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수사의 시작은 셜록홈즈로 부터?!


홈즈는 런던 베이커 거리 221B의 하숙집에 의사인 존 H, 왓슨과 함께 산다. 둘은 1882년부터 함께 살았고, 홈즈의 직업은 탐정이다. 1878년부터 탐정 생활을 시작한 홈즈는 1888년까지 무려 5백여 건의 사건을 처리했고, 이 중 단 네 번만 실패할 만큼 실적은 대단히 높은 편이었다. 왓슨은 홈즈에 대해 ‘범죄 관련 책에 관한 지식이 놀라울 정도’고 ‘금세기의 중대 범죄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다’고 기록했다. 

홈즈는 아서 코난 도일(Arthur Conan Doyle, 1859~1930)의 추리 소설에 등장하는 세계 최초의 민간자문탐정인 셜록 홈즈다. 1887년 <주홍색의 연구>에 셜록 홈즈는 처음 등장했다. 셜록 홈즈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 책이 최근까지 나올 정도로 아직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1. 시드니 패짓(Sidney Paget)이 그린 셜록 홈즈
(출처: wikipedia)



도일은 영국의 유명한 소설가이자 외과 의사다. 도일이 셜록 홈즈라는 인물을 만들기 전까지 사람들은 과학과 수사는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도일은 셜록 홈즈를 통해 과학수사에 대한 개념을 알렸고, 실제 사건에 어떻게 접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미국의 과학수사 전문가인 콜린 에번스는 “홈즈의 시대 이후 지난 100년 동안 탄생한 자외선, 레이저, 유전자(DNA), 전자현미경과 같은 과학적 성과는 범죄와 수사의 역사를 바꿔 놓았다”고 말했다. 
 

사진 2. 아서 코난 도일의 <주홍색의 연구> 표지
(출처: wikipedia)



그렇다면, 현재는 어떨까. 최근 강력범죄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수사 방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과학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800년대 후반부터다. 모든 사람이 가진 ‘지문(指紋)’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낸 후부터 과학수사가 시작됐다. 사건 현장에 지문이 있다는 것은 그 지문의 주인이 그 현장에 있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 

지문의 흔적은 손에서 나오는 땀이나 기름으로 만들어진다. 최근 영국 셰필드대 연구진이 지문의 흔적에서 미세한 화학 입자를 구분해내는 기술을 개발했는데, 이를 통해서 지문의 주인이 무엇을 먹었는지, 어떤 약물을 먹었는지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이 기술은 체내에 흡수된 음식물이나 약물은 땀에도 섞여 나온다는 것을 발견하고 개발됐다. 실제로 영국 경찰은 이 기술로 마약 범죄자를 검거하고 있다. 

지금이야 지문 분석 말고도 다른 형태의 과학수사가 많지만, 예전에는 지문 분석만이 과학수사의 전부인 적도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민등록증을 만들 때 지문을 찍기 때문에 전 국민의 지문 데이터베이스가 잘 갖춰져 있다. 그래서 사건 현장에서 자신의 지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 장갑을 사용하는 범인들도 있다. 그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국내외산 장갑 300여 개의 흔적을 모아놓고 있다. 

사건 현장에서는 모든 것이 증거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사건 현장 근처에서 발견된 똥으로 범인은 잡은 사건도 있다. 2013년 부산의 한 식당에서 현금 20만 원을 도난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범인은 식당 인근에서 볼일을 보고 있다가 한 식당을 발견했다. 볼일을 마친 범인은 식당 주방으로 들어가 20만 원을 훔쳐 달아났다. 사건 현장의 CCTV를 분석하던 경찰은 범인의 동선을 파악했고, 그 동선에서 발견한 똥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채취했다. 범인은 이미 전과 10범으로 그의 DNA 정보는 경찰이 갖고 있었고, 똥에서 발견한 DNA와의 일치를 통해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다. 

한 사람이 가진 장내 세균은 약 1천여 종. 하지만 모두 똑같지는 않다. 장내 세균을 통해 그 사람의 영양 상태나 자주 먹는 음식, 알레르기 종류 등을 알아낼 수 있다. 최근에는 장내 세균을 지문처럼 활용할 수 있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냄새’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사람이 갖고 있는 고유의 체취(體臭)는 화장품이나 향수를 사용한다고 해서 없어지지 않는다. 이런 특성을 바탕으로 경찰청 과학수사대에서는 현장의 공기를 용기에 담아 분석한다. 냄새를 분석하면, 사건 현장에 있었던 사람이 자주 사용하는 화장품이나 향수 등으로 범인의 범위를 줄일 수 있다. 

