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저녁식사를 함께하게 된 대학동창 김소심 군과 이순진 양.
서로 근황이나 직장 얘기가 오고 가다가 분위기가 무르익자 김소심 군이 넌지시 한마디 꺼냈다.

"나 얼마 전에 소개팅을 했는데…."
"어? 정말? 와~ 궁금하다. 말해줘!"
"응. 소개팅했던 여자친구랑 지금 사귀고 있긴 한데… 그 여자친구 마음을 아직 모르겠어. 그녀가 내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김소심 군은 이순진 양에게 여자의 심리에 대해서 물어볼 참이었다. 도대체 여자의 마음은 알다가도 모를 존재였다. 자초지종을 들은 이순진 양은 웃으면서 김소심 군에게 조언을 시작했다.

"하하, 소심 군! 네 얘기를 들어 보니까 너는 충분히 여자친구를 좋아하는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를 모르겠다는 거지? 네가 표현을 안 하는데 어떻게 그녀가 네 마음을 알아봐 주길 바라니~"
"여자는 어떻게 표현해야 좋아하는 거야?"
"글쎄. 딱히 정해진 법은 없지 않을까? 그래도 최근에 페로몬에 대한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너한테 도움이 될 것 같다."

"페로몬?"
"그래, 페로몬(pheromone). 페로몬은 이성에게 성적 관심이 있음을 표현하는 화학 물질로 몸에서 분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과학적으로 감지하기가 어렵고 무의식적 상태에서 자신도 모르게 분비되기 때문에 그 실체를 알기 어려웠지."

"맞아. 나도 페로몬에 대해서 들어본 적은 있어."
"그럼 이해하기가 더 쉽겠다. 미국 라이스 대학 연구진들이 남자의 땀에 페로몬이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성적 흥분이 지속되는 동안 겨드랑이에서 분비되는 땀을 솜뭉치에 흡수시켰대. 물론 연구결과의 정확성을 위해 이 남성들에게는 며칠 동안 향수나 탈취제 등의 제품을 사용하지 않도록 했지."

"그래서 어떻게 됐어?"
"실험에 참가한 여성들에게 남성들의 땀이 묻은 솜뭉치를 맡도록 하고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뇌 활동을 관찰했더니,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어. 감정이나 냄새, 사회적 반응을 관장하는 우측 안와전두엽과 우측 방추상전두엽이 여성들의 무의식중에서도 활발하게 반응한 거야. 말하자면 남자들이 굳이 행동이나 몸짓, 표정을 여성들에게 표현하지 않아도 남자들이 무의식중에 내뿜는 화학 물질을 통해 여성들이 신호를 받는다는 결론이지."

"아, 그렇다면 나의 그녀도 은연중에 내 마음을 알고 있을 거란 말이네? 다행이다!"
"그래~ 너무 걱정하지 마. 네 마음이 진심이라면 그녀도 알 거야."

저녁식사를 마치고 한껏 마음이 가벼워진 김소심 군과 이순진 양은 간단히 차 한잔 마시러 자리를 옮겼다. 김소심 군은 고민 상담을 해준 이순진 양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야, 순진아. 넌 저번에 좋아한다는 사람하고는 잘 되어가?"
"뭐, 아직 그대로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네가 먼저 고백해보는 건 어때?"
"고백? 으~ 잘할 수 있을까?"

"사랑은 쟁취하는 거야. 이렇게 해봐. 우선은 너의 마음이 담긴 선물을 전해주고 싶을 때는 그 사람이 평소에 가지고 싶어하던 선물을 주는 게 좋아. 이를테면 발렌타인데이라고 해서 초콜릿 선물을 주는 것보다 그가 원하는 선물을 주는 게 훨씬 효과가 좋은 거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엘리자베스 던 교수팀은 남성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에 한 그룹에게는 원하지 않는 선물을 주고, 다른 한 그룹에게는 평소 원하는 선물을 줬대. 그랬더니 원하는 선물을 받은 그룹은 선물을 준 여성에 대한 호감이 높아진 반면 원하지 않는 선물을 받은 그룹은 여성에 대한 호감이 훨씬 낮아졌어. 이런 걸 보면 그가 평소에 어떤 걸 가지고 싶어하는지 잘 알아두었다가 깜짝 선물을 하는 것도 관심 표현의 방법이지."

"이왕이면 선물 줄 때 예쁘게 보이고 싶은데 남자들은 어떤 스타일 좋아해?"
"그거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다른 색깔보다도 빨간색 옷을 입는 게 좋아. 미국 로체스터대 심리학과 앤드루 엘리엇 교수팀은 남성들에게 빨간색, 파란색, 녹색, 회색 옷을 입은 여성의 사진을 보여주고 매력도를 점수로 평가했더니, 빨간색의 매력도가 가장 높았대. 심리학적으로도 빨간색은 열정이나 사랑을 상징하고, 파란색은 냉정이나 침착함을 상징하잖아."

"음… 듣고 보니 일리가 있다. 김소심, 네 덕분에 용기가 생기는 거 같아."
"나도 네 조언 많이 도움이 됐어. 좋은 소식 있길 바란다~"

글 : 이상화 과학칼럼니스트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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