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사에 게으른데다 운동치인 과학 군.
그가 여자 친구인 향기의 강력한 권유로 황금 같은 휴가 기간 동안 스킨스쿠버 자격증에 도전한다.

과학 군 : 향기야, 난 수영도 못하는 맥주병인데 스킨스쿠버 배우기 전에 수영부터 배워야 하는 거 아냐?
향기 양 : 수영을 하면 좋긴 하겠지만 스킨스쿠버를 배우는데 수영은 그리 중요치 않아. 물에 뜨는 것보다 ‘물에 잘 가라앉는 것’이 더 어렵거든.
과학 군 : 그래? 그러면 안심인데…. 여전히 물은 무서워~ 힝~
향기 양 : 그런데 넌 스킨스쿠버가 무슨 뜻인 줄은 알아?
과학 군 : 그냥 ‘잠수한다’라는 말 아냐?
향기 양 : 호호~ 보통 스킨스쿠버라고 하면 공기통을 매고 잠수를 하는 스포츠로 생각하지만 실은 좀 달라.

● 스킨다이빙과 스쿠버다이빙
스킨다이빙(Skin Diving)은 별도의 장비를 꾸리지 않고 하는 다이빙을 말한다. 비교적 수심이 얕은 곳에서 하는 스킨다이빙은 ‘스노클링(Snorkeling)’이라고도 하는데 머리를 물속에 넣고 숨 쉬도록 숨대롱(Snorkel)을 물고 다이빙을 한다. 반면 스쿠버다이빙(SCUBA Diving)은 공기통과 물안경(마스크), 레귤레이터, 부력조절기 등 물 속에서 숨 쉴 수 있는 장비를 착용하고 즐기는 다이빙을 말한다. 여기서 스쿠버(SCUBA)는 Self-Contained Under Water Breathing Apparatus의 약자로 ‘수중 자가 호흡’을 뜻한다.

과학 군 : 아, 그렇군. 그럼 이제 스킨스쿠버 뜻도 알았으니 바로 공기통을 메고 물로 들어가면 되는 거야?
향기 양 : 이제 겨우 스쿠버다이빙 세계에 한 발 내딛었는데… (찌릿!) 아직 멀었다고!
과학 군 : 그럼 또 뭐가 남았는데?
향기 양 : 이제 다이빙과 관련된 물리학적 이론을 공부해야 해.
과학 군 : 고작 잠수 하나 배우는 데 그렇게 머리 아픈 것들을 배워야 해?
향기 양 : 호호~ 환상의 바닷 속 세계에 들어가는 게 그리 쉬운 줄 알았어?

● 다이빙을 위한 기초 과학
‘다이빙 한 번 하는데 무슨 공부가 필요할까’라는 생각을 하겠지만, 물속 환경은 지상과 전혀 다르기 때문에 안전한 다이빙을 위해서는 몇 가지 물리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스쿠버 다이빙에는 산소가 약 20% 질소가 약 78%의 비율로 존재하는 공기탱크가 사용되는데, 수심에 따라 공기가 받는 압력이 달라지므로 탱크 속 공기의 부피도 달라진다. 이는 곧 호흡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수심에 따른 압력 정도와 기체 부피에 대한 관계를 이해해야 안전한 스쿠버 다이빙을 할 수 있다.

스쿠버 다이빙을 하는 데 있어 가장 기억해야 할 물리 법칙 두 가지는 보일의 법칙과 헨리의 법칙이다. 보일의 법칙은 ‘일정한 온도에서 일정 질량을 갖는 기체의 압력과 부피는 반비례한다’는 내용이고, 헨리의 법칙은 ‘일정한 온도에서 액체에 녹아 들어가는 기체의 양은 그 기체의 압력에 비례한다’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이런 법칙들이 스쿠버 다이빙을 하는데 어떻게 적용되는 것일까?

두 법칙에 등장하는 압력을 다이빙에 적용하면 수압으로 바꿀 수 있다. 보통 수면의 압력은 대기압과 같은 1기압이지만, 수심이 10m씩 깊어질수록 1기압씩 높아지게 된다. 즉 수심 10m에서는 2기압의 압력이, 20m에서는 3기압의 압력이 작용하게 된다.

