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 같지 않은 내 몸, 뚜렛 장애

초등학교 시절 눈싸움이 철없는 코흘리개들의 관심사가 된 적이 있었다. 눈싸움의 규칙은 간단했다. 친구끼리 서로 마주보다가 먼저 눈을 감는 쪽이 지는 것이었다. 나름 참을성이 필요한 이 놀이에 나와 친구들은 자주 특정 친구에게 한 판 붙어보자고 했다. 습관적으로 눈을 깜빡이던 그 친구와의 눈싸움은 백전백승으로 끝나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친구는 마음대로 눈 깜빡임을 조절하지 못 하는 ‘뚜렛 장애’를 갖고 있었던 것 같다.

뚜렛 장애의 역사는 오래 됐지만 정식으로 의학적 기술이 이뤄진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는다. 1885년 프랑스의 젊은 신경과 의사 조르주 질 드라 뚜렛은 9명의 환자들에서 공통으로 관찰되는 증상을 토대로 새로운 질병을 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자들은 얼굴, 목, 어깨, 몸통 등 신체 일부분을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모습을 보였다. 훗날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을 그의 이름을 따서 뚜렛 장애로 부르게 됐다.

최근의 기준에 따르면 뚜렛 장애는 여러 가지 근육 틱과 한 가지 이상의 음성 틱이 1년 이상 지속될 때 진단 가능한 틱장애의 일종이다. 그런데 ‘틱(tic)’이란 무엇일까? 틱은 근육의 불수의적(不隨意的) 움직임으로 정의되는데, 쉽게 말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신체의 일부분을 빠르게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을 의미한다. 한 마디로 뚜렛 장애 환자는 ‘내 맘 같지 않은 내 몸’으로 힘들어 하는 것이다.

단순한 형태의 틱은 눈 깜빡이기, 얼굴 찡그리기, 고개 비틀기, 어깨 으쓱하기와 같은 근육 틱이나 코 킁킁대기, 헛기침하기, 침 뱉는 소리내기와 같은 음성 틱으로 나뉜다. 최근 방송 중인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탤런트 이광수가 맡고 있는 등장인물 ‘박수광’ 을 떠올려보면 쉽게 그 모습을 짐작해볼 수 있다. 이런 형태로 틱이 나타나면 불편하긴 해도 일상생활에 그다지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처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틱이 복합 형태로 나타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근육 틱은 자신을 때리기, 다른 사람이나 물건을 만지기, 남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기, 성기 부위를 만지는 것과 같은 외설적인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음성 틱 역시 같은 말 반복하기, 다른 사람의 말 따라하기, 욕설 내뱉기 등으로 표현될 수 있다. 상상해보라. 의사가 회진을 돌다가 병원 복도에서 폴짝폴짝 뛰어 오르는 광경을. 애인과 입 맞추고 있을 때 갑자기 애인의 입에서 "제기랄"이란 단어가 나오는 상황을.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을 초래할 수도 있는 뚜렛 장애의 원인은 무엇일까? 20세기 초반 한때 뚜렛의 동료였던 프로이드에 의해 정신 분석, 정신 치료가 정신 의학의 주된 흐름이 되면서 20세기 중반까지 뚜렛 장애의 원인은 심리적인 것으로 여겨졌다. 예를 들면 해결되지 않는 심리적 갈등이나 성적 충동이 신체로 표현되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1960년대 할로페리돌이란 약물이 틱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원인을 찾는 흐름은 생물학적인 영역으로 바뀌었다. 그 결과 현재는 뇌의 피질-기저핵-시상피질 회로(CSTC)의 이상이 뚜렛 장애의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 회로의 운동 경로가 과도하게 활성화한 반면 조절 영역은 활동이 감소했기에 틱이 통제되지 않고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설명된다.

또한 틱이 전조 충동에 대한 반응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전조 충동이란 뚜렛 장애 환자가 틱을 하기 전에 느끼는 불편감을 뜻하는 것으로 뭔가 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나 조이는 느낌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즉 뚜렛 장애 환자가 틱을 하면 불편감이 사라지고 후련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틱을 하게 되는 것이다. 틱을 할 때 뇌의 감정 중추가 활성화하는 것은 심리적 불편감 혹은 안도를 시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뚜렛 장애 환자는 틱을 하기 전에 전조 충동을 느끼기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는 틱을 억제할 수 있다. 이런 특성은 주변 사람들의 틱에 대한 오해로 이어지기도 한다. 즉 뚜렛 장애 환자가 참을 수 있는데도 굳이 참지 않고 틱을 하는 것으로 여겨 무조건 틱을 하지 말라고 윽박지르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다그치면 환자가 스트레스를 받아 틱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살펴 본 측면만 따져보면 틱은 명백하게 단점으로 보인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틱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컬럼비아 대학교 신경정신과 올리버 색스 교수는 그의 책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에서 충동성과 불규칙한 틱을 이용해 드럼을 탁월하게 연주하던 ‘레이’를 소개한 바 있다. 뚜렛 장애 운동선수도 제법 있다. 올해 여름 브라질 월드컵에서 놀라운 선방으로 미국의 골문을 지킨 ‘팀 하워드’ 역시 자신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이유를 뚜렛 장애에서 찾았다.

