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ING의 과학] 못생겨도 괜찮아, 늙은 호박의 변신

호박은 억울하다. 생김새만으로 못생긴 얼굴에 비유되니 말이다. 게다가 늙은 호박이라면 어떤 심정일까? 그런데 실제로는 젊은 호박보다는 오히려 늙은 호박이 영양이 좋고 활용도도 높다. 미국의 대표적인 축제인 할로윈(Halloween)을 생각하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것도 바로 이 늙은 호박이다. 할로윈이 되면 각 가정에서 늙은 호박으로 잭 오 랜턴(Jack-O’-Lantern)이라는 등을 만든다. 늙은 호박은 여름에 수확하지 않고 노랗게 익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수확한 것이다. 늙은 호박은 애호박이나 풋호박에 비해 성숙했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으로 보면 된다. 

늙은 호박의 정식 이름은 청둥호박이며, 맷돌호박이라고도 한다. 맷돌호박은 모양이 맷돌처럼 둥글납작하게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호박은 박과에 속하고, 종류도 다양한데 늙은 호박은 동양종으로 원산지는 중앙아메리카로 추정한다, 호박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9,000년 전부터고, 특히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전 세계로 전파했다고 하니 오래전부터 전 세계인들이 즐기는 음식재료인 셈이다. 

“세상사를 말할 때는 / 겉만 보고 말하지 마라 / 홀로 꽃 피우고 맺힌 / 호박덩이일지라도 / 
단 한 순간도 허투루 살지 않았다 / 숨 턱턱 막힌 삼복더위와 / 처서 넘은 입동까지도 / 
지칠 줄 몰랐을 저 불같은 성정” 
                                                                           - 박철영 시 ‘늙은 호박’ 중에서 

그래서일까? 위 시에서도 보듯이 늙은 호박은 숙성된 기간만큼 성숙하고 더 많은 영양소와 효능을 가진다. 늙은 호박을 두고 노래한 시인은 호박의 겉만 보고 말하지 말고 늙은 호박이 견뎌낸 시간을 기억하라고 말하고 있다. 사람이나 식품이나 마찬가지다. 

늙은 호박은 쓸모가 많은 채소다. 우선 겉이 단단해 저장성이 좋으므로 식량이 부족하던 과거에는 가을부터 이듬해까지 구황(救荒) 식품으로 이용했다. 또 어린덩굴과 잎은 익혀 먹고, 호박은 죽을 끓여 먹거나 잘 말려서 각종 요리에 쓰인다. 

호박은 잘 익을수록 당분이 증가한다. 늙은 호박의 당분은 소화 흡수가 잘 돼 위장이 약한 사람이나 회복기의 환자에게 특히 좋다. 전분이 풍부하고, 소화 흡수가 잘되는 당질과 비타민A의 함량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중요한 것이 베타카로틴인데, 이 성분 때문에 늙은 호박이 노란빛을 띤다. 녹황색 채소나 과일, 조류에 많이 함유된 베타카로틴은 항산화 작용을 하고, 피부 건강을 유지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베타카로틴은 체내에 들어가면 비타민A와 같은 효력을 나타낸다. 베타카로틴은 매우 중요한 파이토뉴트리언트(phytonutrient, 식물만이 가진 영양소)로서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을 주고 최근에는 폐암 예방 효과까지 입증됐다. 베타카로틴을 함유한 녹황색 채소의 대표식품격인 시금치는 2002년 미국의 <타임>지에서 세계 10대 슈퍼푸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늙은 호박에는 비타민과 미네랄 성분이 풍부해 고혈압과 당뇨병 치료에 도움을 주고, 중풍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박은 피부 미용과 노화 방지는 물론 기운을 북돋아 주는 효능이 있다. 또한, 식이섬유소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변비에 효과적이다. 이뇨 작용을 하기 때문에 출산 후, 여성의 부기를 빼는 데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늙은 호박이 산모의 부기를 빼는 데도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산모의 적혈구나 헤모글로빈 수치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늙은 호박을 주원료로 한 한방 생약재 추출액을 분만 직후 산모에게 주었더니, 적혈구와 헤모글로빈 수치가 올라가는 효과를 보인 것이다. 

늙은 호박은 껍질부터 과육, 씨까지 영양분이 풍부하게 함유된 만큼 통째로 다 활용해도 좋다. 또한, 호박씨에는 필수 아미노산과 비타민E가 들어 있어서 뇌의 혈액순환과 두뇌 발달에 도움을 준다. 몸에 좋은 불포화 지방과 머리를 좋게 하는 레시틴 성분이 많고, 단백질을 구성하는 필수아미노산이 많이 들어있다. 또 호박씨가 혈압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도 있으며 산모가 젖이 부족할 때 호박씨를 구워서 먹으면 젖이 많이 나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겨울철 기침이 심할 때 구워서 설탕이나 꿀과 섞어서 먹으면 효과가 있으니, 긁어낸 호박씨는 버리지 말고 따로 모아 말려 먹거나, 삶아서 보약처럼 먹어도 좋다. 

늙은 호박은 다양한 요리로 활용할 수 있다. 우리가 많이 먹는 호박죽이나 호박범벅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고구마, 팥, 넝쿨 콩, 찹쌀, 새알심 등과 함께 만드는 호박범벅은 맛도 좋지만 다양한 영양소를 보충해주기 때문에 밥을 대신한 훌륭한 영양식이다. 호박의 과육 부분을 쪄서 으깬 뒤, 죽처럼 만들면 아이들도 좋아하는 호박죽이 된다. 그리고 늙은 호박의 당분을 이용해서 호박엿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또 과육을 우리거나 졸여서 차로 마실 수도 있다. 호박 차는 우리 몸을 따뜻하게 해 혈액순환을 도와주기 때문에 추운 날씨에 더욱 좋다. 

늙은 호박으로 만든 호박 꿀단지는 출산한 뒤의 부기를 빼기 위한 음식으로 이용한다. 만드는 방법은 먼저 꼭지 부분을 동그랗게 도려내고 속의 씨를 긁어낸다. 속에 꿀을 한 컵 정도 넣고 도려낸 부분을 다시 막아 3~4시간 동안 찌면 안에 물이 고이는데, 이것을 따라 마시는 것이다. 

그럼, 어떤 호박을 구매하는 것이 좋을까? 늙은 호박은 선명한 황색을 띠는 것이 좋다. 색이 너무 연하면 속이 덜 익거나 영양이 떨어진 것일 수 있다. 껍질에 윤기가 돌고 전체적으로 동그랗게 균형이 잡혀 있고, 분가루 같은 하얀 것이 많이 묻어있는 호박이 맛있는 호박이다. 또 꼭지가 무르거나 멍들이 않고, 속으로 움푹 들어간 호박이 더 달다. 호박을 들었을 때 너무 가벼울 경우 속과 조직이 엉성할 수 있으니 묵직한 호박을 사는 것이 좋다. 늙은 호박을 보관할 때는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하며, 잘라서 손질한 후에는 잘 밀봉해 냉장고에 보관해 두고 먹으면 좋다. 

깊어가는 겨울, 뜨끈한 호박차 한 잔으로 속도 달래고 건강도 챙겨보자. 

글 : 정혜경 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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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에너지, 똥과 오줌에서 찾는다

광활한 논 위로 펼쳐지는 붉은 노을. 시골 길을 달리다 보면 아름다운 경치에 푹 빠진다. 하지만 이내 분위기를 깨는 불청객이 있으니, 바로 냄새. 시골 냄새로 불리는 특유의 구린내 주인공은 똥이다. 대게 똥은 사람들에게 더럽고 냄새나고 쓸모없는 존재로 여겨진다. 똥 냄새가 나면 절로 얼굴이 찌푸려지고 코를 막곤 한다. 하지만 ‘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더럽기만 했던 똥, 이제 더는 쓸모없는 존재가 아니다. 똥이 화석연료를 대신 할 친환경 에너지가 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지난해 11월, 영국 시내에 독특한 버스가 등장했다. 버스 한쪽 벽면에는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런 디자인을 갖게 된 이유는 이 버스가 사람의 똥으로 움직이는 버스이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최초로 똥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이 ‘똥 버스’는 벌써 운행을 시작해 브리스톨 공항과 배스 시내를 연결하고 있다. 

