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쥐가 생태계를 습격한 사연

“사람은 큰 사람 덕을 봐도, 나무는 큰 나무 덕을 못 본다”라는 말이 있다. 사람의 경우에는 자신보다 큰 사람의 품에 들면 그의 관심과 보호 속에서 빠르게 성장할 기회를 잠을 수 있지만, 나무는 다르다. 광합성을 하며 살아가는 나무의 경우에는 큰 나무의 그늘 밑에 들게 되면 빛을 제대로 받지 못해 광합성을 제대로 할 수 없어 성장이 더뎌지고, 거미줄처럼 뻗어있는 큰 나무의 뿌리에 가로막혀 물과 무기질의 흡수도 방해받으니 제대로 생존하기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큰 나무 그늘에 갇힌 작은 나무는 영양분의 부족과 햇빛에 대한 갈망으로 심하게 줄기가 휘어지거나, 잔가지들을 산지사방으로 뻗어내는 초라한 모양새를 띄기 마련이다. 하지만 작은 나무라고 끝까지 작은 것만은 아니다. 목재를 탐낸 나무꾼이 큰 나무를 베어내어 그늘을 제거해주면, 작은 나무들은 숨통을 틔우고 다시 하늘을 향해 쑥쑥 자라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생태계의 모든 생물들은 한정된 자원을 놓고 경쟁하면서 살아간다. 자원을 확보하면, 즉, 먹잇감을 충분히 확보한 개체는 원활한 영향 공급으로 덩치가 커지게 되고, 커진 덩치는 그 자체로 다른 경쟁자들을 물리치는 유리한 요소가 된다. 이는 육식동물 뿐 아니라 초식동물에게도 해당된다. 코끼리는 비록 초식동물이지만 다 자라면 사자조차도 함부로 사냥하러 덤비지 못하는 무적의 존재가 된다. 5톤에 달하는 코끼리의 커다란 덩치와 그 육체가 가진 물리적 힘이 훌륭한 무기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충분한 먹잇감만 확보할 수 있다면, 개체의 진화는 덩치가 커지는 쪽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 전략을 충실히 수행한 것이 바로 공룡이다. 2억 2천 5백 만 년 전, 트라이아스 후기에 처음 지구상에 등장한 공룡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아마도 현대인이 이 시절의 공룡을 처음 맞닥뜨린다면, 긴 꼬리를 가진 털 없는 닭을 닮았다고 생각했으리라. 공룡이 등장하기 전에도 이미 파충류는 있었으나, 공룡은 도마뱀이나 악어와 같은 파충류에 비해서 확실한 생존 이점이 있었다. 그 건 바로 다리의 구조였다. 

보통 파충류의 다리는 몸통과 수평한 구조에서 뻗어 나오므로, 몸을 떠받칠 수 없기에 상대적으로 이동 속도가 느리다. 하지만 공룡의 경우, 다리가 몸통과 수직을 이루어 몸통을 떠받치기에 이동이 용이할 뿐 아니라, 심지어는 두 개의 뒷다리로 일어서서 빠르게 달리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이동상의 장점은 고만고만한 동물들만 존재하던 고생대 생태계에서는 엄청나게 유리한 전적이었으며, 이 이점을 바탕으로 공룡을 빠르게 성장하는 전략을 선택한다. 

또한 풍부한 먹이와 산소량, 조류의 특징을 지닌 공룡의 폐는 대기 중 산소를 빨아들이는데 훨씬 유리했다.(산소량의 증가는 개체의 양적 성장을 이끌어낸다. 실제로 로버트 두들리 애리조나 주립대 교수는 산소 농도를 23%(현재 대기 중 산소 농도는 21%)로 높여 초파리를 기른 결과 세대를 거듭할수록 크기가 커진다는 것을 발표한 바 있다.) 이런 다양한 생태적 유리함은 공룡을 이후 2억년이 넘는 기간 동안 생태계 지배자로 군림하게 하는 원인이 됐고, 공룡은 이를 바탕으로 엄청나게 큰 덩치를 가지는 방향으로 진화한 바 있다. 육식공룡이었던 티라노사우르스는 몸길이 13m에 몸무게 6톤의 거대한 사냥꾼이었으며, 이름마저도 어마어마한 슈퍼사우루스는 몸길이만 42m에 55톤의 몸무게를 지닌 그야말로 산더미 같은 생물체로 자라났다. 

