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향기 애독자 여러분, 오늘 저희에게 주어진 미션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부산 가기입니다. YB팀은 고속버스로, OB팀은 열차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오프닝을 하는 이곳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그럼 각자 여행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1박~ 2일!”

먼저 나이 많은 OB팀 호동, 수근, 지원이 열차를 타러 간다. 하필 오프닝을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다니…. 서울역까지 가는 시간이 만만치 않다. 먹는 비용을 줄이자고 호동을 겨우 설득한 뒤 택시를 탔다. 이내 택시가 서울역에 도착하자, 기사 아저씨는 10,000원이라고 한다. 오늘 돈 관리를 맡은 지원이 나선다.

“에이, 저희들을 뭘로 보시고. 미터기가 2,400원부터 시작하는 거 다 봤거든요. 여기 7,600원 받으세요.”
지원의 반응에 택시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얼어붙었다. 아무리 초딩 지원이라지만 택시에 기본요금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건 좀 심했다.

“지원아, 택시는 처음 2km를 가는 동안 같은 요금을 내야 해. 서울 택시는 기본요금이 2,400원, 그 외 지역은 2,200~2,300원이야. 기본요금이 없다면 500원치 거리를 걷기 싫어서 택시를 세우는 사람들이 생길 수도 있겠지.”
처음 들어봤다는 듯한 지원에게 수근의 해박한 설명이 이어진다. 왕년에 수근은 택시 운전도 했었나 보다.

“2km를 넘으면 요금은 거리와 시간을 각각 고려하는 2가지 방식으로 계산해. 서울 택시의 거리요금은 144m를 갈 때마다 100원씩 올라가. 거리는 바퀴가 회전하는 수를 측정해 계산하지. 타이어의 지름에 원주율(π=3.14)을 곱하면 한 바퀴를 돌 때 택시가 움직이는 거리가 나온단다. 만약 타이어의 지름이 62.2cm라면 한 바퀴를 돌 때마다 195cm씩 가겠지. 그러니까 거리요금이 100원 올라가려면, 타이어는 약 74바퀴를 돌아야겠지.

“아까 신호등에서 택시가 안 움직일 때도 요금이 올라가던데?”
“그게 바로 시간요금이라는 거야. 시간요금은 택시가 시속 15km보다 느리게 움직일 때 35초마다 100원씩 올라간단다. 신호등에 걸려 있거나 길이 막혀서 천천히 움직일 때에 적용되는 거지.”
기사 아저씨께 얼른 10,000원을 드리고 서울역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열차는 무궁화호, 새마을호, 고속철도(KTX)가 있었다. YB팀보다 빨리 가려면 KTX를 타야 하지만 돈이 문제다. 그때 택시에서 무안을 당했던 지원이 직원에게 질문을 던진다.

“설마 열차에도 기본요금이 있는 건 아니겠죠?”
“열차는 한 번 출발하고 멈추는 데 많은 에너지가 들기 때문에 최저운임이라는 제도가 있어요. 예를 들어 무궁화호를 타고 약 40km까지의 기본거리를 갈 때면 똑같이 2,500원을 받는 거죠. 무궁화호로 서울역에서 9.1km 떨어진 영등포역까지 가도 2,500원, 28.9km 떨어진 안양역까지 가도 2,500원을 내는 식이랍니다. 새마을호와 KTX는 약 50km까지 각각 4,700원과 8,100원의 최저운임을 받아요.”

기본거리보다 멀다면 각 열차는 1km당 정해진 요금을 받는다. 무궁화호 요금은 1km당 62.83원, 새마을호는 93.28원, KTX는 158.09원이다. 서울에서 대전까지 166.8km 거리를 무궁화호로 가면 166.8km×62.83원=10,480원이 나오는데 실제 요금인 10,500원과 같다.

“여기 철도 지도에 보니까 부산까지는 408.6km네요. KTX를 타고 가면 64,600원 정도 나오는 건가요? 이 돈이면 비행기랑 비슷한 거 아닌가? 너무 비싸”
호동은 먹을 비용까지 줄였건만 비싼 KTX 요금에 울먹거리며 물었다.

