루 일과 중에서 몽상을 즐길 때나 잠을 자는 동안에 활발한 활동을 한다. 즉, 외부 자극이 없을 때다. 이 부위의 발견으로 우리가 눈을 감고 가만히 누워 있기만 해도 뇌가 여전히 몸 전체 산소 소비량의 20%를 차지하는 이유가 설명되기도 했다. 그 후 여러 연구를 통해 뇌가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데 있어서도 DMN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자기의식이 분명치 않은 사람들의 경우 DMN이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뜻한다. 스위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환자들에게서는 DMN 활동이 거의 없으며, 사춘기의 청소년들도 DMN이 활발하지 못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DMN이 활성화되면 창의성이 생겨나며 특정 수행 능력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들도 잇달아 발표됐다. 일본 도호쿠 대학 연구팀은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을 이용해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을 때의 뇌 혈류 상태를 측정했다. 그 결과 백색질의 활동이 증가되면서 혈류의 흐름이 활발해진 실험 참가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신속하게 내는 과제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난 것. 이는 뇌가 쉬게 될 때 백색질의 활동이 증가되면서 창의력 발휘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코넬 대학 연구팀은 유명인과 일반인의 얼굴 사진의 차례대로 보여준 후 현재 보고 있는 사진이 바로 전 단계에서 보았던 사진의 인물과 동일한지를 맞추는 ‘n-back’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실험 참가자들은 DMN이 활성화될 때 유명인의 얼굴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일치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즉, 멍하게 아무런 생각 없이 있을 때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의 수행 능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한 기존의 인식을 뒤엎은 연구 결과였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잠깐의 먼산바라기를 할 시간조차 차츰 잃어가고 있는 형편이다. 지하철을 탈 때에는 가만히 있기보다는 스마트폰으로 무언가를 열심히 하며, 잠깐 쉬는 시간에도 휴식이라는 이름 아래 게임을 주로 즐긴다. 하루 종일 끊임없이 뇌를 통해 무언가를 하기 바쁜 현대인들에게 잠깐씩의 멍 때리기가 절실한 셈이다. 멍해 있는 것은 뇌에 휴식을 줄 뿐 아니라 자기의식을 다듬는 활동을 하는 기회가 되며 평소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영감이나 문제 해결 능력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멍한 상태 자체가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만들어준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문제에 대한 배경 지식과 그를 해결하려는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만 그 같은 달콤한 결실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아르키메데스의 경우에도 평소의 배경 지식과 문제를 해결하려는 절박함이 있었기에 목욕탕의 물이 넘치는 것을 보고 유레카를 외칠 수 있었으며, 사과나무 아래서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 역시 그런 경우이다. 다시 말하면, 뇌는 준비된 자에게만 멍 때리기를 통해서 베푼다고나 할까.

글 : 이성규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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