 

사진. 똥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영국의 바이오 버스(출처: GENeco)



똥 버스를 움직이게 에너지원은 정확하게 말해서 똥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다. 똥의 55~75%는 물이고, 25∼45%는 메탄가스 물질로 이뤄져 있다. 메탄은 천연가스(LNG)의 주성분이다. 따라서 똥이 현재 지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양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바이오 에너지가 되는 셈이다. 

똥에서 메탄가스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산소를 싫어하는 혐기성 미생물이 필요하다. 주로 클로스트리듐(Clostridium)이나 신트로픽박테리아(Syntrophic Bacteria), 메타노사르시아 바르케리(Methanosarcia barkeri)를 사용한다. 이 미생물들은 유기물을 섭취한 뒤 탄화수소나 유기산, 질소화합물 등을 분해하고 탄산가스나 메탄가스를 방출한다. 큰 탱크에 똥을 담고, 여기에 미생물을 넣어주면 이 둘이 서로 반응해 나온 메탄가스를 한 데 모아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다. 

최초의 똥 버스는 연료를 버스 지붕 위 탱크에 담아 사용한다. 한 번 충전하면 300km의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데, 사람 다섯 명이 1년 동안 배설한 똥의 양과 같다. 이 연료는 실제로 브리스톨 지역에 사는 주민들의 똥으로 만든 것이다. 브리스톨 하수처리장에 모인 배설물과 하수, 음식물 쓰레기에서 모아서 만든 것으로, 이곳에서 매년 1,700만㎥의 바이오 가스를 만들어 8,3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실제로 똥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바이오 가스는 이미 활발하게 이용돼왔다. 독일의 축산 농가에서는 젖소를 기르면서 나오는 똥의 바이오 가스로 전기를 만들어 썼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공원에 널려 있는 애완동물의 똥을 모아 전기를 만들어 가로등을 켰다.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 국립축산과학원에 바이오 가스 생산시설을 만들어 하루 10톤의 가축 분뇨로 300kW의 전기로 만들기도 했다. 

똥의 활약에 오줌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최근에는 오줌으로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영국 브리스톨 웨스트잉글랜드대의 이에로풀로스 교수와 연구진들이 오줌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미생물 연료전지(MFC, Microbial Fuel Cel)를 만든 것이다. 

이 기술에서도 미생물이 중요하다. 미생물 연료전지가 썩은 과일이나 죽은 파리, 생활하수, 오줌을 미생물이 분해하는 원리를 이용한 장치이기 때문이다. 일단 실린더에 미생물을 겹겹이 쌓는다. 그리고 이 실린더에 오줌을 통과시키면 미생물이 오줌에 포함된 포타슘이나 소듐 성분을 분해하고, 이 과정에서 생기는 화학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 

이 미생물 연료전지는 화석연료를 쓰지 않아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에너지효율이 85%로 매우 높다. 또 미생물 연료전지 하나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1파운드(약 1,700원)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전지로 화장실을 만들 경우 600파운드(약 100만 원) 정도면 충분하다. 앞으로 생활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난민캠프 같은 지역에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람은 평생 10~20톤 정도의 엄청난 양의 똥을 싼다. 지구에 사는 70억 명의 사람이 한 해 배출하는 대변은 2천 900억㎏, 소변은 19억 8천만ℓ나 된다. 앞으로 이 양을 모두 에너지로 바꿔서 사용한다면 연간 최대 약 10조 8천억 원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앞으로 똥과 오줌이 환하게 밝혀 줄 세상이 기대된다. 

글 : 이윤선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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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과 소시지, 먹어도 될까?!

평소 육류 음식을 즐겨 먹는 직장인 박 모(32) 씨는 요즘 들어 우울하기만 하다. 얼마 전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발표한 육류 관련 발암 기사를 접하고 나서부터, 입맛을 잃었기 때문이다. 오늘 회사 식당에서 제공된 제육볶음도 먹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이내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평소 같으면 한 접시 더 먹었을 박 씨지만, 발암 관련 기사가 머릿속을 계속 맴돌며 께름칙한 기분이 들어서 더는 식사를 할 수가 없었다. 

■ 숨겨진 진실? 아니면 과잉 반응?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IARC가 지난 10월 26일, 햄이나 소시지 같은 가공육과 적색육(red meat)을 각각 1등급 발암물질과 2등급 발암물질로 발표한 뒤, 국내 축산 업계와 소비자들에게 불어 닥친 후폭풍은 꺼질 줄을 모르고 있다. 해외 축산업계도 이번 발표로 상당한 피해를 보고 있지만, 국내 축산업계는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다. 매출은 반 토막이 났고, 하루아침에 인체에 해로운 식품을 파는 주범으로 전락해 버렸다. 
 

사진 1. 적색육(출처: wikimedia)



소비자들 또한 그동안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적색육이나 가공육을 즐겨 먹어 왔는데, 갑자기 담배나 석면 같은 발암물질로 분류된 것을 보고 모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특히나 자녀가 있는 집에서는 가공육에 길들어 있는 아이들의 입맛을 대체할 식품을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이처럼 업계와 소비자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심각하자 며칠 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한국인의 섭취량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발표하며 진정에 나섰다. 하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은 식탁에 자주 오르는 햄과 돼지고기를 먹어도 되는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도대체 어떤 성분이 문제이기에 지난 몇 십 년 동안 잘 먹고 잘 지냈던 가공육과 육류가 하루아침에 발암 물질로 전락한 것일까? 진짜로 암을 일으키는 성분이 포함돼 있었는데 그동안 소비자가 모르고 있었던 걸까? 아니면 과잉 반응에 따른 침소봉대(針小棒大)의 소산일까?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그 이유에 대해 한번 알아봐야겠다. 

■ 아질산나트륨이 발암물질을 유발한다?! 

IARC가 현재 발암 유발 물질로 지목한 물질은 적색육을 조리할 때 발생하는 화학물질과 가공육에 들어있는 화학첨가물이다. 이 중 적색육을 조리할 때 발생하는 ‘N-니트로소 화합물(NOC)’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가 가장 의심을 받는 화학물질이다. 이들은 절임(curing)이나 훈제(smoking) 같은 가공육 공정에서 만들어지는 유해물질로 알려졌지만, 부치기(pan frying)와 그릴(grilling), 그리고 바비큐(barbecuing)와 같이 육류를 고온으로 조리하는 과정에서도 대거 생성된다. 

가공육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가공육도 처음 만드는 과정은 적색육을 조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앞에서 언급한 물질 외에도 ‘헤테로사이클릭아민(HCAs)’이 제조 과정에서 생성되는데, 이 성분 또한 발암 유발 물질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화학물질 중 일부는 이미 암을 유발하는 성분을 가진 것으로 강력한 의심을 받고 있거나, 이미 확인된 물질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결과에도 불구하고 적색육이나 가공육으로 인해 어떻게 암 위험이 증가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사진 2. 아질산나트륨의 성상 및 분자식(출처: wikipedia)



화학첨가물로는 가공육에 들어가는 아질산나트륨(sodium nitrite)이 논란의 주인공이다. 가공육은 고기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각종 첨가물을 넣게 되는데, 이 중에서 아질산나트륨은 붉은빛을 돌게 하는 발색제의 역할과 맹독성 식중독균인 보툴리누스(botulinum) 균의 번식을 막는 보존제 역할을 한다. 
 
