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주왕복선 ‘인데버호’ 마지막 여행 떠나다

2011년 4월 29은 미국 우주왕복선 막내인 ‘인데버호(Endeavour)’가 마지막 비행을 나서는 역사적인 날이었다. 예정대로라면 오후 3시 47분(미 동부시각 기준) 우주로 발사됐어야 하지만 전력장치에 기술적인 문제가 발견돼 발사 3시간여를 앞두고 연기됐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재발사가 2011년 5월 2일 오후 2시 33분(미 동부시각 기준)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인데버호의 마지막 여행길은 미국 오바마 대통령 가족을 비롯한 약 4만 명이 배웅할 예정이다.

1992년 5월 7일은 인데버호가 첫 비행을 한 날이다. 2011년 올해로 우주를 여행한지 딱 20년. 총 25번의 비행을 끝으로 퇴역하는 인데버호가 우주역사에 남긴 발자취를 되짚어보자.

인데버호는 미국이 개발한 유인우주왕복선 제5호(궤도선 제식번호: OV-105)로, 미국 유인우주선 역사상 가장 늦게 만들어진 최신형 우주왕복선이다. 1987년부터 제작하기 시작해 1992년 4월 완성됐다. 한 번에 최고 16일까지 비행할 수 있으며 수명은 30세, 즉 30회 우주로 발사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인데버’라는 이름은 18세기 영국 왕실 해군의 탐사 범선인 인데버호(HMS Endeavour)에서 따왔다. 이 배는 제임스 쿡 대위가 남태평양을 탐사 항해를 했던 선박으로 유명하다.


[그림 1] STS-134 임무를 마지막으로 퇴역하는 인데버호. 사진 출처 : NASA
우주왕복선은 일종의 예산 절감 차원에서 제작됐다. 한 번 쏘면 재사용할 수 없는 로켓과 달리 우주왕복선은 지구와 우주를 여러 번 왕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왕복선 계획이 정식으로 시작된 것은 1972년 1월 미국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승인하면서부터다. 하지만 우주왕복선 혼자서는 우주로 나갈 수 없다. 외부 연료 탱크와 고체로켓 부스터 등으로 구성된 발사체가 필요하다. 우주왕복선은 발사체 위에 올라탄 모양으로 우주를 향해 발사된다.

20년 전 첫 비행에 나선 인데버호의 주 임무는 통신위성 ‘인텔셋(INTELSAT) 6호’를 수리하는 것이었다. 인텔셋 위성은 1990년 3월 발사됐으나 2단 로켓이 고장 나 지구궤도 370km 부근에 표류하고 있었다. 인데버호는 이를 수리해 지구 정지궤도로 무사히 재발사했다. 임무 명은 ‘STS-49. 여기서 STS는 Space Transportation System의 약자로, NASA의 우주왕복선을 지칭한다. 또한 우주왕복선에 탑승한 우주인들의 비행코드를 뜻하는 용어로도 사용된다.

인데버호는 주로 인공위성을 수리하거나 회수하는 역할을 하다가 1998년 국제우주정거장(ISS) 건설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ISS로 우주인을 투입시키는 임무를 맡았다. ISS에 우주인들이 장기간 체류하는 데 필요한 물품 전달, 배터리 교체, 로봇 팔 설치, 고장 난 곳 수리 등 우주인들의 다양한 임무를 도왔다.

인데버호에서 우주교실을 열기도 했다. 2007년 8월 14일 인데버호에 탑승한 우주인 4명은 우주 선생님이 돼 지구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우주 원격수업’을 진행했다. 우주 선생님들은 우주에서 물 마시는 법 등 직접 시범을 보이기도 했으며 미국 아이다호 주 디스커버리 센터에서 생중계를 보던 어린이들의 질문에 즉각 답변을 해 주기도 했다.

가장 위험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2009년 7월 10일 케네디 우주센터 우주발사대에 탑재돼 있던 인데버호 부근에 벼락이 떨어졌다. NASA는 이 벼락이 인데버호에 끼쳤을지도 모를 파손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발사를 연기했다. 발사를 위해 연료를 주입하는 과정에서 수소가 새기도 했다. 이런 이유들로 6차례 연속으로 발사가 연기됐던 적이 있다. 하지만 7번째 시도는 다행히 성공적이었다.


[그림 2] 인데버호의 마지막 비행을 함께할 우주인들. 앞줄 가운데가 선장 마크 캘리. 사진 출처 : NASA
인데버호의 마지막 임무(STS-134)는 14일간 진행된다. 이번 업무는 알파 자기 분광계(AMS)와 S-밴드 통신 안테나의 부품 여분 두 개, 고압가스 탱크 등을 ISS에 전달하는 것이다. 알파 자기 분광계는 노벨물리학자인 MIT 공과대학 사뮤엘 틴 교수를 중심으로 개발된 분광기로, ISS에 장착되는 최대의 실험장치기도 하다. 이 장치는 앞으로 우주의 암흑 물질이나 반물질의 존재를 알려줄 단서나 미지의 물질을 발견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데버호의 마지막 비행을 함께하는 멤버들은 6명으로 마크 켈리(Mark Kelly) 선장, 조종사인 그레고리 존슨(Gregory H. Johnson), 기술병 마이클 핀스크(Michael Fincke), 그렉 채미토프(Greg Chamitoff), 앤드류 퓨스텔(Andrew Feustel), 그리고 유럽우주기관(ESA)의 우주비행사 로베르토 비토리(Roberto Vittori)다.

NASA가 제작한 5번째 우주왕복선이자 마지막 우주왕복선으로 남은 인데버. 잠시 그가 세운 기록들을 살펴보자. 총 탑승 인원만 148명, 우주에 체류한 일수는 약 280일, 지구 궤도를 돈 횟수는 4,000회 이상, 이동한 거리로 따지면 1억 6,600만km가 넘는다. 이는 지구 적도를 약 4,150회 돈 거리와 맞먹는다. 발사한 위성 수는 3기, ISS에 도킹한 횟수는 10회 등의 기록을 남겼다. 총 비행횟수(25회)는 폭발하지 않고 남은 미국 우주왕복선 중 가장 적다(디스커버리호 39회, 애틀랜티스호 32회).

[그림 3] 한 눈에 보는 인데버호 비행 역사. 훈장처럼 생긴 마크들에는 25번의 비행 임무와 탑승했던 승무원의 이름이 적혀있다. 왼쪽 위 이미지들은 인데버호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맨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첫 비행을 마치고 착륙할 당시 제동 낙하산을 펼친 모습, 발사대에서 우주로 향하기 위해 준비 중인 모습, 케네디 우주센터로 돌아오는 페리 비행, 궤도처리시설로 이동 중, 국제우주정거장과의 도킹, 발사체를 장착하기 전 세워 올려지는 모습. 사진 출처 : NASA
인데버호는 마지막 비행을 마치고 캘리포니아과학센터로 이동한다. 이와 더불어 미국의 우주왕복선은 2011년 모두 퇴역한다. 이미 2011년 2월 24일 마지막 비행을 마친 디스커버리호는 스미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에 전시되고 애틀란티스호 역시 2011년 6월 28일 비행을 끝으로 케네디우주센터에 전시된다. 우주를 여행하던 이들은 퇴역 후 박물관에 전시됨으로써 우주가 아닌 지구상에 영원히 머물게 됐다.

글 : 유기현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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