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의 세 번째 도전! 발사에서 임무 완수까지

오는 2012년 10월 26일, 나로호의 마지막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운명의 비행시간은 540초. 우주공간에 인공위성을 투입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고작 9분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9분의 비행으로 2002년부터 우주의 문을 열고자 한 우리의 첫 번째 노력은 막을 내리게 된다. 즉, 나로호는 한국형우주발사체 개발을 위한 첫 번째 단계로 원래 명칭은 한국형우주발사체-1(KSLV-1)다.

나로호를 개발하는 동안 러시아에서 선진 로켓기술을 제공받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러시아의 역할에 변화가 생기면서 결국 1단 전체를 완제품으로 제공받는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러시아가 제공한 로켓은 놀랍게도 기존의 발사체가 아닌 차세대 우주발사체로 설계도를 그리고 있던 신형의 ‘앙가라’였다. 앙가라는 바이칼 호수와 연결된 강의 이름에서 따왔다. 나로호속에는 앙가라 로켓이 숨어 있는 것이다.

이미 많은 우주발사체를 가진 러시아가 새롭게 앙가라 로켓을 개발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연방 붕괴 후 주변 나라로 흩어져 있는 발사체 생산과 발사의 자립화, 세계 발사체 시장에서 앞으로도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저렴한 발사체를 개발하기 위해서다. 저렴한 발사체란 제작, 조립, 발사가 간단하고 간편해 비용이 적게 소요되는 것을 말한다.

보통 러시아는 로켓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추력(추진력)이 높은 대형엔진 1개보다 추력이 낮은 엔진을 여러 개 묶어 높은 추력을 내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 방식은 대형엔진 개발에 많은 시간을 뺏는 연소불안정 등의 문제를 줄일 수 있지만 로켓의 제작과 조립을 복잡하게 만든다. 이에 러시아는 4개의 연소실로 이루어진 RD-170엔진에서 1개를 떼어내어 연소실 하나로 이루어진 RD-191엔진을 개발, 앙가라에 부착한 것이다. 나로호 1단용으로 개조된 앙가라 로켓에는 이 엔진의 변형 모델로 추력을 낮춘 RD-151엔진이 사용되고 있다.

이렇듯 나로호 1단의 엔진은 심플하게 1개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이 엔진이 만들어 내는 추력은 170톤에 이른다. 1개의 연소실로 이루어진 액체 추진제 로켓엔진으로서는 현존하는 최고의 성능이다. 사실 RD-191 엔진은 190톤의 추력을 낼 수 있지만, 우주발사체는 보통 자신의 몸무게의 1.2배 내외를 적절한 추력으로 본다. 나로호가 약 140톤인 점을 고려해 추력이 170톤인 RD-151로 맞춘 것이다.

나로호 1단 엔진의 가장 큰 특징은 추진제(연료+산화제)를 100% 활용하는 효율에 있다. 액체로켓의 경우 추진제를 연소실로 보내기 위해서는 펌프와 이를 돌리기 위한 터빈, 이 터빈을 돌리기 위한 소형의 연소실(가스발생기)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나로호 1단에는 연소실이 2개가 있는 셈이다. 각각 별도의 연료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로켓기술이 발달된 경우, 가스발생기나 주엔진에 같은 연료를 사용해 엔진의 구조를 단순화시키고 무게를 절감하게 된다. 그리고 이보다 높은 기술은 가스발생기에서 사용된 불완전 연소한 연료를 버리지 않고 주엔진으로 보내 다시 연소시키는 것이다. 보다 고온고압의 연소가스를 얻을 수 있어 최상의 성능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엔진은 버리는 연료 없이 모두 사용할 수 있어 보다 무거운 위성을 발사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나로호의 1단 로켓에는 2개의 날개가 달려있다. 이런 날개는 미사일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우주발사체에는 없는 것이 보통이다. 이 날개는 나로호 1단에 1개의 엔진밖에 없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다. 나로호 1단은 엔진이 움직이면서 방향을 조정하는 ‘김벌형’ 엔진이다. 1개의 엔진으로 피치(비행방향 상하)와 요우(비행방향 좌우)축의 움직임은 제어할 수 있지만, 롤(회전)축은 제어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나로호는 날개모양의 공기 역학적 표면을 이용해 롤축의 움직임을 제어하고 있는 것이다.

