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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2.16 과학수사의 시작은 셜록홈즈로 부터?!
  2. 2008.06.30 말 없는 목격자, 혈흔(血痕) (2)

과학수사의 시작은 셜록홈즈로 부터?!


홈즈는 런던 베이커 거리 221B의 하숙집에 의사인 존 H, 왓슨과 함께 산다. 둘은 1882년부터 함께 살았고, 홈즈의 직업은 탐정이다. 1878년부터 탐정 생활을 시작한 홈즈는 1888년까지 무려 5백여 건의 사건을 처리했고, 이 중 단 네 번만 실패할 만큼 실적은 대단히 높은 편이었다. 왓슨은 홈즈에 대해 ‘범죄 관련 책에 관한 지식이 놀라울 정도’고 ‘금세기의 중대 범죄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다’고 기록했다. 

홈즈는 아서 코난 도일(Arthur Conan Doyle, 1859~1930)의 추리 소설에 등장하는 세계 최초의 민간자문탐정인 셜록 홈즈다. 1887년 <주홍색의 연구>에 셜록 홈즈는 처음 등장했다. 셜록 홈즈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 책이 최근까지 나올 정도로 아직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1. 시드니 패짓(Sidney Paget)이 그린 셜록 홈즈
(출처: wikipedia)



도일은 영국의 유명한 소설가이자 외과 의사다. 도일이 셜록 홈즈라는 인물을 만들기 전까지 사람들은 과학과 수사는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도일은 셜록 홈즈를 통해 과학수사에 대한 개념을 알렸고, 실제 사건에 어떻게 접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미국의 과학수사 전문가인 콜린 에번스는 “홈즈의 시대 이후 지난 100년 동안 탄생한 자외선, 레이저, 유전자(DNA), 전자현미경과 같은 과학적 성과는 범죄와 수사의 역사를 바꿔 놓았다”고 말했다. 
 

사진 2. 아서 코난 도일의 <주홍색의 연구> 표지
(출처: wikipedia)



그렇다면, 현재는 어떨까. 최근 강력범죄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수사 방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과학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800년대 후반부터다. 모든 사람이 가진 ‘지문(指紋)’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낸 후부터 과학수사가 시작됐다. 사건 현장에 지문이 있다는 것은 그 지문의 주인이 그 현장에 있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 

지문의 흔적은 손에서 나오는 땀이나 기름으로 만들어진다. 최근 영국 셰필드대 연구진이 지문의 흔적에서 미세한 화학 입자를 구분해내는 기술을 개발했는데, 이를 통해서 지문의 주인이 무엇을 먹었는지, 어떤 약물을 먹었는지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이 기술은 체내에 흡수된 음식물이나 약물은 땀에도 섞여 나온다는 것을 발견하고 개발됐다. 실제로 영국 경찰은 이 기술로 마약 범죄자를 검거하고 있다. 

지금이야 지문 분석 말고도 다른 형태의 과학수사가 많지만, 예전에는 지문 분석만이 과학수사의 전부인 적도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민등록증을 만들 때 지문을 찍기 때문에 전 국민의 지문 데이터베이스가 잘 갖춰져 있다. 그래서 사건 현장에서 자신의 지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 장갑을 사용하는 범인들도 있다. 그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국내외산 장갑 300여 개의 흔적을 모아놓고 있다. 

사건 현장에서는 모든 것이 증거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사건 현장 근처에서 발견된 똥으로 범인은 잡은 사건도 있다. 2013년 부산의 한 식당에서 현금 20만 원을 도난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범인은 식당 인근에서 볼일을 보고 있다가 한 식당을 발견했다. 볼일을 마친 범인은 식당 주방으로 들어가 20만 원을 훔쳐 달아났다. 사건 현장의 CCTV를 분석하던 경찰은 범인의 동선을 파악했고, 그 동선에서 발견한 똥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채취했다. 범인은 이미 전과 10범으로 그의 DNA 정보는 경찰이 갖고 있었고, 똥에서 발견한 DNA와의 일치를 통해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다. 