하지만 모든 개체들이 이 전략을 이용할 수는 없다. 이미 덩치가 큰 경쟁자들이 우위를 선점하고 있거나 혹은 덩치 경쟁에서 밀려난 경우, 그 틈바구니에 낀 개체들은 오히려 덩치가 작아지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일단 커다란 몸집은 많은 양의 먹이를 필요로 하기에 먹잇감을 충분히 구할 수 없는 개체들의 크기가 작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몸집이 작아지면 몸을 숨기기도 쉬워져 덩치 큰 개체들의 사나운 눈초리를 피하기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초기의 포유류다. 

포유류의 특징을 일부 가진 원시 포유류인 파충류형 포유류인 시노그나투스(Cynognatchus)는 공룡과 비슷한 2억 2천 5백 만 년 전에 지구상에 등장했고, 몸 크기도 여우만 했다. 하지만 생존경쟁에서 우위권을 쥔 공룡이 생태계의 제왕으로 군림하게 되면서 점점 커지는 공룡들의 틈바구니에서 덩치가 큰 개체들은 고스란히 이들의 먹잇감이 됐고, 1억 8천 만 년 경에 지구상에 남은 파충류형 포유류는 쥐 정도의 크기의 개체만이 남게 된다. 그리고 살아남은 이 개체들은 더 이상 파충류형 포유류가 아닌 완벽한 포유류의 특징-항온, 털가죽, 수유, 새끼 보호 등-으로 변모돼 있었다. 

포유류는 파충류에 비해 온도 변화에 민감하지 않고, 새끼들의 생존율도 높아서 개체수도 어렵지 않게 증가했지만, 이들 역시도 덩치에서 밀리는 공룡들의 틈바구니에서 살아야 했기에 큰 덩치를 갖지는 못했다. 쥐 크기의 포유류들이 몸집을 불릴 기회를 잡은 것은 6천 5백 만 년 경, 공룡이 멸종된 이후였다. 큰 나무가 베어지면 그 밑에서 기를 펴지 못했던 작은 나무들이 경쟁하며 자라나듯 공룡이 멸종해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된 생태계에서 가장 먼저 승기를 잡았던 것은 다름 아닌 포유류였던 것이다. 이들의 몸속에서 수억 년 동안이나 잠자고 있던 ‘크기에 대한 열망’은 매머드(몸무게 9톤)와 마스토톤(몸무게 6톤)으로 이어졌다. 

쥐의 조상 중 하나인 포베로미스 패터르소니(Phoberomys pattersoni)도 이들에는 못 미치지만, 몸 길이 2.5m에 무게는 700kg에 달하는 거대한 덩치로 자라났다. 공룡 대신 번성하기 시작한 포유류는 곧 그들 사이에서 새로운 덩치 경쟁을 이어나갔다. 코끼리나 코뿔소, 기린과 같은 개체들은 점점 덩치를 키워 생존의 유리한 지점을 선점하는 형태로 변모했고, 이 틈바구니에 끼인 쥐를 비롯한 설치류들은 좁은 공간에서 천적의 눈에 덜 띠는 형태로 작아지는 전략을 구사하면서 이들 종간 개체 차이는 점점 벌어지기 시작했다. ‘쥐꼬리만 하다’, ‘쥐뿔도 없다’, ‘쥐구멍 같다’라는 등 쥐와 관련된 관용어구가 대부분 아주 적은 양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는 것을 보면 소형화 전략을 선택한 쥐의 생존 전략은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진 셈이다.