나로호 1단은 발사 3분 52초 후 고도 193km에서 분리되지만, 그 역할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1단의 분리 후에도 우리 기술로 만든 상단(2단 킥모터, 위성, 전자탑재부)이 고도 300km까지 상승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힘은 순전히 1단에서 온 것이다. 그만큼 1단의 속도는 매우 빠르다. 이런 빠른 속도를 내기 위해 나로호 1단 무게의 93%는 추진제로 이루어진다. 엔진과 연료통 등 구조물의 무게는 겨우 7%에 지나지 않는다. 아주 극한의 다이어트를 한 것이다.

300km까지는 나로호 1단의 도움을 받았지만 이것으로 위성이 되는 것은 아니다. 300km에는 대기가 거의 없어 위성이 자리하기에 최저의 높이라 할 수 있지만, 여기에도 중력은 존재하기 때문에 중력을 이길만한 속도에 이르지 못하면 다시 추락하고 만다. 나로호 1차 발사가 실패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300km에서는 최저 속도 7.7km/s는 돼야 하는데, 나로호 1단으로 모자란 속도는 2단 킥모터가 제공하게 된다. 킥모터는 궤도로 마치 공을 차듯이 위성을 차(킥) 넣어주는 고체추진제 로켓(모터)을 말한다. 고도가 아닌 속도만 증가시키기 위한 로켓이라 특별한 이름이 붙은 것이다. 무게는 1,800kg으로 나로호 1단 무게에 2%도 미치지 못하는 소형 로켓이지만, 나로과학위성이 궤도에 진입하기 위한 궤도속도의 50%정도를 책임지고 있다. 나로호 1단은 대기 중을 상승하며 중력과 공기 저항 등으로 속도를 잃지만 2단은 우주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이런 손실이 거의 없어 보다 효과적으로 위성에 속도를 부여한다.

2단 킥모터가 작동하는 동안 자세제어는 전자탑재부에 있는 소형 가스분사형 추력기의 도움을 받아 이루어진다. 발사 540초 후 연소가 끝난 2단 킥모터에서 나로과학위성은 분리되지만 나로호의 임무는 끝난 것은 아니다.

2단 킥모터가 궤도속도에 도달했다 해도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 빈껍데기인 2단이 나로과학위성과 충돌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자탑재부에 있는 추력기로 충돌 및 위성 오염 회피기동을 하게 된다. 이것으로 나로호의 임무는 끝나게 된다. 나로호의 3번째 도전, 이번에는 반드시 발사에 성공해 한국형우주발사체가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글 : 정홍철 과학칼럼니스트(스페이스스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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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개봉했던 영화 ‘신기전’은 한국의 신무기를 막아야 하는 명나라와 지켜내야 하는 조선을 소재로 삼아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수많은 로켓포가 하늘을 뒤덮고 명과 여진족의 연합군은 세상에서 처음 보는 신무기에 속수무책이다. 영화 속 통쾌한 반전을 이룬 최첨단 무기는 바로 조선시대 실재했던 신기전이다. 세계우주학회 IAF가 인정한 세계 1호 로켓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신기전은 당시 우리 과학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역사다.

신기전 이후 600여 년 잠자고 있던 한국형 로켓이 부활했다. 2009년 8월 25일 전남 고흥반도 외나로도의 나로우주센터에서 1차 발사된 우리나라 최초의 위성발사체 나로호(KSLV-1)가 그것이다. 하지만 이 로켓은 ‘절반의 성공’만 거둔 채 지구로 다시 떨어지고 말았다.

발사 직후 1단 로켓은 성공적으로 분리됐지만 2단 로켓에 장착돼 있던 과학기술위성 2호는 원래 궤도인 306km보다 높은 약 340km 상공에 올려졌다. 위성을 덮고 있던 덮개(페어링) 두 개 중 하나만 분리돼 나로호의 무게 중심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6개월여의 조사 끝에 나로호의 페어링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은 이유가 발표됐다. 로켓 내부에 전기적 결함이 있어 페어링 분리화약이 제대로 폭발하지 않았거나, 화약이 폭발했는데 기계적으로 문제가 생겨 페어링이 제때에 떨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다. 원인을 알아낸 연구진들은 페어링 분리에 관한 시험만 400차례 하는 등 심혈을 기울인 작업을 진행했다.

이렇게 절치부심으로 공들인 끝에 나로호의 2차 발사가 다가왔다. 2010년 6월 9일이 바로 그 날이다. 1차 발사의 경험으로 더욱 철저한 준비를 했으니 이번의 성공 확률은 더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10년 5월 30일 공개된 나로호 발사 동영상에서도 페어링 분리 외에 다른 문제는 없었다. 이제 완벽하게 준비한 나로호가 발사돼 과학기술위성 2호를 제 궤도에 올리고, 한국을 세계 10번째 스페이스클럽 국가 대열에 올려놓는 일만 남았다.