한 사람이 가진 장내 세균은 약 1천여 종. 하지만 모두 똑같지는 않다. 장내 세균을 통해 그 사람의 영양 상태나 자주 먹는 음식, 알레르기 종류 등을 알아낼 수 있다. 최근에는 장내 세균을 지문처럼 활용할 수 있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냄새’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사람이 갖고 있는 고유의 체취(體臭)는 화장품이나 향수를 사용한다고 해서 없어지지 않는다. 이런 특성을 바탕으로 경찰청 과학수사대에서는 현장의 공기를 용기에 담아 분석한다. 냄새를 분석하면, 사건 현장에 있었던 사람이 자주 사용하는 화장품이나 향수 등으로 범인의 범위를 줄일 수 있다. 

지난 10월에는 국내 연구진이 사람보다 냄새를 더 잘 맡는 ‘바이오 전자 코’를 개발하기도 했다. 우리 코에는 냄새를 인식하는 수용체가 있는데, 냄새가 이 수용체와 결합하면 전기신호가 발생해 신경을 타고 뇌로 전달돼 우리가 냄새를 맡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전자 코가 냄새를 맡게 하기 위해서는 콧속에 들어 있는 수용체가 필요하다. 이 후각 수용체를 유전공학기술을 이용해 사람의 것과 똑같이 만든 것이 바로 ‘바이오 전자 코’다.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폐쇄회로(CC)TV다. 지금은 CCTV를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초기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에게 감시당하고 있다는 것과 인권 문제 때문에 설치를 반대하기도 했다. 요즘에도 모든 사람이 CCTV 설치를 찬성하고 있지는 않지만, 범죄가 자주 일어나는 지역의 주민들이 CCTV 설치를 요청하기도 한다. 

요즘 CCTV는 그야말로 지능형 CCTV다. 단순히 영상만을 찍지 않는다. 사람의 얼굴만을 골라 찍는 CCTV도 있고. 귀가 달려 소리까지 찍는 CCTV도 있다. 실제로 충북 진천에는 귀가 달린 CCTV가 설치돼 있어 보안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 얼굴은 찍히지 않았지만, 걸음걸이를 분석하는 CCTV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사건이 발생한 후의 대책일 뿐,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은 아니다. 범죄 예방을 위한 대책 또한 적극적으로 만들어 과학수사가 필요 없는 곳이 우리가 모두 원하는 사회 아닐까. 

글 : 심우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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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교외의 한 흉가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빈방 안에는 두 사람의 시체와 벽에 뿌려진 다량의 혈흔이 있었다. 문제는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지 모른다는 점이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거나, 서로 가해자이거나, 제 3자의 범행일 수도 있다. 이런 사건이 생겼을 경우 어떻게 범인을 밝혀낼까? 중요한 단서인 혈흔의 분석을 통해 함께 추적해보자!

만약 사람이 날카로운 도구에 찔리거나 뭉툭한 무언가에 얻어맞으면 피를 흘리게 된다. 이때 부상의 유형과 위치, 정도, 가해진 힘 등에 따라 서로 다른 혈흔이 만들어진다. 핏방울이 형성되는 과정, 공기 중을 이동하는 속도, 여러 형태의 표면에 부딪힐 때 핏방울이 일으키는 반응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으면 수사는 한결 쉬워진다.

혈흔형태의 분석 결과는 사건 현장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 진술 또는 분석 결과들과 일치해야 한다. 만약 여러 가지 분석 결과로 범행이 입증되었다 해도 혈흔형태 등 현장의 분석 결과와 기록이 이를 입증할 수 없다면 범죄를 확인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혈흔의 형태는 사건 현장에서 혈흔의 여러 가지 특징을 분석함으로써 다양한 추측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범인과 피해자가 사건 당시 매우 심하게 다투었을 경우 범인도 피를 흘렸을 가능성이 있다. 이때 비산된 혈흔 가운데 자유낙하 혈흔(정지된 상태에서 중력의 힘에 의해 떨어진 혈흔)이 발견되거나 또는 다른 혈흔과 전혀 다른 각도에서 비산된 혈흔이 있다면 이는 범인이 흘린 혈흔일 가능성이 크다.

충격 각도가 예각이면 혈흔은 90도에서 만들어지는 둥근 형태가 아닌 타원형을 취하게 된다. 충격의 각도가 줄어들수록 혈흔은 더 길어지고, 약 30도에서 혈흔의 꼬리가 가장 눈에 잘 띄게 된다. 조가비 형태의 혈흔은 핏방울이 수평 방향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알려준다. 각도가 예각일수록 핏방울의 한쪽에는 조가비 형태가 아예 없게 되지만 반대쪽에는 아주 긴 조가비 형태가 나타나게 된다.

