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극장가의 관심을 끄는 영화 중의 하나인 SF영화 ‘우주전쟁’이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개봉된 바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라는 것만으로도 전 세계 영화 팬들은 일찍부터 큰 기대를 했을 법한데, SF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이 영화를 크게 주목하는 이유가 또 있다. 물론 현대적인 관점에서 많이 각색을 했겠지만, 영국의 소설가 허버트 조지 웰즈(Herbert George Wells; 1866-1946)가 1898년에 발표한 같은 이름의 SF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SF소설이나 영화의 오래된 주요 소재 중 하나인 외계인의 모습이나 이미지를 보자면, ‘콘택트(Contact, 1997)에서 여주인공과 교신하는 외계인은 지구인의 형상을 빌린 자애로운 모습이었고, E.T.(The Extra-Terrestrial, 1982)에서는 매우 귀엽고도 친근한 외계인이 등장했다.

그러나 이들과는 달리 매우 폭력적이고 무서운 괴물의 이미지를 지닌 외계인들도 많은데, 몇 편의 시리즈가 나온 에이리언(Alien)의 외계인은 인간의 몸에서 기생한 후에 지구를 파멸시키려는 끔찍한 존재이고, 미국의 대통령까지 전투에 앞장서서 지구를 지킨다는 ‘인디펜던스 데이(Independence Day, 1996)’의 외계인 역시 가공할 무기로 지구인들과 싸움을 벌인다. 폭력적인 이미지의 외계인, 특히 화성인들은 이 두 영화에서 뿐 아니라 공통적으로 ‘문어’와 비슷한 형상을 한 경우가 무척 많은데, 이는 바로 조지 웰즈의 소설 우주전쟁(The War of the Worlds)‘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화성에 생명체나 고도의 지능을 갖춘 동물이 존재하는가에 대해서는 오래 전부터 논란이 되어 왔는데, 재미있게도 이 논쟁의 시작은 어휘의 잘못된 번역으로부터 출발하였다. 즉 이탈리아의 천문학자 지오반니 스키아파렐리(Giovanni Schiaparelli; 1835-1910)는 1877년에 망원경으로 화성의 표면을 관찰하여 가로·세로의 줄이 그려진 것과 비슷한 모양을 발견한 후, 이탈리아어로 줄이라는 의미로 카날리(Canali)라고 지칭하였다. 그런데 이 단어가 영어로 운하를 뜻하는 캐널(Canal)로 잘못 전해져 ‘화성에는 운하가 있다는 전혀 다른 의미가 되어 버리는 바람에 사람들은 화성에 고도의 지능을 가진 생명체가 존재하여 운하를 건설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미국의 천문학자 퍼시벌 로웰(Percival Lowell; 1855-1916) 역시 화성 표면에서 줄무늬를 발견하고 그 모습이 계절에 따라 변한다는 것도 관측하였는데, 그는 한 술 더 떠서 “화성에는 본래 충분한 물이 존재했는데, 환경이 악화되어 점점 물이 부족해짐에 따라 고등 생명체가 극지방의 물을 끌어들이기 위해 운하와 비슷한 관개시설을 건설하였고 농업의 계절에 따라 그 수가 바뀐다.”라는 주장을 1895년에 출간한 화성이라는 책에서 발표하였다.

한편, 조지 웰즈는 SF소설 우주전쟁에서 화성 외계인의 모습을 매우 구체적으로 그렸는데, 고도로 지능이 발달한 화성인은 머리가 매우 큰 반면, 화성이 지구보다 중력이 작아서 몸이 휘청거릴 것이라고 생각하여 처음으로 문어와 생김새가 비슷한 화성인을 등장시켰다. 조지 웰즈는 프랑스의 소설가 쥘 베른((Jules Verne 1828~1905)과 함께 SF소설의 선구자로서 쌍벽을 이룰만한 인물인데, SF소설의 역사에서도 획기적인 명작의 하나로 손꼽히는 ‘우주전쟁’은 오늘날까지도 자주 애용되는 외계인의 전형을 창조했던 것이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서 우주선에 의한 화성 탐사가 가능해짐에 따라 화성의 생명체 존재 여부는 뜨거운 관심거리로 등장했는데, 1997년 7월 화성 표면에 착륙했던 패스파인더(Pathfinder)호와 탐사로봇 소저너(Sojourner)는 화성 표면에서 과거에 물이 흘렀던 흔적을 발견하였고, 최근에 화성 표면에 착륙한 미국의 쌍둥이 탐사로봇 스피릿(Spirit)과 오퍼튜니티(Opportunity)는 지금도 화성 표면 곳곳을 탐사하면서 물과 생명체의 흔적을 찾으려 애쓰고 있다.

1996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남극에 떨어진 화성의 운석에서 박테리아가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유기물질을 발견하였다고 발표하여 세상 사람들을 흥분시켰으나, 너무 과장했거나 발표의 목적이 의심스럽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였다.

태양계 내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큰 곳으로는 화성 이외에도 목성의 위성 중 하나인 ‘유로파(Europa)’가 꼽힌다. 17세기 초에 갈릴레이(Galileo Galilei; 1564-1642)가 발견한 목성의 4개 거대위성 가운데 하나인 유로파는 일찍부터 과학자들의 관심을 받아 왔는데, 화성보다도 유로파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저명한 SF 작가인 아서 클라크(Arthur C. Clarke)는 1980년대 초에 쓴 장편소설 ‘2010년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유로파에 생명체가 살고 있다고 가정하였는데, 중국의 유로파 탐사선이 연료 재급유를 위해 유로파의 대운하 옆에 착륙하여 조난을 당한 후, 정체불명의 유로파 외계생물과 충돌하여 우주선이 완파되고 탐사 팀은 전원 사망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 와중에 중국 우주선의 마지막 생존자는 극적으로 “유로파에 생물이 있다. 다시 반복한다. 유로파에는 생물이 있다.”는 최후 통신문을 지구에 타전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아직까지 외계인이나 외계 생명체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발견은 없었다. 또한, 설령 화성이나 유로파에서 생명체나 그 흔적이 발견된다고 해도 고등동물이 아닌 작은 미생물 수준일 가능성이 크지만, ‘지구 생명체의 뿌리 찾기’ 차원에서는 큰 의미가 있다. 그리고 태양계 밖에서 지능을 갖춘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확률은 대단히 희박하겠지만, 영화 ‘콘텍트’의 소재가 되기도 한 외계 지적생명체 탐사 계획 SETI (Search for Extraterrestial Intelligence)는 일반인들의 유휴 PC를 연결하는 이른바 ‘P2P 방법’까지 동원하여 지금도 뜨거운 관심 속에서 지속되고 있다. 과연 인간이 외계 생명체나 외계인을 만나게 될 날이 올 수 있을까?

(글: 최성우 – 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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