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초등학생이 실종 된 지 며칠 만에 한 저수지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범인은 이웃집에 사는 사람으로 시신이 발견된 후 검거되었다. 경찰의 수사 결과 어린이는 범인에 의해 유괴되어 살해된 것으로 밝혀졌다. 범인은 자신의 범행이 탄로날까 봐 피해자를 목 졸라 살해한 후 저수지에 유기하였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익사체에 대해 실시하는 플랑크톤 검출 여부 시험 결과는 그의 파렴치함을 증명하였으며 많은 사람들의 치를 떨게 하였다.

사건 수사에서 익사와 익사 위장의 판단은 사건을 정확하게 규명하는데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수사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 이를 판단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과학적 방법이 사용되는데, 법의학적으로 시신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관찰하는 방법과 플랑크톤 검출 여부를 시험하는 것이 가장 일반화된 방법이다. 시신의 몸에 특별한 외상이 있는 경우 타살되어 유기된 시신이라는 것을 쉽게 판단할 수 있지만, 특별한 외상이 없는 경우 이를 판단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먼저 익사의 정의를 알아보면, 익사는 기도 내에 공기 대신 액체가 흡인되어 일어나는 질식사를 말한다. 익사는 액체를 흡입하여 질식사한 물 흡인성 익사와 흡인이 없이 수중에서 사망한 건성 익사가 있다. 물 흡인성 익사는 대부분의 익사에 해당되며 건성익사의 경우 수중 쇼크사라고도 하며 혈액순환장애 또는 생리적 원인 등에 의해 발생한다. 자살한 경우도 흡인성 익사에 해당된다.

익사한 시신에서 나타나는 법의학적 특징은 비공(콧구멍) 및 구강에 백색 거품이 생기고 (익수가 기관지 점막을 자극한 결과), 흉부가 팽대하며, 선홍색 시반 등이 나타난다. 부검 내부 소견으로는 폐가 팽창되어 좌우 폐의 안쪽이 접할 정도로 팽대되는 익사폐 현상 등이 나타난다. 따라서 이러한 법의학적 소견이 있는 경우 일단 익사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으나 좀 더 확실한 판단을 위하여 각종 장기에서 플랑크톤 검출 여부 시험을 한다.

사람이 깊은 물 속에 빠지게 되면 처음에는 무의식적으로 숨을 쉬지 않으려 하지만 어는 정도 시간이 지나면 숨을 참지 못하고 숨을 쉬게 되어 기도로 물이 흡인된다. 이렇게 기도로 물이 들어가게 되고 폐 등에 물이 차게 되면 의식을 잃고 만다. 호흡이 정지되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게 되면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가사 상태에 빠졌다가 완전히 호흡이 멈추어 사망하게 되는 것이다.

물에 빠져 자살을 한 경우도 이러한 익사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익사 과정에서 폐포로 유입된 물에는 다양한 종류의 그리고 많은 수의 플랑크톤이 존재한다. 이들 물과 같이 흡인된 플랑크톤은 폐포를 뚫고, 혈류를 타고 온몸을 돌며 각 장기에 박히게 된다. 하지만, 사망 후에 물에 투수 된 경우 즉, 누군가에 의해 죽임을 당한 후 물에 유기된 경우는 숨을 쉬지 않기 때문에 체내로 물이 흡인되지 않아 각 장기로 플랑크톤이 들어갈 수 없다. 따라서 이들 장기에서 플랑크톤 검출 시험을 하게 되면 사망 후에 물에 유기된 것인지 또는 생전에 물에 빠진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플랑크톤 검출 시험은 모든 플랑크톤을 검출하는 것은 아니다. 조직에 박혀 있기 때문에 이를 모두 검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조직에 들어가 있는 플랑크톤을 검출하기 위해서는 조직을 녹여야 하는데 이때 강산을 처리하기 때문에 다른 플랑크톤 종류는 모두 녹아 없어지고 강산에도 녹지 않는 규조류만 남게 된다. 따라서 현미경 관찰 시 실제로 관찰되는 것은 규조류가 주를 이룬다.

플랑크톤 검출 시험에 사용되는 장기는 부검 시 적출된 간장, 폐장, 심장, 신장, 비장 등의 조직을 사용한다. 이들 장기를 일정량 채취하여 질산 등의 강산을 가한 후 하룻밤을 방치한다. 어느 정도 조직의 붕괴가 일어나면 열을 가하여 이들을 완전히 용해시킨다. 완전하게 용해된 것을 원심침전하게 되면 남아 있는 규조류가 바닥에 가라앉게 된다. 이를 여러 번 증류수로 닦은 뒤 적은 양의 증류수로 녹여 일정량을 채취하여 현미경을 관찰한다. 현미경 관찰을 통하여 검출된 규조류의 종류 그리고 개체 수를 판단한다. 플랑크톤이 검출되면 익사한 것으로 즉, 자살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고 플랑크톤이 검출되지 않으면 물에 빠지기 전에 사망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즉, 누군가에 의해서 죽임을 당한 후 물속에 유기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폐조직 같은 경우는 사망 후 물에 유기된 경우에도 수압에 의해 약간의 플랑크톤이 들어갈 수 있어 적은 수의 플랑크톤이 검출되는 때도 있다. 이런 경우 개체 수와 다른 조직에서의 플랑크톤 검출 여부를 더 관찰하여 최종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플랑크톤은 또한 지역에 따라 주로 분포하는 종이 다를 수 있어 시신의 유기 장소 등을 판단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즉, 바다 등에 분포하는 것과 민물 등에 주로 분포하는 종이 다르며, 같은 서식지일지라도 주서식종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시신이 발견된 곳의 물을 같이 채취하여 익사체에서 발견되는 종과 비교를 하면 그곳에서 사망한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위의 사건에서 범인은 끝까지 “목 졸라 살해한 후 시신을 유기하였다.”라고 하였지만, 플랑크톤 검출 실험 결과 각 장기에서 플랑크톤이 검출되어 범인의 잔인성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 즉, 범인은 어린이를 살아 있는 상태에서 저수지에 유기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글 : 박기원 박사(국립과학수사연구소 유전자분석과 실장)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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