물론 아직까지 뚜렛 장애 환자가 일반인보다 운동 능력이 뛰어난 지 여부는 불명확하다. 하지만 적어도 일부 과제에 있어서는 뚜렛 장애 환자가 더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각을 이용한 문제 풀기, 문법에서 오류 찾기, 시간을 인식하고 조절하기처럼 인지 기능을 요하는 과제가 바로 그 예이다. 이는 틱이 어느 정도 억제가 가능한 만큼 증상이 심할수록 틱을 더 많이 줄이려 노력한 결과, 움직임을 통제하는 인지 기능과 연관된 뇌 영역이 발달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아무리 질환의 장점을 언급해도 건강한 것에는 미치지 못 한다. 특히 뚜렛 장애는 어린 나이에 시작되고 집중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나 강박 장애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환자가 겪는 심리적 고통이 매우 크다. 하지만 긍정적인 부분은 청소년기를 지나면서 대부분 증상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또한 약물 치료, 정신 치료, 인지행동 치료로도 증상의 많은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오히려 우려되는 것은 뚜렛 장애에 대한 사회의 오해와 편견이다. 특히 ‘다름’을 ‘틀림’으로 인식하는 우리 사회에서 일반인도 쉽게 알아챌 수 있는 뚜렛 장애는 자칫 환자에 대한 부정적 태도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틱도 엄연히 증상인 만큼 뚜렛 장애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사려 깊게 환자를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어릴 적 알았더라면 마음 고생하던 그 친구에게 눈싸움을 제안하는 대신 손 한 번 꼭 잡아줄 수 있었을 텐데.

글 : 최강 의사, 르네스병원 정신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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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빠이 알통, 부러워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

“뽀빠이 구해줘요.”

올리브의 구원 요청에 뽀빠이가 알통을 뽐내며 나타난다. 여름을 앞두고 볼록 솟은 알통은 운동하는 남자들의 로망이다. 알통의 정식명칭은 상완이두근으로, 일명 이두박근으로 알려져 있다. 쇄골 아래쪽에 있는 어깨뼈 바깥쪽과 어깨뼈 오른쪽에서 시작하는 두 개의 근육이 아래쪽에서 합쳐지며 방추형을 이루는데, 힘을 주면 두 근육이 합쳐져 한 개가 되면서 알통으로 솟아난다.

하지만 뽀빠이처럼 볼록 솟은 알통은 상완이두근의 윗부분이 찢어지면서 근육이 말려 내려가 나타나는 현상이다. 진단명은 상완이두근 파열로 뽀빠이의 알통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뽀빠이 증후군이라고도 부른다.

원인은 무리한 운동이다. 주로 팔꿈치를 굽혀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팔을 반복적으로 많이 사용할 때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여름이 다가오면서 몸만들기 열풍으로 헬스장에서 장시간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골프를 치다가 상완이두근이 파열돼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부상이 심각한데 반해 처음에는 통증이 심하지 않아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상완이두근은 팔을 들어 올리거나 안쪽과 바깥쪽으로 돌리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파열되면 뽀빠이가 내던 괴력은 고사하고 근력이 약해져 물건을 들거나 밀고 던질 때 통증과 함께 팔에 힘이 빠져 불편함을 겪게 된다. 어깨 앞쪽 튀어나온 부위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상완이두근 파열을 의심할 수 있다. 심한 경우 팔을 올리기 힘들며 통증 부위가 붓기도 한다. 정확한 진단은 자기공명영상(MRI)과 자기공명관절조영술(MRA, MRI로 관절내의 파열 부위를 보기 위해 하는 검사)로 한다.

상완이두근이 파열되면 우선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의 사용을 줄여 안정을 취해야 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부목으로 2주 정도 고정하고 물리치료를 받아야 한다.

상완이두근 건염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근육이 찢어지지는 않더라도 짧은 기간 집중적인 팔운동은 주변 근육과 인대에 무리를 줘 근육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초기에는 가벼운 휴식만으로도 증상이 완화되지만 심한 경우, 두 근육사이에 있는 힘줄을 떼어내 옆에다 옮겨주는 건고정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상완이두근 파열 외에도 무리한 운동은 어깨 질환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이다. 20~30대의 젊은 남성의 경우 ‘관절와순 파열’이 많다. 관절와순은 어깨뼈 가장 자리를 둘러싸고 있는 섬유질 연골을 말한다. 위쪽 관절와순은 팔의 상완이두근과 연결돼 있다. 하지만 뼈에 느슨하게 붙어있어 격렬한 운동을 하면 관절와순이 어깨뼈에서 빠져 파열이 일어날 수 있다. 주로 테니스나 야구, 배드민턴 등 공을 던지거나 라켓을 휘두를 때, 또는 뒤쪽으로 팔을 젖히거나 돌릴 때 발생한다.

관절와순이 파열되면 손이 저리고 두통이 나타나며 뒷목이 뻐근하게 느껴진다. 또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손을 뒤로 보낼 때, 팔을 위로 들거나 젖힐 때 통증이 심하다. 치료를 위해서는 MRI 등을 통해 정확히 진단한 뒤 손상 정도에 따라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를 실시하게 된다.

