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6.28 순금을 24K라 부르는 이유
  2. 2008.06.12 번개와 벼락의 차이는?


19세기 말엽 미국 필라델피아 주에서 재미있는 사건이 벌어졌다. 한 제련소 맞은편에 매우 오래된 교회가 있었는데, 이 교회를 수리하려고 할 때 주민 하나가 교회 지붕을 사겠다고 나섰다. 너무 오래되고 전혀 쓸모도 없는 지붕에 3,000 달러를 지불하겠다는 사람. 교회는 그가 미쳤다고 생각했지만 돈에 욕심이 생겼는지 이 제의를 수락했다.

지붕을 산 사람은 그 겉을 긁어내 불에 태워 재로 만들었다. 그러자 잿가루 속에서 약 8kg의 금이 나왔다. 이 양은 물론 그가 지불한 돈보다 훨씬 더 값어치가 있었다. 그는 수년 동안 제련소의 용광로에서 날아간 금가루가 교회의 지붕에 쌓였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이처럼 금은 다른 금속과 달리 화폐로서 가치를 가진다. 지금도 금 24K 한 돈(3.75g)은 20만원 안팎의 높은 가치가 있다. 특히 금은 물가상승 등에 영향을 받지 않아 금괴나 금붙이를 갖고 있는 경우 경제위기나 전쟁 때문에 화폐의 기능이 상실됐을 때도 교환 수단으로 쓸 수 있다. 그래서 1997년 우리나라에 IMF 위기가 닥쳤을 때 225톤의 금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는 데 사용하기도 했다.

그런데 금의 순도를 나타내는 단위는 우리에게 익숙한 퍼센트(%)가 아니라 캐럿(carat)이다. 그래서 순금을 표시할 때는 24K로 나타내고, 불순물이 섞인 금은 18K와 14K로 표시한다. 금의 단위로 익숙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지만 왜 숫자 24를 사용했는지는 궁금하다. 숫자 100으로 표시하면 계산하기 좋을 텐데, 왜 24를 사용했던 것일까?

캐럿은 중동지역에서 나는 식물의 한 종류인 ‘캐럽’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캐럽은 콩과 식물인 세로토니아속에 속하는 나무열매인데, 그 꼬투리 하나의 무게가 1.25g이다. 이 지역 사람들은 말린 캐럽을 한 손에 쥔 정도를 기준으로 금이나 소금 등의 물건을 교환했다. 캐럽이 무게를 재는 기준이 됐던 것.

캐럽은 보통 어른의 손으로 쥐면 24개가 잡히는데, 순도가 가장 높은 99.99%의 순금을 24K라고 표시하는 것이 바로 여기에서 유래했다. 18K는 18/24의 순도이므로 75%가 금이고, 나머지 25%는 은이나 구리 등 다른 금속이 들어 있다는 의미가 된다. 14K는 58.5%의 금이 들어있다는 것으로 보석장식품, 시계, 만년필 펜촉 재료 및 치과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24K로 표시되는 순수한 금은 영원불변의 성격을 가진다. 그래서 고대 이집트는 물론 우리나라의 신라금관, 남미의 고대왕국의 묘에서 발굴되는 금으로 만들어진 유물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원형 그대로 발굴된다. 보통의 금속들은 자연 상태에서 전자를 빼앗겨 쉽게 녹슬지만, 금의 경우 원자의 가장 바깥쪽 전자껍질에 전자들이 모두 채워져 있다. 따라서 전자를 잃기 어려운 구조를 갖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다. 이런 안정된 원자가 전자를 잃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므로 물질의 변화가 없는 것이다.

금이 영구불변하다는 것은 부식과 거리가 멀다는 뜻이기도 하다. 원자번호 79번인 금은 양이온을 띠지만 음이온으로 전이될 수도 있는데 황산이나 질산 등 단순한 산에는 녹지 않고 왕수와 같은 특수 화합물에만 녹는다. 이 때문에 우주선이나 제트엔진처럼 부식되면 많은 돈이 들어가거나 습도 오염 등이 심한 곳에 사용하는 장비에 쓰인다.

