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양식, 알고 보니 비만식?

7월 18일은 초복(初伏)이다. 우리나라에는 예로부터 복날이 되면 개나 닭 등 보양식을 챙겨 먹으며 무더위를 견디는 풍습이 있었다. 여름철 기운이 없고 입맛을 잃었을 때 찾는 대표적인 음식이 소위 말해 ‘보양식(保養食)’이다. 보양식은 문자 그대로 몸을 보하고 강하게 한다는 의미의 음식이다. 그런데 과연 보양식을 먹으면 무더운 여름을 거뜬히 이겨낼 수 있을까?

과거에는 보양식을 먹고 나면 왠지 힘이 나는 것 같고 기분도 좋아지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렇다면 요즈음은 어떤가? 기분은 그렇다 쳐도, 체력이 좋아지는 느낌이 드는가? 보양식 몇 번 먹었더니 오히려 배만 더 나오는 것 같이 느껴지지는 않는가?

현재의 보양식은 과거에 비해 그 맛이나 영양 면에서 더 나아졌으면 나아졌지, 떨어지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양식을 먹어도 그리 효과를 보지 못하는 이유는 보양식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바로 우리 몸이 변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전체적으로 섭취하는 칼로리가 부족했고 식단도 채식 위주였다. 이런 식생활에 익숙했던 우리 몸에 고칼로리의 동물성 단백질 및 지방을 공급하면 우리의 몸은 일시적으로 반짝하는 힘을 얻게 된다. 하지만 이미 영양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의 몸은 보양식을 먹더라도 잉여 에너지가 돼 지방 및 뱃살 축적만 가속화시키는 것이다.


[그림 1] 여름철 대표적인 보양식, 삼계탕. 사진 출처 : 동아일보


보양식이 비만식이 된 것이다. 아래 [표 1]은 대표적인 보양식 1인분을 먹을 때의 섭취 칼로리와 영양소의 구성비를 보여준다. 보양식의 공통적인 특성은 고칼로리, 고지방식이라는 것이다. 한국인의 지방질 평균 섭취량이 20%인데 반해, 보양식에 함유된 지방질은 우리 몸에 해롭다고 알려진 패스트푸드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35%를 상회한다. 게다가 보양식을 먹을 때는 평소보다 많이 섭취하기 때문에 실제 섭취량은 1.5~2배 정도가 된다. 활동이 그리 많지 않은 현대인들의 하루 칼로리 소모량이 2,000kcal 전후라고 하면, 하루 소모량의 2/3 또는 거의 전부를 한 끼의 보양식으로 채우게 된다. 그렇게 되면 나머지 식사는 전부 잉여 영양으로 우리 몸에 쌓이게 되는 것이다.

 

 

열량(kcal)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질(%)

장어양념구이

1551

39

18

43

흑염소샤브샤브

1380

41

23

36

삼겹살

1183

33

18

49

양갈비

1133

37

23

40

보신탕

995

37

21

42

삼계탕

1001

16

38

46

잉어찜

1118

39

39

22

버거킹와퍼세트

1263

47

10

43


[표 1] 보양식의 열량과 영양 구성

보양식 또는 보신식품은 음식으로 건강하려는 한국인의 염원을 가장 잘 표현하는 용어가 아닐까. 한국인만큼 섭생을 제일의 건강관리법으로 생각하는 민족은 그리 많지 않다. 건강기능식품의 소비는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고, 몸에 좋다고 알려지면 거의 무엇이든지 가리지 않는다. 그 대표적인 예가 녹용, 웅담, 곰 발바닥 등이며 이들의 세계소비량의 80~90%가 한국 사람들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식으로 건강해 지려는 한국인의 속성을 살펴보면 [표 2]와 같다. 각 원 속 부채꼴의 크기는 그 요소가 차지하는 영향력을 의미한다. 실제로 음식이 건강에 큰 영향을 못 미침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는 가장 큰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인의 이러한 속성을 증명하는 예로는 음식, 건강과 관련된 TV 프로그램의 양이다. 세계 어디를 가 봐도 음식과 관련된 프로를 이렇게 많이 편성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음식과 건강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지대하다 보니 TV는 당연히 이를 반영하는 것이다. 또 다른 증거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오르는 산 아래나 골프장 근처에 수많은 음식점이 있는 나라는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표 2] 한국인의 건강에 관한 음식관


재미있는 사실은 ‘식품으로 병을 고친다’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 중에 건강이 나쁜 사람들이 오히려 더 많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영양가 높은 음식을 많이 먹는다는 믿음 때문에 실제로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체중, 운동, 술, 담배 등의 습관은 등한시하기 때문이다.

보양식은 단지 우리가 즐기는 많은 음식 중 하나여야 한다. 어떤 음식이든 맛있게, 감사하게, 그리고 덜 먹는 것이 최고의 보양법이다. 보양식을 즐기더라도 1인분의 2/3 정도의 양이 적당하다. 음식에만 의존하기 보다는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무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나는 진정한 보양법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글 : 유태우 신건강인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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