아질산나트륨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높은 온도에서 육류의 아민(amine)과 결합해, ​발암물질인 니트로사민(nitrosamine)을 생성하기 때문이다. 국내 식품안전 전문 검사기관들은 15세미만의 어린이와 임산부가 아질산나트륨을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아질산나트륨 등 각종 첨가물을 뺀 천연 가공육은 발암 가능성으로부터 안전할까? 이에 대해서도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나 있지 않은 상황인데, 사실 결론이 나 있지 않다기보다는 ‘모른다’는 것이 정답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아질산나트륨과 같은 첨가물을 뺀 햄이나 소시지가 국내에서도 판매되고는 있으나, IARC의 이번 발표가 가공육의 특정 첨가물이 발암 요인이라는 것을 밝힌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질산나트륨과 같은 첨가물을 뺀 가공육이 발암 위험이 적거나 없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 유해성과 위해성 혼동 말아야 

이처럼 모든 것이 불명확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과연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현명할까? 이에 대해 국내 암 전문가들은 ‘발암 물질과 접촉해도 발암 위험이 없는 적정량과 안전한 조리방법을 택해 이를 생활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여기서 적정량이란 발암 여부를 평가할 때, 발암 성분의 존재 여부와 함께 그 성분의 용량까지 고려돼야 한다는 점을 뜻한다. 예를 들면 옥수수나 콩의 썩은 부분에서 검출되는 아플라톡신(aflatoxin)은 니코틴(nicotine)보다 독성은 훨씬 높지만, 인체 노출량은 니코틴의 백만 분의 1도 되지 않는다. 

독성은 강하지만 양이 적은 아플라톡신보다는, 독성은 낮지만 훨씬 많은 양이 인체에 노출되는 니코틴이 더 문제라는 의미다. 이 같은 비유를 든 이유는 적색육이나 가공육 섭취량이 서양인에 못 미치는 동양인에게 서양인과 같은 잣대를 댈 수는 없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특히 먹거리와 같은 생활 습관 요인은 인종이나 지역, 문화 등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이번 IARC의 발표를 우리 식탁에 그대로 적용하는 데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서는 더욱 많은 규명 작업이 이뤄지겠지만, 현재 시점에서 소비자들이 알아야 할 분명한 사항은 육류의 유해성(Hazard)과 위해성(Risk)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해로운 점은 있지만, 얼마만큼 먹어야 위험한지에 대해서는 IARC 조차도 답변이 궁한 상황이니까. 

글 : 김준래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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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디젤’은 과연 ‘클린’한가


‘가솔린이냐, 디젤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햄릿이 삶과 죽음에 대해 깊게 고민했다면, 현대인들은 자신의 차를 살 때마저도 깊은 고민에 빠진다. 가솔린 엔진 차를 살 것인가, 아니면 디젤 엔진 차를 살 것인가! 차를 사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해봤을, 참 어려운 고민이다. 

최근에는 디젤 엔진 차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2013 국내 자동차 신규 등록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사상 처음으로 디젤 엔진 차의 판매량이 가솔린 엔진 차 판매량을 넘어섰다. 이후 수입 디젤차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디젤 엔진 차 판매량은 더욱 급상승했다. 

사실 경제적인 면에서 봐도 디젤 엔진 차를 사는 게 유리하다. 초기 구매 비용은 가솔린 엔진 차보다 상대적으로 조금 비싸지만, 경유 값이 저렴한 만큼 차량 유지비가 적게 들어 오래 탈수록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디젤 엔진이 개발된 배경도 경제적인 이유에 있다. 디젤 엔진이 개발되기 전 시대의 증기기관과 가솔린 엔진은 크기가 크고 가격이 매우 비싸 일반 서민들이 구매하기엔 매우 어려웠다. 이때 독일의 기계기술자인 루돌프 디젤은 일반인들도 쉽게 살 수 있는 저렴한 엔진을 만들겠다는 꿈을 키웠다. 작고 가벼우면서도 연료 효율도 높은 엔진을 말이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1893년, 루돌프 디젤은 드디어 디젤 기관을 발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관은 ‘작고 가벼우면서도 연료 효율이 높은 값싼 엔진’으로 높은 효율을 인정받아 특허를 받았고, 1919년 대량 생산돼 선박과 트럭, 열차, 잠수함 등 대형 기관에 사용되기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형차인 트럭과 버스에 주로 사용됐고, 이후 승합차나 SUV 등 점차 사용 범위가 확대됐다. 

하지만 디젤 엔진 차는 환경오염 물질이 많이 배출한다는 점에서 구매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찝찝하게 했다. 특히 예전 버스나 승합차 배기관에서 시커멓게 나오던 연기가 바로 그 주인공! 시커먼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몸에 해로운 느낌이 들었고, 거리에 차가 늘기 시작하면서 공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만 갔다. 

디젤 엔진 차는 일반적으로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을 많이 내놓는다. 미세먼지는 일반 먼지의 10분의 1 크기일 정도로 작다. 같은 농도라면 미세먼지의 수가 먼지보다 많다. 먼지는 크기가 작을수록, 수가 많을수록 몸과 반응하는 표면적이 넓다. 따라서 미세먼지가 몸 안에 들어오면 호흡기는 물론 온몸 구석구석에 들어와 염증을 일으킨다. 

한편 질소산화물은 NO, NO2, N2O 등 질소와 산소로 이뤄진 다양한 형태의 화합물을 통틀어 말한다. 질소산화물이 체내에 들어오면 기관지 염증과 천식, 만성기관지염을 일으키며 심할 경우에는 폐부종(Pulmonary edema)을 일으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디젤 엔진 차는 이런 불편한 마음을 잊으라는 듯 몸에 해로운 물질들이 배기관 밖으로 배출되지 않도록 처리하는 장치를 개발해 차에 장착하기 시작했다. 

디젤 자동차에 적용된 대표적인 장치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첫 번째는 배출가스를 줄이는 장치다. 디젤 엔진 차에서 유해한 물질들이 나오는 원인은 연료인 경유가 불완전연소를 하기 때문인데, ‘CRDI(Common Rail Direct Injection)’로 표시되는 커먼레일 엔진 기술은 연료를 고압으로 축적했다가 분사되는 양과 타이밍, 횟수를 제어해 불완전연소를 줄여 준다. 

다른 방법은 만들어진 배출가스를 깨끗하게 처리해서 내보내는 방법이다. ‘배기가스 후처리장치’로 불리는 ‘DPF(Diesel Particulate Filter)’는 차에서 만들어진 배출가스를 바로 배출하지 않고 필터를 이용해 미세먼지와 같은 해로운 물질을 걸러낸다. 최대 단점이었던 환경오염문제를 해결했으니 디젤 엔진 차를 사면서 들었던 불편한 마음이 합리화 되는 듯 했다. 

이 기세를 몰아 디젤 엔진 차는 ‘클린디젤’이란 이름으로 친환경이란 이미지를 갖게 됐다.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촉진에 관한 법률(친환경자동차법)’에 따르면 디젤 엔진 차는 전기자동차와 태양광 자동차, 하이브리드자동차, 연료전지 자동차 등과 함께 ‘친환경 자동차’에 포함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디젤 엔진 차가 친환경 자동차로 분류되는 것에 대해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단 다른 친환경 자동차와 달리 디젤 엔진 차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화석 연료를 연료로 사용한다. 또한 처리장치는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한 것이 아니라 해결한 것처럼 보이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2015년 10월에 폭스바겐 조작 사태가 터지자 다른 디젤 엔진 차도 얼마든지 ‘친환경’으로 둔갑했을 수 있다는 의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실제로 폭스바겐 사태 이후 디젤 엔진 차에 대한 우리나라 법도 바뀔 조짐이다. 환경부는 디젤 엔진 차에 면제됐던 환경개선부담금을 다시 내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이찬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디젤차를 친환경 차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대표로 발의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친환경 제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친환경 먹거리와 친환경 차, 친환경 건축물 등…. 친환경이라는 브랜드는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때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자연환경을 오염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환경과 잘 어울리는 일’이라는 뜻을 가진 친환경! 제품에 친환경이라는 이름을 붙일 때는 좀 더 정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물론 제품을 선택하는 건 소비자의 몫이다. 