40대 남성은 ‘회전근개 파열’이 많다. 최근 배우 김수로가 군부대 체험을 담은 프로그램을 촬영하던 중 회전근개를 다쳐 수술을 받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회전근개는 어깨의 앞쪽과 뒤쪽, 위쪽을 둘러싸고 있는 근육의 힘줄 4개를 말한다. 아무리 튼튼한 힘줄도 나이가 들면 약해지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운동을 하게 되면 힘줄이 끊어진다.

회전근개 파열은 흔히 오십견이라 불리는 ‘동결견’과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다. 하지만 오십견은 어깨가 굳어져 아무리 팔을 올리려고 해도 팔을 들어 올릴 수 없는 반면 회전근개 파열은 특정 부위를 움직이는 것만 불편할 뿐 도움을 받으면 팔을 올릴 수 있다.

회전근개 역시 파열되면 통증이 심하지 않아 단순한 근육통 정도로 여기고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다. 하지만 방치하면 팔과 어깨를 움직이기 힘들고 몸 뒤로 팔을 돌리기 어려워지면서 팔의 움직임과 무관하게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운동으로 인한 어깨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매일 5분 정도 목을 앞뒤양옆으로 돌려주고 어깨를 위 아래로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또한 “운동 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준비운동을 하거나 온찜질을 하고, 운동 후에는 냉찜질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인다. 건강을 위한 운동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꼭 기억해 두자.

글 :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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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호흡과정을 한눈에! 허파모형 만들기

인체는 그 어떤 정밀한 기계보다 복잡하고 다양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인체를 지탱하는 기둥은 뼈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위에는 근육이 붙어 있다. 근육은 우리가 몸을 움직이는데 꼭 필요한 기관이다. 근육 속의 아주 작은 움직임들이 모여 몸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근육은 힘줄과 살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여러 개의 뼈에 걸쳐 연결돼 있다. 우리 몸에는 크고 작은 골격근이 약 400개 정도 있어 팔다리를 구부리는 등의 간단한 동작부터 복잡한 동작이 필요한 운동까지 할 수 있다. 이렇듯 근육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지만, 우리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는 근육도 있다. 대표적인 예로 횡격막이 있다. 허파 바로 아래 위치한 횡격막은 우리가 호흡하는 데 꼭 필요한 근육이다. 횡격막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실험을 통해 눈으로 확인해 보자.

[교과과정]
초등 5-2 우리 몸
중 2 호흡과 배설

[학습주제]
호흡기관의 위치와 생김새 알아보기
허파의 기능과 움직임 생각해 보기
호흡 과정 알아보기

<실험 방법 및 원리>




<실험 동영상>




* 실험 참고사항 : 구멍을 낸 자리에 가위의 한쪽 날을 꽂아 돌리면 구멍의 크기를 쉽게 키울 수 있습니다. 빨대에 물풍선을 끼웠을 때 헐렁거리지 않도록 굵기가 적당히 굵은 빨대를 사용하세요.

실험에서 컵 입구에 감싸인 풍선을 아래로 잡아당기면 컵 안쪽의 물풍선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반대로 잡아당겼던 풍선을 위로 올리면 물풍선의 바람이 빠지며 쪼그라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실험에서 물풍선은 우리 몸의 허파, 컵 입구에 감싸인 풍선은 횡격막 역할을 한다.

우리 몸의 가슴 안에는 양쪽으로 허파가 위치하고 있다. 우리가 호흡을 통해 들이마신 산소는 허파로 들어가 허파의 모세혈관을 통해 온몸으로 퍼진다. 반대로 이산화탄소는 허파를 통해 몸 밖으로 내보내진다. 하지만 허파는 스스로 움직이지 못한다. 갈비뼈와 허파 바로 아래 있는 근육인 횡격막이 작용해야 위의 호흡과정이 일어날 수 있다. 횡격막은 얇은 막이지만 엄연한 근육이기 때문에 위아래로 움직이며 허파에 공기가 드나드는 것을 돕는다.

우리가 숨을 들이쉴 때는 갈비뼈가 위로 올라가고 횡격막이 아래로 내려가 가슴 속 공간이 넓어진다. 바로 이 때 공기 중의 산소가 몸속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혈액이 온몸을 순환하며 수거해 온 이산화탄소는 허파의 혈액에서 산소와 교환된다. 숨을 내쉴 때는 갈비뼈가 내려가고 횡격막이 위로 올라가 가슴 속 공간이 좁아지면서 몸 안의 이산화탄소가 밖으로 내보내진다. 이러한 작용은 번갈아가며 끊임없이 반복되는데, 이를 ‘호흡’이라고 한다.

이렇듯 횡격막은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기적으로 운동을 하지만 상황에 따라 운동을 조절하기도 한다. 평상시 호흡과정은 우리가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을 거의 인식하지 못할 만큼 자연스레 일어난다. 하지만 달리기와 같은 운동을 하면 숨이 차다고 느끼며 호흡이 빨라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우리 몸은 운동을 할 때 몸을 많이 움직이기 위해 더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운동을 하면 호흡이 빨라지면서 더 많은 산소를 들이마시게 된다.