하지만, 현재의 쥐가 작다고 해서 미래의 쥐 역시도 작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쥐가 작아진 것은 환경과 맞물린 적응의 결과이지, 쥐는 무조건 작아야 한다는 숙명 따위는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대형 포유류들의 상당수가 멸종 위기에 처해있는 현실은 오히려 쥐에게 있어서는 예전의 영광을 되찾는 기회의 발판이 될 수도 있다. 

이에 영국 레스터대 얀 잘라시에비치(Jan Zalasiewicz) 교수는 고립된 생태계에서는 특히나 쥐들이 생태계의 새로운 주인의 위치를 차지하고 이에 따른 보상 급부로 대형화가 이루어질 것이라 주장한다. 쥐는 거의 모든 것을 먹는 잡식성 중에서도 최고의 식성을 자랑하는 무편식주의자이기 때문에 먹잇감의 범위가 넓고, 번식력이 강하다는 특징을 지닌다. 쥐의 일종인 생쥐의 경우, 생후 30일이면 성적 성숙이 일어나며, 임신 3주 만에 6~12마리의 새끼를 한꺼번에 낳을 수 있고, 출산 후 21일이면 수유기간이 끝나기에 다시 임신이 가능할 정도로 엄청난 번식력을 가진다. 

쥐의 이 엄청난 번식력은 쥐를 잡아먹고 사는 천적들에게 풍부한 먹잇감이 되는 동시에, 천적이 없는 경우 쥐가 생태계의 우위를 단숨에 독점할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렇게 된다면 과거 공룡이 사라진 자리를 차지한 포유류들이 자체 경쟁을 벌여 대형화됐듯, 천적이 사라진 생태계에서 쥐들끼리의 경쟁을 통해 거인증을 가진 쥐가 출현할 가능성 역시 매우 높다. 그리고 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잘라시에비치 교수는 고립된 생태계, 즉 외따로 떨어져 오랫동안 독자적 생태계를 이루었던 작은 섬에 사람들이 이주하면서, 이와 함께 들어온 쥐들이 기존의 생태 균형을 깨뜨리고 새로운 지배자가 된 사례, 즉 ‘쥐의 섬’에 대한 사례들을 다수 제시했다. 

또한 최근 영국과 스웨덴 등에서는 몸길이 40cm가 넘는 거대쥐가 자주 출몰해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일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과연 지구 생태계의 미래는 마이티마우스(Minghty mouse)가 지배하는 쥐들의 천국이 될 것인가? 정확한 답은 먼 훗날이나 답할 수 있을 테지만, 지금처럼 대형 포유류의 멸종이 가속화된다면 그에 비례해 이 가능성은 더 커질 것만은 분명하다. 

글 : 이은희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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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없었다면 공룡은 온순해졌을까?

퇴근 후 집에 돌아온 아빠, 머리를 삭발한 채 빡빡이가 돼 버린 태연을 보고 기겁을 한다. 태연, 민머리에 하얀 띠를 두르고 사뭇 심각한 표정까지 지은 것이 뭔가 심각한 선언이라도 할 모양이다.

“아니, 너 도대체 뭐가 불만이야~. 그냥 말로 하지, 이게 무슨 극단적인 행동이란 말이냐!”

“아버지, 저도 더 이상 이렇게 짜디 짠 용돈으로는 도저히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섰어요. 용돈 100% 인상안을 수용해주지 않으신다면 계속 까까머리로 살아가겠어요.”

이때, 기가 막힌 표정으로 부엌에서 나오는 엄마.
“연극 그만 하시지! 머리에서 간장게장 냄새가 날 때까지 꾸역꾸역 안 감고 버티더니, 이를 옮아왔지 뭐에요. 요즘 세상에 이가 다 뭐야 정말. 그래서 악의 뿌리를 뽑는다는 심정으로 시원하게 밀어버렸어요.”