글 : 이윤선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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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알릴 영감을 찾는다, 왕립학회

1660년 11월 28일 저녁, 십여 명의 학자들이 스물여덟 살의 젊은 청년의 천문학 강의를 듣기 위해 런던의 그레셤 대학 강의실에 모였다. 그 청년은 바로 17세기 영국의 건축가이자 천문학자인 크리스토퍼 렌(Christopher Wren, 1632~1723)이다. 세인트 폴 대성당을 비롯해 런던의 53개 교회를 설계한 인물이다. 젊은 학자들이 모인 그곳에서 유용한 지식을 모으기 위한 단체를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고, 이것은 바로 왕립학회의 시작이었다. 

창립회원으로는 과학자 존 윌킨스, 철학자 조지프 그랜빌, 수학자 존 월리스, 현미경학자 로버트 훅 등이 있다. 처음에는 실험적 학문의 정립이라는 목표에 맞게 주로 회원 개개인이 경비를 들여 진행한 실험이나 연구를 발표하고, 그것을 시연해 보이는 활동이 주를 이뤘다. 처음에는 ‘왕립’이라는 것은 이름뿐이었지만, 1662년 왕실의 허가를 받아 왕립학회로 발돋움했다. 

왕립학회의 정식명칭은 The Royal Society of London for Improving Nature Knowledge, 자연과학 진흥을 위한 런던왕립학회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아이작 뉴턴, 벤저민 프랭클린, 찰스 다윈, 제임스 와트, 마이클 패러데이 등 세상을 바꿔놓은 과학자가 바로 이 왕립학회의 회원이었다. 무려 80여 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고 있다. 
 



■ 왕립학회, 국제화를 지향하다 

왕립학회는 세계의 최고 지식을 한데 모아 현대 과학을 정립하는 데 앞장섰다. 1665년에는 세계 최초로 과학 학술지 <철학회보(Philosophical Transactions)>를 발간했고, 동료 평가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현재는 코플리 상, 데이비 상, 휴스 상과 같은 명예상을 수여하고 있으며 왕립학회 회원에게는 ‘왕립학회 회원(Fellow of Royal Society)’의 약자인 FRS를, 학회장에게는 ‘왕립학회 회장(President of Royal Society)’의 약자인 PRS를 수여하고 있다. 

왕립학회는 국제적 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시절에도 철저하게 국제화된 기관이다. 독일 출신의 헨리 올덴버그가 <철학회보>의 편집인으로 활동했고, 이탈리아의 마르첼로 말피기, 네덜란드의 크리스티안 하위헌스와 같이 영국 국적이 아닌 사람에게도 왕립학회의 문은 열려 있었다. 왕립학회의 본래의 명칭이 ‘런던 왕립학회’라는 것만 봐도 그렇다. ‘영국 왕립학회’가 아니라 ‘런던’이라는 지역 이름을 썼고, 이는 처음부터 왕립학회가 국제화를 지향했다고 볼 수 있다. 

 왕립학회는 뛰어난 가문의 자제가 아니어도 회원이 될 수 있었다. 부와 명예보다는 그 사람의 창의성과 성실함을 더욱 높게 평가했다. 뛰어난 관찰력과 성실함으로 미생물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앤터니 반 레이우엔훅(Antonie van Leeuwenhoek, 1632~1723)는 초등교육밖에 받지 못했다. 그의 아버지는 바구니를 제작하는 일을 했으나, 그가 6살 때 세상을 떠났다. 레이우엔훅은 16살 때 도제 생활을 했고, 그때부터 현미경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그는 마흔이 넘어서부터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약 50년 동안 왕립학회에 무려 600통의 서신을 보냈다. 그의 논문에는 자신이 제작한 현미경으로 본 모습을 정교하게 그린 그림을 포함하고 있었다. 자신이 만든 현미경 26개를 왕립학회에 기증하기도 했다. 왕립학회는 그가 보여준 과학에 대한 열정과 성실함을 높게 샀고, 1680년 왕립학회 회원으로 추대했다. 왕립학회가 그에게 수여한 메달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고 한다. “그의 연구는 아주 작은 것이지만, 그 영광은 절대 작지 않다.” 

■ 그 누구의 말도 취하지 마라 

런던의 트래펄가 광장에서 버킹엄 궁으로 이어지는 가로수 길에 왕립학회의 건물이 있다. 건물 외벽의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에는 라틴어로 이렇게 쓰여 있다. “그 누구의 말도 취하지 마라.” 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객관성을 다시 일깨우면서, 왕립학회를 방문하는 과학자들은 경외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왕립학회가 올해로 설립 355년이 됐다. 여전히 왕립학회는 건재하고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뉴턴이나 찰스 다윈, 아인슈타인, 제임스 와트, 알렉산더 플레밍과 같은 기라성 같은 과학자들이 거쳐 갔고, 현재는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호킹, 팀 버너스-리와 같은 과학자들이 모여 있다. 350년이 넘는 왕립학회에서 활동한 회원은 8천 명 정도다. 

왕립학회에는 100여개의 위원회가 있다. 중요한 과학 연구를 발굴하고, 훌륭한 성과를 가려 정부기관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 위원회의 가장 중요한 일은 새로운 과학자를 발굴해 회원을 선출하는 일이다. 10개의 위원회에서 새 회원을 선출하는 일을 하고 있다.현재 약 1,40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데, 어떤 사람은 이를 두고 1,400명의 평사원이 일하는 회사 같다고 하기도 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양의 피를 수혈하는 기이한 생체 실험으로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고, 재정적인 어려움이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아이작 뉴턴이나 험프리 데이비와 같은 뛰어난 인물이 등장해 왕립학회의 명성을 되살리기도 했다. 

지난 11월 17일부터 왕립학회와 영국 국립과학관의 소장품 180여점이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서 특별 전시되고 있다. ‘뉴턴과 세상을 바꾼 위대한 실험들’이라는 이름으로 근대 과학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다. 아이작 뉴턴의 데드 마스크, 윌리엄 허셜의 천체망원경, 영국 왕실의 혼천의 등 현대과학의 근간이 된 영국 근대과학의 탄생을 다양한 전시물을 통해 체험할 수 있다. 영국 왕실의 소장품이 해외에서 전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이번 기회를 통해 전시회에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이 전시회는 내년 2월 28일까지 진행된다. 

글 : 심우 과학칼럼니스트 

*참고 : 거인들의 생각과 힘 (빌 브라이슨, 까치,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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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 복제 프로젝트! 제2의 돌리 탄생하나?

역사상 가장 유명한 양인 ‘돌리(dolly)’의 존재는 1997년 2월 23일 ‘네이처(Nature)’지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려졌다. 그 소식이 전해지자 ‘세계 최초의 체세포 복제 포유동물’이라는 화려한 수식어와 함께 ‘과학계의 거대한 약진’이라며 전 세계 언론들은 열광했다. 
분위기가 잠시 가라앉자 사담 후세인과 같은 악인이 만들어지면 어떻게 하느냐는 논쟁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인간 복제라는 문제가 튀어나온 것이다. 그러자 세계 각국은 인간 복제 금지와 관련된 법안들을 제정했다. 

하지만 복제양 돌리가 탄생하게 된 애초의 목적은 인간의 불치병 치료에 있었다. 인간의 유전자를 주입해 변형시킨 체세포로 동물을 복제하면 인간의 단백질이나 호르몬을 생산하는 동물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것이다. 
사실 이안 월머트 박사와 키스 캠벨 박사가 돌리를 탄생시킨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어떤 양들은 복부를 둘러싼 근육과 피부가 제대로 들어맞지 않은 불완전한 모습으로 태어나거나, 신장 기능이 비정상적인 개체도 있었다. 또 정상보다 훨씬 거대한 몸집의 양이 태어나기도 했으며, 탄생 후 몇 주간 호흡에서 문제를 일으킨 개체도 있었다. 
월머트 박사팀은 그 같은 시행착오를 무려 276번째 거듭한 끝에 돌리를 탄생시켰다. 그렇기 때문에 돌리는 1996년 7월 5일에 태어났으나, 건강상의 결함을 확인하느라 그로부터 8개월 후에야 세상에 공개됐다. 