지난 10월에는 국내 연구진이 사람보다 냄새를 더 잘 맡는 ‘바이오 전자 코’를 개발하기도 했다. 우리 코에는 냄새를 인식하는 수용체가 있는데, 냄새가 이 수용체와 결합하면 전기신호가 발생해 신경을 타고 뇌로 전달돼 우리가 냄새를 맡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전자 코가 냄새를 맡게 하기 위해서는 콧속에 들어 있는 수용체가 필요하다. 이 후각 수용체를 유전공학기술을 이용해 사람의 것과 똑같이 만든 것이 바로 ‘바이오 전자 코’다.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폐쇄회로(CC)TV다. 지금은 CCTV를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초기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에게 감시당하고 있다는 것과 인권 문제 때문에 설치를 반대하기도 했다. 요즘에도 모든 사람이 CCTV 설치를 찬성하고 있지는 않지만, 범죄가 자주 일어나는 지역의 주민들이 CCTV 설치를 요청하기도 한다. 

요즘 CCTV는 그야말로 지능형 CCTV다. 단순히 영상만을 찍지 않는다. 사람의 얼굴만을 골라 찍는 CCTV도 있고. 귀가 달려 소리까지 찍는 CCTV도 있다. 실제로 충북 진천에는 귀가 달린 CCTV가 설치돼 있어 보안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 얼굴은 찍히지 않았지만, 걸음걸이를 분석하는 CCTV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사건이 발생한 후의 대책일 뿐,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은 아니다. 범죄 예방을 위한 대책 또한 적극적으로 만들어 과학수사가 필요 없는 곳이 우리가 모두 원하는 사회 아닐까. 

글 : 심우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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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악취 싹~ 섬유 탈취제 만들기

“오늘 회식이다!”
“오랜만에 고기 좀 구워볼까?”
삼겹살에 목살, 돼지갈비까지…, 다양한 고기들을 배불리 먹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다 먹고 나오자 온몸에 고기냄새가 진동을 한다. 이걸 어쩐다, 하지만 냄새고 뭐고 어서 가서 쉬고픈 마음뿐이다. 지하철에 성큼 올라타 자리를 잡으니 주변 사람들이 코를 틀어막거나 힐끗힐끗 쳐다본다. ‘바람 쐬면서 냄새 좀 빼고 탈걸’ 이런 생각이 잠시 스쳤으나 이미 뒤늦은 후회일 뿐이다. 옷에 밴 고기 냄새, 쉽고 빠르게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알코올과 정제수만 있다면 집에서 손쉽게 섬유 탈취제를 만들 수 있다.

[교과과정]
초 4-1 모습을 바꾸는 물
초 5-2 용해와 용액
중 1 기체 분자의 운동
중 2 우리 주위의 화합물

[학습주제]
휘발성 물질 이해하기
분자의 확산 운동 이해하기

<실험 방법 및 원리>




*실험 주의사항 : 흰옷이나 실크 재질의 옷에 뿌리면 얼룩이 질 수 있습니다.

<실험 동영상>


옷에 밴 고기냄새나 담배냄새는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사람의 기분도 불쾌하게 만들어요. 통풍이 잘 되는 곳에 옷을 걸어두면 냄새가 서서히 빠지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냄새 제거제들이 개발됐다. 그중 옷에 직접 뿌려 냄새를 제거하는 섬유 탈취제는 알코올 성분이 증발하면서 냄새의 원인물질과 함께 휘발되는 원리다.

그렇다면 고기 냄새는 왜 잘 빠지지 않는 걸까? 고기를 불에 구우면 특유의 냄새가 널리 퍼진다. 고기를 구우면 고기 표면에서는 수분이 제거되면서 부분적으로 온도가 상승한다. 이때 열분해가 쉽게 일어나 아미노산과 같은 성분에서 피라진, 퓨라논 등이 만들어진다. 이 물질들이 바로 고기 굽는 냄새의 정체다.

이런 냄새 분자가 옷에 닿으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냄새가 잘 빠지지 않는 것들은 대부분 분자량이 크다.0 담배를 피운 사람에게서 담배 냄새가 잘 빠지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담배의 성분 중 타르의 분자량이 커, 옷에서 쉽게 떨어져 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분자량이 작은 물질들은 분자량이 큰 물질들에 비해 바람이나 물리적 충격으로 쉽게 다른 곳으로 움직여 냄새가 쉽게 가신다.