“아하! 그랬었군. 그럼 우리 태연이가 그동안 그토록 포악한 성격을 보였던 것도 이 때문이었던 걸까? ‘쥬라기 공원’이나 ‘박물관은 살아있다’ 같은 영화를 보면 공룡 성격이 아주 포악하게 나오잖니. 그런데 얼마 전, 케빈 존슨이라는 미국의 과학자가 공룡화석에서 뽑아낸 DNA에서 6,500만 년 전에 살았던 ‘이(louse, 사람이나 동물의 몸에서 피를 빨아먹으며 기생하는 곤충)’의 흔적을 발견했다지 뭐냐. 결국 공룡들은 살아생전 대부분의 시간을 이 때문에 온 몸을 벅벅 긁어대며 보냈고, 그 결과 성격이 거칠어졌다는 거지.

“네에? 그 어마어마한 크기의 공룡이 겨우 이 때문에 포악해 졌다고요? 어맛!”

“암튼 지금까지는 공룡이 멸종한 이후 조류와 포유동물의 종이 다양해지는 시기에 이가 서식하기 시작했다고 여겨졌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이의 최초 숙주가 공룡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으니까 상당히 의미는 큰 연구였지.”

“공룡에 대해 더 말해주세요! 저 공룡 완전 좋아하잖아요. 벽에도 잔뜩 공룡 그림 붙여 놓고.”

“음… 또 무슨 얘기를 해줄까. 참, 얼마 전에는 중생대에 살았던 육식공룡이 야행성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단다. 예전에는 공룡이 주행성이라서 포유류가 공룡을 피하려고 야행성으로 진화한 거라고 알려졌었거든. 그런데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팀이 중생대 공룡 눈 화석 33개를 분석한 결과 육식공룡이 희미한 빛을 잘 감지할 수 있는 야행성 눈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단다.

“와, 그럼 이다음에 타임머신을 발명하면 중생대로 날아갈 때는 공룡을 피해서 꼭 낮에 가야겠어요. 그런데 아빠, 공룡은 이미 수천 만 년 전에 멸종했잖아요. 어떻게 그런 사소한 사실들까지 알아낼 수 있는 거예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어. 이미 사라진 지 오래 된 생명체지만 친절한 공룡들은 많은 흔적을 남겨주었단다. 뼈 화석, 알 화석, 위석(위에서 소화를 돕는 돌), 분(배설물) 화석, 발자국화석 등 종류도 아주 다양하지. 이런 화석들을 분석해서 공룡의 비밀을 풀게 되는데, 가장 먼저 하는 건 눈으로 살펴보고 추측하는 거야. 그리고 연대 같은 경우에는 방사성 연대측정법을 주로 사용해 알아낸단다. 방사성원소란 불안정해서 스스로 붕괴하며 에너지를 잃는 원소를 말하는데, 붕괴 전의 원소를 엄마 원소란 뜻의 ‘모 원소’로, 모원소가 붕괴하여 생긴 원소를 아들 원소란 뜻의 ‘자 원소’라 부르지.”

“쳇, 딸 원소는 왜 없는 거야? 완전 치사해요.”

“에고,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암튼 모 원소 절반이 붕괴해서 자 원소로 바뀌는 기간을 반감기라고 하는데, 이 반감기는 온도나 압력 등 외부 조건에 상관없이 일정하기 때문에 연대측정에 매우 유용하단다. 방사성 연대측정법은 연대를 측정할 때 이용하는 원소에 따라 탄소(14C-14N), 우라늄-납(U-Pb) 연대측정법 등이 있단다.”

“아까 공룡 피 빨아먹던 이는 DNA 분석으로 알아냈다고 하셨잖아요.”