그래도 연구진은 안심할 수 없었다. 복제 동물에게 잠재돼 있던 결함이 후손에게 유전자로 전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다행스럽게도 돌리는 태어난 지 1년 9개월 후 ‘데이비드’라는 숫양과 짝짓기를 해 ‘보니’라는 건강한 새끼 양을 낳았다. 
돌리에게 문제가 나타난 건 출생한 지 3년이 흐른 후였다. 돌리 체내의 세포들이 늙은 동물에서나 볼 수 있는 노화 조짐을 나타내기 시작했던 것. 2002년 초엔 돌리의 아버지인 이안 월머트 박사가 돌리의 왼쪽 뒷다리에 관절염이 생겼다고 발표했다. 양에게 관절염이 생기는 건 흔했지만, 문제는 돌리의 경우 예상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 관절염이 생겼다는 것이다. 

결국 돌리는 진행성 폐질환 증세가 악화돼 여섯 살이 되던 2003년 2월에 안락사 됐다. 돌리의 사체는 보존 처리돼 그가 태어난 곳인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 ‘왕립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출생 시 외관상 결함은 없었지만 돌리는 태어날 때부터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았다. 텔로미어란 염색체 양끝에 있는 말단 부위로서, 세포 분열을 할 때마다 조금씩 닳아 없어진다. 즉, 텔로미어는 노화의 정도를 알려주는 시계와 같은 셈이다. 
따라서 돌리는 이미 노화한 상태로 태어나서 일찍 사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며, 돌리의 죽음은 체세포 복제 방식에 대한 안전성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사진 1. 돌리의 박제(출처: wikipedia)



돌리 이후 소와 생쥐, 개, 고양이, 돼지 등의 체세포 복제 동물이 탄생했다. 이 복제 동물들도 대부분 돌리처럼 의학 치료란 목적에서 만들어졌다. 그런데 이 같은 애초의 목적은 차츰 빛을 바랬고,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순수하게 경마를 위해서 복제된 말이 탄생하는가 하면, 마약을 탐지하거나 인명을 구조하는 능력이 뛰어난 특수견이 복제 기술로 만들어졌다. 현재 일반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복제 동물 시장은 애완동물 상품이다. 애지중지 키우던 애완동물이 죽을 경우 거금을 들여 원래의 애완견과 유전자가 거의 동일한 애완동물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특산 한우처럼 인기 있는 품종이 복제 동물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 같은 목적에 의해 탄생한 복제 동물의 경우, 음식으로 이용해도 안전한가 하는 논쟁을 야기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식품안전청(EFSA)에서는 복제 동물을 식용으로 먹거나 복제 동물로부터 생산된 우유가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유럽연합의 농업위원회는 복제 동물의 식용을 금지했으며, 일부 단체들도 정보 부족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수많은 복제 동물의 출현과 이 같은 논쟁으로 인해 새로운 복제 동물의 탄생에도 무관심해진 요즘 영국에서 반가운 소식 하나가 날아들었다. 중국에서 건너와 에든버러 동물원에 있는 판다 2마리에 대해 복제 프로젝트를 시작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중국 서부의 쓰촨성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판다는 현재 약 1,800마리밖에 없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중국의 산업화로 인해 판다 서식지인 대나무 숲이 급격히 줄어든 것이 표면적인 이유다. 

그런데 판다는 원래 번식이 까다로운 동물이다. 약 2400만 년 전 곰의 공통 조상에서 갈라져 나와 대나무를 먹는 초식동물로 진화했지만, 판다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육식동물의 신체 구조를 갖고 있다. 풀을 잘 소화시킬 수 있는 내장기관이 발달하지 않았으며, 소화를 돕는 장내 미생물의 종류도 육식동물에 가깝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 

판다는 이 같은 신체적 약점을 어마어마한 식사량으로 극복하는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 즉, 대나무를 엄청나게 많이 먹음으로써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하는 것이다. 따라서 판다는 하루 일과의 대부분을 식사에 사용할 만큼 먹는 것 외에 다른 것에 관심이 없다. 그러니 짝짓기는 물론 어쩌다 새끼를 낳아도 육아에 신경을 쓰지 않아 대를 잇기가 무척 어렵다. 
 

사진 2. 미국 국립동물원에서 판다가 대나무를 먹고 있다.(출처: wikipedia)



에든버러 동물원이 판다 복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 프로젝트에는 복제양 돌리의 실험에 참여한 적이 있는 로슬린 연구소의 빌 릿치 박사도 합류했다고 한다. 판다 복제 프로젝트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글 : 이성규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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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시계의 비밀, 미분방정식이 해결했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도 사람들은 날이 밝으면 잠에서 깨고, 어두워지면 잠을 잔다. 마치 사람의 몸속에 시계가 들어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와 같이 규칙적인 수면 주기가 유지되는 이유는 생체리듬에 관여하는 멜라토닌(melatonin) 때문이다. 보통 밤 9시 경에 분비되기 시작해, 아침 7시쯤에 멈추는 이 호르몬 때문에 사람들은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잠을 자고 기상하게 되는 것이다. 

잠뿐만이 아니다. 위장에는 소화를 돕는 효소가 존재하는데, 이 효소가 배출되는 시점도 시계처럼 정확하다. 바로 아침과 점심, 그리고 저녁 식사를 앞두고 조금씩 배출되기 시작한다. 밥을 먹고 난 다음에 효소가 나오면 소화를 제대로 시킬 수 없기 때문에, 식사를 할 때쯤이 되면 우리 몸이 미리 음식을 소화시킬 효소를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의 몸은 24시간을 주기로 일정하게 움직이는 신체리듬을 갖고 있는데, 이를 ‘생체시계(biological clock)’라 부른다. 이 시계는 사람의 신체가 하루 종일 누워 있거나 어둠속에 머물러 있는 등 평소와 다른 상태가 되더라도, 예전의 주기적으로 움직이던 상태를 기억해 때가 되면 신체 상태를 변하도록 만들어 준다. 

생체시계를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외국으로 갔을 때 겪게 되는 ‘시차’를 통해 우리는 생체시계에 대한 존재를 파악할 수 있다. 시차로 고생하는 까닭은 우리 몸의 현재 시각이 언제인지를 알려주는 ‘생체시계’와 ‘현지의 시각’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 생체시계가 중요한 이유는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 

생체시계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의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거나 끼니를 제 때 챙기지 못하면 평소의 리듬을 잃어버리면서 생체시계가 교란을 일으킨다. 물론 하루나 이틀 정도는 평소와 다른 리듬을 보여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사람의 신체는 그렇게 약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듬이 깨지는 경우가 만성적으로 이어진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생체시계 교란이 만성화되면 그동안 균형을 이루던 신체 조화가 깨지면서 각종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비교적 규칙적인 수면과 식사 시간이 가능했던 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24시간 깨어있는 시대다. 밤에도 대낮같이 환한 조명시설 덕분에 교대근무나 야간근무를 하는 사람이 많다. 따라서 만성적인 생체시계 교란도 높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잠을 자거나, 일을 하는데 있어 신체에 가장 적합한 시간대가 있을까?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에는 집중력과 논리적 추론 능력이 극대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시간대다. 따라서 공부나 중요한 업무를 하는데 있어 적합한 시간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반면에 오후 6시에서 8시 사이의 초저녁은 심폐기능이 우수하고, 근력이나 유연성이 높아지는 시간대다. 따라서 걷기나 달리기 등 운동을 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24시간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모든 사람이 낮에만 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런 사람들의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낮에 잠을 자야 하는 사람은 침실환경을 바꿔 자신의 신체를 속여야한다”고 강조하며 “검은 커튼을 달거나 안대를 착용하는 등 비록 낮이지만 밤처럼 환경을 조성해야한다”라고 조언한다. 

■ 수학이 생물학 분야 난제 해결에 기여해 

체내에 생체시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지난 1954년 무렵이다. 생체시계가 당시 과학자들의 주목을 끈 이유는 바로 환경이나 온도와는 상관없이 일정한 리듬을 갖고 있다는 점이었다. 보통 온도가 오르게 되면 다른 생체반응은 빨라지는 데 반해, 생체시계의 반응은 이와는 대조적인 현상이었기 때문이다. 