섬유 속 냄새물질은 대부분 탄소(C), 수소(H), 산소(O)를 기본으로 한 유기화합물에 해당된다. 땀냄새나 발냄새, 담배냄새, 음식냄새, 페인트냄새 등은 모두 유기화합물이다. 섬유 탈취제의 흡착성분은 분자구조가 이들 유기화합물을 감싸서 흡착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는데, 섬유에 붙어 있는 유기화합물을 감싼 후 섬유에서 떨어뜨려 공기 중으로 같이 날아간다. 섬유 탈취제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페브리즈’와 같은 제품은 수산화프로필 베타 사이클로덱스트린, 염화아연 등의 분자로 이뤄진 물질이 섬유에 밴 냄새 분자를 감싸 증발시킨다.

때문에 옷에서 나는 담배 냄새, 고기 냄새 등 잡냄새를 없애고 싶다면 섬유 탈취제를 충분히 뿌린 후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 두자. 한 두 시간 이상 걸어놓으면 섬유 탈취제 성분과 냄새 입자들이 증발하며 잠냄새가 사라진다. 단, 섬유 탈취제를 뿌린 후 옷장에 바로 넣거나 개어 놓으면 냄새입자가 잘 증발되지 못해 탈취효과가 반감된다.

옷에서 나는 냄새는 음식, 담배 등 증기에 의해 생기기도 하지만 곰팡이와 같이 미생물에 의해 생기기도 한다. 오랜만에 옷장에서 꺼낸 옷에서 나는 곰팡이 냄새가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섬유 탈취제로 곰팡이나 세균까지 없앨 수 있을까? 옷장 속에도 세균과 곰팡이가 많이 번식하는데, 곰팡이 제거 효과가 있는 섬유 탈취제를 사용하면 세균 제거는 물론 옷에 생기는 곰팡이도 예방할 수 있다.

한편 섬유 탈취제를 뿌리면 어느 정도 떨어져 있어도 향기를 맡을 수 있다. 이는 향기 분자가 공기 중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체 분자가 공기 중으로 퍼져가는 현상을 ‘확산’이라고 한다. 기체 분자는 확산되는 과정에서 서로 부딪히거나 떨어지며 불규칙한 운동을 반복한다. 또 농도가 높은 곳에서 농도가 낮은 곳으로 이동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과정에서 향기 분자가 멀리까지 골고루 퍼져나갈 수 있는 것이다.

글 : 유기현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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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 가장 맛있게 굽는 법!…‘향기’의 과학

2010년 말부터 발생한 구제역 파동으로 인해 육류 판매량이 급감했다. 2011년 3월말 기준으로 15만 마리, 돼지 330만 마리 이상이 살처분 후 매몰됐다. 얼핏 생각하면 육류의 수요보다 공급량이 더욱 급감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공급량보다 수요가 더 많이 줄었다.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제역에 감염된 가축은 모두 매몰처리 되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지 않는다. 게다가 구제역 바이러스는 인간에게 전파되지 않고 열에 약해 섭씨 50도(℃) 이상에서 파괴된다. 고기를 익혀 먹는다면 ‘혹시…’라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고기를 불에 익혀 먹으면 구제역 바이러스를 비롯한 다양한 바이러스를 없앨 수 있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고기를 불에 구우면 고기 특유의 향이 나며 맛이 더욱 좋아진다. 지글지글 스테이크를 굽는 장면을 떠올려보자. 노릇노릇 먹음직스럽게 익어가는 모습과 함께 따라오는 고기의 향기. 고기 특유의 향은 고기를 더욱 맛있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 향기에는 과학이 숨어있다. 가장 적절한 육질과 향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즉 가장 맛있는 스테이크를 만들기 위해서는 과학을 알아야 한다.

‘맛을 좋게 하는데 향기가 뭐 그리 중요하나’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향기는 맛을 느끼거나 구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 TV 프로에서 출연자들에게 눈과 코를 막고 음식을 먹게 한 후 그 음식을 맞추는 실험을 한 적이 있다. 눈과 코를 막은 한 출연자에게 양파를 먹게 하고 무슨 음식이냐고 묻자 사과라고 답했다. 이는 양파 특유의 매운 향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음식 맛을 제대로 알고 더 잘 즐기기 위해서는 후각 기관을 통한 공기의 흐름이 필수적이다.