“그랬지. 요즘엔 생명과학 기술이 워낙 발달해서 화석 DNA 분석도 자주 활용되고 있단다. 물론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처럼 옛날 곤충이 빨아먹은 공룡의 피 DNA를 분석해서 공룡을 부활시키는 수준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말이야. 이 밖에도 최근에는 3차원 비파괴 투시 분석 기법을 이용해서 암석 속에 감춰진 화석의 성격을 분석하기도 한단다. 암석을 훼손하지 않고도 그 속의 화석에 대한 세밀한 3차원 입체화상을 확보할 수 있는 거지.”

“아~ 생각만 해도 너무 좋아요. 저 과학 완전 사랑해요! 점점 발달하는 과학기술 덕분에 공룡의 실체를 훨씬 더 자세히 알 수 있게 되는 거잖아요.”

태연, 벽면 가득 붙어있는 공룡들의 그림을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본다. 그 모습을 보던 아빠, 깜짝 놀라며 뒤로 물러선다.

“아빠, 왜 그러세요?”

“저, 저… 저기 있는 파키케팔로사우르스 말이다. 일명 대머리 공룡! 저 녀석의 모습이 태연이 너와 너무나도 흡사하구나. 이럴 수가!”

“아빠~, 정말 너무해!!”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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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신기하다.”


막내 왕궁금이가 눈이 휘둥그레지며 소리쳤다. 가족들과 봄나들이 삼아 공룡 박물관을 찾은 왕박사 씨는 아이들이 너무나도 재미있어하는 모습에 뿌듯했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다가 프로토케라톱스(Protoceratops)의 실물 모형을 본 왕박사 씨는 문득 얼마 전에 본 뉴스가 떠올라 아이들에게 얘기해주었다.

올해 초에 경기도 화성시 전곡항에서 이 프로토케라톱스의 화석이 발견되었다고 하는구나. 프로토케라톱스는 백악기에 살았던 초식 공룡인데 이번에 발이랑 꼬리뼈 화석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견되면서 한국 공룡 연구에 아주 중요한 자료가 된 것이지.”

“아빠! 백악기가 몇 년 전을 얘기하는 거죠? 학교에서 배웠었는데…”
“요 녀석~ 그러게 복습을 하랬잖아. 백악기는 1억 4,000만 년에서 6,600만 년 전을 가리킨단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백악기 시대의 공룡들의 흔적이 발견되고 있어. 고생대에 한반도와 중국, 일본은 하나의 대륙이었는데 중생대 쥐라기에 대보조산운동이 일어나 중생대 초기 백악기의 한반도에는 거대한 호수들이 생겼지. 한반도의 온화한 날씨에 호수 주변의 식물과 먹이가 풍부했기 때문에 공룡들이 살기엔 안성맞춤인 환경이었어. 당시 호수가 있었던 경상도와 전남 지역에 공룡들의 흔적이 분포되어 있단다. 그중에서도 1982년에 1천 8백여 개의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 경남 고성은 미국 콜로라도 주, 아르헨티나 서부 해안과 함께 세계 3대 공룡 발자국 화석지로 유명하지.”

“그렇군요. 우리나라가 세계 3대 화석지 안에 꼽힌다니 왠지 뿌듯한 걸요. 음… 프로토케라톱스는 어떤 공룡이었어요?”
“그래. 공룡 화석은 무엇보다 중요한 유물이지. 그렇기 때문에 우리 후손에게 잘 물려 주어야겠지. 프로토케라톱스는 처음으로 뿔을 가진 초식 공룡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야, 이 공룡의 화석은 과거에 몽골에서 발견되었는데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면서 서식지가 몽골에서 우리나라까지 이어졌다는 걸 알 수 있게 되었어.”



“와! 굉장해요. 우리나라에 살았던 다른 공룡들 얘기도 해주세요~”
“먼저 타르보사우루스(Tarbosaurus)에 대해서 설명해볼까? 저기 보이는 티라노사우루스와 크기가 10~12m 정도로 비슷하고 친척관계에 있다고 추정되고 있어. 아, 마침 한반도의 공룡들만 따로 전시해 놓았구나. 타르보사우루스는 두 발로 걷고 육식을 한다고 해서 이족보행 육식공룡이라고 불리는데 앞발이 짧고 연약해서 먹이의 뼈를 발라 먹지 못하고 통째로 먹는대. 저기 보이듯이 앞발이 너무 작지?”