특정한 자극을 받았을 때 일어나는 딸꾹질도 횡격막이 정상적인 운동에서 벗어났을 때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음식을 급하게 삼키거나 갑자기 체온이 변했을 때 딸꾹질을 하게 되는데, 이는 횡격막이 자극을 받아 갑자기 수축하거나 경련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횡격막에 급작스러운 수축이나 경련이 일어나면 성대가 갑자기 닫히면서 공기가 잘 들어오지 못한다. 그러면 들이쉬는 숨이 방해를 받기 때문에 목구멍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는 것이다.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는 근육으로 심장도 있다. 심장은 심장근육(심근) 덕분에 주기적으로 수축하며 혈액을 뿜어낸다. 심근은 골격근처럼 뼈에 붙어있지 않고 자루모양인 심장의 벽을 이루고 있다. 이 근육들이 수축하면서 자루의 내용물, 즉 혈액을 밀어낸다. 혈액은 온몸에 퍼져있는 혈관을 따라 순환하며 몸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이밖에 위, 방광, 자궁 등의 벽을 이루고 있는 내장근육도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는 근육들이다.

글 : 유기현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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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가질 수 없는 식스팩의 과학적 이유여름을 앞두고 몸매 만들기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최근 들어 TV 속 연예인들이 남녀를 불문하고 복근, 일명 ‘식스팩’을 자랑하며 운동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웬만큼 독하지 않고서야 배에 선명한 식스팩을 새기기란 쉽지 않은 일. 여기에는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

우리 몸에는 약 600여 개의 크고 작은 근육이 있다. 그중 복근은 우리 몸의 다른 어떤 부분보다 근육을 만들기 어렵다. 근육의 특성 때문이다. 복근은 근육 중에서도 붉은 색을 띄는 ‘지근’의 비율이 높다. 그런데 이 붉은색 근육은 부피가 작고 성장 속도도 느려, 한두 달 운동으로는 발달하지 않는다.

근육은 붉은 ‘지근’과 하얀 ‘속근’으로 나뉜다. 지근은 미오글로빈 함유가 높아 붉은 색을 띈다. 쉽게 지치지 않는 근육으로 마라톤 선수들이 갖고 있는 슬림한 근육이 이에 해당된다. 속근은 미오글로빈 함유가 적으며 성장속도가 빠른 반면 쉽게 지친다. 단거리 달리기나 역도, 보디빌더 선수들은 단시간에 힘을 내는 속근이 발달해 있다. 아쉽게도 복근은 지근의 비율이 높다. 속근보다 만들어지는 속도가 느려 오랫동안 꾸준히 운동해야 모양이 나타난다. 최소 3개월 이상은 운동에 전념해야 배에 새겨지는 복근을 볼 수 있다.

복근을 덮고 있는 지방도 걷어내야 한다. 복근이 드러나려면 체지방률을 10% 이하로 낮춰야 하는데, 뱃살은 움직임이 거의 없는 부분이라 지방이 잘 빠지지 않는다. 복부에 낀 내장지방도 문제다. 피하지방과 각종 성인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내장지방을 없애려면 올바른 식습관과 함께 유산소 운동이 필수적이다.

미국 듀크대 운동생리학과 크리스 슬렌츠 교수팀은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196명을 세 그룹으로 나눠 8개월 간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하게 한 뒤 내장지방 감소량을 조사했다. 그 결과 유산소 운동을 한 그룹이 다른 그룹보다 내장지방 연소량이 평균 67%나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김창근 교수는 “적절한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면 복근 밖을 싸고 있는 피하 지방은 물론 내장에 숨어있는 내장지방까지 없앨 수 있다”며 “복근 키우는 운동을 만날 해도 지방을 없애지 않으면 복근은 평생 지방 속에 숨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한 번 생긴 지근은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 지방을 연소하는 양도 많아 운동을 잠깐 쉰다 하더라도 살이 덜 찌고 근육을 다시 만들기 쉽다.

식스팩은 타고나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해도 식스팩이 생기지 않을 수 있다. 복근 모양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식스팩이 자리 잡은 복근이 있는 반면 어떤 사람은 4개, 어떤 사람은 무려 8개의 복근을 갖는 경우도 있다. 개그맨 김형빈의 복근은 6개로 나뉘었지만 배우 배용준의 복근은 4개로 나뉜다.

복근은 가로무늬인 복횡근, 세로무늬인 복직근과 함께 갈비 쪽으로 뻗어있는 내복사근과 외복사근으로 이루어진다. 흔히 말하는 식스팩은 복횡근과 복직근으로 이루어지는데 사람마다 지문이 다르듯, 복근의 모양과 개수도 차이가 있다. 복직근을 나누는 나눔힘줄 수가 3개면 복근이 6개인 식스팩, 4개면 복근이 8개가 되는 것이다. 한국인의 경우는 10명 중 6명만 나눔힘줄을 3개 가지고 있다.