스테이크를 불에 구우면 고기 표면에서 수분이 제거되며 ‘마이야르 반응(Maillard reaction)’이라는 화학반응이 일어난다. 이로 인해 고기의 색은 먹음직스러운 갈색으로 변하고 침샘을 자극하는 향기가 생겨난다.

고기를 씹을 때 나는 맛은 단백질의 맛이 아니다. 단백질은 인간이 맛을 느낄 수 있는 분자의 크기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백질에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면 큰 분자들이 작고 다양한 분자로 변하면서 맛과 향이 풍부해진다.

마이야르 반응은 온도와 깊은 관련이 있다. 섭씨 130~200도(℃) 사이에서 격렬하게 반응이 일어나고 수많은 향기 물질이 만들어진다. 이 반응을 일어나게 하려면 고기를 섭씨 130~200도의 높은 온도에서 구워야 한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스테이크를 강한 불에 굽는 이유가 고기의 육즙이 흘러나오지 못하도록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이유는 마이야르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서다. 맛있는 스테이크는 마이야르 반응을 통해 표면에 향기가 나는 물질을 머금고 중심부에는 육즙이 담겨 있는 부드러운 상태여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높은 온도에서 스테이크를 굽는 것은 좋지 않다. 온도가 섭씨 200도 이상 올라가면 마이야르 반응에서 새로운 분자가 나타기 때문이다. 이 때 생기는 분자는 발암물질이 섞여 있고 맛 또한 좋지 않다.

마이야르 반응을 이용해 맛있는 소스를 만들기도 한다. 스테이크를 굽고 난 팬에 육수나 물, 술, 우유 등을 넣어 팬을 닦아내 이 국물로 소스를 만드는 것이다. 이 요리 기술은 ‘데글라이즈(Deglaze)’라고 불린다. 마이야르 반응을 통해 팬에 남은 향기 물질들을 모아서 사용하는 요리 기술로 유명하다.

그렇다면 향기를 발생시키는 마이야르 반응은 무엇일까. 이 반응은 1912년 프랑스 생화학자 루이 카미유 마이야르(Louis Camile Maillard)가 발견해 처음으로 보고했다. 하지만 그가 한 연구는 음식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생물 세포의 생화학 분야에 몰두한 의사로, 인체 세포 속에서 발견되는 아미노산과 당이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해 연구했다. 그가 죽은 이후에야 음식에서도 아미노산과 당의 반응이 일어난다는 것이 알려져 동일한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마이야르 반응은 환원당의 카복시기(-COOH, 이온화하기 쉽고 산성을 나타내는 작용기)와 아미노산, 펩티드, 단백질 등 아미노기(-NH₂, 한 개의 질소 원자와 두 개의 수소 원자로 이루어진 작용기)를 갖는 화합물 사이에서 일어난다. 식품의 대표적인 성분 간 반응으로 식품의 가열처리, 조리 혹은 저장 중에 일어나는 갈변현상이나 향기 생성에 관여한다.

반응에 관여하는 당과 아미노산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한 가지 당과 아미노산 쌍에서 만들어지는 실제 생성물은 반응 온도나 산성도, 옆에 있는 다른 화학 물질 등에 의해 달라진다. 심지어는 운에 의해서도 좌우된다니, 똑같은 재료로 요리를 해도 온도와 환경에 따라 다른 향기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고기를 구울 때 나는 향기 외에도 빵집에서 빵을 굽는 향기, 커피 향기, 소시지를 자를 때 나는 고소한 향기 등도 모두 마이야르 반응에 의해 생긴다.

마이야르 반응이 고온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간장이나 된장을 만들 때에도 마이야르 반응은 중요한 작용을 한다. 이 경우 실온상태에서 아주 천천히 반응이 진행된다. 장맛이 오래 묵힐수록 깊어지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마이야르 반응에서 만들어지는 분자는 2011년 현재까지 1,000가지 이상 발견됐다. 그만큼 마이야르 반응은 대단히 복잡한 화학 반응이다. 당과 아미노산의 타입에 따라 수 백 가지의 서로 다른 향미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를 이용해 인공 향미를 만들어낸다. 이처럼 마이야르 반응은 음식의 맛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것 이상으로 우리 생활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글 : 유기현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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