“계산법은 맞는데 실제 KTX 요금은 그보다 적어요. KTX로 서울에서 부산을 가려면 KTX 전용선 구간과 기존 철로 구간을 거쳐야 하거든요. 기존 철로 구간을 달리는 구간에서는 1km당 100.35원으로 전용선보다 싼 요금을 적용한답니다. 부산까지 가는 중에 KTX 전용선은 223.6km, 기존 철로는 184.9km지요.
“그럼, (223.6km×158.09원)+(184.9km×100.35원)이니까 53,900원 정도하는 건가요?”

직원은 계산 빠른 수근의 머리에 놀라면서도 친절하게 답변한다.
“현재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 요금은 51,200원이랍니다. KTX가 기존 철로를 달리기 때문에 느려진 속도와 피로감을 고려해 일정 비율을 더 할인해 주는 거죠. 11월에 부산까지 KTX 전용 구간이 완전히 개통되면 복잡한 계산은 사라질 거랍니다.”

처음 계산보다 싼 요금에 왠지 돈을 벌었다고 생각한 OB팀은 KTX에 몸을 싣고 부산으로 출발했다. KTX의 다양한 요금할인제도는 고려조차 하지 않은 OB팀의 만행에 제작진의 속만 상하고 말았다.


한편,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 남은 YB팀과 제작진의 고민은 전혀 다른 곳에 있었다.

“OB팀은 서울역까지 가면서 이것저것 재밌는 걸 할 수 있지만 우린 이대로 버스를 타면 안 돼. 우리 출연 분량이 안 나오거든. 뭐든 할 걸 찾아보자고.”
몽의 말에 주위를 둘러보던 승기는 터미널 전광판에 나오는 고속버스요금을 발견했다. 서울에서 대전까지 일반고속버스요금은 8,700원, 광주는 16,100원, 부산은 20,900원이다.

“형, 버스요금 계산법을 배우는 건 어떨까요? 별로 재미없어도 생활에 도움이 되니까 PD님이 방송에 내보지 않을까요?”
똑똑한 승기 덕에 YB팀은 할 일을 쉽게 찾았다. 우르르 관리사무실로 찾아가 자초지종을 설명했더니 직원의 첫 마디가 참으로 신기하다.

“고속버스요금은 독특한 계산법이 있어서 멀리 갈수록 부담이 적답니다.”
“네?! 방금 그 말씀이 멀리 갈수록 요금이 싸진다는 말은 아니겠죠?”
“싸진다는 건 아니고요. 멀리 갈수록 추가요금이 줄어든다는 거예요. 2008년 10월 정부의 기준에 따르면 일반고속버스는 1~200km까지 1km당 56.77원으로 계산해요. 201~400km까지는 50.24원, 401km를 넘으면 45.87원이랍니다.

종민이 벽에 붙은 고속버스 지도에서 각 도시까지의 거리를 찾아보니 대전은 153.2km, 광주는 290.8km, 부산은 384.3km다. 대전은 200km를 넘지 않으므로 153.2km×56.77원=8,697원이다. 십의 자리에서 반올림하면 정확하게 8,700원이 나온다.

“그럼, 저희가 오늘 부산까지 우등고속버스를 타고 갈 텐데 요금은 어떻게 계산하나요?”
우등고속버스는 일반고속버스보다 조금 더 비싸요. 1~200km까지 1km당 82.98원, 201~400km까지는 76.45원, 401km를 넘으면 69.89원으로 계산하거든요. 서울에서 부산까지는 31100원이랍니다.”
“어라? 부산까지 요금이 이상한데요. 총 384.3km 중에 200km까지는 82.98원을 곱해서 16,596원이고, 그다음 184.3km는 76.45원을 곱하면 14,090원이면 30,700원 정도 나와야 하는 걸요.”
허당인 줄로만 알았던 승기의 한 마디에 모두들 감탄하며 직원의 답변에 귀를 기울인다.

“400원 정도 차이 나는 것은 고속도로 통행료가 포함된 거랍니다. 멀리 갈수록 요금 기준은 싸지지만 통행료가 조금씩 더해지거든요.”
“부산까지 고속도로 통행료가 400원이면 ‘껌값’이네요. 이제 방송 분량 나온 거 같으니까 어서 부산으로 출발하자고요.”

글 :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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