김창근 한국체육대 운동건강관리학과 교수는 “훈련을 한다고 복근에 있는 ‘팩’의 개수가 늘거나 줄어들지 않는다”며 “태생적으로 타고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운동을 통해 복근을 도드라지게 보일 수는 있지만 정확하게 6개를 만드는 것은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유전자에 달려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녀를 불문하고 나눔힘줄 수를 3개 갖고 태어나면 식스팩을 만들 수 있는 걸까? 여성의 경우는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복근이 잘 생기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는데, 과연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말일까? 실제로 남성과 여성 복근의 차이는 없다. 다만 성 호르몬으로 인해 크기는 차이가 난다. 평균적으로 남성의 체중에서 근육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40%. 근육에서 단백질 합성이 이루어지는데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단백질 합성을 촉진하고 근육에서 단백질이 분해되는 것을 막는다. 남성 호르몬이 많으면 그만큼 근력, 근육의 크기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근육을 효과적으로 성장시키는 Tip
운동 후 다음날 생기는 근육의 통증은 기존 근육이 버틸 수 없는 힘으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다가 근육이 찢어지며 염증이 생겼기 때문이다. 상처가 아물 듯,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고 휴식을 취하면 상처 입은 근섬유가 회복하면서 크기가 커진다. 때문에 근육을 효과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부위 별로 운동을 한 뒤 2~3일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임종필 서울종합예술학교 웰빙건강지도학과 겸임교수(JP GYM 대표)는 “근육이 상처를 입은 뒤 회복하는데 대략 72시간 정도 걸린다”며 “충분히 쉬고 근육을 구성하는 수분, 단백질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오기 전에 과학적으로 몸매 가꾸기에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

글 : 원호섭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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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주와 우사인 볼트는 근육 색깔이 다르다?

근육의 색깔 하면 빨간색이 떠오르지만, 실제로는 단순한 빨간색이 아니다. 근육도 고유의 색깔을 갖는다. 붉은색 계통이지만 연한 핑크빛에서 검붉은색까지 일련의 스펙트럼 사이에서 한 위치의 색깔을 나타낸다.

근육이 붉은색을 띄는 이유는 피 때문이다. 특히 혈액 성분의 적혈구는 대부분이 헤모글로빈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헤모글로빈은 철분을 함유하고 있어 근육의 붉은색이 유지된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근육의 붉은 색은 적혈구나 헤모글로빈 때문이 아니라 미오글로빈 때문이다. 헤모글로빈이 혈액 속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기능을 가진다면 근육에서는 미오글로빈이 산소 운반을 책임진다.

헤모글로빈이 붉은색을 띠는 이유는 간단하다. 철분에 산소가 합쳐진 꼴이기 때문이다. 못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깨끗한 못을 마당에 내어 두어 비를 맞고 햇볕을 쐬면 녹이 슨다. 처음에는 진한 청색을 띠던 못이 시간이 지날수록 녹이 생겨 붉은 빛으로 변한다. 이렇듯 철분에 산소가 합쳐지면 붉은색을 띤다. 반대로 생각해보자. 어린 아이들이 추운 겨울날 문밖으로 나가 한동안 활동하면 입술이 파래진다. 보통 추워지면 입술이 파래진다고 한다. 산소를 많이 가진 헤모글로빈은 마치 녹슨 못과 같아 붉은 빛을 띠지만 산소가 모자란 헤모글로빈은 붉은색에서 청색 쪽으로 색깔을 변형시킨다. 마치 녹슨 못이 다시 새 못으로 변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듯 근육은 미오글로빈이라는 단백질 때문에 붉은 빛을 띤다. 미오글로빈은 혈액 속의 헤모글로빈으로부터 산소를 받아 근육에 산소를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산소를 많이 가진 근육들은 자연스럽게 더 붉은색을 갖기 마련이다. 그래서 근육이 더 붉다는 뜻은 더 많은 산소를 가졌거나 더 많은 미오글로빈을 가진, 또는 더 많은 미오글로빈들이 최대한으로 산소를 함유하고 있다는 뜻과 같다.

이로써 연한 핑크빛의 근육과 검붉은 근육들은 서로 다른 미오글로빈의 양과 산소의 양을 가졌을 것이라는 자연스런 가정이 설정된다. 그렇다. 근육의 색깔은 산소를 가진 미오글로빈의 양에 의해 결정된다. 그렇다면 연한 핑크빛의 근육은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 가장 흔한 예로는 닭고기가 있다. 이보다 조금 더 붉은 고기로는 돼지고기를 들 수 있다. 돼지고기보다 더 붉은색의 고기로는 소고기가 있다. 직접 볼 경우는 드물지만 고래 고기는 아주 붉다. 붉다 못해 검붉다. 미오글로빈이 무지하게 많다는 의미다.

고기, 즉 근육이 붉다는 의미가 산소를 많이 함유할 수 있다는 의미라면 위의 동물 중 어떤 동물이 근육에 산소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을까? 그렇다. 고기 색깔이 검붉은 고래다. 고래는 포유류임에도 불구하고 잠수로 수 십분 이상을 버틸 수 있다. 숨을 쉬지 않고도 이미 근육 속에 저장돼 있는 산소를 이용해 오랜 시간동안 잠수할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닭은 숨을 못 쉬게 하면 빠른 시간 안에 기절한다.

인간은 다양한 색깔의 근육을 갖는다.

인간도 다른 포유류들과 유사한 근육 색깔을 갖는다. 굳이 비교하자면 돼지와 소고기 색깔의 중간 정도다. 물론 인간들은 부위에 따라 다른 색깔을 보이기도 한다. 산소가 많이 필요한 부위의 근육은 더 붉은색을 띄며 산소가 덜 필요한 부위의 근육은 핑크빛 쪽으로 치우쳐 보인다.