그 후 생체시계로 인한 신체 리듬이 어떻게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전 세계의 과학자들은 생체시계 원리를 밝히려 노력했다. 하지만 최근까지 60여 년간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그러던 생체시계의 원리가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KAIST 수리과학과의 김재경 교수가 미분방정식을 이용한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온도 변화에도 불구하고 생체시계의 속도를 유지하는 원리를 발견한 것. 
 

그림 1. 인산화 스위치와 그 과정에서 사용된 수학 방정식(출처: KAIST)



KAIST 연구진은 이 같은 이유를 ‘피리어드2(Period2)’라는 핵심 단백질에서 찾았다.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피리어드2 단백질에 있는 ‘인산화 스위치(phosphoryltion switch)’가 피리어드2의 분해속도를 천천히 일어나게 함으로써, 비록 온도가 올라가도 생체시계가 일정한 속도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림 2. Period2 단백질이 인산화 스위치에 의해 낮은 온도에서 분해되는 속도가 더 빨라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험
(출처: KAIST)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체온이 오르면 생체시계의 분침도 다른 생체 반응처럼 빨리 가려고 하는 것은 똑같다”라고 전제하며 “이렇게 빨리 가려고 하는 생체시계를 조절하는 것이 바로 피리어드2라는 단백질”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체온이 올랐을 때, 피리어드2 단백질이 생체시계의 태엽을 풀어서 빨라지는 분침을 천천히 가도록 늦추기 때문에 일정 속도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체온이 떨어져 생체시계의 분침이 느리게 가면, 이 단백질이 태엽을 감아 빨리 가도록 조정해 주는 역할을 한다. 

KAIST 연구진은 이 같은 모델링 가설을 토대로 듀크-싱가폴 국립 의과대학의 데이비드 벌쉽(David Virshup) 교수와 공동 실험을 진행했고, 그 결과가 최근 저명 학술지인 ‘몰리큘라 셀(Molecular Cell)’에 게재돼 주목을 끌고 있다. 

김 교수는 “앞으로 피리어드2 단백질을 조절하는 약물을 개발하면, 생체시계의 시간을 인위적으로 늦추거나 빠르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어렵고 복잡하게만 생각했던 수학으로 생물학의 난제를 해결한 사례로, 앞으로도 많은 문제를 수학적으로 해결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글 : 김준래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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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노벨 과학상의 주인공은 누구?

매년 10월이면 전 세계인과 연구자들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행사가 열린다. 특정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냈거나 중요한 연구의 실마리를 제공한 인물을 골라서 거액의 상금을 전달한다. 선정위원이 모인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이름을 호명할 때마다 각국에서는 기쁨의 박수와 아쉬움의 한숨이 뒤섞인다. 시작된 지 114년이나 됐지만 갈수록 인기와 권위가 동시에 높아지는 이 행사의 주인공은 바로 ‘노벨상’이다. 

노벨상은 스웨덴의 과학자 알프레드 노벨(Alfred Bernhard Nobel, 1833~1896)이 만들었다. 노벨은 거대한 폭발력을 가진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했다가 수많은 인명 피해를 유발하는 바람에 ‘죽음의 상인’이라고도 불렸다. 죄책감을 떨쳐내지 못하던 그는 재산의 90% 이상을 노벨상 제정과 수상에 사용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사후 5년이 지난 1901년부터 물리학, 생리의학, 화학 등 과학 분야와 문학, 평화를 합쳐 5개 분야에서 수상자를 선정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에 스웨덴 중앙은행이 경제학상을 추가 제정하면서 이제는 매년 10월이면 6개 분야에서 새로운 인물을 선정해 12월 시상식에서 각 10억 원이 넘는 상금을 전달한다. 

올해 노벨상은 10월 5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6일 물리학상, 7일 화학상, 8일 문학상, 9일 평화상이, 마지막으로 12일에는 경제학상이 결정됐다. 선정일이 다가올수록 각국 언론에서는 예상 수상자를 점찍어두고 분석 기사와 관련 자료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나날을 보냈고, 하루하루 수상자가 발표될 때마다 곳곳에서는 환호와 탄식의 목소리가 교차됐다. 

노벨상 중에서 과학 분야의 수상자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생리의학상은 투유유 중국 전통아카데미 주임교수, 오무라 사토시 일본 키타사토대학교 명예교수, 윌리엄 캠벨 미국 드류대학교 명예연구원 등 3명이 공동 수상했다. 이들은 저개발국가에서 주로 유행하는 감염성 질환을 퇴치하는 성분을 찾아낸 공로가 인정됐다. 투유유 교수는 말라리아 치료제를, 오무라 사토시 교수와 윌리엄 캠벨 연구원은 사상충증과 림프사상충증의 치료제를 개발했다. 

말라리아는 주로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데 전체 환자 수가 2억 명을 넘고, 사망자만 매년 수백 만 명이 넘는다. 환자의 90%가 아프리카에 거주하고 80%가 5세 이하일 정도로 경제적 취약계층을 주로 괴롭히는 질병이다. 투유유 교수는 길가에 흔하게 피어나는 개똥쑥에서 아르테미신 성분을 추출해내 중국 남부와 베트남의 말라리아 확산을 막았다. 박사학위도 없고 해외유학 경험도 없는데 고대 의학서적 속 전통재료를 연구한 것만으로 노벨상을 받아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흑파리에게 물려서 기생충이 감염되는 사상충증도 피해자 대부분이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중동에 거주한다. 사상충이 눈의 망막으로 침투해 시력을 잃기도 하고 림프사상충이 온몸에 퍼져 팔다리가 붓고 피부가 썩어 들어가기도 한다. 오무라 사토시 교수는 집 근처 흙 속에 사는 스테렙토마이세스 박테리아에서 50여 가지의 항생제 원료를 얻어냈다. 당시 미국 제약회사 머크(Merck&Co., Inc.) 소속이었던 윌리엄 캠벨 연구원은 그중 이버맥틴이라는 성분이 기생충 감염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고 저렴한 가격의 사상충증 치료제를 개발해 수많은 목숨을 구했다. 

물리학상은 가지타 다카아키 일본 도쿄대학교 교수와 아서 맥도널드 캐나다 퀸즈대학교 교수가 함께 받았다. 이들은 우주의 기본입자라 불리는 중성미자가 질량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중성미자는 타우, 뮤온, 전자 등 3가지 종류가 있으며 1cm3 공간에 초당 1천억 개가 지나갈 정도로 우주 어느 곳에든 가득 들어차 있다. 그러나 크기가 너무나 작아서 관찰이 거의 불가능하고 다른 입자와 상호작용도 하지 않아 물체에 부딪혀도 튕기지 않고 그대로 통과해 지나간다. 그래서 질량은커녕 존재 자체를 증명하는 일도 어려워서 유령입자라고 불리기도 한다. 

가지타 교수는 1km 깊이의 지하에 설치된 슈퍼가미오칸데 검출기를 이용해 1998년 중성미자 간의 관계를 밝혀냈다. 지구 대기권 내에서는 중성미자가 뮤온과 전자의 두 상태 사이에서 계속 변환을 일으킨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맥도널드 교수는 캐나다 서드버리 관측소에서 중성미자의 변환을 확인했다. 태양의 핵융합 과정에서 생겨난 수많은 중성미자가 지구에 도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중간에 상태가 바뀌기 때문이었다. 

이로써 중성미자가 직접 검출되지 않는다면 상태가 바뀐 것이지 아예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중성미자는 우주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된다. 지금도 매초마다 수십 조 개의 중성미자가 우리 몸을 통과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알지도 느끼지도 못한 채 생활한다. 중성미자의 비밀을 풀어낸다면 지금까지 상상하지도 못했던 연구 성과와 새로운 개발품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측된다. 