“아하~ 정말로 머리나 몸집에 비해 앞발이 작네요. 뒷발은 걷거나 뛰어다녀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먹잇감을 바로 입으로 재빠르게 낚아채야 했겠네요.”
“맞아. 초원에서 타르보사우루스가 초식동물을 잡아먹는 장면이 상상이 되지? 엄청난 굉음을 지르는 소리도 들리는 것 같고 말이야.”

“아빠, 저도 힘센 공룡 친구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하하~ 네 몸집에 비해서 너무 큰 거 아닐까? 타르보사우루스보다는 벨로키랍토르(Velociraptor)가 네 친구로 더 적당할 것 같구나.”
“벨로키랍토르요? 키가 얼마나 되는데요?”

“벨로키랍토르의 키는 1.8m 정도야. 주둥이가 길고 좁은 형태이고, 꼬리가 얇고 길어서 시속 60km까지 달릴 수 있었지. 시조새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돼. 날카로운 갈고리 모양의 발톱이 있어서 먹잇감의 급소에 치명상을 입히는 방법으로 사냥했을 거라고 추정된단다. 벨로키랍토르라는 이름도 날쌘 도둑이라는 뜻으로 작은 몸에 비해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가졌으며 공격력이 강해 잔인하고 사악한 육식공룡으로 알려져 있지. 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몽골, 중국, 러시아에 분포되어 서식했어.”

“저 큰 공룡 이름은 뭐에요? 벨로키랍토르 옆에 있으니까 훨씬 더 커보여요!”
“테리지노사우루스(Therizinosaurus) 말하는 거니? 키는 10m 정도인데 70cm가 넘는 긴 발톱이 있어. 2족 보행 초식 공룡이고 긴 발톱을 사용해 상대를 공격했지. 이름도 ‘큰 낫 도마뱀’이라는 뜻이야. 이 공룡 역시 우리나라, 몽골 등지에서 발견되었어. 큰 몸집에 걸맞게 알도 45cm로 큰데, 지금까지 발견된 공룡알 중에서 가장 큰 크기란다.”



“약간 거북이를 닮은 것 같기도 해요.”
“응. 맞아. 그래서 1940년대 후반에 몽골과 러시아의 연합 화석 탐험대에 의해 발견되었을 때는 거북을 닮았다는 뜻의 첼로니포르미스(cheloniformis)라 불리다가 1954년에 러시아의 고생물학자 말리브에 의해서 지금의 이름이 붙여졌지.”

“정말 알면 알수록 더 알고 싶은 걸요~ 점심 먹고 중생대 전시장도 가요!”
“그래. 우리 왕궁금이가 재미있어하니까 아빠도 즐겁구나. 점심 맛있게 먹고 마저 보자꾸나.”

글 : 이상화 과학칼럼니스트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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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주말 양과장네 가족은 세계에서 가장 큰 익룡 발자국의 화석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물갈퀴새 발자국 화석이 있는 해남 우항리로 탐구 여행을 갔다.

“아빠, 여기 바위에 큰 발자국이 무척 많아요.”
“어~ 그래. 현민아, 그것이 바로 동일 지층에서 발견된 익룡의 발자국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큰 발자국 화석이야.”
“와! 30cm도 넘을 것 같아요.”
“정확하게 35cm란다. 이렇게 큰 익룡이 있었다는 것은 이 주위로 무척이나 많은 공룡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겠지?”
발자국을 보며 신기해하는 현민이에게 정여사가 대답했다.