어떤 다이버가 수심 10m까지 잠수한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수압이 2기압으로 늘어나 공기탱크 속 산소와 질소는 대기압보다 2배 높은 압력을 받게 된다. 결국 부피는 절반으로 줄어든 상태로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보일의 법칙) 이렇게 되면 다이버는 지상에 있을 때보다 2배 많은 공기를 들이마시게 된다.

결국 수심이 깊어지면 다이버가 더 많은 양의 공기를 소비하게 된다. 그러므로 다이버가 똑같은 크기의 공기탱크를 가지고 물에 들어가도 깊이에 따라 잠수할 수 있는 시간이 달라지는 셈이다. 이 때문에 스쿠버 다이빙을 할 때는 수심에 따라 공기탱크 속에 있는 공기의 양을 필히 확인해야 한다.

또한 수심이 깊어질수록 다이버는 고압축의 산소와 질소를 마시게 된다. 이런 고압축의 질소(기체)는 헨리의 법칙에 따라 우리 몸의 혈액(액체)에 녹게 된다. 물론 같은 압력(수심)에서 혈액과 함께 체내를 순환하는 질소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다이버가 급하게 수면 가까이로 올라오면 수압이 낮아져 혈액에 녹아있던 질소가 다시 기체로 변하게 된다. 만약 기체로 변한 질소가 호흡으로 모두 내뱉어지지 않고, 체내에 기체로 남게 되면 혈관을 막거나 신경을 마비시키는 잠수병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래서 깊은 곳에 잠수할수록 천천히 수압에 적응하면서 몸 속 질소를 제거해야 한다.

과학 군 : 와 생각보다 스쿠버 다이빙이 매우 과학적이고 위험한 걸?
향기 양 : 호호~ 체계적으로 스쿠버 다이빙을 교육 받고 다이빙 규칙에 따르기만 하면 그렇게 위험하지도 않아.
과학 군 : 저거 말고 또 주의해야 할 것들이 있을까?
향기 양 : 응. 스쿠버 다이빙이 대기압보다 더 높은 압력 속에서 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몇 가지 더 있긴 있어.

● 충치가 있으면 다이빙을 못해?
물속은 압력이 높기 때문에 주로 공기의 호흡과 관련된 주의 사항이 많다. 들이마신 숨를 참은 상태에서 위로 상승할 경우 부피의 팽창으로 인해 폐가 파열되는 ‘공기색전증’, 그리고 고압의 산소를 마실 때 발생하는 ‘산소중독증’과 이산화탄소나 일산화탄소 중독 현상 등이 있다.

잠수에 따른 수압 증가로 중이가 압착되면서 귀에 통증이 오기도 한다. 이때에는 침을 삼킨다거나 코를 막고 공기를 귀로 보내는 ‘발살바(Valsalva)’를 통해 압력의 균형을 맞춰주면 통증이 사라지게 된다. 아주 드문 경우로 충치치료를 한 사람이 치료한 치아에 가해지는 압력 증가나, 치아 사이에 있는 공기수축으로 치통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스쿠버 다이빙을 계획할 경우 사전에 치아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것도 좋다.

과학 군 : 그런데 이렇게 어렵고 위험한 스쿠버 다이빙을 꼭 해야만 하는 거야?
향기 양 : 푸른 바닷 속 형형색색의 산호초와 물고기 떼, 그리고 수면 위로 쏟아져 내리는 환상적인 빛기둥의 모습이란 직접 보지 않으면 도저히 느낄 수 없는 감동이지. 물론 스쿠버 다이빙이 어렵고 위험하긴 하지만 제대로 교육과정만 이수한다면 누구나 안전하고 쉽게 할 수 있다고..
과학군 : 좋았어! 그럼 나도 이번에 꼭 바닷 속 사나이가 되고 말겠어!!

※ 글에서는 스쿠버 다이빙에 대한 여러 위험한 내용을 소개하고 있지만 실제로 일반인들이 다이빙하는 10m 이내의 깊이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편이다. 다만 스쿠버 다이빙을 위해서는 다이빙 교육을 꼭 이수해야 한다. 해당 교육은 잠수교육을 진행하는 교육센터에서 일주일 이내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글 : 양길식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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