사람들 간에도 서로 다른 근육의 색깔을 보인다. 산소를 많이 이용하는 근육을 가진 사람들은 근육이 붉고 산소를 덜 이용하는 근육을 가진 사람들은 핑크빛을 보인다. 산소를 많이 이용한다는 것은 계속적으로 호흡을 통해 에너지를 이용한다는 의미다. 때문에 마라톤 선수들은 붉은색의 근육을 가진다. 반대로 산소를 이용하지 않고 단번에 힘을 발휘하는 근육을 가진 사람들은 핑크빛의 근육을 가진다. 대표적인 예가 단거리 달리기 선수들이다. 마라토너 이봉주의 근육이 100m 세계신기록 보유자인 우사인 볼트의 근육보다 붉다는 의미다.

밝은 핑크빛의 근육은 힘을 내는데 적합하고 진한색의 근육일수록 지구성에 유리하다. 밝은색 근육은 힘을 내야 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큰 덩어리를 유지한다. 여러 가닥의 고무줄이 한꺼번에 뭉쳐 있다고 생각하면 쉽다. 근육이 큰 힘을 발휘하기 위해 많은 고무줄들을 한꺼번에 잡아당겼다가 튕겨 주는 이치다. 그러나 쉽게 지치는 단점이 있다. 반면 진한색의 근육은 쉽게 피로하지 않는다는 특징을 가진다. 근육이 가진 산소를 이용해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기능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큰 힘을 내지 못한다는 단점도 있다. 때문에 지구력이 강한 근육은 얇고 가늘다. 이봉주와 우사인 볼트의 근육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빠르다.


[그림 1] 밝은 핑크빛의 근육은 순발력과 파워가 강하고 진한 붉은빛의 근육은 지구력이 강하다.
우사인 볼트(좌)는 밝은 핑크빛 근육의 소유자, 이봉주(우)는 진한 붉은빛 근육의 소유자. 사진 출처 : 동아일보

근육의 색깔은 사람들 간에도 조금씩 다르지만 신체 부위별로도 조금씩 다르다. 다리 근육과 손 근육, 안면 근육의 색깔은 서로 다르다. 허리와 다리 근육의 색깔은 진한 편이고 안면근육은 밝은 편이다. 기능도 대략 짐작이 가능하다. 허리 근육과 목 근육은 자세를 지속적으로 곧게 유지하는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때문에 계속적인 긴장이 필요해 금세 피곤해지면 안 된다. 그래서 붉은 계통의 색깔을 보인다. 하지만 안면 근육은 지구력이 필요하지 않아 밝은색의 근육을 가진다.

근육은 유전에 의해 결정된다.

가끔 궁금하다. 나도 이봉주나 우사인 볼트처럼 될 수 있을까. 답은 ‘그럴 수 없다’. 이들은 자신의 근육 색깔을 가지고 태어났다. 운동선수는 타고난다는 말은 이 때문이다. 그럼 또 궁금하다. 후천적인 노력으로 개조할 수는 없는지 말이다. 이에 대한 답 역시 ‘그럴 수 없다’이다. 근육의 색깔은 근육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신경이 정하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미오글로빈이 많은(=산소를 많이 가진, 지구력이 강한, 비교적 얇은) 근육은 이 근육을 움직이게 하는 대뇌로부터의 운동신경이 지배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신경을 바꾸면 가능할지 또 궁금해진다. 그렇다. 신경을 바꾸면 근육은 바뀐다. 그렇다면 신경은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이 부분이 바로 ‘유전’이라는 것이다. 어떤 근육이 만들어질지는 바로 어떤 신경을 가지고 태어나는지에 달렸다. 즉 훈련, 또는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도 근육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때문에 100m 달리기와 마라톤에서 함께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글 : 이대택 국민대학교 체육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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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후 처음으로 공원으로 운동을 나간 태연과 아빠. 하늘은 끝없이 높고, 머리카락 사이로 스치는 바람은 선선하고, 성질 급한 나무들이 벌써 주홍색과 옅은 노란색으로 물들기 시작한 초가을의 공원은 그야말로 아름답다.

“와, 날씨가 짱 좋아요 아빠. 오늘은 운동 진짜 잘 될 거 같아.”
“새로 산 쫄쫄이 운동복까지 쫙 빼 입었더니 정말 운동할 맛이 나는걸! 어때, 아빠 슈퍼맨 같지 않니?”

아빠의 뿌듯함과 달리 아빠의 쫄쫄이를 본 태연의 얼굴은 화끈 달아오른다. 그도 그럴 것이 배는 맹꽁이처럼 뽈록 튀어나오고, 팔뚝과 허벅지살은 축축 쳐지는 데다 다리는 새처럼 비쩍 마른 완전 비호감 몸매가 여과 없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 술 더 떠 달리기를 시작하자 배와 옆구리의 살들이 물주머니처럼 마구 요동을 친다. 태연은 급히 달리고 있는 아빠 앞을 막아선다.

“아빠, 저기요…. 다음부터는 쫄쫄이는 입지 않는 게 어떠하실지….”
“살이 좀 쳐졌지? 나도 알아. 아빠가 원래 체질적으로 근육량이 상당히 부족한 흐물흐물 두부살이거든.”
“그럼, 차라리 단백질보충제라도 잡숴 보심이 어떠하실지….”

단백질보충제라는 단어가 나오자 과학상식을 설명해야한다는 열정에 급히 달리기를 멈추고 진지한 학습모드로 돌입하는 아빠.