금은 모든 금속 가운데 연성(ductility)이나 전성(malleability)이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성은 물체가 가늘고 긴 형태로 변하는 성질이고, 전성은 압축력에 의해 물체가 넓고 얇은 형태로 변하는 성질이다. 금 1g을 우리가 흔히 보는 철사처럼 가늘고 길게 만들면 3,000m 이상도 충분히 늘릴 수 있고, 금을 두드려 펴서 넓고 얇은 호일 형태를 만들면 1평방미터 이상으로 펼 수 있다.

금을 계속 두드려 납작하게 만들면 반투명한 상태가 된다. 여기에 빛을 투과하면 약간 녹색이 도는 청색이 나온다. 금이 본래의 색인 노랑과 빨강 빛은 반사하기 때문이다. 반투명 상태의 금판은 가볍고 적외선을 반사하므로 열방지복에 방패처럼 사용된다. 우주복의 선바이저(차광판)로도 활용된다.

금속의 왕이라 불리는 금은 화려한 겉모습에 맞는 귀한 대접을 받는다. 하지만 금의 운명을 알고 보면 그리 부럽지만은 않다. 금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거나 박해를 받았기 때문이다. 또 금의 가치를 알아챈 인간들이 금을 소유하려 했기 때문에 금이 땅속에서 나오자마자 어두컴컴한 금고나 지하창고에 갇히게 됐다. 결국 화려한 빛을 내보지도 못하고 깜깜한 창고에 갇혀 빛을 못 받는다.

금에 대한 소유욕은 인류 역사를 바꿨다. 15세기~17세기 초 유럽인은 금을 갖고픈 욕망에 들썩거렸다. 하지만 동쪽 육로는 이슬람 국가가 막고 있어서 뱃길을 개척해 아메리카대륙으로 건너갔다. 결국 포르투갈이나 스페인 같은 유럽 국가는 아메리카 대륙을 침략했고 유럽인은 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등을 정복했다. 동서양의 패권구도가 ‘금’으로 인해 시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의 원소기호 Au는 헤브라이어로 빛을 뜻하는 말(aus)에서 왔다. 영어의 골드(gold)도 산스크리트어로 빛을 뜻하는 말(jvolita)에서 땄다. 금의 황색은 고귀함을 뜻한다. 그러나 그 빛이 잘못 쓰여 인류를 억압하는 도구가 되기도 했다. 반대로 고귀한 금속인 금을 모사하려는 노력이 중세 서양에서 연금술(鍊金術)로 이어져 과학발전을 이끌기도 했다. 금이 인류에게 찬란한 빛이 될지, 부끄러운 역사를 비추는 빛이 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마이다스 왕이 욕심을 부려 사랑하는 딸까지 금으로 만든 뒤 뒤늦게 후회했던 것처럼, 인간이 금을 독점하려는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금이 화려하게 빛나지 않을까.

글 : 손정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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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러시아 일간지 ‘프라우다’는 벼락을 사랑으로 이겨낸 한 부부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시베리아 남서부 쿠즈바스의 벨로보 마을에 사는 사포발로프스 씨 부부는 어린이 캠프에 참가 중인 딸을 만나러 갔다가 마을 외곽에 있는 강가 풀밭에 앉아 쉬고 있었다. 이때 하늘이 시커멓게 변하더니 갑자기 천둥이 쳤다. 겁에 질린 아내는 남편에게 바짝 몸을 기댔다. 아내를 안심시키려던 남편은 아내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그런데 입술이 맞닿는 순간 벼락이 두 사람을 덮친 것이다.

보통의 경우라면 이들은 즉사했을 것이다. 그러나 부부는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남편의 몸에 들이친 번개가 아내의 몸을 지나 땅으로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키스한 순간 서로 달라붙은 몸이 도체처럼 작용, 충격이 반감됐다는 얘기다. ‘사랑의 힘’이 번개를 이긴 셈이다. 부부의 사랑을 제대로 확인시켜 준 번개, 그것에 대해 알아보자.

번개는 보통 적란운, 즉 소나기 구름에서 발생한다. 구름 내부에는 작은 물방울이나 얼음 알갱이가 존재하는데 이들이 움직이고 서로 부딪히면서 전하가 발생한다. 작은 물방울은 상승기류를 타고 올라가다 물방울(얼음)은 음전하로, 주변 공기는 양전하로 대전된다. 그 외에도 구름 속 얼음 알갱이들이 깨지거나 서로 부딪힐 때 마찰전기가 생기기도 한다. 미국의 과학자인 워크맨과 레이놀즈는 얼음 알갱이와 과냉각 물방울이 공존할 때 많은 전하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알아냈다.