한국과 러시아가 공동연구로 만드는 우리 국가대표 나로호는 총 2단으로 구성된 우주발사체다. 1단은 러시아 흐루니체프사가 현지에서 개발한 액체 연료 로켓이고, 킥 모터라고 부르는 2단 부분은 항공우주연구원이 설계한 것으로 고체 추진 로켓으로 구성돼 있다. 2단의 윗부분에 우리 손으로 만든 과학기술위성 2호가 실리게 된다.

무려 5,000여억 원이 투입된 이 로켓은 수명은 얼마나 될까. 간단히 말해 채 10분이 되지 않는다. 발사 후 238초 만에 1단이 분리돼 태평양에 떨어져 나가고, 관성에 의해 300km까지 날다가 580초가 되면 2단 부분에서 위성이 분리돼 생을 마감한다.

그런데 흔히 로켓이라고 부르는 위성이나 우주선의 발사체는 미사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로켓의 상층부에 탄두가 실리면 미사일, 특히 핵을 실으면 핵미사일이 되고, 위성을 올리면 발사체, 즉 로켓이 된다.

과거에는 발사체의 연료로 고체추진제를 사용했으나 나로호는 액체추진제를 사용했다. 고체추진로켓은 공장에서 고체추진제를 한 번 넣으면 10년은 보관이 가능하다. 따라서 많은 양을 보관할 수 있고, 아무 때나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한번 불이 붙으면 불꽃을 제어하기 어려워 인공위성을 우주궤도에 올리는 발사체에 사용하기 어렵다.

반면 액체추진로켓은 벨브를 이용해 타오르는 불꽃을 조절할 수 있다. 연료가 나가는 통로를 벨브로 조여서 막으면 연료 공급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폭발력도 액체추진제가 고체추진제보다 크다. 그래서 연료를 발사 직전에 넣어야 하고 폭발의 위험도 크지만 대형 로켓을 쏠 때는 액체추진제를 사용한다.

발사체는 인공위성을 우주궤도에 올려주는 로켓이다. 로켓이 위성을 궤도에 밀어 넣어주는 힘, 즉 추력에 따라 위성의 성패가 결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자국 로켓이 없으면 늘 외국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 아무리 좋은 위성이 있어도 다른 나라에서 쏘아주지 않겠다고 하면 위성은 고철덩이에 불과하다. 그리고 외국 로켓을 이용할 때 한국위성의 제원과 특징 등의 첨단정보가 자연스럽게 로켓 보유국에 전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자국 로켓이 없어서 쓰라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지난 2006년 발사한 아리랑 2호라는 해상도 1m급의 세계 최고 정밀도를 갖춘 관측위성을 개발하고도 로켓이 없어 당시 러시아제 ‘로콧’이라는 로켓에 발사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

미래를 따지면 자국 로켓은 매우 경제적이다. 만약 위성발사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세계 최고 성능을 가진 아리안 5호 로켓을 이용한다면 대략 500억 원의 발사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러시아제 ‘로콧’이 약 125억원 든 것에 비하면 가격 면에서 차원이 다르다. 위성을 한 번 쏘려고 그 많은 비용을 지불할 수는 없다.

따라서 나로호의 성공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이번에는 비록 100kg급 소형위성이지만 10년 뒤 1톤급 상용위성을 무사히 쏜다면 우리도 다른 나라 위성을 우리 발사체로 대신 쏴주겠노라고 세계 위성시장에 당당히 명함을 내밀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술 소국의 설움을 떨쳐버리고 우리의 독자적인 하늘을 갖는 첫 걸음이 되는 것이다.

지난 92년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가 첫 한국위성 우리별 1호를 만든 이후, 지금까지 우리별 시리즈와 아리랑 1, 2호, 고체로켓 KSR-3까지 모두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우주개발작품은 모두 현실화됐다. 이제 대덕연구단지에서 시작된 나로호라는 작지만 큰 뜻을 가진 배는 이제 곧 닻을 올리고 국민에게 희망을 전해주는 항해를 시작할 것이다.

글 : 과학향기 편집부

※ 과학향기 제868호 ‘미래를 쏘아 올리다 - KSLV(2009년 1월 26일자)’에서 일부 내용을 발췌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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