“단백질보충제는 그렇게 쉽게 선택할 문제가 아냐. 지나친 단백질 보충이 우리 몸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거든. 물론 단백질을 많이 먹으면 근육이 잘 만들어져 멋있는 몸매를 만들기 쉬워지지. 근육이 많아지면 신진대사가 훨씬 활발해지기 때문에 젊음을 유지하기도 쉽고.”

“단백질하고 근육량하고 어떤 관계가 있는데요?”

“근육은 고무줄처럼 길쭉한 근육세포(근섬유) 여러 개가 묶여 있는 다발 같은 형태인데, 운동을 하면 이 근육세포가 손상돼 버린단다. 그러면 우리 몸은 혈액 속의 아미노산을 끌어와 손상된 세포를 회복시키고 덧붙여서 새로운 근육세포까지 만들어 내지.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근육이 굵어지는 거란다. 그런데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면 근육을 만드는 재료인 아미노산이 풍부해져 훨씬 빨리 근육을 만들 수 있게 돼.”

“아, 그렇구나. 그런데 지나친 단백질 보충이 몸에 해롭다니 그건 무슨 말씀이세요? 근육이 많아지면 좋다면서요.”

“일단 단백질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칼슘소모가 커져 골다공증이 쉽게 올 수 있단다. 그리고 신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단백질을 다량 섭취 하더라도 그만큼 운동을 엄청나게 하면 정말 건강한 근육맨이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남는 단백질은 대사과정을 거쳐 에너지원이나 체지방으로 축적되지. 그런데 이 과정에서 생긴 질소 노폐물이 암모니아 형태로 바뀌어 신장에 무리를 주게 된단다.”

“건강을 위해 사 먹은 단백질보충제가 오히려 건강을 망칠 수도 있는 거네요.”
“그렇단다. 또 단백질을 아무리 많이 섭취해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절대 근육량도 늘어나지 않아.”
“내 친구 진석이 엄마는 단백질보충제로 다이어트를 한다는데요? 또 유진이 엄마는 고기만 먹는 황제다이어트를 했다는데, 그럼 두 분 다 건강이 안 좋아지셨겠네요?”

“안타깝지만 운동을 안 하셨다면 아마 그럴 거야. 흔히 밥 대신 단백질보충제를 먹으면 탄수화물이 부족해져 체내에 저장된 지방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결국 살이 빠질 거라고 착각하는데, 이럴 경우 지방이 아닌 근육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근육량만 감소해 버리고 만단다. 골밀도는 떨어지고, 신장은 나빠지고, 아빠처럼 두부살이 돼 버리는 거지.”

“흑, 그건 너무 비극적이에요. 건강도 그렇지만 아빠처럼 근육 대신 지방만 가득 찬 몸매가 된다니, 그건 너무 잔인하다고요. 빨리 두 분을 찾아가서 이 진실을 말씀드려야겠어요.”

태연, 아빠의 손을 잡고 막 달려 나가려 한다.

“태연아, 네 맘은 이해하는데 나는 왜 끌고 가는 거냐.”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알리려면 샘플이 필요하단 말이에요. 아마 아빠를 보시면 지금 당장 단백질 다이어트를 그만 두시거나, 운동하러 뛰어나오시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곤 견딜 수 없을 거라고요!”

“음…, 그런 이유라면 굳이 내가 안가도 되지 않을까? 널 보여드리렴. 두부살도 유전이거든.”

“아빠!!”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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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앙~ 으앙~
주사 맞고 나오는 아이의 울음소리가 소아과를 가득 채웠다. 과학이는 벌써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다.

“엄마, 저 아프지도 않은데 주사 안 맞으면 안 되나요?”
“과학이, 오늘은 독감 예방 주사를 맞으러 왔지? 예방주사는 아프기 전에 맞아야 효과가 있는 거야.”
“엄마, 저번에 열났을 때처럼 엉덩이에 주사 맞아요?”
“독감 예방주사는 팔에 맞을 거야. 엉덩이에 맞고 싶니?”
“어휴, 아니에요. 엉덩이는 창피해요. 간호사 누나 앞에서 바지도 내려야 하고… 엉덩이 주사는 진짜 맞기 싫어요.”
“과학아, 왜 어떤 주사는 엉덩이에 맞고, 어떤 주사는 팔에 맞는지 아니?”
“네? 아플 때는 엉덩이에 맞고, 안 아플 때는 팔에 맞는 건가???”

과학이는 호기심 때문에 주사 맞을 생각을 잊고 골똘하고 있다. 왜 어떤 주사는 엉덩이에, 어떤 주사는 팔에 맞는 걸까? 엄마는 주사에 대해서 과학이의 궁금증이 풀릴 때까지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약을 먹을 경우 몸에 들어가서 흡수가 되어야만 효과가 나타난다. 약이 장으로 가서 흡수되고 혈관에 들어가 피에 섞이면 그 피가 몸속 구석구석까지 운반된 뒤에야 약의 효과가 나타난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따라서 약효를 빠르게 내야 할 때나 약을 먹기 어려운 상황일 때는 주사를 맞는다.