대체로 적란운의 상층부에는 양전하가, 하층부에는 음전하가 모인다. 상층부와 하층부의 전위차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순간적으로 전류가 흐르는 방전 현상, 즉 번개가 나타난다. 번개는 이 같이 구름 속에서 나타나는 전위차 때문에 생기고, 90% 이상의 번개는 구름 속에서 친다.

가끔 구름과 땅 사이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것이 ‘벼락’이다. 즉 번개 중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번개가 벼락이다. 많은 전하를 가진 구름이 물방울이나 얼음이 밀집한 지역, 즉 음전하가 강한 곳을 지날 때 구름의 음전하는 더욱 강해진다. 이렇게 되면 구름 속의 음전하들은 지상을 향해 움직인다. 이를 ‘선도낙뢰’라고 부른다. 선도낙뢰는 빛이 나지 않는다.

구름속의 음전하가 서서히 내려오면 지면은 양전하로 유도된다. 구름에서 동아줄처럼 내려온 음전하와 지면의 양전하가 마침내 만나는 순간 엄청난 기세로 양전하가 위로 솟구친다. 이를 ‘귀환낙뢰’라고 부른다. 이 순간 음전하의 흐름이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빛으로 나타난다. 선도낙뢰는 한 번 치는 데 0.02초 걸리지만 귀환낙뢰는 0.00007초밖에 안 걸린다.

벼락이 칠 때는 땅을 향해 곧장 직선으로 떨어지지 않고 지그재그를 그리며 떨어진다. 이는 벼락이 온도나 습도 등 당시 기상 조건에 맞게 가장 빨리 움직일 수 있는 길을 더듬기 때문이다. 마치 고성능 내비게이션을 장착한 것처럼 이리저리 움직이며 전류가 가장 빨리 흐를 수 있는 길을 찾아내는 것이다. 벼락이 칠 때 맨 처음 친 길을 따라 전하의 흐름이 몇 번 반복되는 이유다.

흥미로운 점은 ‘벼락이 어떻게 절연체인 공기를 뚫고 지상을 엄습하는가’이다. 비유하자면 고무장갑을 끼었는데도 감전 당한 이유를 찾는 것이다. 열쇠는 번개의 엄청난 힘에 있다. 번개가 한 번 칠 때 전압은 보통 10억 볼트(V)에 이른다. 가정의 전압이 220V이고 초고압선도 수십만 볼트를 넘지 않는다는 점을 볼 때 번개의 전압이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다. 벼락 치는 순간 흐르는 전류는 5만 암페어(A). 전압과 전류를 에너지로 환산하면 100W 전구 7000개를 8시간 동안 켤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또 벼락의 온도는 태양표면 온도(6000도)의 4배가 넘는 2만7000도에 이른다.

지구상에 번개가 가진 높은 전압과 온도를 완전히 방어할 수 있는 절연체는 없다. 공기라는 ‘울타리’는 있지만 이를 가볍게 부술 만한 힘이 번개에 있는 셈이다.

막을 수 없다면 피해야 한다. 벼락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높이를 주위보다 최대한 낮추는 것이다. 나무 옆에 자리를 잡거나 서서 평지를 걷지 않는다. 낚싯대나 골프채, 우산처럼 막대형 물건을 들고 있지 않는다. 여러 명이 무리지어 있는 것도 피해야 한다. 빗물 웅덩이 주변도 위험하다.

야외에서 벼락이 칠 때 가장 안전한 곳은 어디일까. 놀랍게도 금속으로 온통 뒤덮여 있는 자동차 안이다. 벼락이 자동차에 내리치면 전류가 차 표면을 따라 땅으로 흘러내리기 때문에 탑승자는 보호받는다.

최근엔 흥미로운 연구결과도 나왔다. 지금까지 설치돼 온 피뢰침의 끝이 너무 뾰족하다는 내용이다. 미국의 랭미어 대기연구소는 7년간 다양한 모양의 피뢰침으로 실험한 결과 “지름이 12.7mm에서 25.4mm에 이르는 피뢰침이 뾰족한 피뢰침보다 벼락을 훨씬 잘 빨아들였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고층건물마다 속이 채워진 빨대 같은 피뢰침이 세워질 날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글 : 이정호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ndsl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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