화학상은 토머스 린달 영국 프랜시스크릭연구소 명예소장, 폴 모드리치 미국 듀크대학교 교수, 아지즈 산자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교수 등 3인이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들은 일부 손상된 DNA가 스스로를 치료하는 과정을 밝혀낸 덕분에 유전자 차원에서 암을 치료하는 해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전자를 구성하는 DNA는 아데닌(A), 구아닌(G), 시토신(C), 티민(T) 등 네 가지 염기체의 서열에 의해 특성이 달라진다. 어떤 순서로 결합하는지에 따라 서로 다른 종류의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DNA의 염기체는 태어날 때부터 일정한 순서로 배열돼 있지만 후천적인 환경에 의해 달라지기도 한다. 독성물질에 노출되거나 가혹한 환경에서 거주할 경우 DNA가 손상돼 각종 질병이 생기고 수명이 단축될 수 있다. 

린달 소장은 DNA 스스로 잘못된 염기체를 잘라내고 새로운 염기체로 대체하는 현상을 발견했고, 모드리치 교수는 한 쌍으로 이루어진 DNA가 서로의 염기체 중에서 짝이 맞지 않는 부분을 고치는 현상을 규명했다. 산자르 교수는 자외선으로 손상된 DNA는 염기체뿐만 아니라 뉴클레오티드 성분까지 복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과학 전체의 거대한 시각에서 수상자들의 연구는 하나의 조그만 성과에 불과하지만 인류에게는 난치병 극복과 우주의 기본구조 규명이라는 커다란 이익을 가져다줬다. 올해도 우리나라는 노벨상을 배출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냈지만 학문 자체의 발전을 위해 그리고 인류를 위해 노력한다면 언젠가 저절로 영예가 주어지지 않을까. 

글 : 임동욱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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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ING의 과학] 가을무는 인삼보다 좋다?!


 

먹는 것은 삶의 가장 기본적인 일이죠. 모두가 어려웠던 옛날에는 무조건 많이 먹는 것이 우선이었지만, 요즘 트렌드는 맛있는 음식을 건강하게 먹는 것입니다. 그런 트렌드를 반영하듯, TV 프로그램에서는 요리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늘어났고, 최근에는 메인 시간대에 편성되면서 대중의 인기를 받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블로그나 카페에 다양한 요리법이나 영양소에 대한 내용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2015년 과학향기에서는 [COOKING의 과학]이라는 코너를 신설해 매월 제철 음식을 소개하고, 그 속에 담긴 영양소도 함께 전달하고자 합니다. 과학향기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에서 지역에 따라 ‘무수’ 혹은 ‘무시’라고도 부르는 무는 말 그대로 무시하면 안 되는 채소다.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채소는 단연 배추고, 그 다음으로 많이 먹는 채소는 양파와 바로 이 무다. 배추를 많이 먹는 이유는 물론 김치를 먹기 때문이다. 채소섭취량 중 김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한다. 그런데 이렇게 배추로 김치를 담가 먹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고, 과거에는 주로 무를 절여서 김치로 담가 먹었다. 겨울철이면 무로 담그는 시원한 동치미를 김치의 원형으로 보는 이유다. 이렇게 우리가 무를 많이 먹는데, 무는 제대로 대접을 못 받는 듯하다. 

무는 한자로 나복(蘿蔔)이라고 한다. 무의 원산지는 지중해 연안과 중앙아시아에 이르는 지역으로 알려졌다. 이것이 동(東)으로 넘어와 중국으로 전해진 것이다. 중국에서도 무는 재배 역사가 가장 오래된 채소 중의 하나이며, 기원전 10~6세기의 고전인 <시경(詩經)>에도 ‘저(菹)’에 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불교의 전래와 함께 삼국시대부터 재배되기 시작했다고는 하지만 기록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그러다가 고려 시대부터 무가 중요한 채소로 취급되기 시작했다. 고려시대 문인인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서 여섯 가지의 채소를 노래한 ‘가포육영(家圃六詠)’에는 순무를 장에 넣으면 삼하(三夏)에 더욱 좋고, 청염(淸鹽)에 절여 구동지(九冬至)에 대비한다고 기록돼 있다. 이는 “무장아찌는 여름철에 먹기 좋고, 소금에 절인 순무는 겨울 내내 반찬이 되네.” 라는 뜻이다. 지금의 시원한 동치미를 이미 고려시대부터 만들어 먹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무는 십자화과에 속하는 작물로 중국을 통해 들어온 재래종과 중국에서 일본을 거쳐 들어온 일본 무 계통이 주종을 이루지만, 최근에는 서양의 다양한 샐러드용 무가 재배되고 있다. 재래종에는 우리가 즐겨 먹는 깍두기나 김치에 사용하는 무, 그리고 알타리무(총각무)와 서울봄무가 있다. 그리고 일본 무는 주로 단무지용으로 쓰인다. 8월 중순이나 하순에 파종해 11월에 수확하는 가을무, 3, 4월에 파종해 5, 6월에 수확하는 봄무, 5, 6월에 파종해 7, 8월에 수확하는 여름무가 있다. 무는 이렇게 사시사철 재배가 가능하지만, 사실 가을인 지금이 제철이다. 가을철에 수확하는 무는 특히 더 아삭아삭하고 무 특유의 단맛이 풍부하다. 게다가 영양도 많아 가을철 무는 그 자체로 보약이다. 

무는 100g당 13kcal로 열량이 적고 섬유소가 많아, 영양과잉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특히 좋다. 칼슘과 칼륨 같은 무기질도 풍부한 편이다. 특히 무 100g당 비타민C의 함량이 20∼25mg이나 돼, 옛날에는 가을철에 수확해 땅속에 저장한 무는 채소가 없는 겨울철 비타민 공급원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 밖에 무에는 수분이 약 94%, 단백질 1.1%, 지방 0.1%, 탄수화물 4.2%, 섬유질 0.7%가 들어 있다. 또한 무는 비타민C, 포도당, 과당, 칼슘과 같은 각종 약용성분을 상당히 보유하고 있어 약용 가치로도 매우 뛰어나다. 특히 최근 연구에서는 무의 생리활성물질은 항산화기능을 가져 암과 같은 질병을 억제한다는 기능이 밝혀지기도 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속이 더부룩하거나 소화가 안 될 때 무 한 조각을 먹으면 소화가 잘 된다는 이야기가 있어, 옛날에는 소화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도 무에는 소화효소인 아밀라아제가 있어 소화를 돕는다. 우리 조상들은 생활 속에서 이 지혜를 알았던 것 같다. 특히 잘 발효된 동치미 국물 한 사발을 마시면 속이 시원해지는 경험을 한국인이라면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떡 상차림에는 반드시 동치미를 함께 올렸다. 

또한 무를 조금 먹으면 헛배가 부르지 않고 소화가 잘 된다. 또 무는 열을 내리게 하고 변도 잘 나오게 하는 효과도 있다. 생 무즙은 혈압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고 하니 혈압과 동맥경화가 있는 사람들은 생 무즙을 활용해 봄직하다. 

가을철 무는 달고 단단해 떡을 만들면 은은한 맛과 향이 난다. 겨울철이면 무시루떡을 해 먹는데, 기존의 시루떡에 무를 넣는 것이다. 무엇보다 전분 분해 효소인 아밀라아제가 풍부해 무를 떡에 넣으면 소화를 돕는 것을 물론이고, 수분이 많아 목 넘김도 좋다. 그리고 무는 독특하게 톡 쏘는 맛이 있는데, 이것은 무에 함유된 티오글루코사이드가 잘리거나 파괴됐을 때, 글루코사이다아제라는 효소에 의해 티오시아네이트와 이소티오시아네이트로 분리되면서 독특한 향과 맛을 나타내는 것이다. 

무는 옛날부터 김치나 깍두기로 많이 먹었고, 무말랭이나 단무지까지 그 이용이 매우 다양하다. 된장이나 고추장 속에 박아 장아찌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생선을 지지거나 조릴 때, 무 한 토막 넣고 지지면 생선보다 더 맛있는 조연이 바로 무다. 무의 줄기는 무를 수확한 후 줄기만 모아서 시래기를 만든다. 바로 먹을 것은 생으로 보관하고, 나머지 줄기는 삶아서 한 번에 먹을 만큼 포장해 냉동실에 넣어두면 편리하게 먹을 수 있다. 줄기를 끈으로 엮어 그늘에 달아두면 필요할 때마다 삶아서 나물을 할 수도 있고, 대보름날 맛있는 시래기나물로 먹을 수 있다. 