주사를 맞는 부위는 크게 피부, 근육, 혈관으로 나눌 수 있다. 혈관에 놓는 주사가 약이 몸에 흡수되는 속도가 가장 빠르고, 다음으로 근육, 피부의 순이다. 흡수가 빠를수록 약의 강도가 세거나 몸에 맞지 않을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주사의 사용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빨리 효과가 나타난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주사는 약의 종류나 신체 상황에 따라 다른 부위에 맞게 된다.

맞는 부위에 따라 주사의 종류를 나누면 피부의 표피와 진피 사이에 소량의 약물을 주사하는 피내주사, 진피 아래의 피하지방에 놓는 피하주사, 근육에 놓는 근육주사, 혈관에 직접 바늘을 꽂는 동맥주사와 정맥주사가 있다.

손등이나 팔목, 팔꿈치 안쪽의 핏줄에 주삿바늘을 꽂는 것은 정맥주사다. 정맥주사는 약효가 신속하고 반응이 확실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약이 갑자기 몸속에 들어가기 때문에 주사액이 너무 강하거나 몸에 맞지 않으면 몸 상태가 안 좋아질 수 있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혈관 주사로는 정맥주사가 일반적이지만 동맥주사도 사용된다. 동맥주사는 동맥에 직접 약을 주입하는 것으로, 악성종양 치료와 같은 특별한 경우에 이용된다.

흔히 맞는 엉덩이주사는 근육주사다. 근육에는 혈관이 풍부하기 때문에 근육에 주사를 맞으면 흡수가 빠르다. 보통 엉덩이 근육에 맞는 경우가 많지만 팔의 바깥 위쪽에도 근육주사를 맞을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주사라도 팔보다는 엉덩이에 맞는 것이 더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주사를 맞은 뒤 눌러주면 흡수가 더 잘 된다.

단, 12개월 미만의 영아들에게는 엉덩이에 주사를 놓지 않는다. 아기들은 엉덩이 부근의 근육과 신경이 덜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엉덩이뼈에 손상을 주거나 신경을 건드려 마비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첫돌 전에는 허벅지 정면과 측면의 중간 부분인 대퇴부 외측광근에 주사를 놓는다. 엉덩이 주사는 걷기 시작한 지 12개월이 지난 뒤부터 맞는 것이 일반적이다. 엉덩이의 볼록 튀어나온 부분은 좌골 신경이 있기 때문에 성인도 이 부분에 주사를 맞으면 마비가 올 수 있다.

피부에 놓는 주사는 피부에 퍼진 가느다란 혈관으로 약이 스며들어서 굵은 혈관으로 흘러들어가기 때문에 효과는 느리지만 다른 주사보다 부작용이 일어날 위험은 적다. 흡수가 천천히 되어야 하는 경우에 사용된다. 따라서 주사를 맞은 뒤에 누르거나 문지르지 않는다. 팔의 바깥 위쪽이나 복부, 견갑골 등에 맞는다. 항생제 반응 검사나 결핵반응검사(투베르쿨린 검사)를 할 때도 피하주사가 사용된다.

당뇨병 환자들의 치료약인 인슐린도 먹을 경우 위에서 소화되어 없어지기 때문에 주사로 투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때에도 피하주사를 이용한다. 먹는 것보다 흡수가 빠르면서 소화액의 방해를 받지 않고 간장에 해독의 부담도 주지 않기 때문에 일부 지혈제, 비타민제, 강심제 등도 주사로 투여한다. 긴급상황이나 환자의 상황이 약을 먹기 어렵다면 피하 주사를 통해 진통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같은 자리에 계속해서 주사를 맞아도 괜찮을까? 당뇨병 치료를 위한 인슐린 주사처럼 매일 반복해서 맞는 주사는 같은 자리에 맞으면 곤란하다. 오랜 기간 같은 자리에 반복하여 주사를 놓으면 그 부위에 지방이 축적되어 피부가 울퉁불퉁하고 두꺼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인슐린 흡수율이 저하되고 늦어지기 때문에 치료 효과를 낼 수 없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들에게는 주사 위치를 여러 개 정하고 순서대로 바꿔가며 주사를 놓으라고 권한다.

피하지방은 몸 전체에 퍼져 있지만 인슐린은 큰 혈관이나 신경이 너무 가까운 곳에 주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적정한 장소는 복부, 팔의 바깥 위쪽, 허벅지 바깥쪽 순이다. 복부에서는 배꼽으로부터 5cm가량 떨어진 곳에 주사해야 하고 허벅지 안쪽에는 혈관과 신경이 많은 곳이므로 주사하면 안 된다.

드디어 과학이가 주사를 맞을 차례다. 독감예방주사 역시 근육주사인데 왜 팔에 맞을까? 엉덩이에 맞으면 효과가 더 빠를 텐데. 학교나 보건소에서 하는 예방접종은 대부분 팔에 맞는다. 많은 사람에게 빠르게 접종하기 위한 편의적인 조치이다.

“팔 걷고 힘 빼세요.”
‘아하, 근육이 뭉치면 바늘이 잘 들어가지 않으니까 힘을 빼라는 것이군.’
순식간에 주삿바늘이 꽂혔다.
“으아악.”
아파서 저절로 비명을 나왔다. 눈물까지 찔끔 흘렸다.
‘주사에 대해 아는 것이 많아져도 아픈 건 똑같구나.’

글 : 이소영 과학칼럼니스트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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