또한 범인이 심하게 다쳐서 도주한 경우 혈흔이 형성된 모양을 통해 범인이 도주한 경로와 방향을 추정할 수 있다. 즉, 움직이면서 떨어진 혈흔의 경우 움직인 방향 쪽으로 위성 혈흔(본래의 혈흔 방울에서 떨어져 나가서 형성된 톱니모양의 혈흔)이 형성된다. 위성 혈흔의 가로와 세로의 비율에 따라 도주 당시의 속력을 추정하여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본다. 그리고 이를 채취하여 분석을 하면 범인의 혈액형 및 유전자형을 알 수 있어 범인을 좁혀갈 수 있고, 용의자가 잡히면 그의 유전자형과 비교하여 일치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과학향기링크사건 현장에서 혈흔의 흐름과 왜곡 현상이 많이 관찰되었다면 자살의 가능성은 작아진다. 즉, 피해자가 알 수 없는 둔기 등으로 맞아 의식을 잃고 출혈된 경우 혈액은 보통 중력 방향으로 흐른다. 중간에 누군가 시신을 움직이면 왜곡이 일어나 혈흔의 흐름의 방향이 바뀌게 된다. 시신 등에서 발견되는 왜곡 혈흔은 범인이 시신을 옮기거나 다른 변화를 주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혈흔이 없는 빈공간은 어떠한 물건이 놓여 있었는데 사후에 물건이 없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여러 가지 혈흔의 비산된 방향을 분석하면 혈흔이 어느 곳으로부터 비산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 범행의 중심 장소를 추정할 수 있다. 이는 실험실에서도 미리 충격된 혈흔으로 줄기법(혈흔에 수많은 선을 연결하여 혈흔의 시작점을 찾는 법) 등을 사용하여 분석을 하면 기원점을 정확하게 찾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여러 가지의 혈흔의 모양이 실제의 사건현장에서 관찰된다. 손, 머리카락 등에 묻은 혈흔이 다른 물건에 묻은 경우의 전달된 혈흔, 코 등에서 호흡에 의해 분출된 호기 혈흔, 파리 등이 옮겨서 마치 비산된 작은 혈흔처럼 보이는 파리 얼룩 등 다양한 혈흔의 모양이 존재하고 이들은 사건 당시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사건 현장에 다양하게 존재하는 이러한 혈흔들은 범행도구로부터 혈흔이 이탈되는 속도에 따라 보통 저속 혈흔, 중속 혈흔, 고속 혈흔의 3가지 종류로 나눈다. 저속 혈흔의 경우 초속 25피트(약 7.62m) 이하의 속도의 힘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데, 자연적으로 떨어진 자유낙하혈흔 등이 해당된다. 중속 혈흔은 초속 25피트~100피트(약 7.62m~30.48m)의 힘이 가해진 것으로, 동맥분출혈흔이나 이동하면서 흘린 혈흔 등이 해당된다. 고속 혈흔은 초속 100피트(약 30.48m) 이상의 충격에 의해 만들어지는데 주로 총상이나 폭발에 의한 혈흔, 호기된 혈액 등이 해당된다.

혈흔의 형태와는 달리 혈흔의 양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사건이 발생했는데 피해자는 다량의 혈흔만 남기고 실종된 상태였다. 용의자는 그를 폭행한 사실은 있지만 그를 살해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유전자분석 결과 혈흔은 분명히 피해자의 것이 맞았다. 하지만 그가 죽었는지를 알 수가 없었다. 따라서 흘린 혈흔의 양이 정말 치사량에 이를 수 있는 양인지를 추정해야 했다. 정밀하게 혈흔의 양을 측정한 결과 흘린 피가 치사량에 가까운 것으로 계산되었다. 이 사건은 결국 사법사상 처음으로 간접적인 증명으로 시신이 없는 살인죄가 인정되었다.

외국은 1983년 11월에 매도널 박사에 의해 국제혈흔형태분석전문가협회(IABPA)가 결성되었으며 한국도 지난 2008년 6월 5일 한국혈흔형태분석학회가 창립되어 출범하였다. 살인 사건 등 강력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현장에 흔적이 있는 한, 완전범죄란 없다. 사건 당시에 피해자 또는 범인이 흘린 혈흔이 진실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글 : 박기원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유전자분석과 실장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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