채소를 많이 먹는 것이 건강에 좋은데 요즘에는 값이 많이 비싸서 마음이 무겁다, 그런데 무는 그 크기에 비해 값이 저렴해서 더 마음에 드는 채소다. 무는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이 애용해 온 국민 채소이다. 맛과 영양뿐만 아니라 값까지 저렴한 편이니 가을 보약으로 그 맛과 효능을 즐겨볼 만하다. 

글 : 정혜경 호서대학교 바이오산업학부 식품영양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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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검진기에 담긴 과학원리-혈액, 소변, 혈압

회사 직원들이 단체로 건강검진을 받고 있는 A의료원 외래 현장. B팀장과 팀원들은 소변검사와 혈액검사, 그리고 혈압검사를 받기 위하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과중한 업무와 조직 내 스트레스로 인해 요즘 들어 부쩍 피곤함을 느끼던 B팀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히 점검해 봐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첫 검사항목인 소변 검사장에 들어섰다. 

■ 건강의 기준이 되는 소변의 색이나 혼탁도 

자신의 소변을 컵에 절반 정도 받아서 검사 담당자에게 가져다 준 B팀장은 이처럼 소량의 소변만으로 무엇을 알아낼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소변 시료에 이름표를 붙인 담당자에게 B팀장이 질문을 하자 이내 소변 검사의 원리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그는 “소변검사란 소변의 색이나 혼탁도, 그리고 배출되는 여러 종류의 노폐물들을 조사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하며 “따라서 건강검진이나 수술 전 검사 목적으로 모든 환자에게 일차적으로 시행하는 기본 검사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1. 소변검사 종류 (출처: 대한의학회)



담당자의 설명에 따르면 일반적인 소변검사는 크게 ‘물리적 성상(成相)’ 및 ‘화학적 반응’, 그리고 ‘요침사’. 이렇게 3종류로 구분한다. 

먼저 물리적 성상 검사는 소변의 색상 및 혼탁도, 냄새 등을 오감으로 검사하는 것을 말한다. 대개 건강한 사람의 소변을 혼탁하지 않고 맑으며, 밝은 노란색을 띄는 것으로 기준을 삼는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소변의 농축 정도에 따라 색이 짙거나 흐릴 수 있으며, 섭취한 음식물 및 약물에 따라 비정상적인 소변 색이 나타날 수도 있다. 

화학적 검사의 경우는 요당(urine sugar)과 요단백(urine protein) 등을 검출하는 것이다. 또한 pH(수소이온지수) 및 혈액이 섞여 있는지를 조사하는 잠혈 검사를 통해 소변의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요침사 검사(urine sediment analysis)가 있는데, 이것은 현미경을 이용해 적혈구와 백혈구, 그리고 세균 및 각종 결정 등을 관찰하는 검사를 뜻한다. 소변 중에는 적혈구 같은 세포성 성분과 각종 염류들의 결정들이 존재하는데, 이런 성분들을 검사해 다른 소변 검사 결과와 같이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질병 파악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검사 담당자로부터 이 같은 소변 검사의 방법을 전해들은 B팀장은 한 컵도 안 되는 소변 시료에서 이처럼 다양한 항목들을 분석할 수 있다는 사실에 신기해하면서, 앞으로는 건강한 생활을 위해서는 소변에도 신경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 자동혈구분석기로 빠르고 정확하게 

소변 검사 다음으로는 혈액 검사 차례였다. 혈액 검사를 기다리며 B팀장은 내심 긴장했다. 작년 검사에서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평소 술과 육류 안주를 즐기는 B팀장으로서는 이번 혈액 검사에서 예전보다 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타날까봐 걱정이 앞섰다. 

채혈이 끝나자, B팀장은 혈액검사의 방법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검사 담당자는 “최근에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 그리고 암과 같은 질병의 발병률이 높아지자 혈액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혈액검사는 한 번의 채혈만으로 간과 신장 등의 기능을 점검하고, 각종 급·만성 질환의 유무를 판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최근 들어서는 ‘자동혈구분석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검사의 신속성과 정확도가 날로 우수해지고 있다”라고 전하며 “검사결과도 예전에는 2~3일 씩 걸렸지만, 최근에는 빠르면 1~2시간 내에도 확인할 수가 있어 환자의 편의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검사 담당자의 설명에 따르면 혈액검사 방법으로는 크게 3가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액학적 방법에는 혈구 검사, 즉 CBC(Complete Blood cell Count)가 있는데, 이 방법은 혈색소나 혈소판 감소증, 그리고 적혈구 및 백혈구의 수치를 측정하는 것이다. 

혈색소가 감소된 경우 빈혈의 진단을 내릴 수 있으며, 멍이 잘 들고 피가 잘 멈추지 않는다면, 혈소판 감소증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백혈구 수의 증감에 따라 백혈구 질환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또한 화학적 방법으로도 혈액 검사를 하는데, 이것은 혈액 내에 포함된 각종 물질의 농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화학적 방법을 통해 혈당이 기준치 이상으로 높아지는 당뇨병을 진단할 수 있으며, 간과 관련된 각종 효소들을 측정해 간염이나 지방성 간 질환, 그리고 간경화나 간암 등을 진단하는데 이용된다. 

이 외에도 미생물학적 방법과 면역 혈청 방법이 있는데 이는 쉽게 말해 세균 및 바이러스와 관련된 검사다. 각종 유해성 세균이나 감염성 바이러스에 대한 배양 검사가 모두 시행될 수 있어 감염의 원인을 밝혀 적절한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다. 

혈액 검사를 마친 후 B팀장은 마지막 순서인 혈압 검사를 받기 위해 검사장으로 들어섰다. 혈압 검사도 혈액 검사와 마찬가지로 그를 긴장시키는 검사 항목 중 하나다. 일전에 받은 신체검사에서 고혈압 1단계인 수축기 145㎜Hg에 이완기 95㎜Hg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번에 측정한 혈압도 지난 번 수치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144에 98로 나타났다. 두 가지 숫자가 알려주는 의미를 묻자 혈압 검사 담당자는 친절하게 알려준다. “최고 혈압을 나타내는 높은 숫자는 심장의 심실이 수축하는 동안에 발생하는 수축기 압력이고, 최저 혈압을 뜻하는 낮은 숫자는 심장이 이완할 때 나타나는 이완기 압력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담당자의 설명에 따르면 혈압계의 원리를 말하기 위해서는 먼저 팔에 감는 공기주머니에 대해 언급해야 한다. 커프(cuff)라는 이름의 이 공기주머니에 공기를 넣어서 부풀리면, 팔이 점점 압박되면서 피가 제대로 흐르지 않게 된다. 그러다가 공기를 서서히 빼주게 되면 어느 순간부터 피가 흐르기 시작하는데, 바로 이 순간에 나타난 수치가 수축기 혈압이고, 압박이 완전히 풀렸을 때 나타나는 수치가 이완기 혈압이다. 
 

사진 2.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 혈압 (출처: 대한의학회)



의학적으로 고혈압은 수축기혈압이 140㎜Hg 이상, 이완기혈압이 90㎜Hg 이상인 상태를 의미한다. 과거에는 이완기혈압 수치가 고혈압을 진단할 때 더 중요하다고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수축기혈압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의 차이가 크면 심혈관질환의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주장도 있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모든 검사를 마친 B팀장과 팀원들이 한 자리에 모이자 건강검진을 주도했던 병원장이 당부의 말을 건넸다.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과 과도한 스트레스 등으로 각종 질환의 위험이 증가하고 있어 정기적인 검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라고 전하며, “특히 흡연과 가족력 등 위험인자를 갖고 있는 사람은 수시로 소변과 혈액, 그리고 혈압검사를 받는 게 좋다”라고 조언했다. 

글 : 김준래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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