“그런데 이런 발자국들이 몇 천만년 지나도 남아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해요.”
“그렇지? 이런 발자국 화석을 생흔 화석이라고 하는데….”
“여보, 갑자기 그렇게 어려운 용어를 쓰면 현민이가 못 알아듣잖아요.”
“헤~ 맞아요. 역시 우리 엄마가 최고야!”
“그…그런가? 그러면 우리 간단하게 화석에 대해 좀 알아볼까?”
“네. 좋아요~”

“화석은 우선 몇 가지 분류로 나눌 수 있어. 우선 화석이 생성될 당시 그 주변 환경을 알려주는 시상화석이 있고, 화석이 생성될 당시의 시대를 측정할 수 있는 표준화석이 있지.”
“시상화석과 표준화석이요?”
“그래. 현민아, 예를 들어 산호는 바다가 잔잔하고 수심이 얕으며 따뜻한 바다에서만 자라는 특성이 있어. 그래서 어느 지층에서 산호 화석이 발견되었다면 그 당시 그 주변은 수심이 얕고 따뜻한 바다라는 것을 추측해 볼 수 있겠지? 이런 화석을 시상화석이라고 한단다.”

“그럼 표준화석은요?”
“표준 화석은 화석이 생성될 당시의 시대를 추측해 볼 수 있는 화석을 말하는데…. 음, 예를 들면 현민이가 좋아하는 스테고사우루스 공룡의 경우 지금으로부터 약 1억 5,600만 ~ 1억 4,600만 년 전 쥬라기 후기에 살던 공룡이야. 그러니까 어느 지층에서 스테고사우루스의 화석이 발견되었다면 화석이 발견된 지층은 쥬라기 후기 지층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 이런 화석을 표준화석이라고 해.”

“아~ 그렇구나. 시상화석과 표준화석. 까먹지 말아야지. 아빠, 그런데 어떤 화석을 보면 이렇게 발자국만 있는 것이 있고 어떤 것은 뼈 그대로 있는 것도 있고 어떤 것은 돌처럼 생긴 화석이 있는데 이런 화석들은 다 다른 거예요?”
“그건 엄마가 설명해 줄게. 그런 것들은 화석이 어떻게 생성 됐는가에 따라 나누어지는데, 예를 들어 지금 보고 있는 이런 발자국같이 그 당시 동물들의 발자국이나 몸이 끌린 자국들이 그대로 굳어지면서 만들어진 화석을 흔적화석 또는 생흔화석이라고 해. 그리고 지층 속에 동물의 유체가 묻힌 뒤 분해되어 완전히 사라져 버리고 그 외형만 남아 있는 것을 몰드(Mold)라고 하고 이 몰드에 지하수나 화산암의 영향으로 다른 성분이 들어가 채워지는 것을 캐스트(Cast)라고 한단다.”

“와, 우리 정여사가 그걸 어떻게 알았어? 대단한데!”
“현민이랑 이곳에 온다고 공부한 거라고요~”
“우리 엄마 최고다.”
“호호~ 그렇지? 현민아, 그럼 우리 직접 화석을 만들어 보면서 어떻게 화석이 만들어지는지 알아볼까?”
“물론이죠! 어서 만들어 봐요.”


[실험방법]
준비물 : 지점토, 입이 넓은 용기, 파라핀(양초), 종이컵, 비눗물, 전자레인지, 공룡 인형

[진행순서]
1. 입이 넓은 용기에 지점토를 깐다.
2. 공룡 인형에 비눗물을 바른다.
3. 지점토 위에 공룡 인형을 놓고 꾹 누른다.
4. 다시 공룡 인형을 뺀 다음 그곳에 비눗물을 살짝 바른다.
5. 전자레인지에 녹인 파라핀 용액을 용기에 붙는다.
6. 잠시 후 파라핀 용액이 굳으면 용기에서 파라핀과 지점토를 꺼낸다.
7. 여기에서 지점토를 제거하면 화석 만들기 성공.

글 : 양길식 과학칼럼리스트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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